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번지가 길고 긴 재판 끝에 핵 제작사인 에임정키스 상대로 패소하는 일이 발생하였음.

미 법원 판결 결과, 핵은 게임사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해당 판결 이후로 에임정키스는 자사의 핵을 역설계하여 안티치트를 제작한 번지에 대한 본격적인 법적 대응을 시사했음.

8월, 이미 에임정키스는 밸브와 페이팔, 구글을 증인으로 신청하며 번지에 대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진행한 바 있음.

해당 문서에는 Martin Zeniu, jesuslover라는 닉네임을 가진 유저에 대한 신상 정보를 요구한 사실이 있는데,

이들이 자사의 핵을 구매하여 번지에게 넘긴 것이 자사의 약관 및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임.

여기까지 읽어보면 알겠지만 일반적인 핵 제작사와 달리 법적으로 엄청난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음.

과연, 앞선 번지가 패소하는 판결은 판사가 겜알못 또는 병신이라서 발생한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비하인드가 있는 것일까

이 판결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PC 온라인 게이밍이 대폭발하던 2016년 당시의 이야기를 살펴야함.

2016년, 황금기를 겪던 롤은 이전부터 심화되던 헬퍼 문제가 일반 게이머들이 체감 가능한 수준으로 피해를 주게 되었고

블리자드도 자사 게임들의 핵 문제로 곤란한 처지는 마찬가지였음.

아무리 게임사가 안티치트를 개선하고, 게임 빌드를 업그레이드 진행해도

핵 개발자들에게는 충분한 시간만 제공되면 핵을 제작하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에

2016년, 라이엇과 블리자드는 같은 로펌을 통하여

당시의 유명한 핵 제작사 리그#과 보스랜드를 본격적으로 고소하게 됨.

리그#은 단순히 리그 오브 레전드의 헬퍼를 제작하는 제작자였지만

보스랜드의 경우 블리자드 게임들의 핵과 매크로는 물론이고 롤을 포함한 여러 온라인 게임의 핵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였고,

이전의 소규모 웹사이트 장사나 진행하던 핵 개발사와 달리 독일에 본사와 법인까지 준비된 회사였음.

이야기에 들어가기 앞서 초기 핵이나 매크로와의 전쟁에서 게임사들은 핵이나 매크로를 잡을때 각종 항목과 더불어

지적재산권, 저작권, 상표권 침해라는 항목으로 제작사들을 고소해왔음.

지적재산권과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인정받는 경우에는 그 침해로 인해 발생한 금액에 일정 배율을 더해 배상을 해야하기에

많은 핵 제작사들은 소송을 당하면 게임 제작사에게 백기를 들었고,

한 사설 서버 운영 업체는 패기넘치게 덤볐다가 1000억이 넘는 배상금을 게임사에게 배상한 바 있었음.

이중에서 보스랜드는 과거의 디아블로의 사설 골드 판매 사이트와 이와 관련된 봇을 팔다가 블리자드에게 패소한 바 있었던 곳임.

이렇듯 라이엇과 블리자드는 이전에 있던 선례를 살펴보고는 본인들이 무조건 승소한다고 자신하고 있었음.

문제는 이미 한 번 당해본 보스랜드에게는 비장의 묘수가 준비되어 있었음..

첫 번째, 독일에서 지적재산권과 저작권에 대한 분쟁은 반경쟁적 행위에 대한 내용과 깊은 관계성이 있었음.

보스랜드는 자신들이 시장 내에서 경쟁적인 위치가 아니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였고

이러한 경쟁적인 측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블리자드가 압도적으로 불리해졌는데

보스랜드가 만든 핵이 블리자드의 지적재산권과 저작권을 침해하여 발생한 직접적인 '경쟁 손실'이 있는가에 대해서

제대로 파고들지 못했기 때문임.

독일에서는 보스랜드의 주장을 인정하여 보스랜드가 디아블로 관련 항소심에서는 승소를 하기에 이름.

블리자드는 이런 와중에 상표권과 관련된 분쟁에서는 부분적으로 승소했는데,

와우 봇, 디아블로 봇 식의 이름은 블리자드의 상표권을 침해한게 맞다고 독일 법원이 손을 들어 준 것임.

핵의 이름들이 게임을 직관적으로 표기 못하고

기괴한 네이밍 센스를 자랑하기 시작한 시점은 바로 이 판결 이후에 시작됨 ㅋㅋ

두 번째, 보스랜드는 블리자드와 제임스 엔라이트라는 한 개발자를 고소하는 묘수를 보여주었음.

자신들과 협력했던 프리랜서 개발자 제임스 엔라이트가 제작했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치트 및 봇 코드를

블리자드가 비밀리에 접촉해서 무단으로 입수했다는 것이 고소 사유였음.

