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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팬픽] 이브와 세라가 만난다면?

2nd_prototyp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22 01:35:16
조회 967 추천 7 댓글 10
														

··················


#0. 이게 대체 얼마만에 쓰는 팬픽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각설하고 즐겁게만 보면 더할 나위 없겠네요



#1. 평화롭게 흘러가는 일상, 그리고 조금씩 변해가는 것들.



글렌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뭐라 이루말할 수 없는 눈으로 이브의 손에 들린 도시락을 쳐다보았다.


아마 저 도시락의 정체는 뻔할 것이다. 단지 노력만으로는 감출 수 없는 절망적인 요리 실력과 재능의 집합체.


솔직히 이대로 먹고 나면 본인의 위장의 무사할 거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들지 않았다.


독 안에 든 쥐 신세가 된 글렌은 구조 요청을 애타게 기다리는 강아지 같은 눈으로 옆에서 함께 굳어버린 세 소녀에게 다급히 시선을 돌렸다.


"아! 그, 그래! 야, 너희들도 같이 먹지 않을래?! 원래 밥이란 건 다 같이 먹는 편이 훨씬 맛있는 법이잖아?! 모처럼 이브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싸온 도시락일 텐데 여기서 성의를 거절하는 건 굉장히 실례잖아, 그치?!"


"서, 선생님?! 이걸 어쩌죠?! 실은 저 포젤 교수님과 점심을 거르고도 상담해야 할 고대 유적 관련 중대한 문제가 있어서······!


저, 절대로 먹기 싫다거나 목숨이 이승을 영영 하직할 것 같다거나하는 그런 하찮은 이유는 아니에요!"


"저기······ 죄, 죄송해요, 선생님. 실은 저도 전에 받았던 고백에 대한 대답을 마저 해야 해서······ 그럼 실례······."


"응, 글렌 힘내······."


세 소녀는 각자 그런 말을 남긴 채 거절하며 모두 떠나버렸다.


"야, 이 박정한 자식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쩔 수 없네. 각자 바쁜 사정이 있다면야. ······하긴 오히려 다행일지도. 그래도 모처럼 도시락을 만들어왔는데······ 그럼 글렌.


······다, 당신이 먹어."


"뭐?! 이걸 나더러 먹으라고?!"


글렌은 이브가 내놓은 불길한 색깔을 띠는 도시락 안의 무언가를 보고 극심한 공포심에 사로잡혔다.


저번과 같은 일은 도저히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그 때는 고작 시험 삼아서 딱 한 입만 먹지 않았던가.


아무래도 이 병기급 식(食)무기를 창조한 그녀에게는 이게 그저 평범한 도시락처럼 보이는 모양이었다.


실제로는 그 겉과 속이 완전히 딴판인데도······.


"아, 아니······ 그, 뭐냐······ 이브?"


"······왜?"


이상할 정도로 뺨이 붉어진 이브의 모습에 글렌은 그렇게나 화가 났나 싶어 초조한 목소리로 최대한 빠르게 이 상황을 무마시킬 변명을 댔다.


"아~ 그게 사실 나도 말야. 아침에 뭘 잘못 먹어서 탈이 났는지 갑자기 머리가 좀······."


글렌이 천천히 등을 돌리고 최대한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그 자리를 잽싸게 뜨려고 하자ㅡ.


"자, 잠깐!"


갑자기 이브가 새빨개진 얼굴로 손을 내밀더니 도망가려던 글렌의 팔을 덥석 붙잡았다.


'비, 빌어먹을! 이브 이 녀석은 오늘따라 왜 이렇게 끈질기게 늘어붙는 거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이, 일단 한 입도 안 댄 도시락인데 그대로 버리긴 좀 그렇잖아? 그러니 이건 늘 돈이 없느라 궁핍한 당신이 먹어. 흥, 이거 이래 봬도


꽤나 정성을 들여서 싼 도시락이야. 나한테 고마워해."


