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타르가리옌 왕조는 왜 대영주 안조지고 국왕령 확정도 안했는가'에 대해 쓴 글이지만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재업
본질은 '학살'이 아니라 '통치'를 하려면 용은 만능이 아님. 굉장히 유효한 수단이긴 하다만 '용만 있음 겜끝 ㄱㄱ'는 양판소적 발상임

아에곤과 대너리스의 시작점이 비슷한 부분이 꽤 있는데 정복 이후 통치 행보는 전혀 다름.

아에곤과 대너리스 모두 용 3마리를 가졌다는 것과 정복지 출신이 아닌 문화가 다른 외국인임 (노예제나 근친혼, 종교 등)
그리고 정복지를 통치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같음(아에곤은 동원병 1500일 정도로 인구풀 자체가 낮고, 대너리스는 8000명의 병사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시키는 일만 하도록 훈련받아 좋은 병사는 되어도 관리자로서는 절대무능한 무오병 출신과 대너리스를 섬긴지 얼마되지도 않은 노예, 시종, 도트라키 출신 몇몇이 다인 상황)
여기서 아에곤은 정복지의 문화 및 지배층을 인정하며 포섭했고, 대너리스는 깨부수고 시작했음. (대너리스도 나중엔 아에곤 조금 따라해보려다가 애매한 시점에 연재가 끊겨서 앞으로는 몰?루지만)

결국 그 차이가 1500으로 웨스테로스를 정복하고 왕조를 개창한 아에곤과 8000명으로 도시 한~두개 조차 제대로 관리 못한 대너리스가 갈렸다고 봄.

물론 용 통제력 없는거 뽀록난게 마이너스가 크긴 하지만, 밑에 글쓴애들 말대로 공포 통치 하려면 걍 일부러 그런 척 블러핑 쳤으면 될 일임. 바리스 대사대로 권력은 실제 있느냐 보다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가 중요한거니까. 한 마디로 대너리스는 공포 통치에 필요한 협박과 위협에 대한 감도 없다는 거임. 용으로 다 태워 죽이고 학살은 가능할지 몰라도 3명만 불태워죽이면 다 벌벌 떤다? 그 것도 효율 좋게 공포를 사용할 줄 알 때나 일시적으로 효과있는거지. 수도 광장에 기요틴 설치해놓고 맨날 목날리기 쇼해도 프랑스 혁명은 일어났고, 비밀 경찰들이 사람 납치하고 고문하고 죽이는게 일상인 이슬람 독재 국가에서도 혁명은 일어남

공포 통치라는게 생각보다 꽤 난이도가 높은 거임

용으로 태워죽이는게 단두대 보다 훨씬 무서우니까 가능할거라고? 오히려 용은 공포 통치에 안좋은 점도 있음

조폭이 무서워서 위계가 발생하는 경우는 있어도, 조폭보다 훨씬 쎈 호랑이나 곰같은 맹수가 무서워서 위계가 발생하는 경우는 없잖아?
즉 공포 통치는 내가 상대에게 복종하면 최소한 폭력이 덜할꺼야 라는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건데

딱 보기에도 짐승을 넘어 괴물인 용을 보고 그런 믿음이 생길까? 완전히 통제하면 된다고? 그걸 대중한테 어떻게 인식시킬껀데 ㅋㅋㅋㅋㅋ

공포 통치하려면 용한테 서커스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끽해야 태워죽이라고 시키는 모습만 보일텐데?

자에하에리스처럼 용타고 이곳 저곳 다니는 것도 효과적이지만 그것도 법치랑 관용정책이 함께 따라 붙으니 효과있는거지 공포 통치 한답시고 돌아다니면서 몇명씩 불태워 죽이면 마에고르 꼴 밖에 더 돼?

그렇다고 용이 한동안 아무도 안죽이고 그냥 있으면 오히려 용에 대한 공포를 감소시키지, 불과 피에서 파먼 가문 묘사만 봐도.


또 이야기 하지만 공포 통치가 이렇게 어렵다.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해야 하고, 절도 있으면서도 융통성 있어야 하고 처럼 완전 상반된 요소를 적절히 줄타기해야 한다고

공포는 어느정도 선까지는 상대를 통제할 수 있지만 선을 넘으면 온갖 손해를 감수하고(목숨까지도!) 비합리적인 행동을 해서라도 공포의 근원을 제거하려고 들게 됌. 그렇다고 위협 수위가 낮으면, 공포가 아니라 불쾌감으로 변해서 역시 대상을 없애려 들지.

멀리 갈 것도 없이 용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해서 오히려 용을 죽이자고 폭동이 일어난게 용들의 춤 당시 킹스랜딩 폭동 아님?

