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어디서부터 잘못 된 걸까

아침에 먹은 계란이 상했던 걸까

방범 때 마셨던 맥주가 상온에 오래 있었던 걸까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오갔지만

지금 생각 나는건 한가지..

"똥 싸고 싶다.."

방범근무가 끝나자 급격하게 아랫배에서 신호가 오게 됐다

며칠 만에 신호인가 오히려 변비로 전전긍긍하던 날이 많아

기뻐해야하지 않은가?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법

1소대장의 점호가 끝나자마자

말이 무섭게 급하게 빠져나온 뒤

화장실로 달려가는 조예령

새어 나오는 방귀를 온 전신의 힘을 괄약근에 집중하며

혹시 방귀라도 나오면 그대로 대참사가 일어날까

누가 보기에도 불편해 보이는 엉거주춤한 다리 걸음으로

길을 나서고 있다

그렇게 단 세 발자국을 걸었을 때

예령이의 늘씬한 뱃속에 부긇거리는 깨스를 잠재울 기미가 보이지 않자

생각은 점점 극단적이게 바뀌게 됐다

"이 쓰레기통 좋아보이는걸.."

"저기 기대마 뒷편은 사람한테 보이지 않겠지.."

허나 그녀는 산전수전 다 겪은 1소대 수경. 고작 이런 생리현상으로

누군가 보기라도 하면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올린 명성은 모두

응가쟁이 폐급 물수경이라는 별명으로 바뀔것이다

"큿.."


마지막 전력을 다해 그렇게 한걸음.. 두걸음..


세번째 걸음을 걸으려할 때 예령이는 모든걸 포기하고 눈을 감았다


숨막히는 공기가 상황을 대변하는 듯, 예령이는 그 자리에 서서

"이제 아무래도 좋아.."라는 단말마를 속삭였다

이윽고 댐을 가뒀던 둑이 무너지며 그녀의 항문이 부풀어 올랐다

(푸쉬이익..부우우우욱!..부푸구구구구국..!)

(푸드드드덕! 꾸우우우우욱..)

가녀린 다리에서는 형형색색의 검갈색 똥덩이들이 떨어지며

전부 빠졌다는 듯이 뿍! 하는 마지막 방귀소리가 새어나왔다

거사가 끝난 뒤 몸에 모든 힘이 풀려

쉬이이익.. 소리와 함께 환상적인 오줌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하얀 근무복은 금새 갈색과 샛노란 색으로 물들었다

한편으로 개운한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이는 아가씨였다

이를 이상하게 여기던 일이경들과 챙짱들은

얼굴을 알아보고는 다가갔지만

바닥에 떨어진 진갈색 똥 덩어리와 오줌 웅덩이

다가가니 코를 찌르는 구수한 향기를 느끼고는

그대로 가던 길로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