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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1-5 작별과 대화 (3)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4.03 14: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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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번역 링크집



1-5 작별과 대화 (3)



나는 지금 떠난다. 허락을 구한 바 없다. 다만 스스로 허락을 내린다. 그분의 은총이 나를 언제나처럼 채우고, 나는 어디로 갈지 알고 있다. 나는 거의 누구에게도 이를 말하지 않는다. 누구도 나를 그리워하거나 내가 있을 곳을 궁금해하지 않으리라. 볼 수 없는 자를 그리워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누구도 생텀에서 손이나 입을 통해 크롤을 찾노라 할 리 없다.


아포네에게 말한다. 내 손이 말한다. 아포네는 나를 대신해 랩터 가드(Raptor Guard)를 지휘할 것이다. 내 임무가 실패하거나, 그분의 은총이 더는 나를 지탱하지 못한다면 아포네가 내 뒤를 이어 비질 커맨더(Vigil Commander)의 자리에 오르리라. 아포네는 내가 떠나는 것을 보며 당황한 것 같다. 내 손이 다시 말한다. 옳은 일을 하려는 거야. 그냥 봉사가 아닌. 진정 내 힘이 필요한 곳에서 봉사하기 위해.


나머지 이야기는 전하지 않는다. 내 손가락이 나머지 이야기를 전하기엔 모자라다. 만족감, 성취감. 냉엄한 소명 이상의 복잡한 무엇들. 내 안의 공허함은 항상 그런 것들을 채우기를 원한다. 허영심도, 전장의 죽음을 향한 갈망도 아니다. 어느 것도 확실치 않다. 내 스스로에게 설명해야 할까? 쉽지 않다. 하지만 정당화할 수 있다. 저 악명 높은 루퍼칼이 우주항이 제대로 방어되지 않음을 보면 분명 의심하리라. 그리고 나는 제대로 된 방어를 위해서 꼭 필요한 존재리라. 악마들이 있을 것이니. 그리고 내 안의 자부심은, 로갈이 무엇을 선언한다 하더라도 아직 결판이 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최악의 역경 속에서도 위대한 승리를 거뒀으니.


바로 내 손에서 벌어진 일이다.


결코 자만이 아님을 나는 확신한다. 내가 실패하면, 누구도 내 이름을 기억하고 찬양을 돌릴 이는 없으리라. 어떤 신화도 없을 것이나, 내 이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사라질 수 없을 것이니.


아포네의 손이 움직인다. 일부 부대를 이끌고 지원하겠습니다.


내 손은 부정하는 답을 내놓는다. 주력을 위한 예비대로 아껴 두렴. 나중에, 우리가 필요해지는 때가 올 거란다.


한 개 분대라도 안 될까요?


내 수어는 요동도 없다. 아니, 이제 무장을 갖출 시간이야.


아포네의 도움을 받아 머리를 고정하고, 장인이 빚은 갑주를 걸친다. 한 조각씩 천천히, 오랜 의식이다. 아포네는 내 어깨에 보이드쉰 망토를 둘러준 후 고정한다. 우리는 함께 무장을 고른다. 진실(Veracity), 내 최후까지 함께할 애병. 필멸(Mortale), 내 등에 멜 아엘다리의 세이버이자 두 번째 무장. 그리고 길쭉한 단도 무인(無人)의 손(No Man’s Hand)을 엉덩이에, 제국 이전의 옛 기술로 빚어진 긴 총신의 화려한 권총을 찬다. 권총에 이름은 없다. 스스로 자체가 이름인즉슨.


아포네가 나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내 모습을 보고 있구나. 나를 보고 있구나. 아주 드문 경험이다. 공허와 공허가 서로 마주하는 것. 단 한 번도 아포네의 얼굴을 제대로 인식한 적이 없다. 서로를 마주하는 것이 너무도 괴롭다. 나를 알아보며 진실을 깨닫게 될까 두려운 순간이다. 로갈이 지키고자 발버둥을 치는 그 비밀. 다가오는 위협. 불가능.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하겠다는 나의 이기적인 욕망.


만약 알아차린다 해도, 아포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아포네는 내 망토의 접힌 자국을 정리하고, 어깨 쪽을 매만진다.


