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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호루스의 발톱] 2부 16장: 집합 (2)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26 16: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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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팔쿠스와 그의 전사들에 대한 예측을 전부 거절했다. 그런 시각으로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들의 영역에 들어갔다. 예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아바돈이 그들에게서 무언가 들은 게 있냐고 물었을 때, 나는 팔쿠스가 몇 달 전 침묵에 빠졌다고 인정해야 했다.

“누군가의 사생활을 존중해주기엔 정말 이상한 때 아닌가.” 아바돈은 논평했다. 짜증이 없지는 않았다. 그는 그의 지휘 아래 있는 모든 이들의 정보를 사소한 것까지 앎으로써 성공한 영혼이었다.

어느 순간 그는 전사들과 가죽을 공유하는 불생자들을 추방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냐고 내게 물었다.

“그들 중 누군가가 요청했으면,” 나는 말했다. “시도했을 거야.”

그 말에 아바돈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내 군단이 죽는 걸 멀리서 지켜봤어. 그들 중 많은 이들이 힘에의 약속에 자신의 육신을 팔아넘기더군. 말로만 유혹에 저항하는 건 쉬운 일이야, 카욘. 볼터 총열 1백 개를 앞에 두고 불생자와의 계약만이 유일한 생존의 기회라면 그것에 저항하기는 더 어렵지.”

악마적 빙의에 대해 말하는 그의 어조나 생각에서 혐오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은 그 유혹에 저항하길 택했으면서도 그 희생을 이해했다. 악마적 빙의에 저항하는 제국의 정신들에겐 내가 바로 그것을 승천이나 성취처럼 말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것이다. 진실은 언제나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 내면의 야수를 정복할 만큼 충분히 강한 이들에게 그것은 아주 만족스러운 힘과, 초자연적인 통찰력과 지각력, 반-불사를 제공한다. 많은 이들이 그것을 기도하거나, 그런 융합의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만큼 강한 불생자의 지성을 찾아 여정을 떠난다. 날것의 워프에 빠져 더 강해져서 반대편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단순하지만 드문 일이다.

그것이 팔쿠스의 상태에서 내가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이었고, 변화에 빠지는 그와 거리를 두기로 했던 까닭이었다. 그것은 의식적인 손길로 정렬되어 정돈된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장기판에 어떤 말이 있는지 알기 전까지 행동하지 않았다. 누가 말이고, 무엇이 게임을 끝낼 것이란 말인가?

사르곤이 배후에 있었다. 이제 나는 그것을 확신했다. 그는 팔쿠스의 전사들이 그들의 배로 탈출하도록 도왔으나, 폭풍 속에서 그의 안내가 가장 필요해진 순간 그들을 버렸다. 그가 아무런 변화도 접촉도 없이 여기 엘레우시스 장막으로 귀환하는 동안 그들은 워프의 고문하며 정화하는 파도에 몸을 씻었다.

우리는 수 수송로로 이어지는 주요 통로 중 한 곳을 보호하는 네 루브리카이를 지나쳤다. 그들은 볼터를 낮추지 않고 날 알은체했다. 그들의 무기를 일별하면 그것들이 최근에 발포한 적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가 복수하는 영혼에 타 있는 동안 팔쿠스와 그의 다시 태어난 일족들이 탈출을 시도했다면, 그들은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 터였다.

그들의 영향력을 알아차리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시 태어난 자들의 존재는 현실을 비틀었다. 오래된 강철 벽에 검은 혈관이 그려졌다. 아남네시스의 황동 얼굴은 이제 기괴한 여성 가고일을 닮은 악마의 용모를 띠고 있었다. 공기 중에서 게걸스러운 포식의 축축한 소리와 난해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숨을 들이마시면 늪지의 물의 풍만한 아린 맛으로 내 감각이 아팠다. 이 구역에 머무르는 다시 태어난 자들은 그들의 환경을 더럽히지도 오염시키지도 않았다. 주변의 세계를 다시 빚는 그들의 생각과 욕망의 힘일 뿐이었다.

