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12권까지 이 작품을 읽으면서 느낀건

1. 작가가 야토라에게 어느 한 무언가에 대해 환상만 심어주지는 않는다는 점.

2. 야토라의 성장을 위해 작가는 결국 문제를 상기시키고 정면 돌파를 하지 회피하도록 끝내진 않는다는 점.

정리하자면 처음에 야토라가 무언가에 대해 느꼈다면 그걸 다시 한 번 고민해보고 재정립할 기회를 준다고 느꼈어. 그리고 지금 12권에서 야토라는 노마크스에 대해 일방적으로 장점만을 교육받은? 느낌임. 지금까지 문제 상황을 느끼고, 그거에 대한 회피책으로 노마크스를 알게 되고, 호의적으로만 생각하는 시기인거지. 그만큼 이제 13권에서는 노마크스의 문제점도 인식하게 될거라 생각해.

그리고 그 중심엔 이누카이 교수가 있지 않을까. 물론 이누카이 교수는 1학년 마지막 작품 강평 때 '미대랑 상충되는 인물'을 게스트로 데려와서 다양한 관점을 1학년들이 보게 한 건 맞지만, 나는 이것도 교육의 일환일 뿐이라고 생각해. 한마디로, 이것조차 '미대니까, 미대에 다님으로써 받을 수 있는 혜택'인거지.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난 미술 독학이랑 미대에서 정식으로 배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가장 큰 차이가 '사람'. 지금까지의 연륜을 바탕으로 내 작품을 제 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해줄 수 있는 '교수'가 있고, 나와 똑같이 입학해서 각자의 성장 과정을 공유하며 서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관계인 '동기'가 있어. 그렇게 인간 관계 속에서 영향을 받고, 미치고, 넓은 세상을 경험하며 미술을 배우는 건 어떻게든 혼자 독학하는 것과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어. 나는 그래서 이누카이 교수가 젊은 작가의 갤러리에서 대학 안나온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이런 것 때문이라고 생각해. 자기 세계에만 빠져서 자기 작품만 하면, 그건 그냥 자서전이지 대중을 상대하는 예술로는 안보이니까.

즉, 나는 이누카이 교수가 엄청 깨어있는 사람이라서 단순히 젊은 작가전에 많이 다니고, 강평에 미대랑 정반대인 사람을 데려온다곤 생각 안해. 오히려 반대로 미대에서 '교수'가 해줄 수 있는 부분과 '동기'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아까 말한대로 교수의 입장으로써 더 다양한 시각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자 '미대의 교육 혜택'을 제공했다고 생각해.

여기서 노 마크스와 가장 큰 차이점은, '교수'가 없다는 것. 한 마디로 학생에게 쓴소리를 하고, 너무 과열되어 있는 학생이나 자기 세계에만 빠져서 시야가 좁아진 학생들에게 여유를 주고 더 넓은 시야를 보여주고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없는 것 같아. 다 '동기'들 뿐인 느낌인거지. 하지만 난 이건 좋지 않다고 봐. 진짜 넓은 시야를 가지려면, 싫어도 나한테 쓴소리도 하고, 아예 새로운 답도 고민해볼 수 있는 말을 툭툭 던져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 하지만 노 마크스엔 그게 없어.

그래서 지금까지 이누카이 교수가 한 행동들,

1. 미대랑 대척점에 있는 사람을 강평에 데려왔다는 점

2. 대학 안나온 것 같다고 보인다는 발언

노 마크스의 행동들,

1. 같은 생각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집단

2. 미대 친화적이지도, 대중 친화적이지도 않은 그들만의 예술을 하고 있다는 점

+

1. 야토라도 이 두 인물의 행동을 지켜봐왔다는 점

2. 주위에 노마크스에 빠져 자퇴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점

그래서 13권에서는 대학과 노마크스 사이에서 야토라가 갈등하지만, 결국 이누카이 교수들의 과제들이나 야쿠모같은 동기들처럼 자신과 생각이 다른 존재에게 받을 수 있는 영감의 가치를 깨닫고 지금 야토라가 1학년 때부터 고민하던 문제인 대학 문제에서 탈피해 대학교에 자신만의 의미를 깨닫고 애착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함.

물론 야토라가 노마크스에서 아무것도 못얻고 돌아가리란 생각하지 않아, 노마크스의 단점을 확실히 깨달으면서도, 여기서 느낀 장점은 또 가지고 돌아가겠지. 그리고 난 그게 야토라만의 가치관 형성이라고 봐. 이제 대학교 2학년인데, 야토라는 미술을 너무 늦게 시작해서 아직 예술관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어. 1학년을 하면서 뭔가 좀 깨달은게 있는 것 같긴 하지만, 파편만 있는 느낌이지. 하지만 노마크스는 확실히 자신만의 예술을 추구하는 곳이니만큼, 난 여기서 야토라가 지금까지 고민하던 '자신만의 가치관 형성'의 실마리를 얻어서 1학년 때의 파편들을 연결하고, 대학교 배움의 가치를 깨닫지 않을까 싶다.

순전히 블루 피리어드를 재밌게 읽은 독자의 입장이니, 그냥 이런 해석도 있구나~정도로만 봐줘! 생각나는 대로 쓰고 제대로된 수정도 안하고 올리다보니 글도 좀 난잡하고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좀 있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아 또 내 해석을 읽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라던가 다른 해석이 있다면 그것도 댓글로 달아주면 좋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