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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라이오넬x멸망후 슬라네쉬의 첫사랑 이야기모바일에서 작성

gmailcom1(222.116) 2023.04.08 03:09:48
조회 2481 추천 19 댓글 8
														


https://m.dcinside.com/board/blacklibrary/231446?headid=60&page=2

 


여기서 영감을 얻음


라이오넬 멸망후

슬라네쉬의 첫사랑 이야기

어찌어찌 해서 인류와 엘다는 슬라네쉬를 참수하는데 성공했지만 목마른 그녀는 완전히 죽지 않았고 엘다리들을 향해 최후의 복수를 토해내었다. 오랜 시간동안 슬라네쉬의 뱃속에서 돌이킬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엘다리들이 변형된 괴물체 슬라네다리와 어둠의 대공이 최후의 희망으로 죽기전 자신의 부활을 위해 만들어낸 알이 그것이었다.


슬라네쉬가 관장하던것은 과잉과 욕망과 쾌락이었고 이것들은 문명이 가져다 주는 수확물의 여유로움이었으니 슬라네쉬가 알을 깨고 다시 태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엘다 할리퀸들은 당장에 그 알을 깨부숴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슬라네쉬의 사념이 퍼져 온 우주가 타락할 위험이 있었기에 할리퀸들은 어쩔수 없이 그 알을 지켜보기로 하고 만약 그 알에서 슬라네쉬의 씨앗이 태어난다면 그것을 계도해서 선한 신이 될 수있게끔 계획을 세운다.


한편 알은 할리퀸의 눈을 피해 어느 한 행성에 떨어지고 부화한다. 그 행성엔 소규모 인류 공동체가 있었는데 그들의 수색대가 알에서 부화한 여아, 슬라네쉬를 찾아낸다. 그들은 보랏빛 아우라가 감도는 은발의 긴 귀 소녀를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위대한 사랑과 조화의 신 지골로의 현신이라고 생각하고 그녀를 거두어 자신들의 추장에게 데려간다. 추장은 소녀의 심상치 않은 기운을 직감하고는 자신의 양녀로 입양하고 신의 딸이라는 뜻의 '필리아 데일(filia dei)'이라는 이름을 붙여 길렀다. 그곳에서 필리아 데일은 추장의 교육을 받으며 우상으로 칭송받으며 자랐고 인류 공동체는 유래없는 발전을 이룩한다.



세월이 흘러 사리분별을 할 정도로 자란 필리아 데일은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름을 느꼈다. 자신의 긴 귀, 새하얗게 바란 머리카락, 관능적인 외모, 어딜가든 이어지는 사람들의 관심, 아랫배에 새겨진 외설스런 문양등 타인과 다른 점을 부담스럽고 부끄럽게 여겼다.

특히 배의 문양이 그녀를 괴롭게 했는데 그것은 필리아가 태어날 때부터 그녀의 배에 그려져 있었던 것으로 마치 자궁을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인 외견, 은밀한 점막과 연결된 문양 아래로 뻗어있는 선, 때때로 밝게 빛나는 기묘한 특성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가 위대한 사랑의 여신이라는 증거로 생각하고 그녀에게 열렬한 애정을 주었고 어떤 이들은 외설스런 문양을 보곤 날때부터 더럽혀진 창녀라며 매도하기도 했다. 어느 쪽이든 그녀에겐 사람들의 관심이 스트레스였고 문양을 지우려 여러 방법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그녀는 수치스러워 하며 외출할 때면 항상 어두운 색의 로브를 쓰고 홀로 다녔다.





하루는 필리아 데일이 홀로 외딴 개울에 가서 몸을 씼다가 우연히 나무를 해가는 잘생긴 청년과 마주친다. 그는 공동체 외곽에 사는 청년으로 말수가 적어 공동체에서 겉도는 자였다. 나무꾼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한눈에 반했지만 곧 젠틀하게 못본척 자리를 뜬다. 필리아는 순간 부끄러운 감정이 들었지만 나무꾼의 배려를 느꼈는지 속으로 묘한 감정을 동시에 느낀다.

