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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어쌔신 크리드 : 포세이큰 -1 (프롤로그 및 파트 1)

ㅇㅇ(45.67) 2024.05.22 01:16:19
조회 222 추천 4 댓글 2
														

파트 1 - 3 부분 번역 : https://lynthesis.postype.com/ 번역 복붙

파트 4 ~ 에필로그 : https://bbs.ruliweb.com/game/board/180432/read/5447978 번역 복붙

파트 3, 에필로그 미번역 부분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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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블러드(처음의 피)

그는 침을 뱉으며 한 손으로 나를 향해 손짓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칼을 굴렸다. “덤벼보라고, 암살자.” 그가 내게 말했다. “처음으로 전사가 되어보라고. 어떤 느낌인지 말야. 어서, 꼬맹아 자식아. 남자가 돼보라고.”

그 말은 날 화 내게 하려 했지만 오히려 집중하게 됐다. 그가 살아있어야 했고 대화를 나눠야만 했기 때문이다.

나는 나뭇가지를 뛰어넘어 공터로 뛰어들었고, 그를 밀어내려고 약간 거칠게 휘둘렀지만 그가 나름대로의 반응을 보이기 전에 빠르게 자세를 회복했다. 잠시 동안 우리는 서로를 빙빙 돌며 상대방의 다음 공격을 기다렸다. 난 앞으로 돌진해 베고 곧바로 방어 자세로 후퇴하며 이 교착 상태를 깼다.

잠시 동안 그는 내가 빗나갔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뺨에 피가 흘러내리는 것을 느낀 그는 손으로 얼굴을 만지며 놀라움에 눈을 크게 떴습니다. 내게는 첫 피였다.

“날 과소평가했군.” 내가 말했다.

이번에는 그 자의 미소는 조금 더 긴장된 표정이었다. “두 번째는 없을 거다.”

“그러겠지.” 나는 대답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 왼쪽을 향해 몸짓을 하다가 그의 몸이 이미 잘못된 수비 방향으로 기울었을 때 오른쪽으로 갔다.

그의 빈손쪽 팔에 상처가 벌어졌다. 피가 찢어진 소매를 물들였고 갈색과 녹색 바늘에 선명한 붉은색으로 숲의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난 너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걸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내가 말했다. “너가 기대해야 할 건 죽음뿐이다.”



프롤로그

난 그를 절대 알지 못했었다. 정말로 말이다. 내가 그의 일기를 읽기 전까지만 해도 난 그를 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읽고나서 난 진정으로 그를 알지 못했었다는걸 깨달았다. 이젠 너무 늦었다. 내가 그를 오해했다고 말하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죄송하단 말을 전하기엔 너무 늦어버린 것이다.

헤이담 켄웨이의 일기로부터 발췌


파트 1


1735년


1735년 12월 6일


1

이틀 전 난 앤여왕의 광장에 있는 우리 집에서 10번째 생일을 맞이했어야했다. 그러나, 난 생일의 축하대신 장례식을 치뤄야 했었다. 앤 여왕의 광장에 늘어진 크고 흰 벽돌 저택 사이에 까맣게 불타버린 우리 집은 마치 까맣고 썩은 이빨같았다.

당분간 우린 블룸즈버리(Bloomsbury)에 있는 아버지의 집 중 한 곳에 머물기로 했다. 좋은 집이었고, 가족은 파멸에 빠졌고 우리의 삶은 찢어졌지만 적어도 그건 감사할 일이었다. 마치 괴로운 유령마냥 충격과 흐리멍텅한채로 우리 미래가 결정될 때까진 이곳에서 지내야 했다.

화재가 내 일기를 먹어치웠기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하는 것이 마치 새로 시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니 런던이 고향인 영국 소년의 이름이 아랍어인 헤이덤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고, 태어날 때부터 이틀 전까지 도시의 다른 곳에 존재하는 최악의 오물로부터 보호받으며 아주 좋은 삶을 살았던 내 이름부터 말해야만 할 것 같았다. 앤 여왕 광장에서 우리는 강 위에 드리워진 안개와 연기를 볼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젖은 말'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악취에 시달렸지만 제혁소, 정육점, 사람과 동물의 배설물 등 악취 나는 폐기물 강을 걸어다닐 필요는 없었다. 이질, 콜레라, 장티푸스 등 질병의 전염을 퍼뜨리썩은 오폐수의 물이 흘렀다...

“헤이덤 주인님, 옷을 꽉 잘 입으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질병에 걸릴지도 몰라요.”

공터를 가로질러 햄프스테드로 가는 길에 보모들은 기침에 시달리는 불쌍한 사람들을 피하고 기형을 가진 아이들을 피해 내 눈을 가려주곤 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질병을 두려워했었다. 질병은 뇌물로 매수할 수도 없고 무기로 대항할 수도 없으며, 부와 지위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질병은 난공불락의 적이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것들은 경고도 없이 공격해왔다. 그래서 매일 보모들은 저녁에 홍역이나 수두의 징후가 있는지 확인한 다음 어머니에게 내 건강을 보고해야 했고, 어머니는 이후 그런 나에게 잘 자라고 키스를 하러 오셨다. 나에게 굿나잇 키스를 해주시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셨고, 나와 이복 누이 제니(Jenny)를 사랑해 주셨고, 부와 가난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며, 내게 행운을 심어 주시고 항상 남을 생각하라고 당부해 주셨다. 가정교사와 보모를 고용해 나를 돌보고 교육해 주시고는 내가 좋은 가치관과 세상에 가치 있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해주셨으니 난 운이 좋은 사람 중 한 명이었던 셈이다. 공터나 공장, 굴뚝에서 일해야 하는 아이들과는 달랐던거다.

하지만 가끔은 그 아이들에게도 친구가 있을까, 다른 아이들이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물론 그들이 내 안락한 삶을 부러워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난 그들에게서 친구라는 한 가지를 부러워했다. 내게는 내 또래에 가까운 형제나 자매가 없었고, 친구를 사귀기엔 내가 수줍음이 많았다. 게다가 또 다른 문제가 있었는데, 내가 겨우 다섯 살이었을 때 밝혀진 일이었다.

