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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Shadows of the eighth - 1부 - 7 - 심문

Cpt_Tit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14 15: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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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dows of the eighth 번역 모음집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291414

 


민카는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을 애써 억누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라도 피와 진흙투성이의 몰골로 씻지도 못하고 심문실에 앉아 커미사르와 대면하여 같은 진술을 일곱번이나 반복했다면 민카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샨드가 필기판에서 종이 한 장을 찢어 책상 위에 뒤집어놓고 민카아게 말했다.

"다시 한 번 해야겠네."

샨드가 민카의 몸짓을 읽고 다시 한마디 했다.

"귀관이 죽인 모든 것에 대해 알아야겠군"

민카는 얼굴을 감싸쥐었다.


샨드가 민카를 바라보았다.

"레스크 중위?"

민카는 콧대를 손가락으로 누르며 똑같은 진술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제가 죽인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그게 떻게 된거냐면...."

그녀의 기억은 그녀를 다시 그 끔찍한 참호선을 되돌려놓았다.


엉망이 된 참호선과 돌격을 준비하던 순간, 이아고 대위와 포락스 기동보병대, 드롭포드가 내리꽂히던 그 순간을 다시 읊자 샨드가 물었다.

"드롭포드에 그 이단자들이 있었는가?"

"없었습니다."


민카가 말했다.

"말씀드렸다시피.. 통신기(transponder)처럼 생긴 것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페이스 마린께서 말씀하셨죠. 자신이 그걸 파괴했다고 합니다. 야로미르가 본 바로는, 어떤 빛의 소용돌이같은 것이 허공에서 나타났다고 하더군요. 자세한건 그 친구에게 물어보십쇼"

"야로미르는 지금 진정제 주사를 맞고 잠든 상태라니까"


민카는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

샨드의 스타일러스 펜이 종이를 오가는 소리가 잠시 들려온 후, 기록한 내용을 검토했는지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왜 그 이단자가 단 하나만 나타난 것인가?"

딱 그 순간, 인내심이 바닥난 민카가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전들 그걸 어떻게 압니까?"

샨드의 눈썹이 꿈틀했지만, 이윽고 위협적인 분위기를 내뿜으며 낮은 소리로 경고했다.


"중위. 본관이 수석 커미사르임을 굳이 상기시켜줘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네만?"

민카가 자세를 바로하고 커미사르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커미사르님. 그저 피로가 깊이 쏟아졌을 뿐입니다."


만족감임에 분명한 신음소리 같은 것이 그에게서 나오는가 했더니, 이내 샨드는 민카에게서 받은 진술이 쓰인 종이를 모두 모으고 펜을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


"이게 답니까?"

민카의 질문에 샨드는 딱 한마디해주고 걸어나갔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도록"

"언제까지 말입니까?"

"내 앞에서 목소리는 높이지 말도록"

"제 소대로 돌아가야 하잖습니까"


함께 지옥을 겪어온 부하들, 그리고 민카가 앉아있는 동안 누가 살고 죽고 부상당했을지 알 수 없는 부하들의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우리가 돌아올때까진 기다리도록"

"하나만 좀 여쭙겠습니다"

샨드가 멈춰섰다.


"야로미르가 메디카에로 후송된것까진 압니다. 원대복귀 하면 좀 알려주십쇼"

"확인해보도록 하지"

샨드가 문을 잠그고 나가자, 민카는 일어서서 방안을 돌아다녔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만이 놓인 차가운 심문실 안의 마룻바닥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민카는 소변 냄새 같은 것이 나는 바깥을 향해 소리쳤다.

"뭐라도 먹을 것 좀 줄 생각 없나!!"


문을 요란하게 두드렸다.

"아니 빌어먹을, 뭐라도 좀 먹을 것 줄 생각은 없느냐고!!"

그녀의 안에서 감정이 요동치자 민카는 어떻게든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애썼다.


-나는 카디안이다, 태어나고, 자라고, 성장하고, 훈련을 받으며, 절대ㄹ....


짜증이 폭발한 민카가 문을 걷어찼다.

"이 개자식들아!!!!"


-


해가 지는 시각인지 방이 어두워져갔다.

마룻바닥 뿐이었지만, 적어도 여기서 누가 날 쏘진 않을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되뇌며 겨우 잠을 청했다.

꿈조차조 없는 깊은 잠을.


-


다음날 아침,

자물쇠가 열리는 소리에 민카는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가 몸을 일으키는것보다 문을 연 자가 들어온 것이 더 빠르다는 것을 느꼈고,

그제야 항상 잘난체하기 좋아하는 인상의 커미사르 혼티우스와 시선이 마주쳤다.


"레스크 중위"

그가 인사를 건넸다.

"푹 잤으리라고 생각해도 되겠나?"

"아뇨"

"신경쓰진 말게. 중대로 돌아갈 준비가 되었나?"

"하실 말씀이 그게 답니까?"


혼티우스가 빈 방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게 다일세, 그리고... 이렇게 쌀쌀맞은 분위기일 필요는 없지 않겠나?"

