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번역] [엠퍼러스 머시]전식 까먹는 가드맨

히페리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28 00:28:29
조회 3770 추천 46 댓글 16
														


79e98036fd9f1dab7ebac4ba04c2693091a3a7199c2c1b3f49a62a0470e3917866d5c28d


로드 제너럴은 호위대를 물리고 호위 없이 전차호로 쓰이던 건물로 걸어갔다. 전차호는 불탄 흔적들로 검게 그을려 있었고, 흙지붕은 갈라진 틈새로 대들보를 드러내고 있었다.

전차호 안에는 칸티칸 식민병 경계조가 있었다. 가드맨 세 명이 배급된 헥시블록으로 불을 피우고 주위에 모여 있었다. 나머지 두 명은 동쪽의 저지대가 내려다보이는 낮은 벽 위에 라스건을 거치하고 적의 동태를 주시하고 있었다.


파이살이 전차호로 들어서자 가드맨들이 벌떡 일어섰다. 수염을 곱슬곱슬하게 기른 늙은 사관 한 명이 그에게 경례했다.

"7 다시 15 여단 55대대 소속 11 다시 A 초소. 술라스 하사입니다."

하사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렸다.


"쉬어, 제군들. 쉬어."

파이잘이 경례를 받으며 말했다. 로드 제너럴은 11 다시 A 초소의 가드맨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대부분 초라한 몰골로, 심하게 다친 상처 위에 붕대를 감고 있었지만 설 기운조차 없어 보였다.

대부분의 경계조는 부상병이란 사실을 파이잘은 알고 있었다. 의무대에 그들을 치료할 보급품은 늘 모자랐고, 부상병들은 소대의 전투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보통 전방 경계조로 보내져 최전방 초소에 버려졌다. 이들 역시 오늘 저녁을 넘기기 어려울지 몰랐다.


파이잘은 하사 옆에 쭈그리고 앉아 타오르는 불가에 손을 조금 녹였다.

"오늘의 명령은 뭔가?" 파이잘이 물었다.

술라스 하사가 대답했다. "티프 좀 먹는 겁니다. 장군님."

하사는 불가에 던져둔 'C형 고기 통조림'을 이곳저곳 찔러보며 데우고 있었다. 그는 총검 끝으로 작은 통을 이리저리 돌리며 골고루 익을 수 있도록 했다.

"같이 드시겠습니까? 제 말은, 원하신다면 말입니다. 장군님."

젊은 이등병이 제안했다. 파이잘은 강하 이후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급격한 허기를 느꼈다.

"물론 그러겠네. 그대들에게 남는 레이션이 있다면 말이지."

술라스 하사는 능숙하게 C형 고기 통조림을 꺼내 찬물과 보급 찻잎이 담긴 깡통에 넣었다. 뜨거운 깡통에 물을 뎁혀지면서 찻물에서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멈추지 않고, 하사는 능숙하게 뜨거운 물에서 깡통을 집어 들고 대검의 납작한 면으로 뚜껑을 열었다. 깡통 안에서 놀랍도록 맛있어보이는 동그랗게 말린 고기의 마블링이 드러났다.

"비결은 말입죠, 장군님. 이 고기를 너무 음미하지 않고 먹는 겁니다."

술라스 하사가 말하면서, 고기를 불린 쌀에 긁어내 양념을 뿌리고, 레이션 팩을 마술을 부리듯 툭툭 두드렸다.

"후추와 고추 절임이 좋은 티프를 만드는 핵심입니다. 이 고기에 쓰인 방부제 맛을 가려주죠."

하사가 레이션 중 일부를 수통에 떠 장군에게 건네며 말했다.

쫀득한 고기 통조림이 잘 익은 밥알 사이사이에 녹아있었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용기에 매워 보이는 작은 고추 꼬투리가 섞여 있었다.


장군은 장갑을 벗고 손으로 밥을 격식 없이 입에 밀어 넣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느끼하지 않았지만, 짭짤하고 기름진 맛이었다. 절인 고추의 매콤한 신맛에 밥이 쉼 없이 들어갔다.

순식간에 파이잘은 수통에 남은 고추와 밥풀을 깨끗이 비워냈다.


파이잘은 조용히 사색에 잠긴 채 가드맨들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식사가 끝나자 차가 나뉘어졌고, 파이잘은 하사에게 손짓했다.

"어쩌다 경계조 근무를 서게 됐나, 하사?" 술라스는 아무 말 없이 종아리를 감싸고 있던 각반의 버클을 풀고 천천히 군화를 벗었다. 피가 묻어 끈적끈적한 양말이 부츠에 달라붙어 있었고, 피부 조각 몇 개가 벗겨져 있었다. 라스건 상처였다. 타버린 상처 곳곳에서 피와 고름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파이잘은 하사의 발등에 커다랗게 난 구멍에 충격을 받았다. 감염의 물기로 흰 피부에 물집이 잡혀 있었다.

"아프지 않습니다, 장군님. 아무것도 느낄 수 없지만, 이전처럼 달릴 수는 있습니다."

술라스는 어깨를 으쓱했다.

"자네, 이병. 자네는 이름이 무엇이고, 왜 여기 있는가?"

파이잘이 술라스 옆에 쪼그리고 앉은 젊은이에게 말했다.

"카바우 이병입니다. 장군님. 팔뚝에 라스샷을 맞아서 팔뼈가 드러날 정도로 찢어졌습니다."