어느 특별한 날 오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앤 여왕 광장의 저택들은 서로 가깝게 지어졌기 때문에 광장 자체나 그들의 뒷마당에서 이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우리집 옆집엔 딸 넷을 둔 가족이 살았는데, 그 중 딸 둘은 나와 같은 또래였었다. 그들은 정원에서 몇 시간이고 뛰어놀거나 눈 가리개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나는 공부방에 앉아 가정교사 회색빛의 눈썹을 지니고 노인인 페일링(Fayling)에게 교육을 받을 때 그들의 소리를 듣곤 했다. 페일링은 코를 자주 파는 습관이 있었는데, 코 깊숙히서 꺼낸 무언가를 조심스럽게 쓸어올린다음 몰래 먹는 버릇이 있었다.

그날 오후 늙은 페일링이 방을 나갔고 난 그의 발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리에서 풀고있던 산수문제를 두고 일어나 창문으로 다가가 옆 저택의 정원을 바라보았다.

도슨(Dawson)은 가문의 성씨였다. 아버지가 이야기해주길 도슨 씨는 하원 의원인데 그 사람은 찡그린 얼굴을 드러내고 다닌다 하셨다. 그 집에는 높은 담이 있는 정원이 있었는데, 나무와 덤불, 잎이 만발했지만 공부방 창문에서 정원의 일부가 보여서 밖에서 도슨 가족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기분 전환을 위해 돌 차기 놀이를 하고 있었고, 그다지 진지하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 임시 코스로 폴-몰용 망치를 놓여있었다. 아마도 두 명의 큰 아이들이 두 명의 작은 아이들에게 게임의 세세한 요령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 같았다. 땋은 머리와 분홍색 주름진 원피스를 입은 아이들은 서로를 부르며 웃고 있었고, 내 시야에 안 보이지만 낮은 캐노피마냥 나무 아래로 아마도 보모일 것 같은 어른 목소리가 들리곤 했다.

* 폴-몰(Pall-Mall) : 크로켓의 선주자격인 게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책상 위에 내 산수문제를 방치해 두었는데, 갑자기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듯 나보다 한 살 정도 어려보이는 여자아이 중 한 명이 고개를 들어 창문쪽을 보더니 나와 눈을 마주쳤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킨 다음 아주 망설이면서 손을 흔들었다. 놀랍게도 그 여자아이는 환한 미소를 보여줬다. 그 다음 그녀는 자매들을 불렀고, 자매들은 모두 신이 나서 목을 빼고 햇빛을 가리기 위해 눈 위로 손을 올린 채 공부방 창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난 박물관의 전시물처럼 서 있었는데, 부끄러워 손을 흔들며 약간 분홍빛으로 변해버린 움직이는 전실물이었다, 그럼에도 우정일 수도 있는 부드럽고 따뜻한 빛을 느꼈다.

그 빛은 나뭇잎으로 가려진 아래에서 나타난 보모가 내 창문을 힐끗 쳐다보는 순간 그 표정은 날 추파를 던지는 사람, 아님 그보다 더 나쁜 사람으로 봤을게 틀림없을 표정으로 쳐다봤고, 그 이후네 소녀를 모두 내 시야 밖으로 안내했다.

그 보모의 표정은 전에도 본 적이 있던 것이었다, 광장에서나 우리집 뒷편의 공터에서도 다시 볼 수 있었던 것들이었다. 보모들이 나를 누더기 같은 불행한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떨어뜨렸는지 기억하나? 다른 보모들도 나처럼 그 아이들을 내게서 멀리 떨어뜨렸던 거다. 난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았다. 의문을 품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나도 모르겠다, 의문을 제기할 이유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냥 일어난 일이었고, 나도 별반 다를 게 없었으니까.


2

내가 여섯 살 때 에디스(Edith)는 내게 다림질한 옷 한 묶음과 은색 버클 구두 한 켤레를 갖다주었다.

반짝이는 버클이 달린 새 구두와 양복 조끼, 재킷을 입고 커튼에서 나오자 에디스는 하녀 중 한 명을 불렀는데, 하녀는 내가 아버지를 꼭 닮았다고 이야기 해줬다. 물론 그건 그의 의도된 것이었다.

나중에 부모님이 나를 보러 오셨는데, 아버지는 눈시울이 약간 흐려지셨고, 어머니는 전혀 행동거짐을 신경쓰지 않고 에디스가 손수건을 건네줄 때까지 손을 펄럭이며 울음을 터뜨리셨다.

그 자리에 서 있는 동안 난 뺨이 다시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자신을 배움을 받은 어른같다 느꼈다. 도슨 자매가 새 정장을 입은 나를 꽤 신사답다고 생각했을지 그런 생각을 자주하며 궁금했었다. 가끔 창문 너머로 저택 정원을 뛰어다니거나 저택 정문 앞 마차까지 안내를 받는 모습을 보곤 했다. 한 번은 그들 중 한 명이 나를 흘끗 쳐다본 적도 있었지만, 예전과 달리 미소나 손짓은 없었다, 마치 나에 대한 못마땅함이 마치 신비한 지식처럼 내려전해진듯 했다. 거기엔 유모가 지었던 그 표정의 그림자만 남아있었다.

그래서 한쪽에는 나를 피하며 양갈래로 머리를 땋고 깡총 뛰는 도슨 가족이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바렛트 가족이 있었다. 그들은 8남매의 자녀를 둔 가족이었지만, 도슨 가족과 마찬가지로 나는 그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바렛가족과의 만남은 마차를 타는 모습을 보거나 공터 멀리서 그들을 보는 것으로 제한적이었다. 그러다 여덟 번째 생일을 앞둔 어느 날, 나는 정원에서 산책하며 높은 정원 담벼락의 으스러진 붉은 벽돌을 따라 막대기를 끌고 있었다. 가끔 멈춰서 막대기로 돌을 뒤집고 그 아래에서 기어 다니는 나무이끼, 노래기, 긴 몸을 뻗은 듯 꿈틀거리는 벌레들을 살피다가 바로 그때 우리 집과 바렛트 집 사이의 통로로 이어지는 물을 발견했다.