그리고 아포네는 나를 껴안는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우리 둘 다 이런 것에는 익숙하지 못하다. 연결. 고독은 우리의 진정한 친우였기에. 나도 아포네를 포옹한다. 겁먹은 아이처럼, 10초 정도의 팽팽한 포옹이 끝난다. 삶에서 가장 깊은 친밀감의 표현이었으리라.


아포네는 물러선다.


그녀의 손이 말한다. 돌아오세요.


내 손이 답한다. 그럴게.


어두운 복도를 따라 걷는다. 내 발은 어떤 소리도 내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고대의 조각상들은 여느 생명에게 그랬던 만큼의 관심만을 내게 기울이리라. 한 덩어리로 빚어진 원대한 우슬릿 벽은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처럼 보인다. 내 손이 벽 위에 닿는다. 차가운 돌이 내 손에 납작 달라붙는다. 이곳은 무너지지 않으리라. 내 손가락이 맹세한다.


상륙장은 고요하다. 나는 오스코드로 신호를 보내 서비터에게 내가 타고 갈 탤리언(Talion) 건십을 준비할 것을 명한다. 어둠 속에서 희끄무레하게 자리 잡은, 회색 옆구리의 건십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선수의 덧판들이 열려 홍채형 밸브 입구를 훤히 드러낸다. 서비터들은 연료 케이블을 뽑고 탄약 삽입구를 잠근 뒤 선체 내부로 감춘다. 서비터들은 내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다.


그리고 내 눈에 츠토무가 들어온다. 츠토무는 플랫폼의 가장자리에 앉은 채다.


나는 츠토무에게 다가간다. 내가 아주 가까이 다가간 이후에야 츠토무는 나를 알아보고 반응한다. 기름기 끼인 공기와도 같은 그림자를 뒤늦게 알아본 이후다.


왜 여기 있죠, 프리펙트? 내 손이 묻는다.


“오지 않을 수 없었소.”


츠토무가 입을 연다.


“그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되오만. 우리 모두 그 슬픈 진실을 알고 있는 존재이지 않소.”


재미있다. 나를 보고 있음에도, 그조차도 나를 간신히 초점 안에 둘 따름이라니. 


우리 둘 다 그 자리에 있었죠. 내 손이 동의한다.


“그러니, 그대도 이해하시겠지.”


하지만 당신은 문을 지킨 파수꾼일 뿐이었지 않나요? 내 손이 다시 묻는다.


“그리고 그대는 거기 드리운 장막일 뿐이었지. 하지만 우리 모두 그 자리에 있었잖소?”


나는 이해한다. 레기오 쿠스토데스는 아스타르테스 군단병처럼 만들어진 전사들이 아니다. 그들은 바로 그분의 복잡하고 개인적인 뜻을 품은 전사들이고, 그분의 은총을 뻗어가는 수단이다. 쿠스토데스들이 자기 뜻에 따라, 정확히 그들이 필요한 곳에 홀로 닥치는 것은 그래서이다.


그분의 의지가 그들을 어디로 이끌 것인가.


내 어리석은 손이 내가 말할 때 쓰이는 도구이듯이, 커스토디안들은 그분의 뜻을 전하는 손가락이나 다름없으리라. 츠토무는 우연의 손을 거쳐 그날 그 방 안의 프리펙트가 되었으리라. 운명은 그를 방 안에 보냈고, 그렇게 그는 들을 수 있었으리라. 내가 그리했듯이.


“그날 이후 내 마음은 그 일에 매여 있었소. 확실한 것은, 내가 그리 가는 것은-”


충동 때문에? 내 손이 마무리를 짓는다.


“그렇소.”


그 역시도 도크를 살피고 있었으리라. 내 오스코드 명령 역시 보았으리라. 우리는 함께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나는 건십에 오른다. 츠토무는 따라오지 않는다. 내 자취를 놓쳤으리라. 나는 돌아본 뒤, 손가락을 크게 튕긴다.


그럼 같이 가죠. 내 손이 말한다.


그는 고개를 끄덕인다. 투구와 성주의 도끼를 집어든 츠토무가 뒤를 따라 램프를 오른다.






