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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Emperor's Gift, 홀로 남겨진 늑대 -7-

리만러스(222.110) 2024.04.16 17:01:23
조회 294 추천 14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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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침묵에 잠긴 격실들을 지나쳐 선수로 향했다. 우리의 목표는 격리실(이하 오클루지암)이었다. 형제들 중 누군가 말을 하려다 마는지 몇 번이고 복스 채널이 깜빡이는 소리가 들렸다. 난 내 정신을 발산하여 형제들의 정신의 표면을 읽었다.


소티스는 마음 속으로 타락을 막는 교리를 읊고 있었고, 두메니돈은 방호벽을 쳐 자신의 생각이 바깥으로 흘러나가거나 다른 이들이 침투하는 것을 막았다. 그래서인지 그는 지금 우리가 지나치고 있는 벽보다 더 감정이 메마른 것 같았다.


두메니돈에 비하면 갈레오의 생각은 마치 책을 읽은 것처럼 생생했다. 그는 주변 사물들을 경계하고 주시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 옆으로 보이는 자는 아마도 말카디엘일 것이다. 하나같이 헬멧을 쓰고 있어서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내 추측이 맞다고 확신했다. 그의 생각을 읽은 나는 짜증이 치솟아 눈을 꿈틀거렸다. 그에 반응한 레티날 디스플레이가 자동으로 말카디엘과의 복스 링크를 열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말하게."


+이단심문관이 우려되네. 저스티카는 그녀의 결정을 거부했었어야 해+


말카디엘의 목소리는 쌍둥이 형제 소티스처럼 부드러웠으나, 그와는 달리 감정이 풍부했고 날이 서있었다.


"우린 성스러운 이단심문소의 챔버 밀리탄트라네 형제여. 인퀴지터에게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아."


+이번만큼은 아냐. 갈레오는 거절했어야 하네. 조금 전에 자네 스스로 말했지 않은가. 안니카는 나약한 인간의 감정에 휘둘려서 사사로운 결정을 내린거야+


굳이 그녀가 감정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해서 나약하다고 할 생각은 없었으나, 말카디엘의 말이 틀렸다고 반박하기도 힘들었다. 말카디엘이 말을 이었다.


+그녀는 이번 일로 견책을 당할지도 몰라. 많은 이단심문관들이 실수를 저지르지. 아카이브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네+


우리는 중앙 홀에서 지나쳐 각 격실로 뻗어나가는 통로로 들어섰다. 불빛이라고는 손에 든 무기에서 나오는 은은한 빛 뿐이었다


고딕 양식이 다 그렇지만, 그 우아함은 딱딱하고 뼈대가 훤히 드러나는 각도 때문이다. 모든 아치와 홀 통로의 구획을 나누는 부분은 흑철로 보강되어 마치 강철 뼈가 드러난 것처럼 보였다.


난 말카디엘의 말에 진의가 있음을 느껴 슬쩍 우리 사이에 연결된 싸이킥 연결망 속으로 짧게 신호를 보내 말카디엘이 아직 본심을 드러내지 않아 짜증난다는 점을 알렸다.


+별들의 포식자가 이 모든 사건의 원흉이라면...그리고 그라우프르가 그 장면을 직접 봤다면...+


"그가 직접 본 것이 맞아."


+확실한가? 그는 타락하고 오염된 함선에 갇혀 있었어. 그의 정신이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해+


말카디엘의 말과는 다르게 난 알고 있었다. 늑대가 우리에게 말하는 동안 그의 기억을 들여다 보았기 때문이다.


"내가 어찌 아는지는 좋을 대로 추측해도 좋아. 허나 자네가 묻기 전에 말해두지만, 난 그의 머릿속에서 다른 특별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네. 번쩍이는 고통과 끝없이 펼쳐진 의무만 봤을 뿐이지. 어느 의미로는 참 친숙한 것들이었네."


난 우리가 처한 상황이 좋지 않은 걸 알지만 미소를 지었다. 말카디엘의 감정이 무겁게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


+자네가 어떻게 이 모든 상황에도 즐거울 수 있는지 모르겠군. 나 역시 아카이브를 자주 열람한다네. 그리고 내가 읽었던 기록 중에 빙의된 내비게이터를 상대하는 것이 쉬웠던 적은 한번도 없었어+


그의 말에 내 미소가 사라졌다. 그때 갈레오가 끼어들었다.


+다들 정신 차리고 대비하도록. 문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유영을 멈추고 자력을 활성화 하여 바닥에 착지했다. 격리실의 문은 두터운 장갑으로 보강되어져 있었고 표면에 싸이킥 전류가 튀어올랐다. 어찌나 문이 넓은지 터미네이터를 입은 우리가 일렬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격문에 손을 대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미끈거리고 악독한 느낌이 손을 타고 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난 결국 참지 못하고 입술을 비틀며 노성을 터뜨렸다. 이런 기운을 어째서 사전에 알아차리지 못한 걸까?


"이 격문 너머에 타락한 존재가 있습니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끼며 내가 으르렁거렸다.


"분노에 타오르는 존재입니다. 나에게 접근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째서 진작 감지하지 못했소?+


두메니돈이 물었다.


+히페리온을 탓하지 말게. 이 문 너머에 있는 존재는 자신의 기운을 완벽히 감췄으니. 형제여, 이만 문에서 손을 떼게+


잠깐이지만 난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 몸 속을 휩쓰는 분노는 너무도 거부하기 어려웠다. 분노라는 감정이 그만큼 기쁘고, 정의롭고, 순수하게 느껴진 적이 있었던가?


그래! 난 안니카와 그녀의 병신같은 가식을 받아줄 필요가 없었어! 그년이 대체 뭔데? 한낱 인간일 뿐이잖아! 대체 왜 우리가 고작 인간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거지? 왜 그년이 우리를 서비터보다도 못하게 다루도록 놔뒀어야 했던 걸까!


난 깜짝 놀라 머뭇거리며 손을 뗐다. 그러자 열기가 빠져나가는 것처럼 분노가 점차 사그라졌다. 허나 그 잔여 감정이 여전히 남아 나를 괴롭혔다. 


그래, 두메니돈이 맞아. 저스티카가 뭐라고 날 변호해주든 난 진작에 이 존재를 감지했어야 했다. 이만한 힘을 가진 존재를 탐지하지 못한 잘못은 거리가 너무 멀었다는 핑계를 댈 수 없었다. 난 침착하게 복스를 켰다.


"이 문 너머에 무엇이 있든, 우리가 여기 와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 반갑게 맞아주도록 하지+


두메니돈과 갈레오가 무기를 높이 쳐들었다. 그 빛에 어둠이 잠깐 물러났다. 일렁이는 불빛에 반사된 우리의 그림자는 빛의 움직임에 따라 춤을 추듯 이리저리 흔들렸는데 그 모습이 마치 악마가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제국의 영토에 포함된 세계 중에는 문명화가 덜 진행된 곳들이 많았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그림자가 영혼의 표면이 투영된 것이라고 믿었다. 만약 그 야만 세계의 주술사들이 지금 우리의 그림자를 봤더라면, 그들에게는 우리의 그림자가 한낱 환상과는 다른 것으로 보였으리라.





급하게 하느라 마지막 문장 번역은 마음에 안 드네.

집에 가서 수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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