무거운 문은 오랫동안 열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녹슨 거대한 금속 덩어리로 자물쇠로 잠겨 있었고, 나는 손바닥에 자물쇠를 올려놓고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다급하고 소년의 목소리가 속삭이듯 들려왔다.

“말 좀 해봐봐, 그들이 니네 아빠에 대해서 말하는게 진짜야?”

그 소리는 문 반대편으로부터 들려왔고, 그것을 알아차리기까진 잠시 시간이 걸렸었다, 그 동안에 난 충격을 받아 거의 경직되어있었다. 그 다음 난 문구멍을 통해 나를 보고 있는 눈이 깜빡이지 않는 것을 보고 펄쩍 뛰며 놀랐는데 그리곤 다시 질문이 들려왔다.

“빨리 말해줘, 다른 그들이 곧 날 다시 불러들일거야. 진짜로 그들 말처럼 니네 아빠가 그런다는게 사실이야?”

침착하게 난 내 몸을 수그려 열쇠구멍에 눈높이를 맞췄다. “넌 누구야?” 내가 물어봤다.

“니네 집 옆집 사는 톰이야.”

톰이 내 나이 또래의 그들 가족 막내란건 나도 알고 있었다, 그의 이름을 부르는 걸 들어봤기 떄문이었다.

“넌 누군데?” 그가 다시금 말했다. “그러니까 니 이름이 뭐야?”

“헤이덤이야.”이라고 난 대답했다. 난 톰이 내 새로운 친구일지 궁금했었다. 적어도 그의 눈빛은 친근해보였기 때문이었다.

“그거 좀 이상한 이름이네.”

“아랍식 이름이야. 뜻은 '어린 독수리'래.”

“그래, 그럼 좀 이해가 된다.”

“이해가 된다니, 무슨 소리야?”

“아, 나도 모르겠는데 그냥 그리 느껴져서 말야. 거기 너 혼자있는거야?”

“누나도 있어.” 난 항변했다. “그리고 우리 엄마 아빠도 있고.”

“꽤나 작은 가족이네”

난 고개를 끄덕였다.

“있잖아.” 톰이 강하게 물어왔다. “사실이야, 아니야? 그들 말처럼 니네 아빠 진짜로 그래? 거짓말 할 생각도 마. 니 눈 보면 알 수 있다구. 너가 거짓말하면 바로 알아채니까.”

“난 거짓말 안해. 난 그들이 뭐라하는지 심지어 그들이 누군지도 몰라”

동시에 난 어딘가에 '정상'을 구성하는 개념이 존재한다면 우리 켄웨이 가족은 거기에 포함되지 않는 이상하고도 불유쾌한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이 눈의 주인은 내 말투에서 무언가를 들었는지, 톰은 서둘러 덧붙여 말했다. “미안해, 내가 부적절한 말을 했다면 정말 미안해, 그냥 궁금했었어. 소문이 있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흥미진진해질 것 같잖아.”

“무슨 소문인데?”

“말도 안되는거라 생각할걸.”

용기를 내어 구멍 가까이 다가가서 눈을 마주보며 물었다."무슨 뜻이야? 그리고 사람들이 아빠에 대해 뭐라고 하는데?”

톰은 눈을 깜빡하며 말했다. “그들이 그러는데 니네 아빠가 예전에-”

갑자기 톰의 뒤에서 소음이 들렸고, 난 분노에 찬 남자의 목소리가 그의 이름을 부르는 걸 들었다. “토마스!”

그 고함으로 톰은 뒤로 물러섰다. “아, 귀찮아.” 톰은 재빨리 속삭였다. “부르고 있으니, 가야겠어. 나중에 보자, 볼 수 있지?”

그리고 톰은 사라졌고 난 무슨 뜻인지 궁금해졌다. 무슨 소문? 사람들이 우리 가족에 대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동시에 저는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오가 가까워졌고 무기 훈련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1735년 12월 7일


1


과거와 미래 사이의 망각에 갇혀 있는 것처럼 투명인간이 된 기분이 든다. 내 주변에는 어른들이 긴장한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이 찡그리고 여자들은 눈물을 흘렸다. 물론 벽난로에 불은 계속 켜져 있었지만, 우리 가족과 소수의 사람들이 함께 불에 타버린 저택에서 구한 몇 가지 물건을 제외하면 집은 텅 비어 있었고, 한없이 차갑게 느껴졌다. 밖에서는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실내에서는 뼛속까지 서늘해지는 슬픔이 느껴졌다.

난 일기를 쓰는 것 외에는 할 일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정리하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할 말이 많았고 당연히 다른 중요한 일도 있었다. 오늘은 장례식이었고 에디스였다.

“헤이덤 주인님, 괜찮으시겠어요?” 베티가 걱정으로 이마에 주름이 잡히고 피곤한 눈빛으로 물어왔다. 내가 기억하는대로라면 베티는 에디스를 보좌하며 도와줬었기에 베티도 나와 마찬가지로 슬퍼했었다.

"응." 나는 언제나처럼 정장을 입고 오늘은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말했다. 에디스는 그가 살면서 혼자였었기 때문에 살아남은 켄웨이와 직원들이 계단 아래에 모여 햄과 에일, 케이크를 먹으며 장례식을 치렀다. 만찬이 끝나자 이미 상당히 취해 있던 장의업체 직원들이 에디스의 시신을 영구차에 싣고 예배당으로 향했다. 그 뒤에 따라 우리는 애도용 마차에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두 대만 필요했다. 장례식이 끝나 후 난 내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위해 방으로 돌아갔다...


2


내가 톰 바렛의 눈에 대고 이야기한지 며칠이 지난 후에도 그가 했던 말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 아른거리고 있었 다. 그래서 어느 날 아침 응접실에 제니와 나만 있게 되자, 그것에 대해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제니. 나는 거의 여덟 살이었고 누나는 스물 한 살이었으고, 우리에게 공통점이라곤 나와 석탄 배달부 사이의 수준만큼 적었다. 최소한 그 배달부와 나는 웃는 걸 좋아하지만 누나가 미소짓거나 웃는 것은 거의 본 적이 없어서 어쩌면 그보다 더 적을 수도 있겠다.

