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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샐맨/아핸 단편) 행위는 남으리라 - 4

서보스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2.18 10:24:46
조회 297 추천 13 댓글 8
														

행위는 남으리라

가브 소프


[이전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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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어가는 금속의 끼익거리는 소리, 그리고 부츠의 쿵쿵거리는 소리와 함께 크라토즈는 스톰스트라이크 건쉽의 돌격 경사로를 내려갔다. 그는 아리’이 혹은 그의 고위 군단원 중 한 명이 자신을 맞이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대신 허스파이어의 강화되지 않은 승무원 한 명이 차렷 자세로 서 있었다. 중년의 여성-테라 표준으로 대략 50세 정도-이었고 두꺼운 검은 벨트로 허리가 꽉 조여진 진녹색 드레스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녀의 상반신에 걸쳐진 파충류 가죽 띠는 아마 군단 수행원들 중 상위 계급을 나타내는 징표 같았다. 센츄리온이 착륙장 갑판에 내려서자 그녀는 주먹을 가슴에 똑바로 치켜세우며 경례했다.


‘프라이토르 경은 어디에 있지?’ 아이언 핸드의 지휘관이 물었다.


‘그분께서는 현재 다른 일로 바쁘십니다.’ 보좌관이 대답했다. ‘저는 메헤트 울라나 바콜, 허스파이어의 주 갑판 장교입니다. 프라이토르 경께서 부재 중이실 때 전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재 중이라고?’ 크라토즈는 자신의 질문을 도로 물렸다. ‘상관없다. 아리’이에게 할 말은 네게도 쉽게 할 수 있으니. 주 함교로 안내해라. 이 선박은 이제 내가 지휘하겠다.’


‘누구의 권한으로 말입니까, 스피어헤드-센츄리온?’ 그 여성이 놀라거나 긴장했다면 아주 능숙하게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이 선박은 제 18군단의 소속이며 프라이토르 급의 장교께서 지휘하시고 계십니다.’


크라토즈는 통신을 통해 신호를 보냈고 그의 군단원들이 스톰스트라이크에서 내려와 갑판의 맨 금속 위에 발소리를 우뢰같이 울렸다. 아이언 핸드는 마치 50개의 검은색과 은색 오토마타들처럼 완벽한 동조로 움직여 그들의 지도자 뒤에 두 줄로 섰다. 지금 당장은 그들의 무기가 내려져 있었지만, 크라토즈는 자신의 의도가 분명히 전달되었으리라 확신했다.


‘나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주 갑판 장교 바콜. 이 프리깃은 이제 아이언 핸드의 관할 하에 있다. 이 선박은 현재 내 임무를 방해 중이고 비켜설 것이야. 프라이토르 경과의 접견을 요구하지.’


‘그분께서 오시고 계십니다.’ 바콜이 말하며 격납고와 인접한 착륙장을 가르는 거대한 방폭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감춰진 톱니바퀴들의 울림이 크라토즈를 같은 방향으로 돌아보게 했다. 바로 그때 거대한 문이 열리며 옆쪽 비행 갑판의 빛이 문 사이로 쏟아져 들어왔다. 빛 속에서 실루엣을 드러낸 스무 명의 형체들은 평범한 스페이스 마린보다 훨씬 더 거대했다. 눈이 빛에 적응되면서 크라토즈는 터미네이터 갑옷을 알아보았지만 이전에 본 것들과는 전혀 달랐다.


터미네이터들의 전투 갑옷은 표준 군단 파워 아머보다 훨씬 넓고 높았으며 추가적인 외골격 프레임이 기울어진 추가 갑옷판들을 지탱하고 있었다. 이들은 샐러맨더의 어두운 녹색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왼손은 근접전, 대장갑 돌격, 벌크헤드 절단을 위해 설계된 다양한 파워 피스트, 발톱, 체인블레이드로 무장되어 있었으며 오른손에는 간단한 콤비-볼터부터 삼중 배럴 오토캐논, 플라즈마 충전기, 로켓 발사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무기가 장착되어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극히 드문 긴 머즐의 볼카이트 컬버린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크라토즈를 놀라게 한 것은 이러한 개조가 아니었다. 아이언 핸드에는 개조된 중화기와 차폐 보호막을 갖춘 수많은 실험용 터미네이터 갑옷이 있었다. 크라토즈의 입에서 욕설을 앗아간 것은 터미네이터들의 백팩과 어깨에 장착된 추가적인 무기 시스템들이었다. 차고 넘치는 갑옷 관통 미사일, 라스캐논, 멀티-멜타, 그리고 전환형 빔 발사기가 모두 크라토즈 쪽을 향하고 있었다. 각각이 마치 걸어다니는 탱크와도 같았다.


아리’이의 목소리가 선두에 있는 전사의 외부 발성기를 통해 울려퍼졌다.


‘스피어헤드-센츄리온 크라토즈, 허스파이어에 온 것을 환영하네. 이 슈트들은 불칸께서 직접 설계하셨으며 이스트반 지표면으로 이들을 전송하려 했을 때 대학살이 시작되었지. 프라이마크 께서는 이것들이 배반자들의 손아귀에 떨어지게 두지 말라는 명령을 직접 내리셨다네. 그렇기에 우리는 일찍 항성계를 떠났던 걸세.’


아리’이는 먼저 왼쪽으로, 그리고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뒤에 서 있는 전사들의 줄을 바라보았다.