그녀가 계속 개울가에 목욕을 하러 오는걸 알게된 나무꾼은 몰래 나무로 차단벽을 만들어 그녀가 혼자만의 목욕을 즐기게 해주었고 필리아도 처음 겪어보는 타인의 배려가 싫지는 않았다. 결국 필리아는 처음으로 타인에게 말을 붙여보고자 그 나무꾼의 집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고 나무꾼도 속으로 반했던 여인이 찾아오자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어쩔줄 몰라 했다. 첫 만남을 어정쩡하게 이룬 그들이었지만 그 후로도 그 둘은 서로 종종 만나는 사이가 되었고 서로의 외모에 반하고 무리에서 겉도는 처지에 공감하며 더욱 가까워 졌고 그 둘은 친구가 되었다, 서로간의 속마음을 속이며.





한편 슬라네쉬의 환생체를 주시하던 엘다 할리퀸들은 계획을 앞당기고자 어떠한 계회을 추가로 세웠다. 바로 슬라네쉬의 환생체, 필리아를 슬라네다리를 끌어들이는 미끼로 써서 괴물들을 한꺼번에 퇴마하고 난전의 상황에서 필리아 데일을 빼내 그녀를 대려가 선한 신으로 만드려는 것





계획안을 주창한 이는 할리퀸 내부에서도 고참인 인물로 실력이 뛰어나고 오래 살아 지혜로웠으나 오랜 시간동안 살인과 전투를 과잉경험한 것 덕분에 서서히 영혼이 변질되고 타락에 가까워져 가고있었다. 주변 할리퀸 요원들은 그의 타락을 눈치채고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숙청을 준비한다.





다시 필리아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나무꾼과 필리아의 관계는 더욱 깊어져서 필리아는 나무꾼과 단 둘이 있을때면 로브를 벗고 있을정도로 그를 신뢰했다. 슬슬 눈돌리던 서로의 마음을 직시하려 했으나 그들의 풋풋한 썸은 오래가지 못했다. 필리아 데일이 추장의 장자와과 정략결혼을 맺은 것이다. 필리아는 임박한 결혼에 대해서 어떻게 나무꾼에게 말할지 고민이었다. 그녀는 고뇌하며 자신도 모르게 과거 나무꾼과 조우했던 개울가로 갔고 우연히 나무를 해가던 나무꾼과 다시 마주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엔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그녀가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고 마침내 그녀는 심호흡하며 이야기를 꺼냈다,





“저 저는 추장의 아들과 결혼해요. 그 사실을 전하고 싶었어요...”





나무꾼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으나 속으로는 실망감과 절망이 엄습했다.





“그렇군요.” 그가 짧게 말했다.





“하지만... 난 이 결혼을 원치않아.”





“필리아....”





“난...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요!”



그녀의 고백에 나무꾼의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릿속이 용광로처럼 달아올랐다. 그러나 이내 식어버렸다. 이미 결혼은 결정된 일이고 그는 결코 필리아와 이어질 수 없단걸 알았으니





“필리아, 우리가 함께할 수없다는걸 알잖아.”





필리아는 고개를 숙이고 눈가에 고이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알아요. 하지만-”





“당신의 의무는 우리 공동체의 부족민에 대한 것이고 나의 의무는 이곳에서 나무를 하는거야.”





필리아는 의무라는 단어를 듣고는 감정이 북받쳐올라 흥분하며 말했다.





“대체 의무란게 뭐죠!? 당신과 나를 갈라놓는 것? 우리가 그걸 왜 지켜야 되는데요!?”







“필리아, 그만.”





“내 이야기를 들어줘요. 나는 태어날 때부터 타인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어요.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내 이름, 필리아 데일이라는 이름도 결국 추장인 나의 아버지가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목적으로 지은거죠.

사람들은 나를 신의 딸로 부르며 칭송하다가도 내 몸의 저주스러운 이 문양을 보곤 나를 태생부터 더러운 여자라고 비난해요. 그 모든 사람이 내 모습을 임의대로 결정하고 나는 그에 맞추어 따라 움직여야 했죠. 그러나 당신만은 달랐어요! 당신만이 내게 신앙이 아닌 배려를 주었다구요!”