누나는 윤기나는 검은 머리칼과 검은 눈동자를 가졌고... 음, 그녀의 숭배자들은 "생각에 잠긴" 눈이라고 표현했지만 나는 “졸린”눈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쨌든 그들 중 한 명은 너무 멀리 가버린 나머지 그녀가 "스모키한 눈빛을 가졌다 했다. 제니의 외모는 많은 사람들의 대화 주제였다. 나는 그녀가 굉장한 미인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하지만 내게는 그렇지 않았다. 누난 그저 제니였다. 내가 놀아달라 할 때마다 너무 자주 거절한 나머지 이젠 물어보길 포기하고 머릿속으로 그런 누나를 떠올릴 때마다 높은 등받이 의자에 앉아 바느질과 자수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이 생각나게 하는 제니. 그리고 찌푸린 얼굴. 그녀의 숭배자들이 말하던 스모키한 눈빛? 나는 그걸 찌푸린 표정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같은 항구 주위를 맴돌며 서로를 스쳐가지만 접촉은 하지 않는 배들처럼, 서로의 삶에 있어서 손님보다 조금 나은 정도의 존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같은 아버지를 두고 있었다. 그리고 나보다 열 살도 넘게 많은 제니는 아버지에 대해 나보다 더 많이 알았다. 몇 년 동안 그녀에게서 내가 너무 멍청하거나 너무 어리다는 -너무 멍청한데 다 어리기까지 하다는, 그리고 한번은 키가 너무 작기까지 하다는 말을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어보려 하곤 했다.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녀를 성가시게 하려고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톰과 대화한지 며칠이 지난 후 이 특별한 경우에는, 톰이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순수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누나에게 물어봤다.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뭐라 말하는거야?"

그녀는 과장되게 한숨을 쉬고 바느질에서 눈을 들었다.

"무슨 말이야, 꼬맹아?" 누나가 물어왔다.

"그냥 그것뿐이야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뭐라고 하는데?"

"소문에 대해 말해달라는 거니?"

“알려줄 수 있다면 알려줘.”

“네가 뜬소문에 무슨 신경을 써? 그러기에 넌 너무-"

"신경 쓰인단 말야." 너무 어리거나, 멍청하거나, 작다는 말이 나오기 전에 내가 끼어들었다.

"네가? 왜?"

"누가 나한테 뭘 말해 줬거든. 그게 다야."

그녀는 하던 것을 한쪽 다리 옆에 놓인 의자 등받이에 걸쳐두고, 입술을 오므렸다. "누가? 누가 무슨 말을 했는데?"

"정원에 있는 문에서 만난 남자애가 그랬어. 걔 말로는 우리 가족이 이상하고, 아빠가..."

“아버지가 뭐?”

"그건 못 들었어."

누나는 웃으며 바느질감을 집었다. "그게 널 고민하게 만들었구나, 그렇지?"

"근데, 누나라면 안 그러겠어?"

"난 이미 알아야 할 건 다 알아." 그녀가 도도하게 말했다. "그리고 말해두겠는데, 옆집에서 우리에 대해 뭐라고 떠드는지 따위는 안중에 없어."

"그럼 나한테 말해 줘.” 내가 말했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셨어?"

제니는 가끔 웃곤 했다. 자기가 우위에 있을 때, 누군가에게 작은 권력을 행사할 때 특히 그 누군가가 나일 때 웃었다.

"너도 알게 될 거야." 그녀가 말했다.

"언제?"

“때가 되면 말야. 결국 넌 아버지의 남자 후계자니까."

긴 침묵이 있었다. '남자 후계자'라는 게 무슨 말이야?" 내가 물었다. “그게 누나랑 뭐가 달라?"

누나는 한숨지었다. “뭐, 지금은 별로 큰 차이는 아닌데, 너는 무기 훈련을 받겠지만 나는 안 된다는 거지."

"누나는 안 받아?" 하지만 돌이켜 보면 나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왜 나는 검술을 배우고 그녀는 바느질을 배워야 하는지를 궁금해 했던 것 같다.

"그래, 헤이담. 나는 무기 훈련을 안 받아. 무기 훈련을 받는 아이는 없어, 헤이담. 블룸스버리 어디에도, 어쩌면 런던 전체에도 없을 거야. 너 말곤 아무도 말야. 얘기 못 들었어?"

"무슨 얘기?"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얘기."

"들었어. 하지만..."

"그래, 한 번도 왜인지-왜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궁금해 한 적 없니?"

아마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 쭉 은밀하게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에게 무엇이 갖추어져 있는지 곧 알게 될 거야." 그녀가 말했다. "우리 인생은 계획되어 있었으니까, 그건 걱정 하지 않아도 돼.”

“그럼 누나는 뭘 갖추고 있는건데?”

그녀가 조소하듯 코웃음을 쳤다. "나에게 무엇이 갖추어져 있냐고? 질문이 잘못됐어. 누가 갖출수 있냐? 이게 더 정확하지.” 그녀의 목소리에는 한참 후에나 내가 이해할 수 있게 된 무언가가 담겨 있었고, 더 물어보다가 따끔한 바늘 맛을 보는 것보단 그녀를 바라보기만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결국 읽던 책을 내려놓고 응접실을 나오면서, 내가 아버지나 우리 가족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지만 제니에 대해서는 뭔가를 알게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왜 그녀가 웃지 않는지, 왜 항상 나에게 그토록 적대적이었는지 말이다.