몇 년 전 더 순진했던 시절의 나라면 그런 변이를 타락으로, 몰락과 불구가 되는 변화로 여겼을 터였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순진한 생명체였던 시절은 지나갔다. 워프의 손길은 비인간적이지만 본질적으로 사악하지는 않다. 명백히 악의적이기도 하면서, 그것이 어루만지는 이들을 그들 자신의 심리에 따라 다시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아홉 군단의 많은 이들이 변이가 그들의 물리적 형태에 가닥을 꿰면 만신전이 그들을 축복했노라고 여긴다. 감정은 고무되고, 광신은 보상받고, 폭력과 열정은 신성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워프는 자신이 선택한 아들딸들을 무용하게 만드는 법이 없다. 그러나 그것의 축복이 전부 필멸자의 정신이 욕망하고 받아들일 만한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악의적인 만신전에 이익이 되는 것이 워프의 손길을 받은 영혼이 바라는 것과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어떤 변이는 향상과 제련이다. 어떤 변이는 파괴에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다.

나는 지금 여기에 사슬로 매달려 멀리 떨어진 이들에게 말하면서, 변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나를 혐오스럽게 쳐다보는 이단심문관들의 눈을 느낄 수 있다. 워프는 나를 내 증오, 내 갈망, 내 분노, 내 죄에 따라 다시 벼려냈다. 나는 수천 년 동안 진정 인간으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인류에게 어떻게 보일지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인간으로 보일 때에도 여전히 나는 인간 이상의 존재이자 살점과 세라마이트로 이루어진 메마른 무기였다. 레기오네스 아스타르테스의 다른 전사들처럼 과대했고 사랑스럽지 않았다. 제국의 사람들은 내게 괴물이라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겠지만, 거대한 눈 내부에서는 수천 명의 영혼이 나를 주조한 워프와 대조적으로 깊이를 모르는 날카로운 질투심을 내게 품고 있다. 나는 블랙 리전의 워로드로서 세월을 보내며 몰인정에서 멀어졌다.

바뀐 터널을 지나가며 아바돈은 배에 가해진 변화를 논평하지 않았다. 나는 복수하는 영혼이 내가 아직 보지 못한 갑판에서 이런 변화를 무수히 겪었을 거라는 걸 묻지도 않고 알았다.

우리는 하이브-같은 일련의 사용하지 않는 수경재배실을 통과했다. 고대의 식물의 냄새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수목원보다 실험실에 더 가까웠다. 한때 이 구역 전체가 녹색 생명의 안식처였으나, 이제 구유나 요람은 비어 있었다. 틀랄록은 인간 선원들이 소비한 식량 팩을 보충할 그런 하이브를 서른 곳 지니고 있었다. 전함의 필멸자 노예들 사이에서 필수적인 기술이 쇠퇴하고 눈이 실험실-재배 식물들에 악영향을 끼쳐 대부분은 오래 전에 황폐화되어 버려졌다.

“팔쿠스가 네 예언자를 혐오할까 걱정되진 않아?”

아바돈의 눈은 어둠 속에서 사이킥 공명을 받아 실제로 빛나고 있었다. 나는 그런 불생자를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왜 걱정하겠어, 카욘?”

“알잖아. 사르곤의 손이 그들을 여기까지 인도했어.”

“넌 그렇다고 확신해?”

“좋아, 아바돈. 모르면 모른다고 하라고.”

그런 방 하나에서 우리는 장비를 차려입고 부동자세로 선 팔쿠스의 전사를 처음으로 만났다. 그의 터미네이터 아머는 희생으로 검어져 있었다. 투구는 야성적인 시선과 야수적인 엄니를 지니고 있었다. 전사의 두 라이트닝 클로는 그의 옆구리에서 멈춰 있었다. 칼날은 작동하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자 나는 이유를 알았다. 그것들은 표준 설계대로 만들어진 축성된 강철이 아니었다. 건틀렛의 손끝에서 자라난 조밀한 뼈 갈퀴였다. 갑옷은 그의 육신과 완전히 결합한 듯했다. 눈에서 거주하는 우리에게 결코 드문 일이 아니었다. 뼈 발톱에서 떨어지는 악취 풍기는 은빛 독은 진기하기까지 했다. 수은과 비슷했고 척수 액 냄새가 났다.

