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베데스다는 엘더스크롤 3 : 모로윈드의 성공으로 스튜디오의 규모를 확장시키고,

새로운 인재들을 모집하면서 오블리비언 개발에 집중하고 있었음.

오블리비언 개발 과정에서 토드 하워드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게임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토드 하워드 눈에 들어온 IP는 바로 '폴아웃' 시리즈 였음.

베데스다가 공식적으로 폴아웃 시리즈에 대한 IP를 구매한 시기는 2007년이지만

사실 폴아웃3는 인터플레이로부터 제작 허가를 받고, IP 구매와 별개로 기획이 된 게임이었음.

아무튼 베데스다의 대다수의 개발진들은 오블리비언 개발에 집중을 하고 있었고,

새로 고용된 신인들은 폴아웃3에 대한 컨셉아트와 디자인을 구상하기 시작했음.

폴아웃 3 제작을 하면서 새롭게 베데스다에 합류한 케릭터 아티스트가 좌측의 조나 로브, 우측의 벤자민 카노우였는데

조나 로브는 2005년, 폴아웃3가 프리-프로덕션 단계일 때 입사했고,

벤자민 카노우는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던 2007년에 입사를 했음.

이들은 생물학을 전공한 크리스티아네 마이스터와 다르게 

조나 로브는 스키드모어 대학교에서 스튜디오 아트를 전공했으며

벤자민 카노우는 무려 SCAD에서 게임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디자인을 전공했던 엘리트였음.

이 둘은 베데스다가 첫 직장이었던 완전 쌩 신인이었기에

당시 베데스다의 수석 컨셉 아티스트였던 아담 아다모비츠가 그려낸 무수한 컨셉아트 중에서

세계관에 어울려 보이는 것, 기술적으로 구현이 가능한 것, 게임 세계관에 어울리는 것 등

다양한 방면에서 검토하여 선택하였고

이렇게 선택한 컨셉들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살을 붙이고, 모델링을 하는 작업을 진행했음.

폴아웃은 이미 쌓여온 세계관이 있는 게임 시리즈라 이러한 작업이 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제작자들에게는 기존 세계관에 있는 요소들을 3D 게임으로 옮기고, 

배경에 맞게 다시 가공하는 과정이 오히려 매우 힘든 과정이었다고 함.

클래식 팬들은 이러한 과정에 불만을 느껴 개발진에게 살해 협박을 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였음.

이러한 과정에서 조나 로브와 벤자민 카노우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세계관에 어울리는 컨셉을 정하고, 그 모델링을 잘 뽑아야하는 압박감이 있었음.

폴아웃 3 당시에는 조나 로브가 주도하여, 

아담이 그렸던 벌레 샘플 중에 일부를 선택하였고,

이후에 리터치 작업을 거친 후 직접 모델링을 진행하여 게임에 구현해 냈는데

여기서 나온 벌레 크리처가 바로 라드 스콜피온, 거대 파리, 거대 개미, 라드로치였음.

벌레를 제외한 몬스터로는 당시 기술로 구현 가능했던 슈퍼 뮤턴트 시리즈, 폴아웃 3 당시의 마이얼럭 ㅋㅋ..

이들의 크리처 모델링 실력에 감탄했던 베데스다는 폴아웃 3 이후에 바로 스카이림 작업에 투입시켰고,

스카이림에서는 주로 레이가 그린 컨셉 아트를 모델링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져있음. 

(레이가 컨셉 작업한 스카이림 크리처는 트롤이랑 거미)

괜찮은 호흡을 보였던 이 둘의 조합은 생각 외로 금방 끝나게 되었는데,

조나 로브가 폴아웃 4 작업 도중에 갑작스러운 프리랜서 선언을 하면서 퇴사를 결정하는 일이 발생했음.

사실 조나 로브는 폴아웃3, 스카이림 개발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언론에 노출되면서 그의 작업물이 알려졌는데,

이러한 작업물에 그를 원하는 회사가 늘어나게 되었고, 이 기회에 그는 이러한 회사에 컨설턴트를 진행하는 진로를 결정한 것임.

이렇게 폴아웃 4 작업에서는 조나 로브가 중간에 빠지게 되었고,

벤자민 카노우는 기존에 엘더 스크롤 시리즈를 주로 담당했던 크리스티아네 마이스터와 호흡을 맞추게 되었음.

이 둘은 이전에 엔진 한계로 제대로 구현 못했던 크리처들의 질감 표현을 진행하고 싶어했기에

대다수의 크리처의 질감이 본격적으로 변경되게 됨.

크리처 추가와 관련해서는 조나 로브는 퇴사하기 직전에 '블러드버그', 

국내에는 흡혈벌레로 알려진 거대 모기를 작업하고 갔었는데,

벤자민 카노우는 모기라는 좋은 소재를 빼앗긴 것에 대해 허탈감을 느꼈는지

본격적으로 본인의 취향을 모델링 작업에 서둘러 반영하기 시작했음.

라드 스콜피온에 대한 대대적인 모델링 수정을 진행하여 

플레이어들이 라드 스콜피온이 절지동물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도록 바꾸었으며

스팅윙이라는 새로운 날벌레를 게임 속에 구현하기로 결정하였고,

모델링을 진행하였음.

DLC 였던 파하버, 누카월드에서는 각각 포그 크롤러랑 블러드웜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상태이며

이 외에도 슈퍼 뮤턴트 시리즈의 모델링 변경 + 구울 시리즈 일부 모델 작업을 진행하였다고 함.

벤자민 카노우는 폴아웃 4 제작 과정에서 수석 케릭터 아티스트라는 직책을 달 정도로 베데스다에서 본격적으로 밀어주기 시작하였고,

스타필드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투입되었는데...

문제는 그가 스타필드를 작업하고 있던 시기에

옆동네 베데스다 오스틴 스튜디오에서는 폴아웃 76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폴아웃 76 개발팀에는 전문적인 3D 아티스트가 부족하였기에 

그가 스타필드 개발 도중에 대타로 투입되기에 이름.

폴아웃 76은 장기간 서비스 되는 게임이었기에 기존 크리처를 포함하여 더욱 많은 크리처가 필요하였고,

베데스다 상부에서 더욱 많은 크리처를 만들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자

그는 본격적으로 본인이 만들고 싶었던 디자인을 쑤셔 넣기 시작함.

스낼리개스터

두더지 광부

스코치 비스트

모스맨과 모스맨 동상

플로터

허니 비스트

평소에는 자신의 작업물을 밝히지 않는 스타일이나

공개된 크리처들이 다 이런 수준;;

특히, 모스맨의 경우 개발 툴 이미지 상에서 솜털 하나 하나 구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남아있으나 굳이 가져오진 않았음.

베데스다의 프로젝트가 없거나 휴식기에는 

이렇게 모델링 툴로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의 벌레나 기괴한 괴물들을 만들면서 놀고 있음....

가끔 커뮤니티에 베데스다 게임 벌레 짤 올라오면

베데스다에는 벌레 성애자가 있다니 뭐니 농담조의 댓글이 달리는데

그게 사실 농담이 아니라는게 반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