그건 그녀가 미래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누나는 단지 내가 남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나에게 더 유리한 미래 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누나가 만일 그렇게 불평해대지만 않았더라면 미안함을 느낄 수도 있었다. 아마 그랬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알게 된 사실로 인해 다음날 이루어질 무기 훈련은 내게 더한 전율로 다가왔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만 이 훈련을 받는다는 것이니 말이다. 갑자기 그것은 금단의 과실을 맛보는 것처럼 느껴졌고, 아버지가 내 스승이라는 사실은 그 과일을 더 군침돌게 만들었다. 만약 제니의 말이 맞다면, 그리고 성직자나 대장장이, 도축업자나 목수가 되도록 가르침을 받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부응해야 할 소명이 있는 거라면, 잘 된 거였다. 그건 나에게 잘 어울렸다. 세상에서 아버지만큼 내가 동경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버지가 그의 지식을 나에게 넘겨준다는 그 생각은 즉시 안심이 되는 동시에 황홀한 것이었다.

물론, 거기엔 칼도 포함되어 있었다. 소년이 그보다 더 원하는 게 무엇이 있겠는가? 돌이켜 생각하면, 나는 그 날 부터 더 적극적이고 열성적인 학생이 되었다. 아버지의 일기에 따르면 정오 때든 저녁 식사 후에든, 우리는 게임실 이었지만 우리가 훈련실이라고 부르던 곳에서 매일같이 만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내 검술은 실력이 붙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이 습격당한 날 이후로는 훈련을 하지 않았다. 칼을 들 마음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칼을 들 때면 어둡고 떡갈나무 벽으로 만들어진, 움직일 공간을 만들기 위해 책장과 당구대를 옆으로 밀어 두었던 그 방을 마음에 그릴 것임을 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날카롭지만 따뜻하고 밝은 눈으로, 언제나 웃으며 나를 격려하는 아버지가 있다. 막기, 피하 기, 발놀림, 균형, 경계심, 예측. 그가 주문처럼 반복하던 그 말들. 가끔 아버지는 수업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크게 명령하거나, 내가 잘 했을 땐 고개를 끄덕이고, 잘못했을 때는 고개를 젓기도 했고, 때로는 멈춰서 얼굴로 내려온 머리카락을 넘기거나 내 팔다리의 자세를 고쳐주기 위해 뒤에 서기도 했다.

내게는 이런 것들이 무기 훈련의 광경이자 소리였다. 책장, 당구대, 아버지의 주문과.....

나무가 부딪히는 소리.

그래, 나무 말이다.

애석하게도 우리는 나무로 만든 훈련용 검을 사용했다. 내가 불평할 때마다 아버지는 진짜 검은 나중에 잡게 될 거라고 했다.


3


내 생일날 아침 에디스는 각별히 상냥했고, 어머니는 아침식사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머스터드 소스를 뿌린 정어리와 정원 나무에서 딴 체리 잼을 얹은 신선한 빵을 차리도록 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제니가 내게 보내는 조소하는 눈빛을 알아차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응접실에서의 대화 이후 그녀가 내게 미치던 힘은, 그게 무엇이었든 간에 원래 그러했다는 듯 약해졌다. 그 대화를 하기 전이었다면 나는 그녀의 수수께끼를 마음에 담아두었을 것이고, 어쩌면 내가 바보같다고 생각하거나 생일날 아침식사에서 그녀의 시선을 의식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날은 그러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그 특별한 여덟 번째 생일에 나는 내가 소년에서 어른으로 바뀌기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제니의 삐죽거리는 입술이나, 남모르게 내는 코웃음 소리에 신경쓰지 않았다. 내 눈은 나에게만 향해 있는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그들의 표정에서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알아보게 된 두 사람간의 작은 신호를 볼 수 있었고, 생일의 기쁨을 누리게 해줄 무언가가 더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건 사실이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아버지는 오늘 밤 우리가 체스터필드 가에 있는, 스페인에서 수입한 코코아 덩어리로 핫 초콜릿을 만드는 화이트의 초콜릿 상점에 갈 거라고 했다.

그 날 저녁, 에디스와 베티가 옆에서 부산을 떨며 가장 맵시 좋은 옷을 입혀주었다. 그리고 우리 넷은 연석 바깥에 서 있던 마차에 올라탔고, 나는 이웃집의 창문을 몰래 올려다보며 도슨 씨네 여자애들이나 톰, 아니면 그의 형제들의 얼굴이 창문에 나타나지 않는지 살폈다. 그들이 지금 나를 볼 수 있길 바랐다. 우리 가족 모두를 보고 "저기 켄웨이 가족이 저녁 외출을 하네, 다른 평범한 가족들처럼 말이야." 라고 생각하길 바랬다.


4


체스터필드 가 주변 구역은 붐볐다. 우리는 곧바로 화이트 상점 바깥에 마차를 대었고, 마차 문이 열리자 붐비는 가도를 빠르게 가로질러 안으로 들어가도록 안내받았다.

마차와 초콜릿 상점 사이의 그 짧은 거리를 걸으면서도 나는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런던의 일부를 볼 수 있었다. 쓰러져 있는 개의 시체, 울타리 앞에 방치된 토사물, 꽃 파는 사람, 거지들, 주정뱅이들, 진흙을 튀기고 있는 부랑아들이 들끓는 거리를.

그리고 우리는 왁자지껄한 피아노 소리와 높은 목소리만큼이나 진한 담배와 에일, 향수와 초콜릿 냄새가 반겨주는 상점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들과 여자들이 큰 잔에 에일을 마시고 있었다. 핫 초콜릿과 케이크도 보였다. 모든 사람들이 굉장히 신나있는 것 같았다.

나는 잠시 멈춰선 아버지를 올려다보았고, 그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서서 나가지 않을까 잠시 걱정했는데, 그때 지팡이를 높이 치켜들고 있는 한 신사가 눈에 띄었다. 건너편에서도 눈에 띄는,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와 반짝이는 눈빛을 한 그는 아버지보다 어려 보였고 우리를 향해 지팡이를 흔들고 있었다. 반가운 인사와 함께 아버지는 그를 알아보았고 테이블 사이를 비집으며, 테이블에서 떨어지는 케이크 조각이나 동전을 기대하면서 흥청거리는 사람들의 발치를 긁고 있는 개들과 심지어 아이들 한 두명의 위를 타넘기까지 하면서 우리를 건너편으

로 데려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지팡이를 든 신사에게 다다랐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 나비매듭을 묶었을 뿐인 아버지와 달리, 그는 하얀 파우더를 뿌리고 뒷머리에 검은 비단 장식을 단 가발을 쓰고 진한 붉은색 프록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아버지를 맞이하고는 나에게 주의를 돌리더니 과장스럽게 절을 했다. "좋은 저녁입니다, 헤이담 도련님. 먼저 생일을 축하드리는 게 순서일 테지요. 부디 나이를 다시 한 번 알려주시겠습니까? 몸가짐으로 보건대 아주 어른스러운 분이시군요. 열한 살? 아니면 열두 살인가요?"

