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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First Heretic, 죽은 제국을 따라가려는가 -7-

리만러스(222.110) 2022.10.16 14:56:28
조회 522 추천 1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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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펜이 천천히 배양탑을 한 바퀴 돌았다. 자력을 띠는 부츠가 바닥에 부딪치며 소리를 내었으나 그의 주변을 지나치는 과학자들은 전혀 듣지 못한 듯 했다. 아르겔 탈은 그의 채플린이 배양 포드를 둘러보는 것을 지켜보았다. 불신의 기운이 스멀스멀 그의 목 뒤를 타고 올라왔다. 차갑게 식은 땀이 헬멧을 쓰고 있지 않은 두 전사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전에 본 적이 없는 최상급의 필드 발생기로군. 이 정도 수준의 기계라면 필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겔러 필드를 생성할 수 있을 게야."


아르겔 탈이 기계를 가리키며 동의했다.


"현재 우리 함선에 설치되어 있는 겔러 필드 발생기는 이 발생기에 비하면 조잡한 수준이야. 비교하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너희는 너희 스스로가 겔러-필드라고 부르는 현상에 대해 너무도 무지하구나. 그것은 단순히 워프 에너지를 방어하기 위한 방호막이 아니니라. 워프라 함은 영혼의 바다라고 할 수 있느니. 겔러-필드는 그 정제되지 않은 싸이킥 흐름을 물리치는 것이다. 불생자들의 손길을 뿌리치는 방어벽인 것이다+


"지금 당면한 문제는,"


자'펜이 숫자 'XVII(17)'이 적힌 인큐베이터 포드를 쓸어내리며 말했다.


"어째서 이 배양 포드들이 보호되고 있느냐는 점일세."


+말해도 괜찮느니라+


자'펜이 미소지었다.


"그러니까, 악마들로부터 말이야."


그때 토르갈이 후에 '로가 아우렐리안'이라고 불릴 아이가 담긴 배양 포드로 다가왔다. 그는 배양액 속에서 꿈틀거리는 아이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저는 알 것 같기도 하군요. 이 아이들은 조만간 배양 과정이 끝날 겁니다. 그리고는 태어나게 되겠지요. 너, 악마? 아니면 영혼인가? 무엇이든간에, 듣고 있나?"


+여기 있으니 말하거라+


토르갈은 여전히 머릿속에서 울려퍼지는 잉게텔의 목소리가 불편한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군단에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황제의 20명의 아들들은 알 수 없는 비극에 의해 천상으로 흩어졌다고 했다. 창조되는 과정에서 문제들이 생겼다고 했어."


+그래, 너희에게도 프라이마크의 탄생에 관한 비화가 알려져 있었겠지. 허나 그것은 모두 거짓말이다. 수 세기 동안 지켜져왔던 거짓인 즉, 곧 너희는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아나테마는 지구를 떠나 대성전을 시작하기 전 워프에 계신 위대한 권능들과 마주했노라. 그는 거래를 원했고, 자신의 군대를 이끌 강인한 아들들을 요구했지. 권능의 신들은 그에게 유전공학과 싸이킥 마법을 융합하는 지식을 알려주었고, 그 덕분에 아나테마는 20명의 자식들을 얻을 수 있었도다. 신들이 그에게 온 것이 아니야. 그가 신들에게 왔지. 해답을 갈구하고, 지식을 구걸하면서. 허나 그는 배신했다. 피와 영혼으로 맹세한 약속을 저버렸어. 아나테마는 인류에게 태고의 진실을 보여주지 않고 있지. 이에 워프에 계신 신들께서는 분노하실지니. 아나테마는 지식을 얻는 대신 지불하기로 맹약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노라+


자'펜은 휘청이는 몸을 다잡고자 난간을 붙잡았다.


"우리의 아버지가...아스타르테스 군단의 모든 아버지들이...고대 피의 의식과 금지된 과학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니...."


아르겔 탈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황제는 모든 종류의 신격을 부정해왔다. 그의 아들들에게 내려진 신성조차도 말야. 헌데도 기도문과 마력의 주문이 이 배양 탱크에 빼곡히 적혀 있지 않는가? 그야말로 가장 영광스러운 광기로군."


+준비하거라. 이제 워프가 열리며 신들께서 오시리라. 현실 우주에 강림하신 그들께서 자신들의 지식으로 빚어진 20 명의 아들들을 원하실 것이라+


아르겔 탈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으며 배양 포드를 바라보았다.