그 말 그대로였다. 그녀가 어렴풋이 기억하는 과거, 그녀가 넘쳐흐르는 군주 슬라네쉬였을 때에도, 환생해서 필리아 데일이 되었을 때에도 그녀의 모든 행동은 그녀의 추종자들이 원한 것이었다. 그녀가 전생에 악신이었던 것도 과거 엘다리들이 그녀를 악신으로 섬겼기 때문이다.





그녀가 억눌린 감정을 모두 토해내고 난 뒤 무너져 내리려 하자 나무꾼은 그녀를 거칠게 끌어 안으며 지탱했다. 그녀를 안은 팔로 오한과 식은땀이 느껴졌다. 그녀의 거친 숨소리와 사시나무 떨듯 떨리는 몸은 그녀가 내재적으로 무너지기 직전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 모든 사람이 널 꼭두각시로보진 않아.”





“....으.....으...., 으..........아아..........  으흐흐-흑!”



그 누구도 그녀에게 주지 않았던 진심어린 말 한마디. 나무꾼이 그것을 내어 주자 그녀는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꺽꺽대며 나무꾼 청년에게 폭 안겨 우는 그녀는 한참뒤에야 간신히 감정을 추스를 수있었다.





“밤이 늦었는데 이만 돌아가봐야 하지 않겠어?”





“아니, 오늘밤은..... 그냥 여기서 보내요. 앞으로는 이렇게 만나지도

못할 테니.”





나무꾼의 어깨에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얹혀져왔다. 그녀가 긴장이 풀린 나머지 머리를 기댄것이었다. 찰랑이며 비단결처럼 고운 머리칼을 그의 어깨에 기댄것이다. 필리아는 이렇게 꼼짝도 않고 하늘의 별들이 솟아오른 태양의 아침 광휘에 밀려 없어질 때까지 그대로 있었다. 나무꾼은 무표정으로, 하지만 마음만큼은 따뜻하게,아름다운 생각만을 보내준 청명한 하늘의 보호를 받으며 어깨에 기대어 잠든 그녀를 줄곧 지켜보고 있었다.



두 사람을 둘러싸고 별들은 수목 사이로 양때처럼 여전히 조용한 걸음을 옮겨가고 있었다. 그리고 몇번이고 나무꾼은 이렇게 생각했다. 하늘의 별 가운데 가장 예쁘고 찬란한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려와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었노라고.



그들의 첫 사랑이었다.






그후 추장의 장자와 필리아가 혼인식을 올리는 날, 나무꾼은 하객으로 참석해 예를 표하며 그녀의 결혼을 축복했지만 그녀는 맘이 편치 못했다. 추장의 장남은 책임감이 강한 인물이었고 또 필리아를 무분별하게 섬기지도 혐오하지도 않았지만 그녀는 그를 조금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감정이 어떻든 결혼식은 진행되고 있었다. 그들이 부부의 인연을 맺으려는 순간 하늘에 먹구름이 끼며 슬라네다리의 영혼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축제는 순식간에 개판이되고 추장의 장자는 슬라네다리에게 영혼을 빼앗겨 죽음을 맞이한다.





나무꾼은 필리아를 들쳐업고 외딴곳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도망친다. 그곳에서 그는 집안의 가보로 내려온 라스건을 들고 그것들과 죽을 각오로 싸웠으나 슬라네다리 몇이 후방으로 침투해 필리아를 덮친다.

몸부림치는 그녀를 강제로 제압한 슬라네다리들은 그녀의 옷을 거칠게 찢고 그녀의 보드라운 살갗을 칼로 살짝 베어가르며 그녀에게 여성으로써 치욕스런 행위를 하며 고통과 과잉된 쾌락을 주입해 족장의 양녀를 다시금 어둠의 대공으로 승천시키려고 시도한 순간 고참 할리퀸 요원이 나타나 슬라네다리를 썰어버린다.





청년은  그에게 감사를 표하려 하나 이미 밖에서 수없이 많은 슬라네다리를 썰어버리며 그의 영혼은 선을 넘어 타락해버린지 오래였고 나무꾼 청년까지 참수해 버린다. 곧이어 그는 무언가에 현혹된듯 고꾸라진 필리아에게 달려드나 이것을 지켜본 동료 할리퀸에게 저격당해 죽는다. 할리퀸 요원들은 쓰러진 필리아를 데리고 가려고 하나 때마침 정신이 든 그녀가 나무꾼의 시신을 보고는 할리퀸 요원들을 뿌리치고는 그에게 뛰쳐갔다.