그렇게 말하며 그는 빛나는 미소와 함께 내 어깨 너머로 시선을 던졌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고맙다는 듯 웃었다.

"전 여덟 살입니다." 우쭐해진 채 내가 말했고, 아버지는 소개를 마쳤다. 그 신사는 아버지의 상급 재산관리인 중 한 명인 레지널드 버치였는데, 그는 나를 알게 되어 기쁘다고 말하고는 어머니에게 깊이 절하며 손등에 키스했다.

다음으로 그는 제니에게 주의를 돌렸고, 그녀의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이며 손등에 입술을 눌렀다. 그가 하는 행동이 구애라는 것 정도는 알았기 때문에 나는 아버지가 끼어들길 바라며 빠르게 아버지를 바라봤다.

하지만 내가 본 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감격한 듯한 표정이었다. 반면 제니는 초콜릿 상점의 개인실로 안내 받아, 직원들이 곁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버치와 나란히 앉아있게 된 내내 돌처럼 굳은 얼굴을 했다.

테이블로 날라져 오는 엄청난 양의 핫 초콜릿과 케이크를 먹으며 밤새도록 머무를 수도 있었다. 아버지와 버치는 둘 다 에일을 즐기는 것 같았다. 결국 어머니가 나서서 내가 배탈이 나거나 두 사람이 만취하기 전에 이만 돌아가자고 했고, 우리는 그 새 더 붐비고 있는 밤거리로 나왔다.

잠시 동안 나는 거리의 소음과 악취에 갈피를 잡지 못했다. 제니는 코를 찡그렸고, 어머니의 얼굴에 걱정이 스치는 것이 보였다. 본능적으로, 아버지는 떠들썩한 소리를 막으려는 것처럼 우리에게 더 바짝 다가왔다.

더러운 손 하나가 내 얼굴 앞에 불쑥 내밀어졌고, 거지 한 명이 흙투성이인 얼굴이나 머리카락과는 대조되는 흰 눈 을 크게 뜬 채 말없이 적선을 청하고 있었다. 꽃 파는 사람이 빠르게 아버지를 지나쳐 제니에게 다가가려다가 버치 가 지팡이로 길을 막자 화난 목소리로 "어이."라고 했다. 마치 내가 사람들에게 떠밀리는 기분이었고 두 부랑아들이 손을 내민 채 우리에게 다가오려 하는 게 보였다.

그때 갑자기 사람들 틈에서 해지고 더러운 옷차림을 한 남자가 이를 드러내고 튀어나와 어머니의 목걸이를 낚아 채려 하자, 어머니는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아버지의 지팡이에서 나는 철컥이는 소리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돌아서면서, 지팡이 안에서 칼날이 드러났다. 눈 깜짝할 사이에 아버지는 어머니와의 거리를 좁혔고, 그 도둑이 무장하지 않은 것을 본 탓인지 칼을 뽑기 전에 마음을 바꿔 탁 소리와 함께 지팡이에 되돌리면서, 동시에 그것을 휘둘러 그 악당의 손을 쳐냈다.

도둑은 고통과 놀람으로 비명을 지르며 곧장 버치 쪽으로 뒷걸음질 쳤고 버치는 길거리에 그를 내던진 뒤 가슴에 무릎을 대고 올라타 목에 단검을 들이댔다. 나는 숨이 막혔다.

아버지의 어깨 너머로 어머니의 커진 눈이 보였다.

"레지널드!" 아버지가 외쳤다. "멈추게!"

"이 자는 당신을 강도질하려 했습니다, 에드워드." 버치가 돌아보지 않은 채 말했다. 도둑이 훌쩍거렸다. 버치의 손에는 힘줄이 튀어나와 있었고 단검의 손잡이를 잡은 손마디가 하앴다.

"아니, 레지널드. 그러지 말게." 아버지가 침착하게 말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조용히 흐느끼고 있었고,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에게 팔을 두르고 있었다. 제니는 그 옆에, 나는 다른 쪽 옆에 서 있었다. 우리 주변 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아까 우리를 귀찮게 했던 부랑자들과 거지들은 이제 무례가 되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었다. 무례하지 않은 정도의, 겁에 질린 만큼의 거리를 말이다.

"진심이네, 레지널드." 아버지가 말했다. "칼을 거두고 그를 보내주게."

"이렇게 날 바보로 만들지 마세요, 에드워드." 버치가 말했다. “제발,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이잖습니까. 우리 둘 다 이 자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목숨까진 아니라면 손가락 한두 개 정도는 말입니다."

난 숨이 턱 막혔다.

"안 돼!" 아버지가 명령했다. “피를 흘리는 일은 없을 걸세, 레지널드. 지금 당장 내 말에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 둘 사이의 모든 관계는 끝나는 거야." 우리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침묵이 내려앉은 것 같았다. 그 도둑이 끊임없이 “제발요, 나리, 제발, 나리, 제발..." 하며 지껄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팔은 옆으로 고정되어 있었고, 다리는 갇히듯 누워 있는 자갈 바닥을 무용하게 차고 긁어댔다.

마침내 버치는 결정을 내린 것 같았고, 목에 작은 칼자국만을 남긴 채 단검을 거두었다. 그가 일어나며 도둑에게 발길질을 했고 도둑은 허둥지둥 일어나 목숨을 건진 것에 감사하며 체스터필드 거리로 사라졌다.

정신을 차린 우리 마부가 문 옆에 서서, 안전을 위해 어서 마차에 타라고 재촉했다.