나는 그의 내면에서 전쟁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어떤 악마나 필멸자도 끊임없는 격동에 갇혀 있지 않았다. 그저… 차분했다. 거미줄의 첫 가닥이 그의 투구와 어깨를, 발목과 갑판을 연결하고 있었다. 그는 최소한 며칠 동안 여기서 이렇게 서 있었다. 기다리며.

“쿠어발.” 아바돈이 전사에게 인사했다. 터미네이터가 육중하게 고개를 돌렸다. 갑옷 관절이 으르렁거렸다. 같은 은빛 독이 그의 엄니를 타고 천천히 흘렀다.

전사가 말하기 전, 나는 그의 생각이 한데 멈춘 것을 느꼈다. 이것이 최대한 그 감각을 가장 근접하게 묘사한 것이었다. 우리가 다가가자 산란한 죽음의 고통이 저스타이린의 두개골을 가득 채웠고, 그의 관심이 아바돈에게 꽂히자 그의 생각이 인식할 수 있는 패턴으로 정렬되었다. 그는 아바돈의 존재 앞에 인간이 되었다. 그의 전 1중대장이 사이킥으로 고정시킨 듯.

“…대 우두머리님?” 쿠어발의 목소리는 삐걱거리는 가르랑거림이었다. 불신으로 싸늘해져 있었다.

아바돈은 더럽고 남루한 장발 사이로 심술궂은 미소를 지어 이를 드러내는 것으로 답했다.

“대 우두머리님.” 쿠어발은 반복하다가 즉시 무릎을 꿇었다. 터미네이터는 형태가 주어진 악의였고, 전사는 자신의 이미지만으로 워밴드 하나를 이끌 수 있을 정도로 강인했다. 그가 전 사령관을 다시 한 번 보고 3초 만에 무릎을 꿇은 걸 보니 약간 당황스러웠다. 나는 아바돈이 그의 전사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깨닫기 시작했다.

저스타이린의 전 우두머리는 형제의 복종에 조소하지 않았다. 그는 쿠어발의 어깨-보호대에 손을 얹고, 내 강화된 청력에도 들리지 않게 크토니아어 인사를 속삭였다. 모든 군단은 외부인이 볼 수 없는 저마다의 의식과 관습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사적인 의식에 침입하는 방해꾼 같았다.

터미네이터는 천천히 일어섰다. 갑옷 관절이 딱딱거렸다. 나머지 저스타이린처럼 그의 갑옷은 보통 선즈 오브 호루스의 전통적인 바다-초록색 대신 군단의 정예들이 착용하는 검은색을 띠고 있었다.

“우리와 함께 가자, 쿠어발.”

터미네이터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일어나 느리고 순종적인 걸음으로 따라왔다. 그는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온 집중을 아바돈에게 쏟았다. 나는 쿠어발이 자신의 전 사령관을 환영이라고 믿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네 안에서 악마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군.” 나는 걸어가며 전사에게 말했다. “네 육신에서 놈을 쫓아냈나?”

그의 대답은 낮게 꿀꺽거리는 으르렁거림이었다. 나는 그것이 웃음소리였는지 궁금했다.

우리는 계속 걸었다. 같은 과정이 계속 반복되었다. 팔쿠스의 전사들은 구역 전체에 흩어져 있었다. 전부 격리되어 부동자세로 조각상처럼 서 있었다. 몇 명은 벽을 마주했다. 몇 명은 정지된 폐기물 재처리장치 옆에 서 있었다. 세 명은 같은 방의 서로 다른 구획을 차지해서, 아래에서 자전하는 행성을 강화유리 관측창으로 내려다보았다.

그들 모두 아바돈의 존재 앞에 깨어났다. 마치 그가 가까워지면 그들의 영이 육신에 다시 거하는 것 같았다. 그들 모두 느슨한 종대로 따라오며 움직이는 갑옷 관절의 합창을 불렀다. 그들이 걸으면서 나는 복스 통신의 찰칵거림을 들었지만 그들은 그것에서 나를 차단했다.

