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족간 전쟁도, 아몬의 계략도, 그리고 우주의 순환조차도 아득히 우선한 곳에
캐리건에 대한 레이너의 변하지 않는 순애보가 있었다
실제로 스1의 마지막 전투가 치뤄진지 어언 십년만에 펼쳐진 스2의 이야기에서
레이너는 여전히 괴물학살자로 변해버린 옛사랑을 찾아 온 우주를 떠돈다
그간 새롭게 만난 동료들과 함께 캐리건의 군단을 막아서고 그녀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서
레이너는 고대 프로토스의 신비를 탐구하고 연방의 온갖 방해공작에 시달리며 우주를 가로지른다
그리고 결국엔 다시 손에 쥔 자신의 사랑을, 가장 가까운 동료이자 오랜 친구인 타이커스의 손에 또다시 잃을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거칠기 짝이 없던 상남자 타이커스조차도짐의 지고한 사랑을 망칠 수 없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뜻으로 캐리건을 죽이지 않았다 만약 그럴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짐의 품안에서 캐리건은 벌집이 되었을거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군.
아마 타이커스는 스타2의 출발을 예고하는 트레일러에서 이미 각오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에겐 가장 가까운 친구인 레이너와 그 연인 캐리건을 쏠 각오가 없었다.
이미 십수년간, 아니 그보다 더 오랜세월을 레이너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캐리건이 없어진다는 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기때문에
불한당이자 기회주의자였던 타이커스조차 그 우주적 규모의 순애앞에 자신의 자유와 목숨을 순순히 포기한다.
하지만, 그대로 돌아가기엔 맹스크의 보복이 확실했기에 그는 자신의 마지막을 부랄친구 레이너에게 부탁했다.
악질범죄자마저 감화시킨 레이너의 사랑...
그다음 확장팩에서 만난 캐리건은 여러사건에 휘말려 다시 칼날여왕이 된 상태였다
제라툴이 케리건의 역할과 우주의 안녕에 대해 언급해서 일어난 일이지만, 당시의 구금상태였던 레이너에게 그런 당위는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십수년을 바쳐온 일이 허투가 된 분노를, 레이너는 시리즈최초로 표출한다.
미친듯이 그녀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 레이너는, 그러나 또다시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그순간 레이너가 케리건을 죽였다면, 우주의 순환과 탄생은 영원한 종말을 고했을것이다.
하지만 그런 대의없이도 레이너는 가슴이 시키는대로 그녀를 보내준다. 어떠한 목적도, 명분도 없이.
그의 온평생을 바친 연인의 배신을 맞이한 그 순간에서조차도,  자신의 모든것보다 그녀의 존재가 더욱 값진 것이었기 때문에
모든 오해와 이해가 종식되고, 캐리건이 젤나가가되어 아몬을 물리친 뒤
변방의 보안관으로 쓸쓸히 하루를 보내는 레이너의 앞에 드디어 케리건이 나타난다
초월적인 존재가 된 그녀가, 다시한번 레이너를 찾아간 이유는 무엇일까?
삼라의 만상을 모두 꿰뚫고 젤나가가 된 케리건이 레이너를 데리러온것은
그 모든 지식, 권능, 압도적인 힘보다도 더 우선하여 그녀를 움직이는 무언가.
스타1,2 20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순수히 순수한, 더없이 높고 오롯한 인간의 사랑
캐리건에 대한 레이너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의 역사에서 존재했던 크고 작은 사건과 전투 전쟁 삶과 죽음 희노애락애오욕
그 모든것은 이 순간의 레이너를 위해 준비된 것이었다
수없는 고난과 역경속에서도 멈추지않고, 오직 한 사람만을 생각하며 무한한 공간을 가로질러
드디어  쟁취해낸 사랑. 오직 그것을 위해
젤나가의 태초에서 시작한 계획조차도 이 사랑보다 숭고하지 않다. 그것이 없었다면, 그들의 계획조차 이미 물거품이 된 지 오래일것이다.
억겁의 세월보다 가치있는 수십년. 그 시간을 지켜온 레이너는, 마침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군.
그녀를 있도록 해준 오랜 친구를 떠올리며아름다운 수미상관으로 스타크래프트는 그 막을 내린다.
어떤 방해와 고난도 없는 곳에서 그들은 행복할 것이다. 줄곧 꿈꿔왔던대로.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