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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1: xvi 파편들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3.06 16: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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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xvi

파편들



세계를 파괴하기 위해 먼 길을 온 이들. 다른 세계에서, 어둠에 잠긴 성계에서, 저 멀리 떨어진 별들과 먼 성단으로부터 이른 존재들. 찰나의 영광을 위해, 인류제국의 곳곳에서 수없이 많은 파괴자들이 이르렀다.


그리고 그 너머. 다른 차원의 영역에서 이른 이들이 있다. 물질과는 다른 제국, 창조의 다른 층위, 현실의 또 다른 향취로부터 이른 존재들. 워프의 소용돌이치는 광기의 바다로부터, 지옥으로부터 이른 이들.






새로운 세상의 빛을 향해 깜빡이는 불길한 눈. 사나운 공포의 얼굴 위에 돋친 사악한 눈이다. 눈 주위에 엉긴 검은 털은 아직 녹아내리고 있는 성간의 얼음으로 얼룩진 채다. 여기까지 이르기 위해 너무도 먼 길을 왔다.






헬릭 갤로어는 시달(Sydal) 저택의 뒤쪽 산책로 일대에서 반역자 제국 정규군의 마지막 한 명을 처단했다. 한때 데스 가드 군단 제7 대중대 소속이었고, 지금은 말카도르의 나이트 에란트로 화한 갤로어의 충성은 흔들리지 않는다. 갤로어의 눈이 화단에 널린 시체들을 응시한다. 저 머저리들은 그를 기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모양이다. 만약 공정하게 싸울 요량이었다면 최소 서른 명은 데려왔어야 했을 텐데. 물론 공정한 싸움이란 개념은 꽤 오랫동안 잊혀진 개념이기는 하다. 갤로어는 피에 젖은 튜닉 위의 휘장을 알아본다. 메루딘 제18 돌격대(Merudin 18th Assault Cadre)… 최소한, 한때는 그랬을지도 모르지. 아마 메루드 출신이었으리라. 사이칵스(Cycax) 너머의 머나먼 곳. 여기까지 이르기 위해 먼 길을 왔으리라.


죽기 위해서.






정말 먼 길을 왔다. 마지막 구간은 느리고 진력이 나는 여정이었다. 황궁이 세워진 옛 문명이 압축된 무덤의 도시, 그리고 고대 지층을 통과해야 했다. 만약 올 페르손이 마음만 먹었다면 더 오래 머무르며 그 경이로운 광경과 놀라운 유적들을 보았을 텐데.


올 페르손은 그렇지 않았다. 시간은 그들의 편이 아니다. 그리고 이 압착된 도시의 지층은 올의 삶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 같은 기분이기도 하다. 존보다도, 그리고 황제 자신보다도 훨씬 길었던 그 삶을 말이다.


현존하는 그 어떤 이보다도 길었던 그 삶을.


올은 굳이 여기서 그 기억을 회상하고 싶지 않다. 그저 목적지에 이르고 싶을 뿐. 올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해본 적 없는 길고 기묘한 방랑길을 떠났고, 이제 그걸 끝내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들을 쫓는 무언가가 있다. 칼스에서 여정을 출발할 때부터 어둠 속에서 그들을 추적해 온 무언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그의 낡아가는 육신 깊숙이까지 그 느낌이 닥쳐온다.


그리고 그의 손에 쥐어진, 떨리고 있는 단검도 그걸 알고 있다.


이 여정을 떠날 때의 그는 농부였다. 하지만 농사로 수고로울 뿐 평화로웠던 그 삶은 그저 짧은 휴식일 뿐이었다. 아마 올 페르손이라는 역사책을 구성하는 수없이 많은 짧은 장들 중에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었으리라. 하지만 그의 경험이라는 광활한 군도 전체에서는, 그저 작은 섬에 불과했다. 그는 너무도 많은 존재였다. 군인, 학자, 남편, 겁쟁이, 평화주의자, 부모, 항해자, 지도자, 친구… 한때는 역사상 최초로 워마스터의 칭호를 쓴 존재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항해사였다. 선원이고, 항해사이며, 여행자이자, 방랑자였다. 항해의 삶이 가진 무한의 경이를 알았고, 모든 여정에서 가장 달콤한 부분은 마지막 순간임을 알았다. 그리고 드디어 육지가 눈에 든다. 해변의 방파제, 그리고 그리운 고향 지붕을 비추는, 저녁을 알리는 기울어진 빛.