"뭐라도 먹고, 새 옷이라도 한벌만 좀 챙겨주셨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혼티우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 그랬지. 그런거라면 챙겨주는건 문제 없지. 따라오도록"


-


군수과의 참모장교와 만나자마자 민카는 야로미르에 대해 혼티우스에 물었다.

"딱히 들은 것은 없네. 무소식이 희소식 아니겠나"


병참장교가 수건과 여분의 옷 한벌을 내주고 민카가 서명을 해주었다.

"샤워실은 어디있습니까?"

혼티우스가 옆에서 말했다.

"따라오게"


주방 옆 지하 계단을 내려가자 샤워실이 보였다.

"밖에서 기다리겠네"

민카는 진흙이 가득차고 눌러붙은 신발과 옷을 벗어던지고 비누로 몸을 씻기 시작하자 한참동안이나 온몸에서 갈색 물이 흘러나왔다.


-


샤워를 끝내고 이제야 사람으로 돌아온 기분을 느끼며 걸어나오자 혼티우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식사 하겠나?"

이제야 여유를 찾은 민카가 대답했다.

"이제야 물어봐주시는군요"


배를 채우며, 민카는 야로미르의 운명에 대해 생각했다.


오래 전, 블랙 드래곤 연대가 해체된 후에 민카의 휘하로 합류한 그 거한은 옛 시대였다면 진작 전역했어야 할 운명이었다.

그 망할 의료진이 '복무 가능' 판정만 내리지 않았더라도.


야로미르를 생각하면 항상 그 '복무 가능'이 마치 제품에 붙은 상표처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항상 건네든 음울한 농담도 떠올랐다.

"뭐 적어도 의료진들은 제가 뭘 잊어버렸는지 알 수 있을만큼의 두뇌를 남겨주었으니 다행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자비따위 베풀지 않는 이 인류제국에서 싸울 수 없는 병사를 필요로 할 곳이 있긴 할까?


-


기록부가 지하실의 코지테이터와 씨름하며 벤딕트의 기록 조사 명령을 착수한 후 몇시간,

프라잔이 작업 결과를 벤딕트와 미르에게 가져왔다.


마침 그들이 검토 중인 것은 병참이었다.

공병대가 연장하는 철도, 포병대에 전해야 할 새로운 화기등의 이동 계획 등..


'신나바르의 우행'에서 그들이 수행하는 포격은 전례없는 규모였고, 이정도 계획이 모두 수행되면 이단자들도 배반의 댓가를 똑똑히 알 정도였다.

프라잔을 잠시 기다리게 한 미르가 마침내 그를 부르자 프라잔이 보고를 시작했다.


"블랙 템플러에 대한 보고입니다. 마셜 아말리크 경께서 크룩시스 성전군을 이끌고 카디아 방어전에 합류한 기록이 있습니다만, 마셜의 함대는 그 이후로는 같은 전역에 참여한 기록이 없습니다."


보고를 들은 벤딕트의 머릿속에 묘책이 떠올랐다.

그 묘책을 단어로 풀어내며 미르에게 명령했다.

"즉시 통신을 연결하도록"


-


프라잔은 미르가 건네주는 메시지를 즉각 사령부 최상층의 통신실로 전달했다.

코지테이터와 코딩용 단말기, 그리고 서비터가 가득 들어찬 통신실에 근무중이던 복스 교환원 버번스(Vervens)가 바쁘게 명령을 입력하는 모습을 보고, 프라잔이 그녀에게 다가가 메시지를 내밀었다.


"블랙 템플러께 전달하는 메시지야"

"한번 해보죠"


블랙 템플러의 순양함 '라이쿨의 분노(Fury of Lycur)'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지만, 항상 어떤 응답도 받아볼 수 없었다.

버번스가 복스 링크를 기동하며 말했다.

"제발 좀 받아주십쇼..."


긴 침묵 후 서비터 한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왔다.

"복스 링크 설정 완료"

버번스가 통신 웨이퍼에 메시지를 입력하여 전달 후, 수신기로 돌아앉았다.

서비터의 마우스피스에서 양피지가 흘러나왔다.

-복스 수신 확인됨.


자동 응답 메시지로군.

버번스가 생각하자, 기계의 스풀이 잠시 다시 기동되었다.

버번스가 그것을 읽고 짧은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대표단을 보내신답니다"


-


프라잔이 다급히 뛰어내려가서 리카프를 마시고 있던 민카를 찾았다.

"여기 있었구나!!"

트림이 나오는 것을 억누르며 민카가 중얼거렸다.

"옥좌 맙소사"

"너 항상 이만큼이나 먹었어?"

"그랬지"


프라잔이 웃으며 말했다.

"좀 서둘러줘야겠어?"

"왜?"

"와 줘야할 곳이 있거든"

"어딜?"


설명 한마디도 안했다는 것을 깨달은 프라잔이 말했다.


"블랙 템플러 말이야! 그분들께서 오고 계셔"


-


크룩시스 성전군은 카디아의 몰락 당시, 엠페러스 챔피언 (당시 마셜) 아말리크가 지휘하던 카디아 방어 지원 부대였습니다.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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