그러나 그녀가 왔든 상관없이 나무꾼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있었다. 그녀가 청년을 부여안았지만 그를 안은 팔에서는 차가운 냉기만이 느껴져왔다. 그는 죽어버렸다. 필리아는 믿을수 없는 현실에 그의 주검을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그녀가 느끼는 끔찍한 고통에 마침내 이마테리움이 반응했다. 워프의 사악한 기운이 그녀와 접촉하기 시작했고 무의식적으로 신성을 각성하고 나무꾼을 카오스의 축복을 내려 살리려 했다.





당연히 엘다들은 기겁하며 난입해 필리아를 제지하고 그들의 기술력으로 청년을 치료해 소생시킨다. 감사를 표하는 필리아를 보며 이미 강제로 끌고 가기에는 너무 멀리왔음을 깨달은 요원들은 투명한 보주로 무언가를 그녀에게 보여준다. 필리아는 그것을 보고는 곧 기겁하며 눈을 돌렸다.





보주의 너머에선 눈앞이 아찔할 정도의 아름다운 보랏빛 세계가 펼쳐저 있었다. 그곳엔 산처럼 쌓여있는 금은보화, 와인으로 된 호수위의 섬에 놓여진 호화로운 만찬, 보주 너머의 자신을 보며 환호하는 사람들, 그 어디보다 평온하고 아름다운 장소들 그러나 필리아는 그것들에게서 역겨움밖에 느낄 수 없었다.



그곳의 사람들은 갖지도 못할 돈을 세며 육신과 영혼이 뒤틀려가고 영원한 배고픔을 느끼며 음식을 입에 쑤셔넣다가 몸이 터져 죽어가고 사람들은 자신의 팔다리에 칼집을 그려넣으며 황홀경에 빠지는 괴기스런 광경이 비춰졌기 때문이다. 필리아는 욕지기를 참지못하고 구역질을 하며 할리퀸 요원들에게 자신에게 왜 이런 끔직한 것을 보여주냐고 외쳤다. 그러자 할리퀸 요원은 네가 더 잘 알지 않느냐며 되물었다. 필리아가 그게 무슨말이냐며 되묻는 순간 그녀는 이해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해 당했다.





보주의 장면들은 그녀의 전생의 거처였다. 온갖 쾌락과 탐욕이 나뒹구는 역하디 역한 슬라네쉬의 왕국, 필리아는 자신의 전생을 깨닫게되며 사람들의 말대로 자신은 더러운 창녀가 맞았다며 극심한 자기혐오에 빠진다.



할리퀸은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아직 늦지않았다고 말한다. 그녀가 무슨소리냐고 말하자 할리퀸들은 그간 그녀를 지켜봐왔다는 말로 서두를 떼며 그간 있었던 일을 상기시키며 그녀가 과거의 슬라네쉬와는 달리 이미 상당한 변질이 일어났음을 이야기 해준다.

본디 카오스 신은 광신도들의 신앙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임으로써 스스로도 모순적이며 자기파괴적인 성향을 띄게되고 필리아도 태생이 카오스 신의 환생체라 사람들로부터 신앙을 이끌어내는 사이킥적 힘을 가져 파멸로 향할 운명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나무꾼과 만나고 그 만을 사랑하고 서로 순수한 사랑을 나누게 되면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줄 알게되고 감정을 무분별하게 수용하지 않게 되며 과잉적인 면모는 사라지고 정말로 공동체의 부족원이 말했던 위대한 사랑과 조화의 선신이 되어간다는 것.



그러나 아직 완전하게 승천한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시 과잉과 쾌락의 악신이 될 가능성이 남아있으며 그때가 되면 필리아가 그라운드 제로가 되어 오늘 있었던 일과는 비교가 안 될 끔찍한 참사가 일어나고 보주에서 본 광경이 다시 재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우리와 함께 가면 그것을 막을 수 있다고 그녀를 설득한다.