나는 그들의 내면에서 포식자적 존재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들 모두 어느 정도는 생체기계적 돌연변이가 일어나 있었다. 융합된 세라마이트와 뼈는 융기되어 가시, 볏, 칼날을 형성했다. 태반이 쿠어발의 발톱에서 흘러나오는 독성 분비물을 내뿜었다. 그러나 그들의 영혼은 그들 자신의 것이었다. 그들의 심장 깊숙한 곳에 둥지를 튼, 표면 근처에서 들끓는, 그들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는 악마적 존재는 없었다.

그들 모두가 육신에서 악마를 떨쳐냈다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내가 느낀 것은 쉽사리 답이 나오지 않았다. 침입한 불생자의 지성이 부재할 뿐만 아니라, 악마의 손길이 드리우는 순간 찢어지는 영혼의 공허한 상처가 없었다. 마치 악마들이 빛을 피해 땅을 파는 해충처럼 그들 각자에게 깊숙이 파고든 것 같았다.

전진하는 그들에게 질문해봤자 소용이 없었다. 몇 명은 우리가 어둠 속에 죽은 정신으로 서 있던 그들을 방금 마주친 것처럼 동료처럼 따뜻하게 내게 이름으로 인사했다. 우리가 그들을 발견하기 전 그들이 어떤 명상에 빠져 있었든, 그것은 사라져 이 생명력이 드러났다.

우리가 팔쿠스를 발견했을 때에는 저스타이린 16명이 우리 뒤에서 갑판을 따라 걷고 있었다. 그들의 명백한 생명력에도 불구하고 장례식처럼 느껴졌다.

팔쿠스는 또 다른 메마르고 죽은 수경재배 실험실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는 다른 이들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아바돈이 가까이 다가갔을 때 그들이 했던 것과 똑같이 반응했다.

“팔쿠스.” 아바돈이 부드럽게 말했다. 뿔 달린 투구가 고개를 들고 돌아갔다. 나는 붉은 눈 렌즈 뒤로 전사의 생각이 정렬되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것을 각성이라고 불렀지만 사실과는 다르다.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아니라, 부활 같았다.

“카욘.” 그가 처음으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시체에서 흘러나오는 피처럼 둔했다. 그러고 나서, “에제카일. 네가 죽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어.”

“형제여.” 아바돈은 아득한 인사로는 만족하지 않았다. 전 부관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의 아우라가 자신감의 색깔로 타올랐다.

고백하자면 나는 그들의 재결합에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이 루퍼칼리오스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전부 이야기할 때, 나는 몸을 돌려 집합한 저스타이린을 보았다. 내 감각이 바깥쪽으로 피어올라 그들의 정신에서 균열을 찾으려는 손가락 같은 탐색의 거미줄을 이루었다.

나는 아주 어리석었다. 아주 완전히 눈이 멀어 있었다. 한 명씩 개별적으로 읽었을 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그들의 무질서한 무리를 본 순간 완전히 명백해졌다. 니오비아 헤일로에서, 저스타이린 내면에 갇힌 악마들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유사하게 느껴졌고, 힘과 공명에서 친족처럼 대등했다. 아니면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진실은 훨씬 더 흥미로웠다. 나는 지금까지 그 미묘한 차이를 놓쳤던 나를 저주했다.

그들은 하나의 불생자의 영에 다함께 엮여 있었다. 용서받은 악마 무리가 그들에게 빙의한 게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가 미세한 안개처럼 그들을 꿰고 있었다. 그들은 놈을 내쉬고 들이마셨다. 놈은 그들의 혈관 속 피에 풍미를 더해 무에 가까울 정도로 희석시켰다. 경이로운 불가사이의 생체-악마학적 조작이었다. 팔쿠스의 전사들 모두에게 퍼져서, 악마는 물질계에서는 불사나 다름없었다. 저스타이린이 한 명이라도 살아 있는 한 악마는 죽을 수 없었다.

저스타이린에게는 완전히 쓸모없는 공생도 아니었다. 그들의 생각을 부유하는 악마는 그들의 감정을 형성할 힘이 없었으나, 거의 텔레파시에 근접할 정도로 약한 교감으로 그들과 합류했다. 나는 그들이 침묵의 담화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지 의심스러웠지만, 그들은 기이하고 초자연적인 통일성으로 움직였다. 비행단을 이룬 새떼가 조화롭게 선회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었다. 그들이 함께 서면 그들의 지각은 더욱 예리하고 날카롭게 느껴졌다.

