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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수

4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6.08 13: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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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결정반은 모두 뽑았지만 결정반 스펙인데 잘 안 뽑혀서 뭔가 알쏭달쏭했던 연주가 세 종 있었는데 43아벤, 49조첨, 56클뤼이다. 좋은 것 같기는 한데 막 안 좋아서 내가 좀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런가 하고 뒤로 미뤘는데 다른 것도 더 재밌고... 그래서 8, 9년 정도 지난 지금에 다시 듣게 되었다.


어제는 49조첨을 들었는데 역시 잘 안 뽑히는 연주이다. 일단 조첨이 좀 안 되고... 근데 조첨은 원래 나쁜 지휘자인데 가끔 미친 걸작을 뽑아내는 사람이라고 보는 게 맞으니까... 가수들 모두 조금씩 역과 안 맞는 사람들이 최대한 성심성의껏 노래를 부르는 모양새. 그 와중에서 호터는 진짜 별로... Hat man mit dem Schuhwerk nicht seine Not는 약올라서 미치고 팔짝 뛰겠다는 연기를 하던데 제 정신이신지? 계승의 아름다움을 송두리채 박살내는 짓이었다. 역시 돈 조반니때 엘비라 파트에서 괜히 무대로 뛰어들어가서 뻘쭘하게 서 계셨던 댕청갑... 유일하게 퍼펙트 캐스팅 수준이었던 경우는 프룁스틀의 포그너. 나올 때마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잘 부른다.

그래도 3막 후반에는 메트 수준처럼 합창단 즐겁게 잘 어우러져서 행복한 마무리로 잘 마감되었다.


오늘은 43아벤을 들었다. 역시 좋은 연주를 들으면 좋은 점이 요건 좋네 요건 별로네 그런 걸 따질 필요가 없다. 그냥 좋고 그 흐름에 몸을 맡기게 된다. 결정반이라고 해도 문제없을 쾌연이지만 굳이 따지자면 몇 가지의 단점이 있기는 하다. 내가 이미 결정반을 다 뽑아버려서 뺄 방이 없기 때문에 억지로 흠을 잡는가 하는 의혹이 있기는 하지만...

일단 아벤의 지휘가 약간 석연찮다. 아까 말했듯이 마냥 흐름에 몸을 맡기게 되는 연주이기야 하지만 막상 각잡고 들어보면 합이 딱딱 맞지 않고 좀 설렁설렁 가는 부분이 많다. 좀 바이로이트 오케 짬밥에 의존하는 느낌? 특히 3막에서 심한데 난 사실 나무보다 숲 타입이라서 기본적으로 이런 연주를 참 좋아하지만 다른 곡도 아니고 명가수라면 조금 흠이 잡히지 않을까... 대위법으로 차곡차곡 쌓는 맛이라든가 가수와 반주의 혼연일체라는 측면에서 감점이 되니까.

주트하우스의 발터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옛날의 나는 그냥 주트하우스 ㅅㅂ 하면서 걸렀던 기억인데, 기적의 탄호이저를 들은 뒤로 이제는 이 사람도 위대한 헬덴테너라고 확신하기에 예전만큼 싫지는 않다. 다만 퍼펙트 캐스팅이냐라고 한다면 그것도 약간 망설여지는게 치기어리기까지 한 젊음을 표현하는 발터라기에 주트하우스의 목소리는 너무 마초적이고, 감동의 결승곡에서 3절 마지막(ward kühn von mir gefreit...)에서는 역시 짱짱한 고음이 나지 않으므로 합창에 묻히는 것 같기도 해서 고양감이 떨어진다.

그리고 달베르그의 포그너는 많이 아쉽고 야경꾼은 성악가가 아닌 사람이 부르는 것 같은 기분까지... 이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단점.

하지만 나머지는 매우 좋다. 40년대라 저음 충분히 살아서 얄미울 땐 얄밉고 진지빨고 세레나데 부를 땐 노래 잘 뽑아주는 쿤츠의 베크메서. 쿤츠는 바그너 부르기엔 좀 아쉽지 않나 싶었는데 이 정도라면 충분히 만족스럽고... 셰판은 발랑 까진 에파 충분히 잘 살려줘서 정말 즐겁게 잘 들었다. 물론 쉐플러의 작스는 올타임 베스트임.


그제는 56클뤼를 들었다. 클뤼탕스는 바이로이트만 안 잡으면 좋은 지휘자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건 그래도 그 중 가장 나은 축이 아닌가 생각된다. 1막에서는 결정반 수준이라고 생각도 들었고... 갈수록 약간 타성으로 가는 기분도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조첨만큼 무심하지는 않으니까.

이 연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60크나의 존재 때문일 듯. 잘 가주는 클뤼탕스였지만 나 크나요 하면서 사방에 광고를 하는 크나에게서는 밀릴 뿐이고...

왜 뜬금없이 60크나를 끌고 오냐하면 발터, 베크메서, 다비드가 동일하니까 어쩔 수 없이 비교 대상이 되겠죠.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열연이지만 역시 60크나에서 더 감정적으로 잘 뽑아준 것 같고... 56클뤼를 다시 듣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브로우벤스틴의 예누파가 개오져서 우왘 뭐지 내가 그동안 무슨 착각을? 하면서 다시 듣게 되었는데 역시 평소의 브로우벤스틴처럼 좀 심심함... 게다가 60크나에서는 치트키 그륌머 쓰고 있네...

가장 중요한 작스는 역시 호터는 작스감은 좀 아니지 않나... Hat man mit dem Schuhwerk nicht seine Not는 물론 49조첨만큼 쑈를 하지는 않지만 역시 이 아리아의 진의를 담는 데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라인들의 약간 냉소적인 목소리가 더욱 정곡을 찌른다.


그래도 앞서 두 연주에 비해서는 캐스팅의 완성도가 가장 높으므로 셋 중에 하나를 듣는다면 아벤 들으려나?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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