그러나 그렇게되면 그녀는 그토록 사랑하는 나무꾼 청년과 헤어지게 된다는 사실에 필리아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괴로워 한다. 결국 그녀는 결연히 일어나 할리퀸들의 포탈로 갔다. 자신이 악신으로 승천하면 다시 나무꾼이 상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에 그의 곁에 남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할리퀸들이 웹웨이를 열어 이탈하려는 그때, 가까스로 살아난 청년이 팔을 뻗는다


자신은 사명을 깨달은 필리아는 눈물을 삼키며 무시하고, 둘의 이별을 물끄러미 바라본 한 할리퀸이 청년에게 파비우스 바일을 찾고 그후 블랙 라이브러리로 가라는 말을 남긴다
.몇십년 후, 마을은 그날의 상처를 딛고 작은 도시국가로 발전했다. 나무꾼 청년, 그는 발사되는 탐사 우주선에 몸을 싣고 머나먼 여정을 떠난다. 먼 과거의 인연을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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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이 흐르고 난 뒤 나무꾼은 늙어 탐사대에서 은퇴했다. 과거의 인연을 찾겠다고 지원한 탐사대가 그의 천직이었고 그는 탐사대원으로써 여러 업적을 세운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목적을 이루지 못한채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었고 지금은 그저 하루하루 죽을날만 기다리고 있는 노인일 뿐이었다.





노인이 된 나무꾼은 현관 앞 마당의 의자에 앉아서 석양이 지는 광활한 공간을 바라보았다. 그의 부족에 입양되었고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백발 소녀 필리아를 마지막으로 본 지 수십년이 흘렀다. 그는 블랙 라이브러리에서 그녀가 이후 신으로 승천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그녀와 재회하는 건 거의 포기한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나무꾼은 그녀를 그리워 하고 있었고 오늘도 그녀 생각을 하며 하루일과를 마치는 잠을 청하려는 찰나 뒤에서 꿈에서라도 다시 듣고싶었던, 반가운 육성이 들려왔다.







“안녕, 내 사랑스러운 나무꾼.”





그 목소리가 그렇게 말했다. 나무꾼은 그의 뒤에있는 아름답고 영묘한 형상을 보기위해 몸을 돌렸다. 그러자 나타난것은 아름다움의 극치이면서도 조화의 미가 어우러진 광휘를 두른 여신이었다. 노인은 그것이 필리아라는것을 깨닫고 놀라 숨이 멎을 지경이었다.





“필리아?” 그는 감정이 북받혀오르는것을 참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 당신이야?”





“맞아요, 나예요 당신..... 정말 보고싶었어요.”





마음이 충만한 그녀가 얼굴에 따스한 미소를 짓고 나무꾼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나무꾼도 감격에 휩싸여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들은 서로의 삶을 돌아보며 기나긴 대화를 나누었다. 함께했던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고 여신이 노인에게 젊음을 불어넣고 시내로 나가 서로 즐거운 데이트를 하기도 했다. 또 그들은 서로가 떨어져있는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다.





욕망의 군주, 어둠의 대공, 목마른 그녀, 아주 먼 과거에 그녀의 끔찍했던 전생의 모습을 부르던 말들이다. 전생의 그녀는 늘상 과잉된 쾌락를 탐하며 끝내는 자기 자신을 상처입히며 쾌락을 즐기는 자기파괴적인 상황을 불러일으킨다. 필리아로 환생한 뒤에도 전생의 모습을 되칮을 가능성이 남아있었으나 나무꾼과 순수한 사랑을 나누며 타인에 대해 공감하는 법, 선을 넘지 않는 중도의 자세를 배웠으며 사람들의 감정을 취사선택한다는 개념도 익히게 되고 이것은 필리아가 위대한 조화와 사랑의 선신으로 승천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다.





나무꾼은 필리아를 구해 아름다운 선신으로 승천하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자부심과 운명을 벗어던지고 선신으로 승천한 그녀에 대한 존경심으로 가득 찼고, 그는 수십년이 흘렀음에도 그녀에 대한 사랑이 여전히 불타오르는 것을 깨달았다.