‘내 배를 빼앗겠다는 말을 하고 있었나?’



*



만일 상황이 이토록 긴박하지 않았더라면 아리’이는 크라토즈가 마지못해 손을 들어 경례하며, 다가오는 파이레 워든에게 고개숙이는 순간의 망설임을 즐겼을지도 모른다. 샐러맨더의 지휘관은 이런 식으로 상대에게 굴욕감을 줄 의도는 전혀 없었다. 아리’이와 다른 이들이 인접한 발사대에서 건쉽에 타려던 찰나 크라토즈가 그의 어처구니없는 쿠데타를 일으킨 것은 순전한 우연의 일치였다.


포르키스로 당장 돌아가게나.’ 아리’이가 그의 파워 피스트를 들고 스톰스트라이크를 향해 손가락질했다. ‘그리고 자네 부하들도 함께 데려가고.’


‘이 무슨 낭비인가.’ 센츄리온이 대꾸했다. 그는 터미네이터들을 향해 손짓하며 느릿하게 고개를 저었다. ‘불칸이 이것들을 당신에게 믿고 맡겼건만,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거요? 이런 갑옷을 입었을지라도 절대 홀로는 월드 이터의 요새를 함락시킬 수 없소. 당신들이 죽은 뒤에 내가 도시를 초토화시키고 나면 적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으리란 사실을 감사히 여기시오. 전사를 만드는 것은 갑옷이나 무기가 아니라 그 정신이요. 당신은 실패하리다. 그 감상주의가 바로 패망의 원인이 될 것이니. 육신은 나약하오.’


‘우리의 첫 만남 이후 자네가 여러 차례 그 말을 하는 것을 들었네. 허나 그 뜻을 진정으로 이해하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군.’


‘당신이 고르곤과 말을 섞었던 적이 있었을지는 모르나, 다름아닌 내 프라이마크의 가르침을 내게 일깨워주려 들 생각은 마시오!’


‘만일 그 가르침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면 그래야만 하겠지.’ 아리’이가 날카롭게 되받아쳤다.

‘자네가 말하는 “육신은 나약하다”는 격언의 일부일 뿐이네. 그 끝을 잃어버린 탓에 의미를 상실한 거지. 불칸께서는 184번째 원정 후 페러스 매너스를 칭송하며 그 말을 하셨네. 우리 군단이 함께 옼스가 지배하던 쇼슈아 성계의 세계들을 해방시켰을 때였지. 예상보다 훨씬 치열한 전투였어. 자네의 프라이마크께서 농담삼아 오크들을 너무 많이 죽여 팔이 피곤할 정도라고 말씀하시자, 이에 불칸께서는 “육신은 나약하다. 하지만 행위는 남으리라”고 응수하셨네.

이는 그분들의 성취를 축하하는 말이었네. 프라이마크조차 죽을 수 있으나 그분들의 행위는 생을 초월해서까지 계속 남아 있으리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말이었어. 규탄이 아닌 겸손의 의미였네. 육신이 나약한 이유는 결국 그것이 종말을 맞이해야 함을 알기 때문이지. 그러니 우리는 육신에 대한 근심을 넘어 후대가 자랑스럽게 물려받을 유산을 남겨야만 하네.

페러스 매너스께서는 이를 이해하셨지. 그분은 엄격한 주군이자 가차없는 동맹이셨지만, 동시에 창조자기도 하셨네 - 파괴자가 아니라 건설자셨어.’


크라토즈는 아리’이의 말에 충격을 받고 뒤로 물러섰다. 짧은 순간 후 그는 평정을 되찾았으며 혼란은 곧 짜증으로 바뀌었다.


‘또 다른 설교로군.’ 센츄리온이 으르렁거렸다. ‘무슨 말을 하던 상관없소. 당신이 프라에스테스에 남길 것은 시체 뿐이오.’


크라토즈는 돌아서서 자신의 병사들에게 건쉽에 탑승하라고 외쳤다. 그는 병사들을 따라 경사로를 올라가다가 꼭대기에서 잠시 멈추어 섰고, 뒤돌아 마지막으로 고개를 가로로 흔들었다. 아리’이는 자신의 전사들에게 되돌아가 발사장을 봉쇄하라고 명령했다. 그들이 드랍쉽에 탑승하기 위해 줄지어 섰을 때 아리’이는 경사로 아래에서 잠시 멈춰섰다.


‘선택을 재고하시는 겁니까, 경?’ 헤마가 그 옆에 멈춰서며 물었다. 노련한 서전트는 자신의 마크 III 갑옷을 입고 분대를 따라갈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개조된 전투 갑옷을 입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리’이는 헤마가 뻔뻔스럽게도 프라이마크의 작업물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미 갑옷을 조정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어쩌면 나는 다른 종류의 오만에 빠졌을지도 모르네, 헤마.’ 아리’이가 인정했다. ‘우리가 실패한다면 크라토즈는 어차피 도시를 파괴할 거네. 그럼 우리의 희생은 뭐가 되는 거지? 내가 그저 프라이마크께서 우리에게 하사하신 전쟁 장비와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뿐인 건가?’


‘친우여, 그게 유산의 문제죠.’ 헤마가 경사로를 올라가며 말했다. ‘자신이 어떤 종류의 유산을 남겼는지 결코 보지 못하니까요.’


아핸 대굴욕 ㅅㅂ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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