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내용: 호루스는 돌연변이 괴물들을 창조해낸 암흑기 생물학자 바실리오 포를 마주한다.

'날 기다리고 있었군'

호루스가 말했다.

포는 어깨를 으쓱했다.

'난 언젠가 네가 찾아오리란 걸 알았다. 그리고 네가 오면, 내가 이기지 못하리란 점도 알았지. 난 내 저항이 의미가 있었으면 했다. 만약 적들을 무찌르지 못한다면, 그들 중 가장 뛰어난 자를 없애는 것이지. 바로 그들의 지도자'

'내가 오리란 걸 알았나?'

호루스가 물었다.

포는 고개를 끄덕였다.

'으-흠. 네놈이나 네놈과 비슷한 놈들. 언젠가. 결국에는.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불가피한 일이었어. 테라는 인내하지'

'넌 오래 전 테라를 등졌다.

'내 기술이 인정받지 못했거든'

'내가 네 기술과 직접 마주쳤다. 별로 놀랍지도 않더군. 흉물들이었다, 포'

'흉물이라고?'

포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작고 완벽한 치열을 보였다.

'보아하니 입맛이 전혀 바뀌지 않았나 보군'

포는 자리에 앉았다.

'난 네가 이 지역에 진입하기 20달 전부터 네 행동을 관측해왔다'

포가 말했다.

'내 감청 시설과 감시 네트워크를 통해. 난 네가 지역 문화를 어떻게 상대하는 지를 지켜봤다. 네 메시지. 너의 포용 제안. 난 얼마 안가 네가 내 문앞에 오리란 점을 알았다'

'그리고 넌 준비했지'

호루스가 말했다.

'겁에 질렸겠지. 테라의 사람들이 한때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널 평가할 것이라 생각해서'

포는 얼굴을 찌푸렸다.

'아니야. 넌 잘못 알고 있어'

포가 대답했다.

'넌 내가 테라를 떠난 게 추방당해서라고 생각하나? 소외되어서? 악명 때문에? 아니, 아니지. 모든 예술가와 혁신가들은 이해받지 못하는 법이지'

'그럼 왜냐?'

'왜냐하면 나는 그의 부상을 목도했으니까'

포가 말했다.

'그 시절에도, 초기였을 지 모르나, 난 그가 어떤 존재로 변할지를 알 수 있었다. 네 아버지 말이다. 그와 같은 꿈을 꾼 자에게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지 나는 알고 있다. 허나 수 십년에서 수 세기, 아니면 그 이상의 세월이 흐를 지라도, 나는 그가 성공할 것임을 알았다. 난 합류하고 싶지 않았어. 난 가능한 최대로 멀리 떨어졌으면 했다.

'왜지?'

호루스가 물었다.

'그의 꿈은 터무니없는 것이야. 허나 그에겐 그 꿈을 현실로 이뤄낼 힘이 있었지. 난 이제 그가 꿈의 실현을 시작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어. 넌....넌 별들에 닿았지'

'그래, 그 분의 메시지와 함께. 그 분의 희망은-'

'희망?'

포는 슬프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 당연히 그는 자기 자식들에게 희망이라 말했을 테지. 그는 언제나 모든 걸 낙관적으로 들리게 만들었거든. 영광스럽고 무한한 미래. 하지만 당연히, 넌 이해하지 못할 테고'

'아니'

호루스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너는 흉물의 창조자다. 내가 마주한 것 중 가장 터무니없는 것의 창조자지. 너처럼 뒤틀린 정신을 가진 자는 그 분의 장엄한 야망에서 오직 공포만을 볼테지. 그리고 네가 인간의 형태에 저지른 죄에 대한 그 분의 심판을 두려워 할테고'

'오 신이시여, 안돼!'

포가 갑자기 경악하며 소리쳤다. 그는 망설였다.

'테라에서 사람들이 여전히 입에 신을 담나? 여전히 그들이 신앙을 가지고 있는 건가? 아니겠지. 지금은 아닐거야. 하여간, 넌 틀렸다. 난 그의 심판이 두렵지 않아. 넌 내가 흉물을 창조했다고 했지? 그가 만들어낸 것을 보고 말해라'

'무슨 뜻이냐?'

호루스가 물었다.

'난 널 말하는 거다. 너와 같은 존재들. 넌 내가 괴물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 나의 가장 거친 망상 속에서도 난 네놈과 같은 괴물을 설계할 수 없었다. 난 유전학과 해부학의 단순하면서 기발한 실습을 한 것 뿐이야. 난 수수께끼와 즐거움, 진기한 경이를 만들기 위해 손보고 수정한다. 그리고 삶의 구조에서 우리의 존재와 자리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숙고할 뿐이다'

그는 호루스를 올려다봤다.

'난 은하를 불태워버릴 것들을 만들지 않아. 난 우리 종족을 멸망으로 이끌고 끝없는 전쟁의 광기로 이끌 것을 만들지 않아. 넌 내가 목격한 가장 흉측한 존재다. 끔찍하고. 역겹고. 옳지 않은. 나에게 너희 모두를 죽일 수 있으리란 희망은 없었지만, 적어도 하나만이라도 그러한 가능성에 닿기 전에 없앨 수만 있었다면...그랬으면 그나마 위안이 됐을 텐데'

포는 일어섰고 그의 옷에 먼지를 털었다.

'이제 죽고 싶군'

그가 말했다.

'너와 같은 존재들이 고삐가 풀린 채로 풀려난 우주에 살고 싶지 않거든'

'어찌 하시겠습니까?'

세야누스가 물었다.

'우린 이 장소를 정화한다. 포의 작업 중 단 하나도 남겨두지 않는다. 그리고 서둘러라. 함대가 기다린다'

'녀석의 바램대로 그를 처형하시겠습니까?'

호루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종족에 대한 범죄에 있어서, 내가 그를 처형하는 게 맞겠지'

호루스가 대답했다.

'하지만 난 그를 배에 승선시키고 우리 아버지를 알현하게 만들 셈이네. 포는 미치광이라네. 하지만 난 그가 생을 마감하기 전에 완전한 진실을 조금이라도 알아주기를 진심으로 원한다네'

'그가 순종하길 원하시는 겁니까?'

'그의 생각은 틀렸네. 현대는 계몽의 시대고 우린 희망의 전령들이라네. 이 시대가 오기 전까지 지난 세월을 견디었던 우리 종족이 결핍해 온 바로 그 희망. 난 그가 자신의 오류를 알고 진실에 감사하길 원하네. 그게 내가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네'

'주군께선 너무 자비로우십니다'

세야누스가 말했다.

'만약 그게 결점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네'

호루스가 말했다.

'그의 사상이 날 불편하게 만들더군. 도대체 어떤 사람이 우리의 과업에 담긴 영광을 그토록 잘못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어찌 사람이 나와 같은 존재를 두려워할 수 있단 말인가?'

울라노르 승전식과 헤러시의 유혈 사태가 종식된 지 오랜 세월이 흐르고, 몰락의 어둠이 드리우고 몇 년 후, 인류는 한때 그들이 나눴던 희망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고대 테라에서, 몰락의 마지막 날들, 바실로 포는 황궁 깊숙이 존재하는 비밀 감옥 안의 단단한 감옥벽 안에서 다가오는 번개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때쯤 그를 완전히 삼켜버린 광기에도 불구하고, 포는 희망에 굴복해선 안되었다는 그의 생각이 옳았음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