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ㄱㄴ

재수 ㅈㄴ 열심히 하고 나로서는 만족할만한 대학에 붙었는데 부모님은 내가 붙은 대학 깎아내리고 한심하게 여기고 한숨만 푹푹쉬고 이런 반응이었음

그것 때문에 박탈감이 씨게 들었었나봄

아무튼 대학교 들어가서 팀플 과제 총대매고 열심히 했는데 막상 발표할 때 컴퓨터가 렉 먹고 사이트 안 들어가져서 결국 다른 사람이 발표함(온라인 발표였음) 내가 책임지고 한 걸 컴 렉 때문에 말아먹으니까 화도 나고 조원들한테 미안하고 이런 것도 있는데 또 열심한 걸 인정받지 못했다는 느낌이 컸음.... -> 이걸 계기로 진짜 제대로 무너짐

난 내가 멘탈도 강하고 역경이 와도 쉽게 쉽게 일어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내 안의 방파제가 무너지니까 그렇지 않더라
지금까지 쓰나미가 방파제를 한번 거쳐왔다면 이젠 그 쓰나미를 맨몸으로 맞는 것같았음
원래였다면 에이 ㅅㅂ이러고 넘길 문제도 너무 힘들고 난 왜 이런 일도 잘 안 풀릴까 싶더라
그냥 내가 이미 죽은 것 같았음 나를 단단하게 지탱하던 알맹이가 사라지니까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가만히 있어도 후들거리고

이 상태로 한 달 정도 폐인마냥 누워있으니까 평소에 절대 안 들었던 생각도 들었음 '이렇게라면 난 정말 그 무엇도 될 수 없겠구나' 이 생각이 든 순간 위기감이 지대로 왔음
부모님 제외 주위 어른들로부터는 '넌 뭘하든 잘하겠다' 이런 뉘앙스의 말을 많이 들어서 나도 항상 그렇게 생각해왔거든.
그래서 그 생각이 든 순간 내 정신상태가 여기까지 추락했구나하는 생각에 좀 달라져야겠더라
마침 대학교 시험기간이라 공부...실은 벼락치기였지만 며칠이나마 폐인 생활을 탈피했었음

그렇게 번아웃 어느정도 극복한 줄 알았는데 아직도 그 무너진 방파제 재건은 안된 느낌임
너무 쉽게 불안해지고 그러니까 다 회피해버리고 싶음
내가 너무 나약해졌다는 걸 느끼는데 어떻게 이 상태에서 벗어나야할 지를 모르겠음
그래서 결론적으로 조언 구한다
그리고 여기 번아웃으로 고생하는 모든 사람들, 고생이 많다. 긴 글 읽느라 수고했고....그래서 번아웃 극복은 나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ㅅㅂ제발 조언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