청년이 말했다. 그는 느슨하게 팔을 감싸고 있는 누렇게 변한 붕대를 손가락으로 비틀어 상처의 윗부분을 드러냈다. 파이잘은 녹아내린 피부의 주름진 덩어리와 하얗게 변한 뼈를 볼 수 있었다. 총상은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 상처가 지져지고 신경이 타버려 불구가 되버린 이들은, 출혈로 바로 죽는 것이 아니라 감염이 자리할 때까지 며칠 동안을 고통 속에 지내야 했다. 이는 소대의 자원을 고갈시키고 부대의 전투력을 제한하는 요인이었다. 부상병 한 명을 부축하고 돌보는 것은 서너 명의 병사를 더 필요로 하는 일이었으니까. 사실상, 라스 건은 대규모 전장에서 완벽한 무기였다.

"의무대에서 펜타닐은 받았나?" 파이잘이 물었다.

팔이 찢어졌던 카바우 이병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파이잘은 외투의 금색 단추를 풀고 그 안에서 호일로 감싸진 알약을 꺼냈다. 그것은 모든 고위 장교들에게 지급되는 플러스 등급의 순수 아편성 진통제였다. 파이잘은 술라스 하사에게 약봉지를 건넸고, 술라스 하사는 안도와 당혹이 뒤섞인 표정으로 약을 받아들었다.

"적절히 나눠주게, 하사."

새벽은 왔지만 해는 뜨지 않았다. 포격이 심해지면서 하늘은 칙칙한 회색으로 변했다.

해는 연기를 뚫지 못했고 가드맨들은 사방에서 어두운 카오스의 마법을 속삭였다.

뒤틀린 이오피에아의 폐허 속 거리는 텅 비었다. 제국군은 밤새 도시를 소개했고, 적 주력은 아무 저항 없이 진격해 들어왔다. 45대대 브라보 중대의 감시 소대를 제외한 모든 제국군은 후퇴했다. 왠지 모르게, 대규모 철수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와중에 감시 소대는 뒤처진 채 아이언클래드의 맹렬한 진격에 의해 고립된 것 같았다.

추천 비추천

46

고정닉 15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53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218127 공지 햄봉산 번역 모음글 모음 [2] 팝콘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4 12147 14
313052 번역 햄타지) 토드 드래곤 [4] Jul.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7 283 10
313040 번역 그롬브린달은 단수가 아니다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7 505 14
313038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38장 [3]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7 86 8
313036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37장 [2]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7 65 8
313021 번역 보탄 신규 설정 떴다 [30] 구글번역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7 1090 27
313016 번역 그롬브린달은 스노리가 아니라니까요 [1]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7 126 7
313006 번역 에오지 뱀파 신작 <죽은 왕국> 초반 요약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7 500 13
312897 번역 WAAAGH도... 휘감을 수 있는 거지...?!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1447 24
312874 번역 공식 오크 소개 트레일러 번역 [3] 스틸리젼(잡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1114 18
312847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36장 [2]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137 10
312846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35장 [2]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97 11
312822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34장 [3]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109 10
312821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33장 [2]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90 11
312805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32장 [5]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104 12
312804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31장 [4]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107 14
312783 번역 지그마의 본 모습 [16]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1868 34
312777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30장 [2]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86 11
312776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29장 [2]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91 11
312705 번역 진정한 믿음을 깨달은 가르두스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1215 19
312704 번역 굉장히 유명하지만 출처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스페이스 마린의 맹세 [12] 해피니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2190 41
312699 번역 베타-가몬 성단 지도 [21]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1116 25
312693 번역 스톰캐스트는 죽음으로 신뢰를 쌓는다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1130 20
312687 번역 The Emperor's Gift, 홀로 남겨진 늑대 -8- [3] 리만러스(222.110) 04.25 215 9
312682 번역 가르두스 스틸소울 단편 <달빛의 살인> 요약 [1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597 27
312681 번역 민간인 희생시키는 스마 하면 떠오르는 인물 [13]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2176 44
312656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28장 [2]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131 10
312654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27장 [3]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115 11
312591 번역 퍼라이어 넥서스 - 끝 [28] [11] 스틸리젼(잡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683 32
312568 번역 커즈가 군단원을 처벌하지 않았던 건 아닌데 [32]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2339 47
312543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26장 [6]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177 11
312542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25장 [2]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163 12
312541 번역 그룽니가 모습을 숨긴 이유 [17]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1603 29
312536 번역 이초 X (완) 여파: 맺음말, 프라이마크들의 운명 [15]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754 28
312535 번역 이초 IX-4: 말카도르의 희생~반역파가 패퇴하다 [10]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449 16
312527 번역 [Alter of Cyrene] 블러드 레이븐 가브리엘 이야기 -후일담- [13] 히페리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349 8
312502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24장 [2]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141 11
312501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23장 [2]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120 11
312497 번역 그룽니의 할아버지? 불멸자 듀아딘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882 14
312480 번역 [10th] 퍼라이어 넥서스 - 에필로그 단편 [27] [8] 스틸리젼(잡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626 20
312474 번역 쉐도우선)크룻이 설명하는 크룻의 사이커 [11] 구글번역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1323 26
312440 번역 Damocles)하이브 관문을 철거하는 립타이드 [4] 구글번역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876 16
312418 번역 [Alter of Cyrene] 블러드 레이븐 가브리엘 이야기 -5- [8] 히페리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307 14
312417 번역 [Alter of Cyrene] 블러드 레이븐 가브리엘 이야기 -4- [3] 히페리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242 14
312410 번역 이초 IX-3: 황궁 방벽이 무너지다 [6]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354 20
312409 번역 이초 IX-2: 천상의 행로~테라 공성전 [5] 납니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299 20
312403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22장 [4]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132 14
312398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21장 [2]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115 14
312397 번역 던오브 파이어 6권 - 순교자의 무덤 - 20장 [2] slay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108 14
312392 번역 근데 그롬브린달이 스노리는 아님 [11]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1120 2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