이 여정의 끝은 아마 달콤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가치가 있었기를 바랄 뿐.


이 항해는 그의 마지막 항해가 될 것이다. 가장 낯설지만, 가장 위대한 항해였음이 분명하다고 그는 확신한다. 너무도 기이하고 위험한 항해이기에, 신화를 자아내는 존재들조차도 너무 공상에 가깝다 여기며 기록하지 않았으리라. 그는 별과 별 사이를 찢고 은하를 넘나들었다. 의식의 검(각주 1)을 휘둘러 이마테리움의 장막에 구멍을 뚫었고, 시간과 공간을 오갔다. 역사의 선형 씨줄과 물질계의 현실이 품은 든든한 논리를 거스르며, 위험에 휩싸인 순환의 길을 따라 여기까지 이르렀다.


그의 고향. 테라. 마지막 해안이자 가장 멀었던 해안. 익숙한 지붕 위로 비치는 저녁의 기울어진 빛. 그가 태어난 곳이자, 모든 것이 시작된 곳.


그리고, 어떤 식으로건 모든 것이 끝나게 될 곳.


일행과 동반하는 것은 사실 마지못한 선택이었지만. 그들을 남겨둔 채 떠나는 것은 그들의 죽음을 자초하는 꼴이기에 그들을 데리고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한 명이 쓰러졌다. 최후의 순간까지 과연 몇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래서 그는 자신이 홀로 여정을 떠나는 동안 안전히 남아 있을 기회를 제안했지만, 그들은 거절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이제 혼란스러워하면서도 헌신적으로, 올이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전적인 지원을 보내고 있다. 올의 친구이자 숙적인 존은 그들을 ‘아르고 호 원정대’라 부른다. 하지만 올은 그 이름을 처음 가졌던 이들의 능력에 대한 모욕이자, 지금 함께한 이들의 용기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올은 두 아르고 호 원정대 모두와 함께했으니까.


올의 긴 여정을 함께 해 온 동반자들은 올과 함께 동굴의 궤도를 따라 올라간다. 그의 곁을 지키는 채 불안에 떠는 잠재적 사이커 캇, 흔들림 없는 완강한 군인 도젠트 크랭크, 농부로 평생을 살아 모든 것이 기적 같기에 모든 것에 놀라지 않는 헤벳 자이베스, 그리고 제 임무 프로그래밍에서 한참 벗어난 채 그들을 따라오고 있는 너덜너덜한 농경용 서비터 그라프트까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동료 여행자들이 합류했다. 존이 여정 기간 동안 에르다로부터 빌려온 그녀의 경호원 리투-더 정확히는 LE 2라고 불려야 하리라-, 그의 처신만큼이나 침착하고 단호한 느낌을 주는, 도색되지 않은 은빛 갑주를 차려입은 리투는 스페이스 마린이다. 올은 그가 아스타르테스라는 종의 원형이며, 어쩌면 극초기의 시험 대상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쩌면 그의 유전적 특성은 어느 프라이마크의 씨앗과도 다를지도 모를 일이다. 그가 갖춘 부리 형태의 투구와 갑주의 문양, 그리고 볼터는 스페이스 마린의 첫 배치가 이루어지고 썬더 워리어가 교체되던 시기의 것들이다. 올은 존과 함께 에르다를 만나 리투에 대해 물어봤으면 좋았을 거라 여기며 아쉬워한다. 항상 리투를 데리고 있었을까? 인장관의 프로제노이드 연구소에서 첫 표본을 주조할 때 그녀가 리투를 데리고 갔을까? 리투는 훔친 보물일까, 아니면 기념품일까? 아니면 에르다를 위한 선물이었을까?