"아, 아니······ 별로 입맛이 없어서 지금은 입에 뭘 대기 조금······."


"문제없어. 특별히 먹어도 속에 문제가 없는 음식들 위주니까. 자, 어서 먹어."


그런 글렌의 심정을 당연히 알 리 없는 이브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정체불명의 도시락을 바로 글렌의 앞에 내밀었다.


'하, 하긴······ 어쩌면 그동안 안 보이는 데서 연습해서 생각보다 실력이 꽤 늘었을지도 모르잖아? 루미아의 경우도 정말로 그랬고.


어쩌면 내가 너무 색안경을 끼고 본 걸 수도······.'


한숨을 쉬고 두려운 마음을 가라앉힌 글렌은 전에도 맛 본 적 있는 이브의 요리를 한 입 떠서 입가로 천천히 밀어넣었다.


"~~~~~~~~~~~~~~?!"


그러자 저승에서나 맛볼 법한 끔찍한 맛과 냄새가 글렌의 몸을 망자처럼 휘감았고, 미각이 상실될 정도로 극심한


고통이 입 속에서 마구 번개처럼 날뛰었다.


목구멍으로 음식물을 가까스로 삼키는 순간, 아직 인류가 이해하기엔 너무나 난해한 복잡한 맛이 넘어가는 식도를 바늘로 쑤시는 것처럼 찔러댔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미각이 증발할 듯한 고통을 감내하면서 어느 정도 단련(?)이 된 덕분에 내성이 생겼다는 점일까.


"후후······ 당신을 이렇게 보고 있으면 왠지 그리운 언니가 생각나. ······응, 역시 만들어두길 잘했어."


지금쯤 위장이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러대고 있을 글렌 옆에서 이브는 평소보다도 입가에 호선을 그리며 살포시 웃고 있었다.


당장의 장애물만을 염두에 두고 있던 글렌은 그 광경을 보고 끝내 요리만큼은 두 번 다시 참아달라는 부탁을 꺼낼 수 없었고ㅡ.


"제, 제기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알!"


결국 맛을 억지로 견디기 위해 허겁지겁 도시락을 먹다가 그만 급성 식중독으로 법의사인 세실리아에게 긴급 후송조치되고 말았다.



창가로 햇빛이 비스듬히 지나가는 방과 후, 글렌은 아직도 위염으로 쓰라린 배를 움켜잡은 채 교직원실로 향하고 있었다.


"으으······ 이렇게나 앓아누울 줄 알았으면 그냥 솔직하게 말할걸······."


길게 뻗은 구조의 복도는 늘 학생들과 강사들로 가득 붐비지만 이 시간만큼은 사람이 없어 매우 쾌적하고 한산했다.


그리고 그런 복도를 태연하게 지나가다가 가끔씩 자신을 알아보는 학생들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와중에 문득 생각에 빠졌다.


'이왕이면 사실대로 털어놓는 건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 언제까지고 미루어봤자 좋은 건 아닐 테니.'


안광을 붉게 물들이는 이 저녁 시간대에 원래 같았으면 진작에 퇴근했을 이브를 부른 것도 실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단둘이서 있을 때 밝혀야만 하는 아주 극비의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복도 끝쪽에서 교직원실의 표지판을 본 글렌은 긴장한 표정으로 작게 숨을 토해낸 후, 조용히 문을 열었다.


그리고 들어가는 동시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음성 차단 결계를 펼치는 사이, 조금 떨어진 책상에서 처리한


서류를 정리하는 이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홍염처럼 붉은 머리카락이 주홍색의 햇빛과 어우러져 만들어낸 장관은 그 벽창호인 글렌조차 눈을 깜박거리게 만들 정도였다.


하지만 이윽고 정신을 차린 뒤, 어색하게 뺨을 긁적이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여, 이브. 실은 아까 내가 부른 것 말인데······."


"······참 나, 사람 또 귀찮게 굴긴. 이번엔 무슨 일인데?"


