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5일간의 일정은 확실히 빡셌다. 그렇지만 그럴 가치가 있었다.

1차 FGT에도 참여했었는데, 그때는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공개적으로 얼마나 발언해야 하는지 감이 안잡혔지만

지금은 운영 측에서 가이드라인도 내려줘서, 뭐 이 정도 까지는 적어도 되지 않겠나 싶어 분야별로 적어보도록 하겠음.

1차때는 못 봤던 띵진이형도 봐서 좋았다(카드는 안 주시더라)

1. 그래픽

음울하고 잔혹한 세계관을 실감나게 묘사해야 하는데, 그걸 실사 그래픽이 아니라 카툰 렌더링으로 만들고 있어서 난이도가 높다고 느꼈음.

마치 크레용으로 전쟁영화 포스터를 그리려는 것 같은 어려움이 곳곳에서 느껴짐

그런 고충들은 제쳐놓고 어쨌든 나온 결과물을 곱씹어보자면...

전반적으로 멀리서 보는 아트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컷신 등에서 카메라가 인물에 가까이 다가가면 어색함이 느껴졌다.

2. 사운드

효과음은 수준급이지만, BGM은 개인 취향 문제로 많이 아쉬움. 아직 향상시킬 부분이 많아보임.

스토리의 큰 줄기가 카잔의 일대기니까 분위기에 맞출 수 밖에 없기는 하나,

내 취향으로는 조금 더 일렉기타와 드럼이 박진감 넘치게 몰아붙이는 던파풍 음악이 많아져도 좋지 않을까 싶다.

3. 최적화

아직 갈 길이 멀다. 초반부는 제법 잘 깎아놨는데, 후반부는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음. 아직 한창 작업중인 것으로 추정됨.

추가로 이 쪽 담당하시는 분의 말씀을 들어보니 의욕이 충만해보이셨음. 초반부 깎아놓은거 보면 큰 걱정 없이 기대해봐도 좋을듯.

4. 타격감과 조작감

공방을 주고받는 재미는 거의 세키로와 동급이었음. 조작감도 아주 깔끔함

다녀온 사람은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이 게임의 킬링 포인트라고 생각함.

처음 마주했을때는 판정이 이상하다거나 하는 곳도 단순히 내 조작 실력이 낮아서, 또는 타이밍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고

실제로는 타이밍을 익히고 나니 깔끔하게 플레이 가능했음.

5. 스토리

아직은 뼈대만 세워져 있고 세부적인 부분은 다듬어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봐서, 판단 불가능

플레이하면서 느낀건... 이대로는 출시할 수 없겠다는 생각만 들음.

6. 보스의 난이도

먼저 나는 FGT 기간동안 주어진 분량 자체는 전부 클리어했음

쉬운 보스도 있었고 어려운 보스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쉽지 않음. 그러나 이 악물면 못 깰 정도는 아닌, 충분히 도전적인 난이도였다.

대체로 초반부가 어렵고 후반부가 쉽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내 생각에는 초반부 보스가 어려운건 유저의 성장이 아직 더딜 때고 게임 내의 성장 요소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때 만나서 그렇다고 느껴졌음

마치 인왕의 2면보스 원령귀를 처음 조우했을 때와 같음.

원령귀는 분명 처음 만났을 때 기준으로 말도 안되는 난이도지만, 이 게임을 풀어나가려면 원령귀 정도는 잡을 수 있어야 하거든.

그런 존재가 초반에 등장한다고 해서 게임 난이도 커브를 발로 짰다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함. 필요해서 어렵게 만든거니까.

만족하냐? 하고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만족함. 후반부는 여러모로... 조금 더 다듬어야겠지만.

7. 필드

다른 게임들과 비교하여 필드 자체에 특별히 참신한 기믹이 있지는 않았고, 탐험의 재미도 덜 느껴져서 아쉬웠다

하지만 서사적으로, 이 게임에 탐험의 재미가 필요할까 하는 생각도 조금 듦. 그런 점에서는 탐험이 필요 없음.

몬스터의 배치나 길찾기가 다소 난해한 구간도 있기는 했지만 표준 소울라이크 게임으로써 이정도는 충분히 돌파해야할 수준이라고 생각함

보스와 마찬가지로 후반부는 조금 더 다듬을 요소가 많다고 느낌.

8. 독창성

시스템 측면에서 봤을 때는... 크게 논할 여지가 없다. 다들 어딘가 익숙함

인왕 1~2(중요), 와룡, 다크 소울 1~3, 세키로, 코드 베인 정도만 해봐도 아마 이 게임 시스템의 8할 이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

다만 원신이 야생의 숨결이 가진 시스템의 많은 부분을 차용해서 생긴 표절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 몰입감 있는 스토리 등을 유저들에게 내세워서

단순한 모바일판 짝퉁 야숨에서 끝나지 않고,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작품의 구축에 성공했듯이,

카잔도 굳이 무리해서 독창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서 넣기보다는 그러한 서사적 차원에서의 차별점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음.

9. 나오면 살거임?

카잔 FGT 간다고 하니 주변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참 많이 받았는데...

나는 어차피 RPG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존나 하기 때문에, 이런 질문이 의미가 없었음. 어차피 살거임

그래서 게임을 좀 덜 하는 사람에게는 어떨까? 라고 생각해봐도

게이머라는건 너무나도 다양한 층이 있어서, 이것도 뭐 사라 사지마라 말을 못하는건 어차피 같음

결국은 살만한가? 에 대한 질문은 유저 개인이 스스로 판단하는 수 밖에 없다고 봄

나중에 데모라던지, 실제 인게임 플레이가 공개되고 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으니깐.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소울라이크 게임(나는 이 게임을 인왕라이크라고 부르고 싶지만)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에게는 많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랑,

확실히 하드코어 액션 게임으로써의 재미는 충분히 있고, 던파 세계관에 관심있는 고난이도 액션을 추구하는 게이머이라면 구매했을 때 후회는 없을거라고 생각한다는 점 두개 뿐임

ps.

마지막으로 최근에 카잔이랑 유사하게, 카툰 렌더링으로 소울라이크에 도전하는 게임이 있어 하나 소개해봄.

최근에 플레이 영상 공개한 언엔딩 던이라는 중국산 게임인데,

소울라이크에 카툰 렌더링 아트 스타일을 접목하여 패링을 주축으로 전투를 풀어나가는 액션 게임이라는 점이

비주얼적으로 카잔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서 가져와봤음.

물론 주인공이 미소녀 씹덕캐릭이라는 크나큰 차이가 있지만... 그 부분은 감안하자.

FGT 안 해본 사람들에게 약간은 참고가 되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