너무도 많은 수수께끼, 그리고 그것은 시작조차 되지 못한다. 올은 에르다를 다시 만나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계획을 세우고, 한때 서로 나누던 역사와 서로가 함께 알던 사람을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무언가가 그들을 흡사 키클라데스(Cyclades, 각주 2) 제도에서 몰아치던 갑작스러운 폭풍처럼 계속 방해했고, 항로를 벗어나 황량한 해안에 떠밀리듯 엉뚱한 시간과 엉뚱한 장소에 떠내려가는 일이 너무 잦았다. 의식의 검이 베었을 때 엉뚱한 곳이 나오기도 했고, 그들을 방해하려는 자들의 공작도 심심치 않았다. 또한, 목적지의 워프 포화도가 갑자기 높아지기도 했다. 이 모험에서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신이여, 존의 결단력을 축복하소서. 존이 그 결단력으로 그들을 찾아내고, 동행한 리투와 함께 그들을 위험에서 구해냈기 때문이다.


어쨌든 올은 에르다와 만날 기회를 놓쳤다. 궁극의 어머니(Mater Omnium), 올 자신보다 훨씬 더 현명하고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영혼이었건만. 계획을 세울 수도 있었으리라. 사실 올에게는 계획이라곤 전혀 없었으니까. 그저 어떤 수단을 써서든 이걸 막아야 한다는 것 외에는 전혀. 아마, 그때가 정말 이르면 즉흥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폴리페무스(Polyphemus, 각주 3)를 만났을 때처럼, 그리고 이그라인(Ygrayne, 각주 4)의 방에서 보낸 그 어색한 시간들처럼.


올이 두려워하는 최악의 경우는, 그들을 뒤쫓는 존재가 무엇이건 그 존재가 에르다에 이르는 길을 추적하여 수 세기 동안 스스로 조심스럽게 유배를 떠나 숨어 있던 그녀를 발견하는 것이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녀가 다치기라도 했다면…


그리고 알파리우스가 있다. 전혀 신뢰할 수 없지만, 반드시 필요한 존재. 오직 그만이 마지막 단계를 알고 있다. 그렇기에 올은 히드라와 겪었던 썩 좋지 못한 추억에도 불구하고 그를 인정해야만 한다. 용의 이빨은 단 한 번도 그의 마음에 들게 뿌려진 적이 없었으니까.


올에게 알파리우스의 존재가 핵심적이라는 것을 알려준 것은 악타이다. 올의 또 다른 새로운 동반자, 너덜너덜한 붉은 옷을 입은 눈먼 여인이자 예언자, 죽음조차 모를 엄청난 힘을 지닌 존재. 고대 에게 해와 콜키스(Kolkhis, 각주 5)에서 보았던 마녀 여왕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 악몽 같은 힘에서도, 아름다움에서도. 존과 마찬가지로, 악타이의 삶은 양 진영 모두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으며 전쟁의 태피스트리에 얽힌 채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 계획 속에 그들과 함께 서 있다.


악타이와 알파리우스. 그들 없이는 더 나아갈 수도 승리할 희망도 없다. 하지만 그들이 여기 있는 이상… 질문은 달라진다. ‘무엇을 향해 더 나아갈 것인가?’ 이 무리를 한데 묶는 것은 구원에 대한 열망이다. 하지만 올은 악타이가 가진 구원에 대한 비전이 자신의 그것과 같은지 확신하지 못한다.


캇은 악타이를 경멸한다. 부분적으로 보면 활동적인 두 정신이 가까이에서 서로 부딪치고 불꽃을 튀기는 마찰일 뿐이다. 하지만 올은 캇이 자신이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올과 캇이 나란히 걷는 동안, 캇은 올을 가끔 힐끗 쳐다보며 경고하는 듯한 눈빛을 보낸다. 왜 그녀를 따라오게 둔 거죠? 하지만 캇은 올에게 자신의 두려움을 설명하지 못한다. 그보다도 더 큰 두려움에 빠져 있기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존이 있다. 존 그라마티쿠스. 외계인 집단 카발의 졸이었던 자. 전쟁을 선동하고, 호루스의 승리와 인류의 전멸로 끝날 전쟁을 확대하기 위해 고용된 인조 영속자. 카발은 이것이 카오스의 파멸적인 위협을 잠재울 수단이 될 수 있으리라 꿈꿨다.