그러자 이브는 이제는 지겹지도 않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그······ 저기 미리 말해두는데, 듣고 놀라지 마라."


"됐어, 이미 당신이 날 따로 불러낸 시점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란 건 이미 각오했으니까. 어서 말하기나 해."


글렌은 목소리를 낮게 가다듬고 평소보다 몇 배는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세라가 『부활』했어."


"뭐?"


하지만 글렌의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온 순간, 이브는 완전히 두 눈을 또렷하게 뜬 채 굳어버렸다.


순식간에 안색이 창백하게 변하는 걸 본 글렌은 애써 냉정함을 잃지 않고 띄엄띄엄 말을 이었다.


"그게······ 나도 처음엔 믿기 힘들었거든. 【 Project : Revive Life 】로 살아난 리엘처럼 극히 일부의 사례도 있긴 하지만


이번에 세라의 경우는 좀 다른 것 같아. 전쟁에 동원하기 위해 진작에 육체를 확보해두었던 마왕이 급격하게 작전을 틀면서


기껏 고생했던 게 전부 허사로 돌아간 모양이더군. 하늘의 지혜 연구회의 아지트를 조사했을 때도 연구실을 전부 살펴봤지만,


남겨진 실험체는 세라, 딱 한 명 뿐이었······ 야, 이브? 듣고 있어?"


"······거, 거짓말······."


자세히 보니 이브는 마치 몸에서 혼이라도 빠져나간 것처럼 완전히 새파란 얼굴로 힘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 그럴 리가······."


"이, 이브······?"


당연히 이것도 글렌의 예상 범위 안이었다. 예상 안이었지만ㅡ.


"정말로······ 그 애가? 그럼 나, 나는······."


이브는 몸을 파르르 떨면서 양손으로 어깨를 얼싸안고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시체처럼 창백해진 그녀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철철 흘렀고, 호흡도 무척 가쁜 데다 불규칙적이었다.


'되살아난 거야······? 그, 그치만 그 애의 목숨을 버린 건······.'


글렌의 말은 이미 안중에도 없었다.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이브의 어깨를 거칠게 흔들었지만, 귀에 잘 들리지 않았다.


죄책감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녀의 감정을 결코 끝나지 않을 깊은 어둠처럼 뒤덮고 있는 건 분명 죄책감 그 자체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했던 당시의 자신에 대한 자책이 그녀의 마음을 끊임없이 집어삼키고 있었다.


세라의 얼굴을 다시 본다면 자신은 반가움과 기쁨 이상으로 머릿속이 새하얘져 분명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되리라.


어쩌면 동료로서, 절친으로서 자신을 돌아봐주지 않은 것에 내심 세라가 자신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면?


그 소리없는 비난의 화살을 자신은 과연 그대로 감당할 수 있을까? 또 그럴 자격은 있을까?


그리고 이브는 무심코 떠올리고 말았다.


살육과 피가 흩날리던 전장에서 그토록 밝고 환하던 세라의 미소가 그 사건 이후, 피로 물든 시체로 돌아온 사실을······.


자신의 절친의 목숨을 일전에 싸늘하게 버려야만 했던 이브.


아버지의 명령을 끝까지 거부했어야만 했다. 하지만 허세에 위선만 가득했던 당시의 그녀는 결코 그럴 수 없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었던 가문 그 자체이자, 아버지가 그 고작 한 마디도 거스를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웠던 것이다.


"아아, 으······!"


결국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은 이브가 자책하듯 동요로 터질 것처럼 뛰는 심장을 움켜쥔 그 때ㅡ.



짜악!



그녀의 뺨을 뜨겁게 달구는 무언가의 감촉과 동시에 그제야 엉망이 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위를 올려다보자, 이제 그만 정신 차리라는 듯 글렌이 이브의 뺨을 다소 세게 때린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괜찮아······ 다 괜찮아. 그러니까 진정하라고, 이브."


"아······."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나도 알고 있어."


"······!"