"그 말은 이 겔러 필드가 곧 작동을 멈출 것이란 이야기로군?"


+정확히 너의 심장이 38번 뛸 때 실패할 것이다+


"그리고 프라이마크들은 너의 주인들에게 붙들려 우주 전역으로 흩어지겠지."


+그분들이야 말로 프라이마크의 진정한 아버지들이시다. 너희 황제를 폄훼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정의를 바로 세우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별들 사이를 누비며 자라날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신들께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하여 마련하신 계획의 첫 단계이니라+


"그러면 아우렐리안께서는..."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아들이지. 로가의 배양 그릇은 콜키스로 옮겨질 것이다. 그곳은 인류를 계몽의 길로 인도하여 태초의 진실에, 그리고 마침내 별들 너머에 계시는 신들께 다다르게 할 여정의 시작점이 되리라. 인류는 신의 보살핌 없이는 살아남지 못하리. 우주를 점령하고자 하는 외계인들에게 휩쓸려 차례차례 찢겨져 나갈 뿐인 게다. 그리고 그들 역시 태초의 진실을 보지 못한 채 엘다가 그랬던 것처럼 사라지게 되겠지. 이는 모든 생명체들이 마주할 운명이니라. 별들 사이에 적혀져 있는 운명. 로가는 그 점을 깨달았고, 인류에게는 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 그 깨달음이 그와 그의 군단의 정체성이 되었도다. 이제 왜 그가 내 주인님들의 총아인지 알겠느냐?+


자'펜은 눈을 감고 기도문을 읊조렸다.


"신앙이 우리를 영혼없는 자들과 저주 받은 것들로부터 구하리니, 이는 영혼의 원료요 인류 생존의 원동력이니라. 신앙 없는 우리는 그저 공어할진저."


아르겔 탈은 그의 검을 뽑았다. 적철의 칼날이 쇠 마찰음을 내며 매끄럽게 칼집에서 뽑혀졌다.


+그래...바로 그것이다...+


역장 발생 장치가 작동되자 붉은 검이 푸른 스파크에 감싸이기 시작했다. 자'펜은 눈을 반쯤 감으며 말했다.


"끝내게. 우리의 손으로 운명이 여정을 떠나도록 하세."


아르겔 탈은 검을 한 바퀴 돌렸다. 역장에 둘러싸인 칼날이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일렁였다.


"아우렐리안, 로가를 위하여."


말노르가 속삭였다.


"진실을 위하여, 이제 끝내십시오. 그리고 우리는 이 해답을 가지고 제국으로 돌아가도록 하지요."


토르갈이 말했다. 아르겔 탈은 고개를 돌려 다고탈을 바라보았다. 그의 부사관 중 가장 어린 편이었던 그는 모나키아에서 군단이 치욕을 맛보기 직전에 서전트에 임명되었다. 그를 바라보는 중대장의 눈빛은 어딘가 모르게 초점이 맞지 않았다.


"형제여, 난 더 이상 황제에게 속고 싶지 않네. 우리가 믿는 것이 진실임에도, 그 때문에 치욕을 입는 일이 지긋지긋하단 말이다."


다고탈이 고개를 끄덕이며 중대장의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그럼 끝내십시오."


+세 번+


아르겔 탈은 한 발자국 내디뎠다. 그의 눈에는 흡사 생명체의 핏줄처럼 배양 타워로 인공 혈액을 공급하고 있는 튜브만이 보였다.


+두 번+


전사는 검을 휘둘렀다. 검이 주변의 공간을 일그러뜨리며 푸른 번개의 꼬리를 만들었다.


+마지막+


떨어지는 칼날은 자신의 앞에 있는 모든 것을 베어 갈랐다. 철, 구리, 고무, 청동, 그리고 자신과 같은 색의 액체까지. 임무를 끝낸 검이 부서지며 무수히 많은 칼날 조각으로 바뀌었고, 주인의 손을 사정 없이 베며 흩날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끔찍하지만 익숙한 기분을 느끼는 아르겔 탈이 본 것은 황금빛으로 불타 오르는 싸이킥 에너지의 파도였다.








내 기억으로는 XP 시절 이 장면 때문에 한달 가까이 갤이 불타올랐던 걸로 기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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