하지만 호루스의 힘이 그들의 정교한 조작 이상임을 알아차린 카발은 그 대량학살로 이어질 계획을 포기했다. 올은 항상 미풍에 지나지 않던 존이 실수를 바로잡아 이제 전쟁의 교착을 풀고자 함을 알고 있다. 존은 마지막 필멸의 삶을 제 손에 쥐었고, 이제 이걸 잘 사용하려 한다.


존이야말로 올이 이 여정을 떠난 이유이다. 존은 현재 황제로 알려진 존재와 오랜 역사로 얽힌 올의 존재가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고, 파멸의 길을 바꿀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올은 확신하지 못한다. 그 어떤 것도, 그 누구도 황제의 마음을 바꾸도록 설득한 바가 없다. 혹은 그의 계획에 변경을 가져온 적도 없다. 하지만 아주 하찮더라도, 이 모든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 아주 작은 기회나마 온 것이다. 올이 늘 황제에게 경고했던, 황제의 야망이 가져올 피할 수 없는 결과로 인류가 끌려가는 것을 막을 기회 말이다.


영광이 아니다. 인류의 승천도 아니다. 파멸의 승리가 피어올리는 어둡고 절망적인 모닥불일 뿐.


올의 손에 쥐인 단검이 떨린다. 신석기 시대에 빚어진 낡은 물건이다. 이 검은 역사 속에서 제 역할을 다 해왔다. 최초의 살인 도구, 아벨의 피로 물든 검, 곡(Gog, 각주 6)을 처형한 존재로서 말이다. 거대한 원형 탁자의 칠해진 표면 위에 놓였던 이 검은 악마에게, 그리고 인간에게 차례로 전해졌다. 올은 이 검을 워드 베어러 군단으로부터 빼앗았다. 놈들은 이런 물건들이 가진 힘을 이해하기 시작하고서 수집을 시작했었다. 이 검처럼 운명의 저주를 받은 물건들이야말로 대격변의 시작이었다. 어쩌면, 거울처럼 되돌리는 의식을 통해 의식의 검이 그 대격변을 끝낼 수 있을지도.


그럴 수도 있다. 의식의 검은 그저 낡은 돌일 뿐이다. 하지만 그 과거가 이마테리움에 공명을 일으키고, 살육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의식의 검은 이미 시간과 공간을 자르는 데 지쳐 있다. 일곱 번이나 살육을 저지른 검이다. 그리고 여덟 번째 살육을 약속받았다.


그렇게 해야만 한다면, 올은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그 칼날을…


처음도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들이 참 매력적이네요.”


악타이가 말한다.


“내 생각에서 나가 주겠소?”


올이 대꾸한다.


“읽을 수는 없어요, 올라니우스. 생각들을 잘 가리고 있네요. 하지만 그 맛은 느껴지네요. 뭐라고 해야 할까. 흥미를 자아내는…? 상상이 잘 안 가는 맛이네요.”

“그가 머리에서 나가라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나가요.”


캇이 쏘아붙였다. 악타이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흡사 캇을 바라보기라도 하듯 고개를 돌린다. 여전히 먼 눈은 감겨 있음에도.


“그럼 대신 너를 들여다볼까?”


악타이가 묻는다.


“네 정신은 이상하구나, 아가. 네 자신에 대한 게 너무 적어. 마치 모든 것을 포장하고 치워 버린 것처럼. 일전의 자신을 잊기로 한 거니, 아니면 애초에 기억될 만한 게 없었던 거니?”


철썩 소리가 난다. 악타이의 고개가 슬쩍 옆으로 흔들린다. 고개를 돌리며, 악타이는 입가에 어린 미소를 어루만진다.

“멋진 일격이구나. 하지만 이게 마지막이 되어야 할 거야.”

“이 한 방이면 됐어요. 이 한 방을 당신이 기억하기만 한다면요”


캇이 다시 쏘아붙인다.


“그만하면 됐어.”


올이 둘 사이를 갈라놓으며 말한다. 올은 이런 허튼 짓에 진력이 나 있다. 자이베스, 크랭크, 심지어 그라프트까지, 모두가 보고 있지 않은가.


“끝까지 같이 가거나, 여기서 서로 갈라지거나 합시다.”

“여기서요?”


악타이가 길고 유연한 손가락, 그리고 긴 손톱으로 깊은 틈새를 가리키며 묻는다.