이브는 무심코 감정이 터져나올 뻔한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전후 사정도 모르고 널 압박한 내가 할 말은 아니겠지만······ 미안하다. 조금 더 빨리 눈치채줬더라면 네가 짊어져야 했을 그 죄책감과


고통을 나도 같이 맞드는 것 정돈 가능했을지도 몰라. 귀를 전부 틀어막은 채 너만 원망한 과거의 날 몇 대쯤 패주고 싶어. 하지만······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은 그게 아니잖아?"


"······내가, 해야 할 일······?"


"그래, 맞아. 용서를 빌자. 제대로 마주해서 오해를 풀고 세라에게 용서를 받는 거야. 혼자서 힘들면 그······ 나라도 손발이 되어서 같이 빌든가 뭐."


이런 분위기에 이런 말을 하기는 약간 낯간지러운지 글렌은 뺨을 긁적이며 시선을 슬그머니 피했다.


"······."


"그런데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왔다고는 해도 당연히 안 믿을 게 뻔하니까······ 일단 며칠 뒤에 행정청을 찾아가서 실종으로 적당히


둘러댈 생각이야. 지금은 특무분실의 존재가 많이 알려졌으니 분명 꽤나 골치는 썩겠지만 말이지. 그래도 이 제국의 대영웅 글렌 레이더스 님이


계신 이상 내 말을 안 믿어줄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안 그래? 아마 내 말 한 마디면 모두 존경스러운 눈으로 날 쳐다보면서 넙죽 떠받들걸?"


"글렌······."


"아, 참고로 오해는 하지 마라? 지금 세라는 내 집에서 잠시 같이 살고 있어. 사정이 사정이다 보니 들켜선 안 되니까. 직장은 이대로 다시 군으로


돌아갈 순 없는 노릇이고, 애당초 자기 입으로 이곳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했었거든. 그러고 보니 예전에 이곳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


나한테 잠깐 말해준 내용이지만······ 그 녀석 아이들을 무척 좋아한다더라. 일단 내가 손이 되는 데까지는 어떻게든 도와보려고."


글렌은 무릎을 꿇은 자세로 이브를 진지한 얼굴로 바라보고 말했다.


"그러니까 여기부턴 오로지 네 선택에 달려 있어, 이브. ······이대로 꼴사납게 네 과거이자 일부를 부정하면서 현실에서 끝까지 도망칠 거야?


그게 아니면 내 말에 한 번 속는 셈 치고 용기를 내서 다시 한 번 그 녀석 얼굴을 보러 갈래? 결코 널 타박하는 건 아니야, 네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묻고 있는 것일 뿐. ······자, 그럼 이제 어떡할래?"


글렌의 시험하는 듯한 말투에 이브의 스러져 없어질 것만 같던 눈동자에 조금씩 제 빛과 색깔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흐릿할 만큼 희미했던 색채가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던 것이다.


그러자 이브는 가만히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겼다.


"그야······ 나는."



만에 하나지만 사태가 악화할 걸 우려해 시스티나, 루미아, 리엘을 적당히 핑계삼아 집으로 되돌려보낸 글렌은 주문으로


저택에 걸린 출입 결계를 해제한 뒤, 현관으로 터벅터벅 들어왔다.


"아! 글렌 군~! 이제야 온 거야?"


현관 쪽에서 들려온 인기척에 세라가 방긋 웃으면서 빠른 걸음으로 글렌에게 다가왔다.


"후훗, 오늘은 왠지 평소보다 좀 늦었네. 식사는 이제 막 다 차린 참인데······ 뭐부터 할래? 목욕, 아니면 식사 먼저?"


"아~ 세라, 그게······ 지금은 그보다 좀 중요한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지. 잠시 시간 좀 내줄 수 있어? 잠깐이면 돼."


"응? 중요한 얘기?"


세라가 고개를 작게 갸웃거리자 글렌은 어이없는 눈으로 뒤를 돌아보더니 머리를 긁적이며 현관 옆의 기둥을 향해 말했다.


