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네헤카라에 대해 알아둘 점은, 이 문명이 무슨 단일 민족 같은 게 전혀 아니었다는 점이다

제국이라는 칭호를 달고 있었지만, 정확히는 여러 도시 국가들이 연맹을 이루고, 거기에 위세가 강한 도시 하나가 맹주가 되어서 제국을 조율하는 형태에 가까웠음. 당연히 도시 국가마다 민족도 다르다

이건 세트라가 부활한 후에도 마찬가지인데, 툼킹 모두 세트라의 권위를 인정하고 머리를 조아리지만, 세트라의 지배가 크게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는 '세트라가 뭐 어쩔건데?'라는 식으로 나옴

대놓고 '세트라 그 양반 올테면 오라고 해 씨펄'라고 말하는 왕도 있고

'네헤카라 민족'이라는 것은 수도 켐리의 귀족들에서부터 저멀리 사막을 유랑하는 유목 민족 바가르인들 모두를 포함할 정도로 포괄적이었음

전체적으로 타민족에 대한 포용력이 매우 강한 문명이었던 것 같은데,

당장 세트라 시절만 해도 북방 야만인 출신이던 네카프가 당당히 세트라의 최측근이 되었고,

동시대에 똑같은 야만인이었던 자바이도 리바리스의 전령으로 발탁됐음

당장 부활한 세트라가 브레통 사람 납치한 것도, 그냥 자기 왕국에 산 백성이 없으니 살아있는 백성 좀 다스려보려고 한 거임. 걔들을 위해 관개 시설도 지어주고 해줄만한 거 다 해줬음

문명인/야만인의 경계는 나눠도 야만인이 문명인이 되는데에는 큰 거부감이나 제한은 없었던 것으로 보임

전쟁에 있어서 본인들만의 법칙을 지키는 걸 중요시 했음

전쟁하면서 민간인은 최대한 노터치, 상대 도시 직접적으로 공격ㄴㄴ, 약탈? 미쳤냐? 회전 한판 하고 진쪽이 승복하는 걸로 끝냅시다. 포로는 죽이지 말고 몸값 받는 걸로 땡치고

근데 이런 법칙과는 별개로 엄청 호전적이었던 문화이기도 했음

뭐 요구나 협상 그런 게 잘 안통한다? 야 시발 켐리 앞마당으로 따라나와. 한판 떠서 쇼부를 보자

아니 애초에 최고 명군이라는 작자가 세계정복 외치던 양반인데 오죽하겠음?

그래도 이런 호전성을 여러 규칙들로 통제하고 있었던 문명인데, 나가쉬발롬이 '내가 규칙을 왜 따름 시발ㅋㅋㅋ'이라며 규칙을 좆으로 여기자 다른 왕들도 '시발 쟤도 규칙 좆으로 보는데 나는 왜 안됨?'이라며 규칙을 깡끄리 무시하기 시작하면서 문명의 좆망은 더욱 가속화된다

언데드로 다시 살아난 후에는 아예 '삶의 낙=전쟁'이 기본 모토가 되어서 심심하면 전쟁하는 미친 전쟁광 문명으로 변해버린다

'이 미라 몸으로 누릴 수 있는 것도 사실상 없는데 그나마 전쟁을 해야 살아있음을 느낀다'가 현재 네헤카라 툼킹의 모습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