이 공생이 더 깊은 곳에서는 어떤지 알기 위해, 나는 그들 내면의 악마를 쫓았다. 놈의 존재는 이미 희미했지만, 내 조사에서 도망치려고 시도하며 훨씬 더 묽어졌다. 대부분의 불생자들은 숙주를 공격적으로 다시 빚어내서 저항한다. 이 놈은 그들 내면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내가 이 생명체의 감각적인 흔적에 닿을 때마다, 놈은 실체를 훨씬 더, 훨씬 옅게, 훨씬 더 희미하게 용해했다. 나는 저스타이린의 뼈에서 울려 퍼지는 메아리를 쫓았고 그들의 피에서 거품을 추격했다. 그 모든 시간 동안 나는 믿을 수 없이 교묘한 생명체를 저주했다. 놈의 이름을 얻을 수 있다면 나는 팔쿠스의 부하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든 놈을 단번에 속박하는 데 전념했으리라. 그런 교활하고 독특한 악마는 백 가지 쓸모가 있을 터였다.

나는 밀어붙였다. 뭐든 찾았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불생자의 모든 감각은 사라졌다. 전사들의 심장박동과 소용돌이치는 생각의 흐름 속에 상실했다. 악마는 여러 숙주들 사이에 옅게 퍼져 거의 완전히 숨겨져 있었다.

“…카욘?”

나는 눈을 뜨고 나서야 내가 눈을 감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미치게 하는 악마를 추격하는 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주변에 다시 집중하는 데 몇 초가 걸렸다. 아바돈은 나를 보고 있었다.

“거의 다 했는데.” 나는 그에게 말했다.

“무슨 말 하는 거야?” 그는 물었다.

팔쿠스는 이제 나를 보고 있었다. 저스타이린이 전부 나를 보고 있었다. 엄니와 뿔이 달린 투구 깊숙이 장착된 붉은 눈 렌즈들이 말없이 응시했다. 예스러운 포들이 서보-강화된 팔에 장착되어 있었다. 화려한 철퇴와 도끼가 역겨운 잿빛의 판금에 자기력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그들이 알았나? 그들 자신이 구마당하고 있다고 여겼을까? 아니면 지각이 없는 정신의 어딘가에서 머무르는 악마의 손길을 느꼈을까? 사르곤이 아바돈의 명령에 따라 저스타이린을 위해 이 운명을 정했을까? 아니면 그저 운명의 비트는 칼에서 비롯된 또 다른 자상에 불과할까? 악마가 그들의 혈류 속에서 무에 근접할 정도로 희석된다면, 그들은 정말로 빙의당한 게 맞긴 할까?

질문, 질문, 질문.

아홉 군단의 워밴드에서의 삶은 이러하다. 불가능한 것들을 보고 오지 않을 답을 추구하는 것. 형제들의 영혼의 상태에 의문을 품으면서, 그들이 자신의 온전함을 의심하는 것을 아는 것.

충성이 전부이지만, 우리는 신뢰를 거의 갖지 못한다.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답했다. “잠깐 산만해졌군. 다 괜찮아.”

그것이 내가 에제카일에게 처음으로 거짓말한 순간이었다. 그는 내가 거짓말한 걸 알았지만 나는 분노나 보복의 조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내가 그에게서 느낀 것은 찬성의 느린 맥박이었다. 시험이 끝났다. 신뢰의 제안이 주어지고 받아들여졌다. 나는 결국 그에게 거짓말하지 않았다. 우리 둘 다 저스타이린을 속이고 있었다.

“당장 시작해야 해.” 팔쿠스가 심장을 두드려 크토니아 풍습대로 정직함을 나타내며 말했다.

나는 그들의 대화에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아바돈이 손끝으로 흉갑을 두들기자 몸짓을 돌려주자 그것이 명료해졌다.

“카욘의 도움으로,” 그가 말했다. “복수하는 영혼은 다시 항해할 것이다. 형제들이여, 우리는 적고 그들은 많지만, 칸티클 시는 무너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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