"어이, 이브. 슬슬 나와. 대체 언제까지 거기서 숨어 있을 건데?"


이브는 굳게 입을 다물고 참회하듯 고개를 푹 숙인 채 기둥 뒤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세라······."


"어, 어라?! 이, 이브······? 아, 그게······ 아, 아까부터 있었구나. 아하하, 미안. 난 있는 줄도······."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에 세라가 애써 쓴웃음을 지으며 상황을 밝게 풀어보려 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와락!



깜짝 놀란 세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설마 그토록 성격이 완강하고 고집이 셌던 자신의 친구가ㅡ.


"미안, 흐윽······. 정말, 미안해······."


"어?"


갑자기 자신에게 한 걸음에 달려와 안길 거라곤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세라······ 사실 나,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마음에도 전혀 없었······ 훌쩍, 으흐윽······."


"이브······."


한 순간 당황했지만 세라는 금세 품속에 안겨서 감정을 토해내는 친구의 머리를 보듬어주었다.


그리고 위로하듯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괜찮아······ 난 널 원망하지 않아. 이브한테 누구에게도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는 건 다 알고 있는걸.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이브?


계속 혼자 모든 걸 떠안고 부담을 졌어야만 해서. 자책하지 않아도 돼. 이렇게 네 눈앞에 있잖아. 그러니까, 뚝······ 응?"


"세라, 아······ 흑, 히끅······! 흐윽······ 아아아! 으,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이브는 뺨을 그녀의 품 속에 마구 비비면서 한 층 더 소리높여 울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을 뒤에서 글렌은 한없이 진지한 얼굴로 계속 지켜볼 뿐이었다.


한 번 생긴 마음의 상처는 치료하지 않으면 아물지 않은 채 점점 틈이 벌어지는 법이기에······.



#2. 처후 개선



"······그래서? 그건 그렇다 치고."


그새 울음을 그치고 떨떠름한 얼굴이 된 이브는 마치 일부러 화제를 돌리는 것처럼 미묘한 공기가 흐르는 글렌과 세라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당신이랑 세라가 한 지붕 아래서 산다는 게 이 문제와 대체 어떤 식으로 연관된다는 거야?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 큰 성인 남녀가


동거하는 게 윤리상에 어긋나는 건 당연한 일이고. 하물며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인 당신이? 애초에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리고 맞은편에 마주앉은 세라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 섬세함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남자가 욕망에 못 이겨서 당신을 덮치기라도 하면 그때는 어쩔 건데? 말해두지만, 글렌은


그다지 믿음직한 남자가 아니야. 좀 더 자신의 정조를 잘 지켜두란 얘기, 알아들겠어?"


"······네 눈엔 대체 내가 어느 정도로 사상 최악의 놈팽이로 보이는 거냐?"


"그야 당연하잖아? 거기다 섬세함은 눈곱만큼도 없고 뭐든 의욕도 없는 마술사로서도 삼류 그 자체야. ······후우~ 대체 이런 인간의


어디가 좋다는 건지. 여전히 세라, 당신의 머릿속은 이해할 수가 없네."


"정말로 그래준다면 나로선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은데······."


세라는 모기처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다만, 워낙 성을 내느라 입이 쉬지 않는 글렌과 이브의 귀에 들어갈 리 없었지만 말이다.


"이, 이게~! 그러는 너는 어떻고?! 매번 보는 맞선마다 실패해서 남자들을 도망가게 만드는 네가 나한테 할 말이야?!


그냥 그대로 살다가 노처녀로 혼자 쓸쓸한 죽음을 맞이할 거다, 너는!"


"이, 이익······! 시끄러워! 이 배려의 배 자도 모르는 쓰레기 같은 남자! 솔직히 말야, 당신 설마 진심으로 세라가 본인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거야?! 흥, 웃기시네! 그거 완전 자의식 과잉이거든?! 당신한테 이 애를 주기엔 그녀가 훨~씬 아까워!"