“망할 새끼였지. 개자식. 눈깔을 뽑아 버릴까보다. 계획? 꿈? 똥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게인즈 버톡(Gaines Burtok)은 뒤로 물러앉은 채 욕설을 내뱉었다.


“이제 답이 됐나?”


버톡은 비웃음을 담아 말했다. 감옥은 축축했다. 답답한 돌벽은 습기로 반짝거렸다. 구석에 놓인 녹슨 오물 양동이에서 찌든 냄새가 진동했다.


“이런 것을 기록하고 싶었던 것 같지는 않군.”


아몬이 조용히 말했고, 킬러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잘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역사를 선택적으로 기록해야 할까요? 그러면 진짜 역사를 보려면 모두가 역사를 써야 했을 텐데요. 단지 승자뿐만이 아니라요.”

“아니면 고위 엘리트들이 쓰셔야겠지.”


버톡은 싱긋 웃었다. 그 사이로 드러난 이는 담뱃진에 물든 갈색이었다.


“그럴 수도 있겠죠.”


킬러가 고개를 끄덕이고선 아몬을 힐끗 보았다.


“애초에 이러고 있는 목적은 모든 것을 기록에 남기기 위해서였죠. 어떤 검열이나 조정도 없이. 최소한 처음 시작하는 지금만이라도 거기 충실해지고 싶어요. 그리고 이건 겨우 다섯 번째 인터뷰예요, 커스토디안 각하. 버톡 씨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격렬한 의견을 내주시는 분이고요. 그게 화를 돋운다는 것과는 별개로 말이죠.”


킬러는 죄수를 바라보았다. 버톡은 감방의 더러운 간이침대 위에 자리했다. 킬러는 세 번째 심문 이후 아몬에게 요청한 의자 위에 앉아있었다. 아몬은 그 부탁을 받고 경계 초소에서 의자를 가져오라고 지시했었다.


“열정적으로 세상과 사회를 혐오하시는군요. 그래서 그 여자들을 도살한 건가요?”


버톡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지, 아가씨. 내면의 분노를 표현한 거지. 이 더러운 문명이 빚어낸 관습들에 대한 경멸감을 담아서, 무정부상태에 대한 갈망을 보여준 걸세. 내 일생을 하나로 표현하라면 이걸 고르겠어, 진심이야. 잡히기 전까지 몇 년 동안 여기 매진했네. 소위 내가 저지른 범죄라는 것들은 전부 저항이었고,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분노를 표현한 거였네. 나는 정치범이야.”

“그렇게 생각되진 않는군.”


아몬이 말했다.


“당신은 35년 동안 살인을 저질렀어요.”

“163명이었지. 그래, 내가 했어. 발견된 건 8명뿐이고. 범행 수법에 대해 말해줄까?”


킬러는 손을 들어 올려 버톡의 입을 막았다.


“아직요. 그러면 당신의 그 저항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죠. 그걸 어떻게 저항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죠? 당신은 희생자들의 시신을 숨겼잖아요. 몇 명만이 발견되었고, 그나마도 우연이었죠. 그게 만약 진짜 저항이었다면, 보이지 않는 저항이나 다름없어요.”


버독이 쯧 소리를 냈다.


“똑똑한 줄 알았는데, 아가씨. 놈들은 아주 잘 알고 있어. 아주 잘 들었지. 고위 엘리트 양반들은 모든 걸 다 보고 있다고.”

“계속 고위 엘리트라는 말을 쓰는데요-”

“세상을 진짜 지배하는 양반들이지. 부자들, 영향력 있는 사람들, 혈통을 따라 권력을 대대로 물려받는 귀족들이지. 극소수의 그놈들이 우리를 이끄는 거야. 그놈도 그중 하나고. 거기서 제일 센 놈이지. 그리고 이제 그런 집단이 있다는 게 딱히 비밀도 아니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다 그놈을 그 자리까지 밀어 올리려고 생긴 일이야. 그 덕에 그놈들은 누구도 도전 못할 권력, 절대적인 힘을 쥐게 됐어. 거기다 그놈 지키려고 온갖 마술사에 세뇌꾼들이 사방을 둘러치고 있지. 우린 이제 가축 신세야. 99.9%의 사람들이 나머지 0.1%의 가축이나 다름없다고. 밥 주고 집 주고 해 가면서 말이지. 그리고 더 나빠질 거야. 지금 우리의 권리와 목소리를 빼앗기고 있는 판이라고. 그러니 기다리도록 해.”

