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티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햐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불타는 페지테 상공을 무대로, 두 청년이 대치하고 있다.

한쪽은, 수천 년의 시간을 넘어 과거의 세계에서 귀환한 글렌.

또다른 한쪽은, 차원을 뛰어넘어 이 세계로 귀환한 저티스.

하늘의 지혜 연구회의 『라스트 오더』 작전 발동을 시작으로 《최후의 열쇠병단》과 남아있는 제국군이 페지테를 무대로 벌인 마지막 전면전.

그것은 지금 여기에 이르러,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려고 하고 있었다.

지금, 모두가 글렌과 저티스를 지켜보고 있다.

이브, 리엘, 알베르트, 알리시아 7세, 학생들, 교사들, 페지테 시민들과 제국군 장교들까지,

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전개의 이후를 지켜보고 있다.

"하! 여기서 네놈이 등장할 줄이야! 설마 갑자기 의협심에 눈을 뜨고, 세계 평화를 위해서 힘을 빌려주려고······ 할 리가 없지······."

글렌이 그렇게 날카롭게 내뱉는 말을,

"하하하, 정답이 아니긴 해도 완전히 틀린 건 아니야. 나는 원래 정의롭거든?"

"뭐, 유감스럽게도, 너희들이 생각하는 정의와 다르다는 것만은 확실하지만."

저티스는 여전히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로 받아쳤다.

"이제부터, 이 남자의 길은 이미 끝난거야. 그러면 이렇게 무대에서 퇴장해줘야겠지, 다음 막도 올려야하고 말이야."

그렇게 떠드는 저티스의 왼손에서 뻗어 나온 칠흑의 칼날은 한 청년을, 뒤에서 꼬챙이처럼 꽂아둔 상태였다.

"크윽?! ······말도 안돼······ 이, 이런 일이······"

펠로드 베리프, 하늘의 지혜 연구회의 최고 지도자이자 제 3단 《천위》의 꼭대기 위에 있는 자. 《대도사》"

수천 년 전 고대 문명 무렵부터 이 세계의 이면에서 암약하며, 자신의 욕망과 목적을 위해 모든 것을 계획한 연출가. 그리고 알자노 제국의 모든 것을 화려하고, 교묘하게 조종해 온 악의 근원이자 모든 원흉, 거대한 흑막.

그런 펠로드가, 지금 땅에 떨어진 것이다.

미쳐버린 『정의』에 의해서.

"펠로드! 펠로드님! 정신 차려요!"

펠로드와 계약을 맺은 《하늘의 천사》 레 파리아가 울면서 펠로드에게 매달리려 한다.

하지만 실체를 갖지 못한, 환영에 불과한 그녀에게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괜찮아······ 괜찮으니까······ 레 파리아······ 크윽!"

하지만 썩어도 《대도사》 라는 것일까.

펠로드는 흐느끼는 레 파리아를 안심시키려는 듯, 웃으면서 마지막 힘을 쥐어짜듯 마력을 높였다.

"이런 놈이······ 우리들의 비원을 방해하게 두진 않을꺼야······ 너무 들떠있지 말라고, 저티스······."

"윽?!"

순식간에 부활한 펠로드의 절대적인 마력에, 그 압력에, 글렌이 무의식적으로 반 걸음 물러났다.

도대체 그런 힘을 어디에 숨기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다, 그는 하늘의 지혜 연구회의 최고 지도자인 《대도사》

수천 년 전, 고대 마법 문명을 일구고 지배했던 마왕이자 인류 최강의 마술사.

그런 그가, 이런 곳에서. 고작 이 정도로 끝날리가······.

"아니, 그러니깐 넌 이제 끝이라고."

그러나 저티스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하며 왼손에서 뻗은 검은 칼날에 힘을 주었고,

그 주위로 순식간에 술식이 고속 전개되어, 마술법진이 펠로드를 사로잡았다.

팟! 하고 기묘한 번개가 그 칼날 주위를 맴도며,

"으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아?! 시, 싫어어어어어어어!"

갑자기 펠로드와 레 파리아가 심상치않은 몸부림을 치며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한번 퇴장한 배역이 납득할만한 이유도 없이 다시 무대에 오르면 관객들이 흥겨워할 것 같아? 넌 그런 것도 몰라?"

"으으윽, 어째서······ 움직일 수가 없어······"

"······저티스 ······넌 도대체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이런······ 너 정도의 남자가 꽤나 무지몽매 하구나?"

"뭐, 흔한 클리셰라는 거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왕을 쓰러뜨리는 것은 언제나 『용사가 휘두르는 검』 이잖아?"

"거······ 검이라고?"

그 말을 듣고 펠로드가 고개를 떨어뜨렸고, 등 뒤에서 자신의 흉부를 뚫은 피로 젖어있는 검을 내려다보았다.

그것은, 예전에 저티스가 《철기강장》 아세로 이엘로에게서 빼앗은 신철의 검이지만,

펠로드는 그것을 보고 한 가지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 검의 형상에 새겨진 문양, 사악한 신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신비의 문자가 새겨진 그 검의 정체는······.

"바보같은······ 설마 이건······ 신을 살해하는······?!"

마치 미지의 공포와 조우를 한 듯, 경악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펠로드.

반면 저티스는 제 뜻을 이루었다는 듯이 싱글벙글 웃고 있다.

그런 저티스에게 펠로드는 떨면서 말했다.

"저티스······ 너의 정체는······ 설마, 『신을 참획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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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권 도입부, 대도사가 저티스에게 참교육당하는 장면.

펠로드 점마 18권에서 성범죄 저지르고 그걸 자랑스럽게 떠드는거 보고 역겨웠는데 사이다 마시니까 시원하다.

특히 대들려고 하다가 쳐맞는 건 웃음벨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