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거 보이지? 적외선도 나옴ㅋㅋ

그러면서 생체액 농도가 0.9%니까 배독이 되려면 물에다가 소금을 타줘야 한다면서 물에 소금을 한 숟가락 퍼다 넣음

이때 확신했음. 내가 약팔이의 소굴에 들어와 있음을.

하지만 이미 늦었음. 그들은 내 두 다리를 벨트로 묶었음.

필터의 센서에서 다리가 떨어지면 기기의 작동이 멈춘다는 명목이었음

인체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공학의 실패에 개탄할 새도 없이 내 발은 소금에 절여지고 있었음

5분쯤 지나니까 필터(라고 주장)에서 까만 게 ㅈㄴ 나오기 시작했음.

나는 한약재를 연상케 하는 컬러에 한방 입욕제 같은 거라고 생각했음

발바닥으로 뻐끔뻐끔 중금속을 뱉고 있었는데

아까 말한 인터넷 관리자로 보이는 분이 들어옴.

웬 물을 두 박스 들고 오길래 봤더니

'마미수', '공진활성수'

라고 쓰여있었음.

이게 뭔고 하고 검색을 해보니

마미수는 미네랄이 많은 물이라고 하는 거 같았음

ㅅㅂㅋㅋㅋ 나는 21세기 대한민국의 기술력에 정신을 잃기 직전이었음.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고 공진활성수를 검색함

ㅋㅋㅋ

할머니들끼리 얘기하는거 들어보니까 이 물이 물분자가 작아서 부드럽고 어쩌고 하시더라ㅋㅋ

속으로 혼자 낄낄거리다가 문득

아까 내가 받아 마신 물이 생각났음.

빠르게 눈동자를 굴려보니까 따라줬던 물병에 공진활성수라 써있더라 ㅅㅂ

공진활성수인지 삼중수소수인지 모를 물을 받아마셨다는 생각에 속이 메스꺼웠음.

하지만 괜찮음. 나는 발바닥으로 중금속도 뱉어내는 사람이니까

인터넷 관리자가 우리 쪽으로 슥 오더니

필터에서 나온 정체 모를 까만 걸 보고

여자친구분은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남자친구분은 피로가 쌓여있다더라ㅋㅋ

족욕이 끝나서 필터부터 제거해주는데

필터 원통 안에 까만거 ㅈㄴ 몰려있음ㅋㅋ

이때 다리를 묶어서 필터에 붙여놓은 이유를 깨달음ㅋㅋ

까만게 필터에서 나오는지 다리에서 나오는지 모르게 하려고ㅋㅋ

마지막까지 레이저 드라이기로 발 말리셔야 한다고 함ㅋㅋ

집에서는 레이저를 맞을 일이 별로 없으니까

이럴 때 와서 맞으셔야 한대ㅋㅋㅋ

드라이기에서 빨간색 초록색 번쩍번쩍 나오는데

동심 자극돼서 조금 탐났다ㅋㅋ

근데 가격 보니까 25만원인가 35만원인가 그랬음ㅋㅋㅋ

여자친구 체험단 리뷰 써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중ㅋㅋ

체험단 리뷰 때문에 영수증 받아서 도망치듯 돌아 나오는데

뒤통수가 따가웠던 건 기분 탓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