“아주 확신에 차 계시네요.”

“내가 살면서 경험한 것들이라고. 어디 다른 데 있었나? 온 사방에 그놈들의 짓거리가 가득한데? 이 감방에 창문이라도 있었으면 내다보라고 했겠지. 이 황궁이라는 놈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짓거리라고. 온갖 부귀영화로 치장된 이런 건물이 지어지는 판에, 왜 기근이 있는 거지? 질병은 왜 있고? 하이브의 주민들은 굶주린 채 흙으로 배를 채우고, 아시아트(Asiat)에는 거지들이 유랑하다 만들어진 도시가 있어. 유로파(Europa)에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곳은 자취조차 없고. 유아 사망률도 어마어마하지. 그런 걸 위대한 제국이라고 할 수 있나? 위대한 꿈이라고? 똥이나 처먹으라고 해. 제국은 그놈 하나 배 채워보겠다고 세워진 거라고. 나머지는 모두 소모품 노예에 그치지.”

“그분이 신이라고 생각지는 않는가 보네요?”

“그렇게 되고 싶겠지. 이미 신처럼 대접하는 새끼들이 차고 넘치니. 얼마 안 가면 다 끝장이야. 이제 몇 세대만 지나면 누구도 그놈이 원래 뭐였는지 기억하지 못하겠지. 죄다 지금 그놈을 신으로 섬기게 될 거야. 그분의 말씀대로 해라, 그분은 신이시니. 네 의무를 다해라, 그분은 신이시니. 뒈져라, 그분은 신이시니. 경배하라, 그분은-”

“그분이 원래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인터뷰 동안 어떤 질문도 하지 않던 아몬이, 처음으로 질문을 던졌다.


“네놈도 알 텐데. 너도 거기 동행하지 않았나? 그냥 군벌이었고, 왕이자 정복자였지. 권력을 좇고, 경쟁자들을 줄지어 힘으로 무릎 꿇리는 그런 놈이었어. 통합? 그건 뱅뱅 돌려 말한 거지. 그냥 힘으로 찍어 누른 거야. 그놈은 강해, 내가 잘 알아. 그놈과 고위 엘리트 놈들은 비정상적으로 강했어.”

“그분이 인간의 경계를 넘어선 힘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있군요.”


킬러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도 그분의 신성을 거부하는군요.”

“그놈은 엄청난 부자지. 당신도 그만큼 부자라면 당연히 그런 능력을 갖출 수 있어. 마법 같은 기술이면 가능하지. 사람들을 괴롭히는 저놈 같은 반신을 빚어내서 말이야.”


버톡은 커스토디안을 가리켰다.


“요즘 같은 시절엔 지금 뭐가 어떻게 도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버톡의 목소리는 거의 애절하기까지 했다.


“진실을 보라고. 이 세상을 통으로 둘러싼 거짓말을 뚫어. 나처럼 용감하게 거기에 분노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킬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몬은 무서운 존재죠. 그의 몸, 그의 광채, 그 자체는 아주 경계할 만한 대상이 맞아요. 당신이 지금 두려움을 벗어 던지고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거라면, 바로 아몬 같은 존재들이 당신을 쓰러뜨려서 감히 진실을 말하지 못하게 만들 거란 거군요.”

“나는 작은 고통 따위는 별로 두렵지 않네. 해 볼 테면 해 보라 그래. 나는 여기 20년간 갇혀 있었네. 뭐가 더 나빠지겠나?”

“창문만 있었어도 밖을 보라고 했을 텐데.”


킬러가 말했다.


“당신 말대로 여기 창문이 없어 다행인 줄 알아요. 지금 이 도시를 둘러친 벽 너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았다면 당신이 옳았다고 확신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게 무섭네요.”


