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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기나긴 허기의 길 - 지상전이 시작되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17 19: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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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시 대위는 전파받은 복스 통신을 최대한 이해해보려 노력했다. 그가 지휘하는 체르테안 6중대 정예 보병 분견대는 특정 지점의 능선대를 방어하라는 명령과 함께 현장으로 투입되었다. 그런데 막상 위치에 도착해보니 그들이 ‘방어’를 위해 맞서야 할 상대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저 너머 평원에 상륙한 적군이 지금 이 순간 대위의 포격 화망 안으로 간편하게(그리고 멍청하게) 걸어들어오려는 중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기엔 진실로 단 한 마리의 괴물조차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군종사제 키른은 고심 중인 대위의 어깨 너머에서 비인가 물품이 분명한 플라스크를 한 모금 홀짝였다.




‘허위 경보 같지요?’




월시의 등 뒤로는 키른을 제외하고도 수백에 달하는 병사들이 점점 더 노골적으로 투덜거리며 서성이고 있었다. 커미사르들은 대열을 오가며 주제넘은 추측을 감히 떠벌리는 자들을 색출하고 구타했다. 기다림은 사기에 결코 좋지 않았다.




‘뭐, 그렇다면 진정 황제 폐하의 축복이겠지.’




월시가 헬멧을 뒤로 밀어젖혔고, 땀에 흠뻑 젖어있는 헤어라인을 긁적이며 대답했다. 신형 헬멧은 정말이지 너무도 무더웠다. 심지어 출동 이후로 이미 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출동할 이유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완전히 헛수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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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누군가가 달려드는 커미사르의 손아귀를 피해가며 대열을 마구 뚫고 나아왔다. 자그마한 형체가 언덕을 뛰어오르고 있었는데, 그 얼굴은 붉었고 제복은 녹색 무늬로 위장되어 있었다.




‘대위님께 보고! 급합니다! 이거 놓으십쇼!’




커미사르가 결국 멱살을 붙들자 그 남자가 새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는 월시가 투입한 정찰대 중 한 명이었던 래틀링이었다. 월시는 그를 당장 놓아주라고 소리친다.




‘황제 폐하 맙소사, 뭔가 있었나? 버로우 하사였지? 크라이 중위는 어디 있나? 나머지 정찰대원은 어디로 갔고?’




사실 그는 6중대의 모든 사람을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으며, 그렇기에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한다. 버로우는 경례하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저뿐입니다, 중대장님. 저뿐입니다. 나머지는....중대장님, 5중대가 전멸했습니다.’





5중대는 분명 월시의 왼쪽 측면에 진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전멸....?’


‘모두 죽었습니다, 중대장님. 그것들이 하늘에서 쏟아지며 5중대를 덮쳤습니다. 쪼개져 열리더니, 다음 순간 주위 사방이 괴물이었습니다. 무슨 웬 도마뱀과 말을 섞어놓은 꼬라지들이, 그것들이 총까지 쏴댔습니다. 거대한 망할 것들, 다리 달린 대포도 있었습니다, 중대장님.’






월시는 멍청이가 아니었다. 그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온갖 종류의 이야기를 들어봤고, 그 중 좋게 마무리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침착을 유지했고, 부하들에게 일련의 명령을 쏟아부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포병대의 포구를 5중대 방향으로 돌려놓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하지만 버로우 하사는 보고할 것이 아직 남아있었다.





‘중대장님, 5중대 중 절반은 갑자기....배신했습니다. 저희가 봤습니다. 반역자들입니다, 중대장님. 복스를 장악하고, 지휘 막사를 폭파했습니다. 괴물들이 돌입해오는 바로 그 순간에 말입니다, 중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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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시는 명령을 이어간다. 그가 내리는 작지만 합리적이며 전술적인 명령들은 그를 중심으로 6중대라는 한 복합 유기체가 출현한 위협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든다.


다른 한편에서 그는 이 새로운 소식, 방금 일어난 사건이 의미하는 더 넓은 전략적 영향력을 곱씹으며 점점 더 동요한다.


부패가 더 멀리, 널리 퍼져나가기 전에 반역자와 그 동맹을 하루빨리 제거해야 했고, 이를 위한 준비가 이제 절반쯤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그때 머리 위 상공으로 무언가 나타났다.


월시의 눈은 운석처럼 빠르게 강하하는 울퉁불퉁한 방추체를 화상에 담는다. 다음 순간 막으로 이루어진 연, 혹은 돛이 폭발하듯 전개되며 에어브레이크를 형성한다. 덕분에 월시의 머리 위를 지나갈 즈음 그것은 거의 진정되어 부드럽게 허공을 가른다.


월시의 포대들이 약간의 마구잡이 사격을 가해보지만 포신을 충분히 빠르게 들어올릴 수 없었다.


그는 그것이 착륙하며 발생한 지면의 희미한 전율을 감지했지만, 체감상으로는 마치 행성 자체가 공포로 떨리는 것만 같았다.




‘우리와 본대 사이를 가로막았습니다.’




군종사제 키른이 차분히 말하며 플라스크에서 한 모금을 더 들이켰다.


잠시 후 보초들이 전 5중대 방면에서 움직임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적군의 선봉대가 시야에 들어왔고, 그중 일부는 여전히 군복을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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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스 바르틸람은 도시 하부에서도 가장 밀집된 구역에 위치한 그의 예배당에서 신도들을 이끌고 다함께 기도를 올린다.


하이브 함대의 기이하고 소름끼치는 노래가 그의 마음과 그들의 모든 마음을 가득 채우고, 피를 끓이며 그들에게 목적을 부여한다. 그리고 선포한다.




‘맞다, 너희들이 결국 언제나 옳았다.’




그들에게 이것은 신성과의 교감이며, 신자 개개인 모두에게 개별적인 증거와 축복을 베푸는 진실되고도 진정한 황제의 목소리다.


정당함과 확신에서 비롯된 생화학적 조류는 너무나도 강력하여 말 그대로 모든 공장과 모든 빈민가에서 신도들이 터져 나온다.


여전히 일반 인간 시민들과 섞여 지낼 수 있는 네오파이트, 인간과 공포가 한데 뒤섞인 그들의 장로들, 인간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장로들의 장로들. 그들 모두가 목표물을 정한다.


그들은 정부 건물과 비행장, 통신중심지를 폭파한다. 또 공황과 공포를 퍼트려 사람들을 이리저리 몰아세움으로써 도로를 막고 그 어떤 조직적인 대응도 방해한다. 아르비테스들은 거리에서 쫓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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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너머에서는 군대 내부까지 침투한 번식-형제 분견대들이 그들의 유산에 반응하여 이전의 동료 관계를 끊어버린다. 세상의 끝에 진정으로 충성을 바쳐야 할 대상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그들은 거짓 황제를 따르는 바보들로부터 전쟁 도구를 빼앗고 함께 행군했던 사람들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천상에서 강림한 괴수들에게 이 변절자들은 그들의 동맹으로 인식된다. 싸이킥 향기가 그들을 ‘친구’라고 표시하면 별에서 내려온 무시무시한 짐승들은 그들의 거의 인간에 가까운 동맹들과 보조를 맞추게 된다.




‘친구, 아직은’




이것이 보다 진실에 가까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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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스 바르틸람은 환희에 차 있다. 총독의 궁전이 불타고 있다. 도시들이 처음의 무질서에 이어 이제는 스타본의 무리들에게 차례로 무너지고 있다. 보고들이 쏟아지며 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내가 살아서 이런 멋진 날들을 보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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