그렇게 평소처럼 핏줄을 세운 얼굴을 서로 바짝 들이댄 채 옥신각신하는 두 남녀 앞에서ㅡ.


"아하하······ 이거 나도 제대로 분발하지 않으면, 좀 위험할지도······?"


그들을 지켜보며 세라는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였으나, 한편으론 예상 외의 강적에 또다른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아직 순수하게 기뻐하기엔 이르다. 오늘 아침 막 글렌에게 낯뜨거운 고백을 받았는데도······ 어째선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 날로부터 며칠 뒤, 한가로운 휴일. 페지테의 중앙 구역.


글렌은 아직 늦은 아침인데도 벌써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비는 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물론 이미 제국의 구세주인 그를 알아보고 정치를 눈치채면 곤란하니 사전에 가발과 선글라스로 감쪽같이 변장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글렌 군한테 들었을 땐 엄청 놀랐어. 설마 제국을 위기에서 구해낸 영웅이었다니······ 후훗, 왠지 멋진걸.」


옆에서 나란히 걸어가고 있던 세라가 팔을 뒤로 쭉 뻗으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지금 그들은 단둘이서 중앙구에 위치한 페지테 지부의 행정청으로 가는 중이었다.


법적으로 성인인 두 사람은 신원 절차를 거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와야 했기에 세라와 같이 동행할 수밖에 없었다.


「으음······ 그런데 저기, 글렌 군? 지금 입고 있는 그 복장, 뭔가 특징이 조금 미묘하달까······.


세라는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눈으로 옆에서 무슨 경호원 같은 차림으로 걷고 있는 글렌을 힐끗 쳐다보았다.


참고로 지금 근처 행인들의 눈은 두말할 것도 없이 어울리지도 않는 복장을 입은 글렌을 향하고 있었다.


「나라고 이러고 싶어서 이런 건 아니거든······? 하아, 나 원······ 왜 갈수록 성가신 일이 늘어만 가는 건지.」


그렇다. 만일 보는 눈이 많은 이곳에서 그의 정체가 글렌 레이더스라는 사실이 들통난다면 당연히 그 옆에 서 있던 세라에게도


관심이 쏟아질 게 뻔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는 제국을 미증유의 위기에서 기적적으로 구해낸 영웅 취급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녀가 일전에 한 번 전장에서 사망한 이유를 설명하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미 과거에 한 번 죽은 사람이 부활해서 살아돌아왔다는 정신나간 소리를 그 누구도 들어줄 리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 Project: Revive Life 】의 존재는 세간에게 절대로 알려져서는 안 되는 금기 중의 금기였다.


"그건 그렇고 이렇게 걷고 있으니······ 응, 약간 데이트 같지 않아? 휴일에 단둘이서 밖에 나와서······ 근처에 연인들도 많은 것 같고."


"마음 같아선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지만 말이지······. 애당초 요즘 통 쉬질 못했잖아? 하루 종일 민법의 빈틈을 탐색하느라 밤을 지새우질 않나······."


"후후, 그래그래~. 고생했어, 글렌 군. ······아, 그럼 다음번에는 정말로 같이 데이트하는 걸로?"


"······그래, 알았어. 참 나, 넌 여전히 태평해서 좋겠구만."


글렌은 미소짓는 세라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걷고 있자 어느새 정갈하고 높게 우뚝 선 한 건물이 보였다.


행정청은 인구 조사, 세금 징수, 공공사업 등 여러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에 수많은 지역에 지부를 두고 있었다.


이곳은 그중에서도 페지테의 행정청이었다.


신원정보의 일치 여부를 대조해서 확인하기 위해 두 사람은 건물 밖의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


"뭐야, 그 낮빛은. 예전이랑 전혀 바뀐 게 없잖아. 아무튼 잘 지냈어? ······아, 맞아. 오늘은 이것 때문에 찾아왔는데······."