킬러는 일어나서 의자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장담할게요, 버톡 씨. 더 심해질 거예요. 그리고 더 심해질지 몰라요. 하지만 당신이 두려워하는 미래는 지금 우리 위에 드리운 미래와 전혀 달라요. 솔직함에 감사드립니다.”

“더 머물지 않겠나?”


버톡이 소리쳤다.


“아직 수법을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잖아. 내가 어떻게 저항을 펼쳤는지 세부 사항을-”


아몬은 버톡을 돌아보았다.


“네 희생자들의 피부를 벗겨내는 것의 어디가 저항이었나?”

“그거?”


버톡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그냥 재미로 한 건데.”






다섯 시간 후, 하리가 타고 있던 장갑차는 멈춰 섰다. 10분간의 휴식이라는 소리가 들렸다. 병사들은 굳어버린 관절을 풀거나, 혹은 소변을 보기 위해 급히 사라졌다. 혹은 소변을 본 통을 비우거나 하면서.


그들의 위치는 불분명했다. 북쪽을 향해 점점 어두워지는 낮고 흐린 하늘 위에 아지랑이가 드리웠다. 눈에 닿는 모든 곳은 폐허나 다름없었다. 유령처럼 흐릿해진 거리들, 불타버린 기계들과 군인들, 그리고 민간인들.


“팔라틴 탑 남쪽이군.”


피어스는 하리에게 한마디도 없이 장갑차에서 내려선 뒤였다. 바지 지퍼를 올린 피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저기가 팔라틴 탑이다, 애송이. 대충 10킬로미터쯤 떨어져 있지.”


하리의 눈에는 흐릿한 허공이 보일 뿐이었다.


온몸이 다 쑤셨다. 5시간 동안 온갖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공기조차 없는 것 같은 무더위, 그리고 자기보다 덩치가 거의 두 배는 큰 사람이 눌러댄 덕분이었다.


“얼마나 더 가야 하죠?”


피어스가 어깨를 으쓱했다. 괴상한 각도로 샤코를 눌러쓴 피어스는 총검으로 괴상한 냄새가 나는 훈제 소시지를 토막 내고 있었다. 병사들은 서로 밀쳐대고, 기지개를 켜고, 볼일을 보는 중이었다. 호위 전차 한 대가 빠르게 먼지를 일으키며 우르릉대는 소리와 함께 지나쳤다.


“재미있더군.”


피어스가 소시지를 한 입 우적거리며 말했다.


“네 녀석이 읽고 있던 것.”


하리가 피어스를 힐끗 보았다. 그 척탄병은 분명 네 시간 동안 곯아떨어져 있었다. 하리의 어깨에 기대진 머리는 움찔도 하지 않았는데.


“그냥 눈만 감고 있었던 거야.”


피어스가 싱긋 웃었다.


“좀 조심해야지. 그거 유신론자들에 관한 글인 거 같던데. 허? 그러다 말썽 생긴다. 그거 금지된 거 아냐. 제국의 진리와는 전혀 다르게. 그러다 총 맞는다고.”

“그런 거 쓴 적 없는데요.”

“증언해 줄 생각은 없으니까 알아서 조심해.”


피어스의 콧수염 끝에 소시지 한 조각이 매달린 채였다. 피어스는 다른 조각을 잘라 칼끝에 얹어 하리에게 권했다.


하리는 고개를 저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건 금지된 게 아녜요. 설교는 금지지만, 믿음 자체는 이제 용인되죠.”

“그래? 그럼 너도 신자냐, 애송이?”


피어스는 소시지를 한껏 우물거리며 물어왔다.


“아뇨.”


하리는 자기 데이터슬레이트에서 발견한 파일을 두 번이나 읽었다. 소위 렉티티오 디비니타투스로 알려진 문서의 사본 같았다. 물론 그가 그게 완전한 사본인지 어떤지를 구분할 도리야 없었지만 말이다. 대체 어떻게 이 파일이 슬레이트에 들어간 걸까? 처음 떠오른 인물은 신더만이었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했다. 신더만이라면 이걸 몰래 넣기보다 그냥 통으로 건네주고 의견을 물을 사람이다. 두 번째 가능성은 블랙스톤 감옥에 갇힌 여인, 킬러였다. 분명 슬레이트를 빼앗았었지. 몰래 복사본을 업로드한 건가? 어쩌면 그 벙어리 장갑 아래에 데이터 저장소로 쓰일 수 있는 반지가 있었을지도. 죄수들은 고립된 상태에서도 자신에게 소중한 물건을 몰래 들이곤 한다. 만약 킬러의 짓이라면, 왜 그랬을까?