그날 밤 그들은 두 개의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그들의 심상이 동시에 뛰는것을 느꼈다. 그들의 사랑과 애정은 진귀한 꽃처럼 갑작스레 피어나 열정으로 빛났다. 여신과 인간은 서로를 바라보며 순수한 사랑을 느꼈다. 그리곤 여신이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우윳빛 손바닥이 청년이 된 나무꾼의 양 뺨을 살며시 움켜 쥐었고 여신의 촉촉한 입술이 그의 입술를 탐하며 정성스레 부딫혔다. 그녀의 입술 속에서 따뜻한 혀를 뻗어내어 나무꾼의 입안을, 입천장과 혀를 정성스럽게 매만져주었다. 나무꾼 청년도 이에 화답하듯 자신의 혀를 교차하며 서로의 끈적이는 타액을 섞었다. 점막과 점막이 포옹하는 소리는 들리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열적인 사랑과 육체의 열정을 가속화 시켰다.



여신은 나무꾼의 손을, 오랜 시간동안 고생하며 거칠어진 손을 잡고선 그녀의 부드러운 허벅지 위에 올려놓았다. 터무니없이 탄탄한 살결이 그의 감각을 찢어발겼다. 곧 여신의 육체의 탱글탱글한 살결로부터 흘러드는 감각만이 그의 머릿속을 물고, 빨고, 핥고, 점막사이로 밀려들어가 붙잡힐 뿐이었다.


그날 밤 그들의 침소는 가볍게, 흥겹게 흔들렸다. 살과 살이 껴안아주는 소리가 촉촉함을 휘젖는 소리에 섞이기도 했다. 여신은 마치 필멸자와 같은 헐떡임과 신음을 내뱉으며 잠시동안 쾌락에 온몸이 젖어들어감을 만끽했다. 자신의 아래에서 체액을, 그녀 자신의 의지로 필멸자의 유전자를 먹고, 또 먹으며 만끽했다. 둘은 신과 필멸자라는 큰 차이가 있었지만 그런것은 상관없었다. 여신은 나무꾼의 커다란 품 안에 꼭 안겨서 밀려오는 쾌감에 덜덜 떨면서 그의 귓가에 사랑을 속삭였고 필멸자 청년은 그녀가 말하는 사랑을 몸소 느끼며 인간의 몸으로 여신을 범했다는 배덕감에 파들거리며 욕정을 느꼈다. 물론 여신의 입장에선 나무꾼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원해서 한 행위였다.

고대 테라에서 시작하여 온 은하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씨를 뿌리고 자궁을 잉태의 환희로 가득 채웠던 것이 이 작은 오두막에서, 가장 조화롭고 아름다운 형태로 재현되고 있었다.신성을 가진 무한자로써의 여신이 잠시 신성을 내려놓고 유한한 인간의 세계로 하강하는 숭고한 의식, 그들은 서로 사랑과 그리움이 담긴 황홀한 춤을 추며 흐르는 강물과 바다의 합일과 같은 친밀한 순간을 공유했다. 그들의 인연은 나무뿌리처럼 깊고 튼튼했고 하늘의 별처럼 아름다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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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신은 결혼식 전날밤에 그랬던 것처럼 침대에 걸터 앉아 별을 보는 나무꾼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다만 이번엔 적극적으로 손을 뻗어 나무꾼의 손을 잡아쥐엇다는 것에 차이가 있다.




"당신을 너무나도 보고싶었어요 내 사랑, 난 당신을 결코 잊은적이 없어요. 필리아 데일이었을 때도, 승천한 지금도,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은 결코 사그라들지 않았어요.”


여신은 그렇게 말하며 나무꾼에게 자신과 함께 갈 것을 요구했다.

위대한 여신이 한낱 늙은 인간에게 애원하는 모습에서 그를 소중히

생각하는 여신의 속마음이 느껴졌다.





나무꾼이 어떤 선택을 하였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지금은 그 어디에서도 그 노인을 찾아볼 수 없다. 원래부터 오늘내일 하는 사람이라 사고로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물론 위대한 사랑의 여신은 실존한다. 여기서 아득히 먼 행성에서 젊고 잘생긴 남성 한명과 사이좋은 선남선녀처럼 같이 다니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있다하니.... 여기서부터는 우리의 상상이니 여러분이 조금더 상상력을 발휘해 볼 수도 있지 않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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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은 슬라네쉬의 환생체, 필리아 데일. 혐오지성이 그려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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