블리자드가 자사의 코드를 무단으로 입수한 것과

제임스 엔라이트가 블리자드에게 코드를 넘긴 행위는 자사에게 있어 크나큰 지적 재산권 손실이라는 것임.

당시에는 보스랜드의 일방적인 주장이었지만,

재판 내용에 따르면 실제로 블리자드는 제임스 엔라이트에게 고소 취하를 조건으로 해당 코드를 손에 넣었다는 것이 알려짐.

여기까지만 보면 알겠지만 지금 번지가 처한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음.

당시에 많은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비약이다, 말도 안되는 주장 이렇게 생각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혹시 모를 가능성"이 벌어질 가능성을 생각하게 됨.

왜냐면 만약에 블리자드가 핵 제작사의 코드를 넣어 안티치트 제작에 사용을 했다면

이 역시 지적재산권과 저작권 침해에 해당했고 보스랜드가 이러한 안티치트로 떨어진 매출을 증명한다면

블리자드가 보스랜드가 거는 소송에 패소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임.

불길한 예감은 그대로 실현되었고,

블리자드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관련된 치트 및 봇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오히려 보스랜드에게 배상금을 지불하는 큰 굴욕을 당하게 됨.

해당 사건으로 자신감이 높아진 보스랜드는 본격적으로 오버워치 핵 팔이에 시작하였고,

수백만달러가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는 사실이 알려짐.

이로 인하여 블리자드는 제대로 빡치게 되었고,

블리자드는 액티비전이 고용한 새로운 법무팀과 함께 2차전을 준비하기 시작함.

제일 중요한 시장인 미국과 영국에서 블리자드는 반격을 준비했는데,

새로 선임된 변호사들은 보스랜드가 이겼던 방식과 블리자드가 졌던 방식을 통해서

과거 오남용되던 "지적재산권"과 "저작권'의 문제를 발견했음.

일반적인 게이머들은 게임과 핵을 동일 영역의 소프트웨어로 취급하지만

법적인 부분에서는 이들간의 연결 고리를 증명하기에는 직접적인 피해 매출과 도난된 코드의 사용과 같은 직접적인 침해 사실을 밝혀야 했기 때문임.

새로 준비된 법무팀은 다른 방법으로 공략을 시작하였고, 이는 첨부된 이미지에서 나오듯이 대성공으로 이어짐.

새로 선임된 변호사들은 게임 계정을 생성하고 클라이언트로 게임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게이머들이 무의식적으로 넘기는 사용자 계약과 관련된 부분을 10000% 활용하였음.

게이머들이 배틀넷에 가입하고 게임을 구입하고 사는 과정에서

기업인 블리자드와 '사용자 계약' 관계를 체결하게 되는데

이 계약 내용은 공개적으로 명시되어 있기에 핵 제작자들도 또한 이러한 계약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음.

즉, 블리자드 및 법무팀의 주장에 따르면

핵 제작자들은 기업의 사용자들을 상대로 '고의'적으로 계약을 '위반' 시키고 '침해'하는 프로그램을 판매, 홍보하고 있었으며

기업과 사용자 사이의 계약에 '의도'적으로 '간섭'했다는 사실을 강조함.

이러한 부분으로 파고들자 자연스럽게

보스랜드가 블리자드를 상태로 '불공정한 경쟁행위'를 했다는 이야기로 이어지게 됨.

이는 앞서 독일에서 패소했던 원인 중 하나인 반경쟁적 행위와 관련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음.

이렇듯 블리자드는 2차전에는 사용자 계약과 관련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고

이를 통해서 핵 제작사 보스랜드가 번 수익은 불공정한 경쟁행위으로 번 '부당 수익'이라는 주장을 함.

결과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블리자드의 압승.

보스랜드는 블리자드에게 독일에서도 최종 패배하면서

블리자드에게 배상금을 지불하고 제작해왔던 블리자드 게임 핵과 매크로를 전부 폐기하였고,

영미권에서는 최종적으로 퇴출 당해버림.

이 방법을 참고한 라이엇, 유비소프트, EA가 차례로 소송을 걸자

보스랜드는 백기를 드는 상황이 찾아와버림.

전세계 최대 핵 제작사였던 보스랜드는

지금은 핵 퇴치에 전혀 관심이 없는 스퀘어 에닉스의 파판 14 핵과 매크로만 판매하여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으로 몰락해버림.

이렇듯 게이머 입장에서는 이번에 번지가 패소하고

역으로 핵 제작사에게 고소당하는 상황은 어처구니가 없겠지만

번지가 충분한 법적 준비를 진행하지 않고 소송을 진행해서 생긴 참사에 가깝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