“당신은요?”


피어스가 씹는 것을 멈추고선 꿀꺽 삼키고는 입을 닦았다.


“신자냐고? 글쎄, 반쯤만 들어맞는 질문 같다만. 그분께서 신이냐고? 신? 난 신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 그분이 인류의 주인이자 우리의 위에서 신성한 은총을 베푸신다? 그런 뜻이라면 사실 거기 동의하고. 그래서 이 질문이 무슨 뜻이냐?”

“그분께서 그것에 그치지 않고-”

“그래서 뭐? 뭐가 어쨌다고?”


피어스는 돌무더기 위에 엉덩이를 걸친 채, 군화 한 짝을 벗고선 그 안에 쌓여 있는 모래 알갱이들을 털어내는 중이었다. 양말에 뚫린 구멍으로 두껍고 더러운 발가락이 툭 튀어나왔다.


“난 업랜드 출신이다. 거기서 나고 자랐지. 업랜드 테르시오! 후아! 그 동네는 아직 신앙이란 게 남아 있어. 곳곳에 박혀 있지. 그런 눈으로 보지 마라, 애송이. 너도 무슨 뜻인지 알잖아. 사람들은 다들 믿을 거리를 찾게 되어 있다고.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거야. 사람에게 신앙은 꼭 필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필요로 한다고요?”


척탄병은 서툴게 군화를 다시 신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이란 족속이 그래. 마음속 깊은 곳에 항상 뭔가가 있어야 한다고.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모두가 그래. 뭐 옛날 옛적의 종교들은 죄다 사라졌지만 말이다. 목발 같은 거라고 하면서 말이지. 인류라는 종족의 잠재력을 가로막고 있는 쓸모없는 거라고 했던가.”


하리는 슬레이트에 피어스의 말을 받아 적기 시작했다.


“마음에 드는 구절이냐? 하? 쏙 들어오지? 예전에 책에서 읽은 적이 있거든. 그런 표정 하지 마라, 애송아. 나도 읽을 줄 알아. 네 어깨 너머로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봤겠냐?”

“그래서, 신앙은 지속된다는 뜻인가요?”


피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안의 일부분은 그걸 절대 포기하지 않아. 그러니까 뭐랄까, 공기나 음식 같은 거지. 여기 인간들을 봐라. 우리가 왜 이 지랄을 하고 있을까? 우리보다 거대한 무언가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뭔가 우리보다 거대하고, 우리를 위한 계획이 있는 존재 말이지.”

“명령을 받으신 거 아닌가요?”

“넌 뭐 명령이나 받았냐?”


하리가 한숨을 쉬었다.


“내가 처음 입대했을 때 말이다, 일종의 종교 모임이 그 연대에도 있었지. 비밀리에 만든 조직이라 공식적인 건 아니었다.”

“전사회처럼 말인가요?”

“무슨 개소리야!”


피어스가 날카롭게 받아쳤다.


“그 병신같은 아스타르테스 떨거지하곤 달라! 그냥 모임이었다고. 미트러스(Mythrus)에게 이번에도 살아남았다는 감사의 마음을 전했지. 그녀는 한때 신이었다고 하더군. 아주 옛날 옛적에 말이다. 전사들의 신 말이야.”

“그녀라고요?”

“뭐, 여신이면 어때서? 내 무기도 여자 취급을 하면서 애지중지하는 판에.”


피어스는 돌무더기에 기대져 있는 묵직한 플라스마 칼리버를 툭툭 두들겼다.


“내게 신이 있다면 바로 이 올드 베스(Old Bess)겠지. 하여간 성별은 여기서 중요한 게 아니고-”

“성별이 유동적이다?”

“이 망할 놈이.”