여기서 헤어질까요, 올라니우스?”


가파르고 험준한 데다 비좁은 길이다. 바위로 된 바닥은 빛나는 광맥으로 반짝인다. 어둠이 숨막히게 밀려온다. 벽은 머리 위로 기울어 있는 채고, 흡사 도끼로 바위를 쪼개어 생긴 자국 같다.


“다른 미로에서도 내 갈 길은 찾았던 적이 있소.”


올이 대꾸한다.


“착하게 구시오, 캐묻지 말고.”


악타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놀라우리만큼 정중한 몸짓이다.


“그러도록 할게요. 다만 제 호기심이 불치병일 따름이죠. 그리고 지금 함께 한 일행들에게도 매료된 상황이고요.”

“그건 당신의 선택이었지.”

“그랬죠. 사과하도록 하마, 캇.”


올은 캇을 본다. 주먹을 불끈 쥔 채 붉어진 뺨, 동공이 좁아진 채다. 캇은 악타이를 노려본다. 올은 캇의 삶이 비참함 그 자체였음을 알고 있다. 등록되지 않은 사이커인 캇은 숨어 지내거나, 쫓겨나거나, 혹은 둘 다 당하는 삶을 살아왔다. 모든 것을 경계하고, 특히 원치 않는 질문은 더더욱 그렇다. 올의 작은 일행은 캇에게 처음으로, 그리고 유일하게 목적을 준 곳이다. 캇은 올에게 생존자로서, 구조를 요청하는 난민으로서 여기 왔다. 하지만 그녀는 올이 자신의 일행 중 유일하게 신뢰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녀에게는 진영도, 뜻하는 바도 없기 때문이다. 오직 강인하고 정직한 충성심 뿐. 올은 존보다 캇을 더 신뢰한다. 그리고 모든 일행을 악타이보다 더 신뢰한다. 심지어 그 빌어먹을 알파리우스조차도.


리투가 그들의 배후에서 나타난다. 일행이 든 조명이 던진 빛이 도색되지 않은 리투의 은빛 갑주 위로 비친다. 몇 시간 전, 이 길고 느린 등반을 처음 시작할 때와 달라진 게 없는 채다.


그의 손이 투구의 귀 가림판에 위치한다.


“메시지가 왔다. 알파리우스군. 여기 멈추라고 한다. 지금 전방 지역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군. 그라마티쿠스와 함께다.”

“안전을 확보한다고요?”


크랭크가 묻는다.


“설명은 없었다.”


리투가 대꾸한다.


“내가 묻는대도 제대로 된 답을 하진 않겠지. 지금의 여정은 그의 결정에 달려 있으니.”


크랭크가 악타이를 바라보며 묻는다.


“정확합니까?”

“그래요.”


악타이가 답한다.


“그럼 여기서 기다리지.”


올이 입을 연다.


“쉽시다.”


올은 낮은 바위를 찾아 거기 몸을 기대고 아파오는 발을 쉬어준다.


자이베스는 물병의 마개를 열고 한 모금 마신다.


악타이는 자신의 긴 육신을 바닥에 접듯 앉은 채, 마치 아쉬람의 명상용 매트 위에 자세를 취하듯 다리를 꼰다. 손목은 무릎 위에, 손바닥은 위를 가리킨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각주 1 : 아테임(Athame)으로 갤에서는 쓰이지만 일반명사로 표기되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의식의 검으로 번역함.

각주 2 : 그리스의 키클라데스 제도.

각주 3 :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반신 퀴클롭스. 올라니우스가 오디세이아에도 참여했다는 뜻으로 보임.

각주 4 : Igraine의 변형된 표기로 보임. 영국 아서 왕의 모친. 멀린과도 연관이 있는 것인가...

각주 5 : 로가의 모성 콜키스와는 표기가 다름. 지금의 조지아를 가리키는 표현이고, 아르고 호 원정대의 목적지였음.

각주 6 : 성경의 묵시 중 하나인 에스겔서에 나오는 마곡 땅의 왕 곡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보임



올 페르손 파트는 지루해. 각주도 많고. 하지만 아테임에 대해서는 굉장히 흥미로웠음. 서술대로면 이게 드라크니옌의 근원이라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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