수능 전 마지막 칼럼이 아닐까 싶네. 중간고사 끝나고 여유 생기면 또 쓰던지 하고...

내가 말하는 게 유일한 답이라곤 할 수 없다. 그래서도 안 될 거고. 

남은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자신감을 없애고 싶진 않아서.

나랑 방법론이 다른 사람이라도 얻어갈 건 무조건 있다고 생각한다.

주의 깊게 봐줬으면 좋겠고, 100% 다 체화하면 좋겠지만 매체와 시간적 한계가 있어서 안 될 것 같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변화한다면 유의미한 결과가 있을 것.

내 주장은 이렇다.

'수능 국어는 좋은 머리를 요구하지 않는다.'

왜? 수능 국어는 너희들이 그렇게 집착하는 이해, 추론과는 많이 동떨어진 시험이기 때문에.

비교 대상은 리트다. 리트 풀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지문은 그럭저럭인데 문제가 참 좆같다.

A -> B -> C가 수능 국어의 사고 과정이라면 리트는 A -> (B) -> C 다. 중간 연결 고리를 추론해야 한다.

수능은? 전혀 그렇지 않다. 대부분 대응, 일치불일치 수준이다. 추론을 물어보는 문제는 1년에 한 문제 나올까 말까.

6월 평가원 PCR <보기> 문제 기억나냐? (가), (나), (다)를 판단해야 하는데, 거기서 (나)만 추론이었다.

'사이클의 진행에 따른 발색도의 변화가 연속적인 선으로 표시되며' 이 문장을 통찰했어야 하거든.

(가), (다)는 붙여 읽기의 문제였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리고 (가), (다)만 답 나오면 정답이 나오게 끔 선지를 구성했고.

왜 그럴까? 평가원이 병신이라서? 아니다. 평가원은 애초에 수능 국어에서 추론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를 못 구해도 정답을 맞출 수 있게끔 낸 거다.

그럼 너희들이 왜 항상 비문학을 좆박는가? 씨발 너 말대로면 비문학 틀리는 새끼가 없어야 하는데 왜 좆박냐고.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 그걸 다 나열할 순 없다. 여기서 해결책을 다 제시해줄 수도 없고.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안다. 너희들의 오만함과 게으름 때문이다.

공부 안하고 놀아서 좆박는다는 시시한 말이 아니다. 공부를 병신같이 하니까 실전에서 항상 좆박는 거다.

공부를 병신같이 한다는 건, 너희들이 엉뚱한 걸 공부하고 있다는 거.

애초에 잘못된 사고 과정을 계속 반복하는 연습을 하니, 실전에서도 계속 좆박을 수밖에 없다는 거.

그럼 겸손하고 성실한 독해는 대체 뭔가?

부지런하게 왔다갔다 하면서 읽는 것.

생각보다 지문을 원큐에 읽으려는 새끼들이 많더라.

난 놀라웠다. 그렇게 지들 머리에 자신이 있나?

잘 되면 상관 없다. 그런데, 너희들 성적은?

심지어는 문제 풀 때도 지문으로 잘 돌아가지도 않는다. 금머갈인가보다.

문제는 두 유형으로 나뉜다. 핵심 화제를 묻거나, 세부 정보를 묻거나.

핵심 화제야 머리에 자연스럽게 남겠지만, 세부 정보는 절대 그렇지 않다.

무조건 지문으로 돌아가서 근거를 확인해라.

독해로 돌아와서.

수능 비문학의 마인드는 딱 두 가지다.

1. 반복되면, 붙여 읽어라.

너희들은 너무 오만하고 게을러서 붙여 읽기를 하지 않는다.

지시대명사가 나와도 개판으로 날려 읽고, 같은 단어가 반복돼도 그냥 그렇구나 하고 휙 지나간다.

제발 그러지 마라.

대체 왜 같은 단어가 반복되겠냐? 중요하니까 반복되는 거다.

앞으로 돌아가서 뭐가 반복되었는지 확인해줘야지. 그래야 지문에서 뭐가 중요한지 알지.

우리가 지문을 다 읽고 난 후에, 머릿속에 남는 정보가 있고 남지 않는 정보가 있다.

둘의 차이가 뭘까?

쉽고 어렵고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중요한가(= 얼마나 반복되었는가?)'이다.

너희들은 인지하지 못했지만 평가원이 여러 번 반복해서 서술해주었기 때문에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남는 거다.

난 이걸 좀 더 의식화해서 잘해보자는 거고.

같은 단어가 반복되면? 당연히 돌아가서 한 번 더 봐라.

지시대명사가 나오면? 그게 뭘 말하는지 돌아가서 한 번 더 봐라.

예시가 나오면? 그게 무엇을 설명하는 예시인지 원리와 연결해서 한 번 더 봐라.

붙여 읽기를 잘하면 재진술은 저절로 따라온다. 재진술도 붙여 읽기의 하위 범주거든.

붙여 읽기만 숙달해도 수능 비문학은 어렵지 않다.

2.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는, 수능 국어를 관통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다.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하고 넘어 가라 제발.

어려운 문장 한, 두 개 때문에 비문학 전체를 좆박는 놈들이 많다.

이해에 집착해서 그렇다. 이해는 자연스럽게 되는 거지, 억지로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앞 뒤 문맥을 보고 이 문장의 역할은 이것이구나, 정리만하고 넘어가면 된다.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은, 평가원이 애초에 단박에 이해하라고 낸 문장이 아니다.

너희들이 고민해야 할 지점은... 이해가 어려운 문장이 지문, 그리고 문제에서 얼마나 중요했는지.

문장의 난이도에 집착해서 문장의 비중을 놓친 것은 아닌지.

다시 말한다. 이해는 중요하지 않다.

어려운 문장이 중요할 때는, 평가원은 항상 관련 문장을 더 써준다.

예시를 들어준다던지.

반대로 생각해보자. 예시가 없으면?

중요하지 않다는 것. 이해가 되지 않아도, 그냥 그렇구나,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하고 넘어 가라는 것.

마인드셋만 고쳐도 점수는 오른다.

계획은 3편까지 있는데 다 쓸지는 모르겠다.

애초에 커뮤에 공부하러 오는 새끼가 거의 없어서, 칼럼은 쓰는 의미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