피어스가 툴툴대며 고개를 진력이 난 듯이 내저었다.


“한 이야기에는 한 주제만 다루자고. 네놈은 만물에 다 관심을 기울이는구먼. 하여간 미트러스는 우리를 보살폈어. 신인 건지, 한때 신이었지만 지금은 아닌 건지, 그런 건 몰라. 그 모임에 있던 놈 중에 진짜 신을 섬긴다고 생각한 놈이 있기는 하려나 모르겠군. 하지만 어쨌든 그 덕분에 기분들은 좋아졌다고. 약간의 믿음 덕분에 말이다. 알겠냐? 참호에서 얼어 죽을 것 같은 밤에도, 치열한 교전 중에도 우리를 지켜준 게 그 믿음이라고.”

“2분 남았다!”


장교 하나가 그들의 뒤에서 고함을 쳤다. 피어스는 군화를 다시 졸라맸다.


“신이란 건 말이다, 그냥 있다가 없다가 하는 거야. 종교, 교리, 다 마찬가지야. 죽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짓눌리기도 하지. 자기 정체성을 잃기도 하고, 잊히기도 하지. 하지만 아무리 그래봐야 어딘가에 남아 있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냥 숨어 있을 따름이지. 우리가 다시 필요로 할 때를 대비해서 모습만 감춘 거야. 가끔 그치들이 돌아올 때도 있지. 우리 미트러스 여사처럼 아주 오래된 이름을 달고 있는 친구도 있고, 새로운 이름을 달고 나타나는 것들도 있어. 알겠냐? 교리는 전혀 중요한 것이 아냐. 그냥 의식적인 설명을 입혀놓으면 그게 종교지. 그냥 우리 마음 한 켠에서 신앙을 필요로 한다는 게 중요한 거다. 황제 폐하께서 신이냐고? 모르지. 어쩌면 우리가 그분을 지금 신으로 만드는 것일 수도 있고. 어쩌면 신이 되는 길에 계신 것인지도 모르고. 어쩌면 우리가 그분을 신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그게 중요하냐? 어쩌면 이럴 수도 있지. 그냥 해 보는 말이긴 한데, 원래부터 그분은 신이셨고 우리가 이제야 깨닫는 것일 수도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하리의 물음에 피어스가 손을 번쩍 들었다.


“딱 잘라서 말하진 않을 거다, 애송이. 하여간 내 생각은 그래. 그게 인간이라는 족속들이야. 뭔가 믿을 걸 필요로 하는 거 말이다. 그분께서는 어쩌면 정말 신이거나-”

“신이거나?”

“아니면 그분이 행하는 그게 신성한 행위일 수도 있지. 주변을 봐라. 그분은 명백하게 옳은 선택이니까. 유일한 선택이기도 하지. 우리 필요를 채워주시고, 우리를 강하게 하시잖냐? 그러니 기본적으로 신이라고 할 수 있지. 아니면 그냥 우리가 단체로 미쳐 있는 거라거나.”


장교들의 호령이 다시 들려왔다. 병사들은 불평을 늘어놓으며 장갑차 안으로 발을 터덜터덜 옮겼다.


“지금 그 말, 병사의 거짓말이죠?”

“그렇지.”


피어스가 씩 웃었다.


“아니면 거짓말이라고 한 게 거짓말일 수도 있고?”


몸을 일으킨 피어스는 힘차게 기지개를 켜며, 어마어마한 방귀를 뀌었다. 하리가 여태까지 들은 것 중, 가장 길고 우렁찬 방귀 소리였다.


“이런 건 내보내야지.”

“네, 여기서 뀌어서 다행이네요.”


해치가 쾅 닫혔다. 진동이 다시 시작되었고, 그 진동 속에서 일행은 구르기 시작했다. 하리 바로 옆자리를 메운 채 축 늘어진 피어스는 이내 하리의 어깨 위에 머리를 올린 채 잠들어 버렸다. 하리는 슬레이트를 든 채 몸을 움츠리고선 슬레이트에 담긴 파일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리의 눈에, 데이터슬레이트의 스크린이 비추는 희미한 불빛에 비친 피어스가 보였다.


그의 눈은 뜨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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