어? 그러고보니 최강의 용 발레리온 가지고 태워죽이기, 목날리기 수도 없이 하던 마에고르 시절엔 반란이 없었나?? 오히려 전국적으로 반란이 일어나 국토 절반이 전쟁터가 됐는데 ㅋㅋㅋㅋㅋㅋ

두 번 더 이야기 하지만 세계와 역사 속에 통치자들 중에 관용 정책을 핀 애들이 다 천사거나 당장 귀족 몇명 죽일 힘이 없어서 그런건 아님.
공포 통치라는게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음. 용이 있으니 시도 자체야 할 수 있겠지만 성공 확률과 지속 가능성은 매우 낮음

뭐 그래 용 존나 쎄니까 그냥 다 된다 치자. 근데 그럴꺼면 굳이 뭐하러 골치 아프게 노예제 폐지하냐? 말 안듣는다고 죽일꺼면 걍 미린 전체가 대너리스 노예가 되는 더 악랄한 노예제도가 생기는 거 뿐인데?? 그리고 언제까지 죽여야 하는데? 개기는 애들 없을때까지? 애들이 용 무서워서 개기지는 않는데, 대신 용 무섭다고 도망가버리면? 죽여서 텅비든, 도망가서 텅비든 텅빈 도시에서 혼자 여왕 놀이 할래? 도망 못치게 사슬로 묶어놓을까? '사슬을 끊는 자' 대너리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초에 미린이 개판나는 이유가 '폭력적인 억압인 노예제를 폐지하겠다!'며 기존의 사회질서를 박살내놔서인데 그 걸 '폭력적인 억압'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뭔가 머리속에 모순이 안느껴지디?

그러니 결국 대너리스의 미린 통치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기존의 질서를 지맘대로 파괴해놓고 대체할 만한 사회질서를 만들지 못한, 의도야 좋다만 생각은 짦은 부족한 통치력에 있는거지 용을 통제했냐 못했냐가 아님 주 원인과 부수적인 요소를 착각하지 말자.


세 번 더 이야기 하지만 공포 통치라는거 생각보다 어렵다. 

-----------------------------------------------------------------------------------------------------------------------------------------

타가리엔 가문이 용빨 믿고 국왕령 확장을 안한게 아니라 원래 그정도 직할령 밖에 통치 할 역랑이 안됐던 거임

아에곤의 정복 때를 보자

아에곤 1세에게는 드래곤 3마리라는 슈퍼파워가 있었지만 동원 병력은 꼴랑 1500명 밖에 안돼

대영주는 커녕 중소 영주정도 수준 밖에 안되는 병력이지. (프레이도 혼자서 4천명 뽑는다.)

용으로 다 태워버리고 전투에서 승리할 수는 있어도 그 영지를 점령하고 통제할 인력이 없다는 얘기라고.

거기다 도른의 경우를 보면 알겠지만 진짜 성이고 영지고 다 내던지고 개기면 용이 있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상대가 그렇게 결사항전하는데 용으로 다 죽여버리고 승리해봐야 아무도 없는 잿더미 위에서 혼자 "나 왕이요" 하는거 밖에 안되거든

거기가 외국인이라는 것 까지 겹쳐서 일반 농민들까지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상황임 (동서고금 외국인 지배자를 좋아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

그래서 기존 영주들에 대한 관용정책과 일곱 신앙 우대 정책이 나온거임.

기존 영주들에게 관용적으로 대해주고 그들의 기존 권위와 권력을 인정해주면 통치에 필요한 인력이 따로 필요 없고 항복하면 눈만 깔고 살면 되는데 누가 결사 항전 하고 싶어하겠음

거기다 왕이 직접 종교 성지인 올드타운가서 셉터한테 왕관 받는 퍼포먼스하고 일곱신앙을 우대해주니 종교계의 지지도 얻어서 대중의 거부감도 희석 시키고 말이야.

한마디로 용만 믿고 직할령 조금 했다가 나중에 좆된게 아니고

원래 그정도 밖에 역량이 안되는 세력이

용이라는 채찍과 관용,종교 우대 정책이라는 당근을 적절히 사용해서 역량을 훨씬 초과하는 영토를 정복하는데 성공한거임.

그래서 지방 세력 통제의 어려움과 종교 세력의 강세라는 약점을 끼고 출발할 수 밖에 없던거고.

이 두 약점은 용있다고 밀어붙여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 차근차근 시간 들어서 채찍 쳤다가 당근주고 빰 때리고 어르고 달래 가며 수술 시켜야 하는 어려운 문제고 종교쪽 먼저 수술 들어가서 3대에 걸쳐 종교세력 거세시키는데 성공함.

그뒤에 영주들 수술 들어가야 하는데 그전에 용들의 춤 내전이 터진거야. 그냥 용빨 믿고 쌩까고 있던게 아니라.

종교 수술 끝낸게 아에곤 1세의 손자 4대왕 자에하에리스 1세때인데 용들의 춤이 5대왕 비세리스 1세의 죽음과 함께 터짐

종교 수술하는데도 3대가 걸렸는데 그보다 훨씬 강력한 대영주 세력을 2대(자에하에리스 통치기간이 길긴하지만)만에 퍽도 잘 수술 시키겠다.

노잼에 긴글이라 이해 잘 안가면 생각해봐

용 3마리에 군사 1500명 가진 아에곤 1세가 몇년만에 웨스테로스를 통일하는 동안

용 3마리(어린용이긴 하다만)에 최정예병인 거세병 8000명 가진 대너리스가 미린하나 제대로 통치 해내지 못한 차이를 생각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