그리고 이쪽 방면의 관계자와 일면식이 있던 글렌은 엔젤 더스트 테러 사건 당시 순직한 세라를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실종이라고


위장하여 원래 사망 자체가 없던 일인 것처럼 교묘하게 날조했다.


아무튼 본인의 실체가 살아돌아온 시점에서 사람들은 별다른 의문을 느끼지 못할 테니 말이다.


거기서 알고 있는 지인과 대화를 나눈 뒤, 접수처에서 직원의 안내를 받아 우선 관련 절차를 밟기 위한 서류부터 발급했다.


서류에 세라의 신원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입하고, 그녀의 보호자 신분으로 실종의 공백을 메꾸기 위한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대신 원래부터 특무분실에 집행관으로서 몸을 담고 있던 그녀와의 관계성을 설명하기엔 별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관계자에게만 비밀 리에 본인을 예전 특무분실의 직장 동료였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그, 글렌 레이더스 정기사······? 당신이 그······?! 그 전설로만 전해오던 존재가 우리 눈앞에?! 이거이거, 완전히 대사건 그 자체잖아!"


하지만 실종된 마땅한 이유도 없는 데다 이미 시신이 발견된 이상 의심을 피해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글렌의 예상과는 달리, 그들은


존경스러움이 가득 느껴지는 얼굴로 적당히 둘러댄 말을 오히려 이쪽이 맥 빠질 정도로 쉽게 믿어주었다.


아무래도 군과 전혀 관련이 없는 행정청에서도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당신의 위업은 소문이 이미 일파만파 퍼졌을 정도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모양이다.


"아아, 꿈만 같아. 이런 고귀한 분을 내 눈으로 직접 새기게 되다니······. 오늘은 죽어도 여한이 없을지도······."


"저, 저기······ 글렌 레이더스 님! 적어도 사인 한 장! 딱 한 장만이라도 좋으니 어떻게든 안 될까요?!"


"아아······ 그, 죄송함다. 지금은 좀 바빠서요. 그, 그럼 전 이만 볼일도 다 봤으니 들어가보겠슴다!"


"흐으에?!"


완전히 발칵 뒤집힌 행정청의 직원들이 떼거지로 우르르 몰려오자 글렌은 세라의 손을 황급히 잡아끌더니 그 자리를 빠르게 떠나갔다.



얼마 뒤, 사망처리 취소 청구가 순조롭게 끝나고 다시 돌아온 글렌은 세라를 저택으로 돌려보낸 채


그녀의 시신이 안치된 국립묘지를 홀로 찾아갔다.


방금 전, 불안해하는 얼굴로 자신을 따라오려는 세라에게 안심시키듯 웃어준 뒤 저택을 나왔던 것이다.


"있잖아, 난 글렌 레이더스라고 하는 사람인데······ 이걸 지금부터 철거할 거지? 그건 나한테 맡겨줄 수 없을까? 아무쪼록 꼭 좀 부탁해."


그리고 무덤을 철거하려는 업자들에게 이 일만큼은 다른 누구보다 자신이 도맡아서 하면 안 되겠냐고 간청했다.


"그, 글렌 레이더스라고 하시면 그······? 아, 그······ 시, 실례했습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다행히도 글렌과 세라의 관계를 이미 알고 있는 관계자였는지 그들은 당치도 않는다며 고개를 붕붕 젓고 재빠르게 철수했다.


"······."


글렌은 잠시 동안 묘비석을 멍하니 응시했다.


관계자들을 물러가게 한 이유는 지극히 간단했다.


이미 현세에 완전한 형태로 부활한 본체와는 달리 묘비에는 생전의 또 다른 육체가 잠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시신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게 들통난다면 뒷수습은 이미 자신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불가능해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런 꼴을 보는 건 다 하나로 족해. 무슨 일이 있어도 세라만큼은 말려들게 할 수 없으니까.'


근처를 주의깊게 둘러보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품속에서 커다란 삽을 꺼내 무덤을 묵묵히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말없이 구석부터 조금씩 긁어내듯 파냈다.


