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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Cadian Honour - 4부 - 5

Cpt_Tit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15 23: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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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dian Honour 번역 모음집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270287

 


성 이그나치오 예배당 안의 군중은 경건한 침묵 속, 이그나치오 리치스타의 데스마스크를 쓴 대역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의관을 갖춘 인물이 나타나 제단 뒤에 자리잡았다.


군중들 모두가 기대와 열망에 찬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그는 제리움이 아니었다.

원래는 제리움이 데스마스크와 의관을 갖추고 등장했어야 하지만 그는 형제단의 구타에 지금도 쓰러져 있으니까.


대신 그 자리에는 샤리아 스타본이 데스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샤리아는 평생 이날만을 기다려왔다. 성 이그나치오의 영적 말씀을 전달하는 순간, 물질계(materium)에 돌아온 성자의 현현으로 서는 이 날을 말이다. 기대감과 만족감에 그의 몸은 매우 가볍고 날렵했다.


샤리아는 리치스타 가문이 항상 치뤘던 것처럼 예식 절차를 수행했고, 그를 보는 군중은 숨이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


매 순간순간마다 그를 보는 군중들의 기대감이 더 높아져만 갔다.

이제 성자가 말씀을 전할 것이며, 리치스타의 선조들과의 유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니까.


이제 마지막으로 '계시의 순간(moment of revelation)'을 수행할 차례가 되자, 샤리아는 제단에 절한 후 황금 신전으로 나아갔다. 서비터 합창단이 성가를 부르기 시작했고, 수행원들이 가져다주는 신전의 열쇠를 집어들자, 샤리아는 손이 떨려왔다.


신전의 문을 열자 곰팡이 냄새가 나는 오래된 공간이 드러났고, 각진 유리병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건히 무릎을 꿇고 유리병을 받쳐든 샤리아는 다시 본당으로 걸어들어왔다.


그 유리병은 바로 성 이그나치오의 피를 담은 유물이었지만, 오랜 세월을 보관된 탓일까 바닥 부분은 검은 슬러지마냥 끈적끈적한 핏덩어리가 보였다.


이제 군중들은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한사람, 그리고 또 한사람, 이윽고 모두가..

'이그나치오시여! 모습을 드러내소서! 우리의 병을 치유해 주소서! 축복을 내려주소서!!'


샤리아는 그의 눈 앞에서 맹인이 치유되고 녹색 불꽃이 가치 있는 이의 머리 위에서 빛나는 것과 어른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광경을 보았다. 이제 성자의 모습을 드러낼 차례였다.


잠시 손이 따끔거리다가, 발이 땅에서 떠올랐다.


제단 위 10피트 높이까지 떠오른 샤리아의 손에는 이그나치오의 피 약병이 꼭 쥐어져있었다.

순간 예배당 안이 침묵에 휩싸였다.

샤리아의 수행원 한명이 또 샤리아의 옆으로 떠올랐다.


순식간에 예배당이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이그나치오시여!! 복 있는 자들이 일어나노라!!

샤리아는 기쁨을 느끼며 울음을 터뜨렸다.


약병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어찌나 차갑던지 샤리아의 손이 동상을 입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냉기는 서리로 변했으며 약병이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샤리아는 갑자기 두 손을 치켜드는 자세를 취하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


'빌어먹을 데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건가?' 기온이 떨어지자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벤딕트가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공기 중에 요술의 냄새(smelt of witchcraft)가 풍기기 시작했다.

벤딕트가 주위를 둘러보자 군중들의 표정이 경이로움에서 차츰 공포로 바뀌어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자를 쓰러뜨려라!!!'

벤딕트가 소리쳤다.

사제들이 멍하니 서서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하자 벤딕트가 그들을 거칠게 밀쳤다.

폐부 깊이 서리가 차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입김이 얼어붙었다.

벤딕트가 다시 소리쳤다.

'저자를 쓰러뜨리라고!!'


뒤에서 누군가가 그의 등을 덮쳤다.

'멈춰라! 이것이 성자의 성지이노라!'

벤딕트는 그 남자를 가볍게 집어던졌다.

그는 워프 오염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마테리움의 경계가 갈라지고 찢어지는 순간, 바로 카디아에서 느낀 그것과 같았던 것이다.