아버지와 버치는 서로 눈을 마주보며 서 있었다. 어머니가 서둘러 나를 데려갈 때, 나는 버치의 맹렬한 눈을 볼 수있었다. 아버지도 같은 눈으로 그를 마주하고, 악수를 청하며 손을 내밀었다. “고맙네, 레지널드, 빠른 판단을 내려준 것에 우리 모두를 대신해 감사하겠네."

등에서 나를 마차에 밀어넣으려는 어머니의 손이 느껴졌고, 고개를 내밀어 보니 아버지는 화해를 청하려는 듯 손 을 뻗고 있었고 버치는 그런 손을 거절하려는 것처럼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마차에 올라타자마자 버치는 아버지의 손을 잡았고, 그의 이글거리는 눈빛은 마치 이제 막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것처럼, 약간은 당황스럽고 수줍은 듯한 미소로 바뀌었다. 두 사람은 악수를 했고 아버지는 버치에게 내가 익히 아는 짧은 끄덕임을 보냈다. 그건 모든 일이 정리되었다는 뜻이었다. 이제 더 이상 그 일은 언급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였다.


5


마침내 우리는 퀸 앤 광장의 집으로 돌아와 문에 빗장을 걸고 연기와 퇴비, 말의 냄새가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나는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저녁 시간이 얼마나 즐거웠는지에 대해 얘기하며 아낌없이 감사를 표했다. 또한 거리에서 의 그 소동이 결코 내 저녁을 망치지 않았다고 두 분을 안심시켰는데, 사실 속으로는 그 일이야말로 가장 흥미로운 것이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녁 시간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내가 계단을 올라가려고 하자 아버지가 손짓으로 나를 불러 자신을 따라오게 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나를 게임실으로 데려가 기름 램프를 켰다.

"저녁은 즐거웠구나, 헤이담." 그가 말했다.

"아주 즐거웠어요. 아버지" 내가 말했다.

"버치에 대한 인상은 어땠느냐?"

"그 분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아버지가 웃었다. "레지널드는 외모 뿐 아니라 예의와 예절, 명령을 아주 중시하는 사람이지. 그는 필요할 때만 예의와 의례를 내세우는 사람들과는 다르단다. 명예를 아는 사람이야."

“네.” 내가 답했지만, 내 의심스러움이 그대로 목소리에 묻어났는지 아버지는 나를 예리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아." 그가 말했다. "나중에 일어난 그 일을 생각하는 게냐?"

“네, 아버지.”

"그래, 그건 어땠니?"

아버지는 나를 책장 중 하나로 오도록 손짓했다. 그는 내 얼굴을 살펴보기 위해 내가 불빛 가까이, 그의 눈앞으로 가까이 다가오길 원하는 것 같았다. 램프 불빛이 아버지의 얼굴에 일렁였고 그의 어두운 머리카락이 빛났다. 아버지의 눈은 항상 상냥했지만 지금처럼 강렬해질 수도 있었다. 나는 불빛 아래에서 더 밝게 빛나는 것 같은 그의 흉터하나를 발견했다.

"음, 그건 아주 멋졌어요." 내가 답하며, 재빨리 덧붙여 말했다. “제가 가장 걱정한 건 어머니지만요. 그렇게 빠르게 어머니를 구하시다니, 그렇게 움직이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가 소리내어 웃었다. "사랑이 남자를 그렇게 만들지. 언젠가 너도 그렇게 될 게다. 그런데 버치는 어땠니? 그의 대처는? 어떻게 생각했느냐, 헤이담?"

“네?”

"버치는 그 악당에게 심한 벌을 내리려고 했어, 헤이담. 그럴 만했다고 생각했니?"

나는 대답하기 전에 고심했다. 아버지의 예리하고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보아, 내 대답은 중요한 것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그 순간에, 나는 그 도둑이 가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때는 어머니를 공격했던 자를 해치고 싶다는, 즉각적이고 짧은 원초적인 분노가 있었다. 하지만 부드러운 램프 불빛 아래에서 상냥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와 함께하는 지금은 다른 기분이 들었다.

"솔직하게 말하렴, 헤이담.” 내 생각을 읽었다는 듯 아버지가 재촉했다. “레지널드는 정의에 대해, 그가 정의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열렬한 의식을 가지고 있단다. 그건 어딘가... 성서적이지. 하지만 너는 어떻게 생각했니?"

"처음에는... 되갚아주고 싶은 충동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건 금방 지나갔고, 그 분이 관용을 베푸는 걸 봐서 기뻤어요." 내가 말했다.

아버지는 웃으며 끄덕였고, 뜻밖에도 책장으로 돌아섰다. 그가 손목을 살짝 움직여 어떤 스위치를 작동시키자 책 일부가 미끄러져 열리며 비밀 공간이 드러났다. 아버지가 거기에서 무언가를 꺼내자 내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가 내게 내밀며 열어보게 한 것은 어떤 상자였다.

"생일 선물이다, 헤이담." 그가 말했다.

나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상자를 내려놓았다. 그 안에 나무로 만든 장난감이 아닌, 화려한 손잡이가 달린 반짝이는 강철 검이 들어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상자를 열어 가죽 벨트가 드러나자 그것을 빠르게 잡아 뺐다. 상자에서 칼을 꺼내 양손으로 잡아 보았다. 그것이 단검이라는 것에 언뜻 실망했지만, 그것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내 단검이라는걸 곧바로 알 수 있었다. 그것을 내게서 떼놓지 않으려 결심하고 가죽 벨트로 손을 뻗는데, 아버지가 나를 만류했다.

"안 돼, 헤이담." 그가 말했다. "그건 여기 두거라. 그리고 내 허락 없이 옮기거나, 사용해서도 안 돼. 알겠니?" 아 버지는 벌써 내게서 칼을 가져가 다시 상자에 넣었고, 그 위에 벨트를 올려둔 뒤 상자를 닫았다.

"곧 이 칼로 훈련을 시작하게 될 게다." 그가 말을 이었다. "배워야 할 것이 아주 많단다, 헤이담. 손에 드는 무기뿐 아니라 마음의 강함도 배워야 한단다."