원래는 건장한 성인 남성 몇 명이 하는 작업을 홀로 하려니 어느새 머리 위까지 뜬 태양빛에 땀이 폭포수처럼 흘러 몸이 순식간에


젖었지만 글렌은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다.


살갗이 따가울 정도로 태양빛이 매섭게 내리쬐는 한이 있어도 이 작업을 그치지 않았다.


그대로 그녀의 묘지를 같은 리듬으로 파냈다.


파내고, 파내고, 또 파낼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이 흐른 뒤ㅡ.



결코 보이지 않을 것 같던 바닥이 드러났다.


시신이 안치된 관이 무성하던 잔디를 걷어내고 조금씩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우웁, 푸흡······?! 우욱, 우웨에에에에에엑!"


그러자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끔찍한 기억이 다시 한 번 글렌의 손에 피로 물든 환영을 선사했다.


아무리 진작에 마음을 굳게 먹은 채 각오하고는 있었다고 해도ㅡ.


시신이 아닌 단지 직육면체 형태의 수수한 관을 보았을 뿐인데도ㅡ.


아까부터 억지로 눌러왔던 불온한 감의 정체는 두말할 필요도 없는 끝없는 구토감과 역겨움이었다.


그것들이 또 다시 글렌의 입 속에서 끊임없이 뿜어져 나와 녹음이 짙던 바닥을 불쾌한 색으로 물들였다.


"우욱, 쿠흡! 우으으웁! 웨에에엑······!"


하지만 다행히도 어떻게든 정신을 부여잡는 데 성공한 글렌이 파르르 떨리는 입으로 간신히 주문을 중얼거렸고,


곧 시신이 들어있던 관은 눈부신 빛의 입자로 변하더니 순식간에 증발하듯 공중으로 사라졌다.


"쿨럭, 케헥······! 후우, 허억······! 허억······!"


주변을 둘러싼 싱그러운 녹음과 은은한 바람소리 덕분일까.


입 속을 가득 메우고 있던 혐오스러운 이질감도 깊게 심호흡을 하자 조금씩 안정을 되찾으며 가라앉는 게 느껴졌다.


"후우······ 망할, 후우, 하아······! 아, 아무튼······ 어떻게든 해냈어······."


소매로 거칠게 입을 털어낸 글렌이 밑을 내려다보자, 그곳에는 무언가를 파헤친 듯한 흔적과 함께 관이 거짓말처럼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국가도 아닌 일개 자신이 아무리 그래도 시신에게 이런 잔혹한 짓을 저질러도 되나 싶었지만······


결국 아직도 그 기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점에서 자신은 어린애에 불과하리라.


이러니저러니 해도 확실히 법률상에는 사망 처리를 번복할 경우, 그 뒷처리는 보호자와 본인의 의견을 우선한다고 명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자신이 영웅이라는 거창하기 짝이 없는 호칭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내키지는 않았지만ㅡ.


아직 남은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같이 많았다.


이브라는 과제를 하나 풀었지만, 결코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머릿속에 하나둘씩 떠오르는 종종 티격태격하곤 했던 리엘, 크리스토프, 버나드 같은 특무분실 멤버들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후우······ 나 참. 마왕 녀석이 저지른 일이 나에게 이런 결과로 되돌아올 줄은······ 뭐, 고마워할 생각 따윈 눈곱만큼도 없지만."


글렌은 어이가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더니 주변 잔디를 더럽힌 토사물과 근처 땅을 삽을 이용해 대충 흙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기도하듯 양손을 맞잡고 진지한 얼굴로 근처의 고이 잠들었을 영혼들에게 명복을 빌어준 후, 그곳을 떠나갔다.


하지만 잠시 뒤, 저택으로 돌아온 글렌에게 다른 의미의 위기가 찾아오게 되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



··················


뭔가 세라가 글렌 뿐만 아니라 이브에게도 구원이 되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을 뿐, 그럼 다음 편으로 곧 찾아뵙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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