'저자를 쓰러뜨려!!!'

사제들이 벤딕트에게 달려들자 벤딕트와 미르는 달라붙는 사제들을 때려눕히기 시작했다.

데스마스크를 쓴 추기경이 비명을 지르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의 몸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데스마스크를 쓴 추기경이 더 크게 울부짖었고, 그와 같이 공중으로 떠오른 한명 한명이 차례로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사람이 타오르고 그 불길에 사람의 지방이 녹아내리기 시작하자 벤딕트가 포효했다.

'저자를 쓰러뜨려야 해!!'


파트리초가 동굴 뒷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했고, 그의 경호원들이 파트리초의 뒤를 막기 시작했다.


-


디도의 분대는 경호원이 휘두른 파워소드를 피하며 전진했다.


현장은 완전한 패닉에 빠져있었다.

칼리비니어 장교의 통제가 전혀 먹히지 않았고, 참배객들은 경련을 일으키고 몸부림쳤으며, 조각상과 이콘이 박살나기 시작했고, 광기에 휩싸인 누군가는 서비터를 두들겨 부수로 성직자를 살해하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한 칼리비니어의 장교가 부하들에게 명령할 수 있었다. '저걸 당장 쏴버려!!'

칼리비니어 병사들이 군중의 머리 위로 총격을 가하기 시작하자, 일단 비명소리는 잦아들기 시작했다.


-


카노네스 마델레나는 시체들을 치우며 샤리아의 시신을 향해 기도문을 외치기 시작했다.

- 오직 거룩하신 인류 제국의 황제 폐하만을 찬양할 지어다


그녀의 신앙은 폭풍치는 바다에 우뚝 솟은 섬과도 같았으니, 데스마스크를 쓴 추기경의 시신이 공중에서 떨더니 제단 위로 추락했고, 공중에 떠오른 횃불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카노네스가 떨어진 시체를 향해 다가가자 갑자기 한 남자가 근거리에서 마델레나에게 라스피스톨을 쏘았다. 마델레나의 파워아머가 대부분의 피해를 막았지만, 피격된 곳에 구멍이 뚫리자 신음소리를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그 남자에게 몸을 돌려 볼트 피스톨을 발사했다.

이마에 정통으로 맞자 그 남자의 머리통이 터져나갔지만, 동시에 다른 곳에서도 라스피스톨의 광선이 마델레나를 찔러오기 시작했다.

그 모든 사격을 견뎌내며 한발, 또 한발... 마델레나는 한발에 한놈씩 습격자들을 척살하며 전진했다.


칼리비니어가 당혹하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자, 장교들은 사복을 입은 습격자들을 쏘라고 병력들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습격자들은 순례자들의 행렬로 파고들어 무차별로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성 이그나치오의 축제는 순식간에 유혈낭자한 학살극으로 변해버렸다.


-


샤리아가 사이커라는 증거는 없지만, 이그나치오의 유물이 인가받지 않은 어떤 사이킥적인 힘을 품은듯 합니다. 아스트로패스 첨탑에 문제가 생겼으니 행성의 사이킥 흐름에도 당연히 이상이 생겼을겁니다. 보통때라면 그냥 '기적'만 행하고 치웠을 이그나치오의 유물에 담긴 사이킥적인 힘이 폭주하여 이 사단을 만들어낸듯 하네요.


원래는 이 이그나치오 행사에는 데스마스크를 포함하여 의관을 갖춘 제리움이 자리해야 하지만 그는 형제단에게 두들겨맞고 무력화되어있는 상황.

샤리아가 그를 대신하여 나왔지만, 사이킥적인 힘을 전혀 제어하지 못한 것입니다.

하여간 이번 포텐스의 이단 폭동의 주범 1 폐사

-


-


역주

- 마델레나가 외운 기도문의 원문은 Nunc laudare debemus auctorem regni caelestis! 임.

하이 고딕이 라틴어에 근원을 둔 언어이만큼, 라틴어 번역기를 참조한 결과

영어로는 'Now we must praise the author of the heavenly kingdom' 라고 번역됨.

대충 해석하면 '천상의 왕국의 주인을 찬양하라'인데, 자매단이 황제교 신자인만큼 황제를 찬양하라는 문구로 의역함. 하이 고딕 사전이라도 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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