"네, 아버지." 혼란스럽고 실망한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며 내가 말했다. 아버지가 돌아서서 비밀 공간에 상자를 되돌려놓는 것을 보았는데, 어떤 책이 비밀 공간을 드러나게 하는지 보지 못하게 하려는 시도였다면 실패였다. 그건 킹제임스 성경이었다.




1735년 12월 8일


1


오늘은 땅에 묻힌 두 군인의 장례식이 있었다. 내가 알기로, 이름은 알 수 없지만 둘 중 대장인 자의 장례식에는 아버지의 시종인 딕위드가 참석했지만 또 다른 한 명의 장례식에는 고용인을 포함해 우리 가족들 중 아무도 가지 않 았다.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그 때는 이미 우리 주위의 상실감과 비통함이 너무 컸기에 더 이상 감당할 여유가 없었다.


2


여덟 번째 생일 이후 버치는 정기적으로 우리 집을 방문했는데, 그는 제니의 산책을 에스코트하거나, 그녀를 마차에 태워 번화가 데려가거나, 응접실에 앉아 차와 셰리주를 마시며 군대 생활에서 겪은 이야기들로 숙녀 분들을 즐겁게 해 주었고 그러지 않을 때에는 아버지와 만남을 가졌다. 그가 제니와 결혼하고 싶어 한다는 것과 아버지가 그 결혼을 허락했다는 것은 분명했지만 버치는 결혼식을 미루자고 했다. 제니에게 마땅히 어울리는 남편이 되기 위해 가능한 한 부유해지길 원하고, 제니가 지금껏 익숙해져 있는 수준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우스와크에 저택을 물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연히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 생각에 감격해했다. 제니는 그렇지 않았다. 가끔씩 충혈된 눈을 한 그녀가 보였고, 그녀에게는 성난 짜증을 부리거나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눈물을 참으며 방에서 뛰쳐나가는 습관이 생겼다. 아버지는 몇 번이나 "저 애도 생각이 바뀔 거야."라고 말했었고, 한 번은 나를 힐끗 쳐다보더니 눈을 굴리기도 했다.

그녀가 자신의 미래의 무게에 짓눌려 시들어 갈 때, 나는 내 미래에 대한 기대로 자라났다. 아버지에 대한 내 사랑은 끊임없이 그 순수한 크기로 나를 사로잡으려 했다. 나는 단순히 아버지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를 숭배했다. 가끔, 그건 마치 우리를 제외한 세계 전부에게 비밀로 되어 있는 지식을 우리 둘만이 공유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예를 들어 아버지는 종종 내게 가정교사들이 무엇을 가르쳤는지 물었고 내 대답을 경청한 후 "왜?"라고 묻곤 했다. 내게 무언가를 물을 때마다, 그것이 종교든 윤리든 도덕이든, 내가 단순히 기계적으로 답하거나 앵무새처럼 대답을 반복 하는 경우 아버지는 그걸 알아차렸다. 그리고는 "네가 방금 말한 건 늙은 페일링의 생각이지." 라고 하거나, "수백년 전의 작가가 뭐라고 생각하는지는 알고 있단다. 하지만 여기에선 뭐라고 하느냐, 헤이담?" 하고 말하며 내 가슴에 손을 얹었다.

나는 이제 아버지가 무엇을 하던 것인지 이해한다. 페일링은 내게 사실과 절대적인 것들을 가르쳤다. 아버지는 내 가 그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길 바랐다. 페일링이 가르쳐 준 지식-그것의 기원은 어디인가? 깃펜을 들었던 것은 누 구이며, 왜 내가 그 자를 신뢰해야 하는가?

아버지는 "다르게 보기 위해서는, 먼저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바보 같고 우스운 말로 들릴 수도 있고, 나 역시 몇 년 안에 그 말을 되새기며 웃음을 참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때때로 세상을 아버지의 방법대로 보면, 마치 실제로 내 두뇌가 확장되는 것이 느껴질 것만 같았다. 아버지는 아무도 가진 적 없는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것 같았다. 진실이라는 바로 그 관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당연히 나는 페일링에게 질문을 했다. 어느 날 나는 성경 공부 시간에 그에게 이의를 제기했고, 아버지에게 일러바치겠다는 으름장과 함께 손등에 매를 한 대 맞았다. 나중에 아버지는 서재로 나를 데려가 문을 닫은 후, 씩 웃으며 자기 콧잔등을 톡톡 두드렸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헤이담, 네 생각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게 최선이지. 보이되, 눈에 띄지 않도록."

나는 그렇게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페일링의 방식이든 아버지의 방식이든 어떻게 세상을 보는가를 간파할 수 있는 것처럼,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려 애썼다.

물론 이 일기를 쓰는 지금은 내가 주제넘었다는 걸 안다. 여덟 살 때도, 아홉 살 때도 그랬던 것처럼 나는 내가 그때의 나보다 더 성숙했다고 생각했고, 그 때문에 열 살이 된 지금도 매력적인 사람은 못 되었다. 어쩌면 나는 견딜 수 없을 만큼 거만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이 집의 작은 가장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아홉 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는 내 생일 선물로 활과 화살을 선물했고, 정원에서 활쏘기를 연습하며 나는 도슨 가의 소녀들이나 바렛 가족의 아이들이 창문에서 나를 보고 있길 바랬다.

문가에서 톰과 이야기한 지 일 년이 넘게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그를 다시 만날 기대에 가끔씩 그곳을 어슬렁거렸다. 아버지는 자신의 과거를 제외한 모든 주제에 대해 기꺼이 이야기해 주었다. 그가 런던에 오기 전의 삶과 제니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결코 말하지 않았기에, 나는 여전히 톰이 아는 것이 무엇이든 내게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를 가 지고 있었다. 물론 그것과 별개로, 나는 친구를 원했다. 부모님이나 보모, 가정교사나 조언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이미 충분히 있었다. 그저 친구를 원했다. 그리고 그것이 톰이기를 바랐다.

이제는 결코 그렇게 되지 못할 것이다.

내일이 톰의 장례식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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