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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30살 백수의 비사

ㅇㅇ(125.178) 2021.09.22 17:31:56
조회 28 추천 0 댓글 0
														

"흐아아아암"


하품이 나온다.


지금은 오후 1시.


나는 30살의 젊은 몸이다.


그러나 아직도 집에 있다.


백수이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집에 있으려니 피곤하다.


사람은 일을 안해도 피곤한 법이다.


누구라도 부러워할 내 삶이겠지만, 항상 좀이 쑤셔서 좀처럼 행복하지 않다.


".. 오늘은 재밌는 일 없으려나?"


나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책상에 있는 노트북을 켰다.


책상은 컵라면 용기와 음료수 용기로 어질러져 있었다.


의자에서 자다가 일어나니까 허리가 아팠다.


나는 마우스를 잡으려다가 말고 허리를 움켜잡았다.


"하..씨"


너무 앉아만 지내니까 디스크가 찾아올 듯 했다.


허리를 잠시 주무르다가 다시 마우스로 손을 옮겼다.


-딸칵


클릭하는 소리가 방 안에 청량하게 울려퍼짐과 동시에

윈도우 기본배경이 노트북 화면에 떴다.


나는 왼쪽 위에 있는 아이콘을 클릭했다.


그러자 게임이 실행되었다.


그러자 나는 방 안에 안 있게 되었다.


"응...?"


말그대로 방안에 안 있게 되었다.


다리의 느낌이 이상했다.


아래 쪽으로 시선을 옮겨보니 의자는 온데간데 없고 그저 서있을 뿐이었다.


"뭐지..?"


나는 순간적인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아한 표정과 함께 머리를 긁적였다.


발 아래에 있는 것은 마룻바닥이 아니라 돌바닥이었다.


돌바닥에 그림자가 지더니 곧이어 큰 게 나에게 날아왔다.


-쾅


내 몸이 옆으로 밀렸다.


시선을 다시 들어 옮겨보았다.


거칠게 난 수염.

짱구눈썹

사각턱

호피만 두른 윗도리

큰 몸집까지


그 곳에는 우락부락한 산적이 있었다.


"이 새끼- 똑바로 안 보고 다니냐?"


아마 저 우락부락한 몸체와 부딪혀 큰 충격이 내게 온 듯 했다.


나는 방긋 웃고는 고개를 푹 수그렸다.


"하하.. 형님 죄송합니다"


산적은 그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듯 큰 소리로 외쳤다.


"이 새끼가... 죄송하면 그냥 넘어갈 줄 알았냐!"


'하.. 엿됐네'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무서웠다.

토낄 수도 없었다.


'30년 인생.. 이렇게 허무하게 가버리는건가?'


영문모르게 공간이동되어서 길가던 산적한테 부딪혀 돌연사하는 꼴이라니.


'.. 그렇겐 안되지'


생각해보니 그렇게 둬서는 안될 것 같았다.

힘들게(?) 살아온 30년 인생.. 저항도 못해보고 허무하게 날려보내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마침 산적이 기합을 지르며 주먹을 날렸다.


"이얍--- 죽어라!"


기합소리는 허술했지만 그의 주먹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마치 큰 바위가 나에게 떨어지는 듯한 위압감이었다.


오기도 전에 바람의 여파가 나에게 느껴졌다.


그 바람에 흩날리는 머릿결 하나하나가 나에게 도망치라고 말하는 듯 했지만


그렇다면 개죽음 뿐이다.


저항은 해보고 죽을 것이다!


나도 맞기합을 질렀다


"이야아아아아압!"


소심한 기합과 함께 다가오는 산적의 주먹을 향해 주먹질했다.


산적은 그걸 보고 헛웃음을 흘렸다.


'몸은 날래다만.. 죽으려고 작정했군'


그리 생각하며 주먹에 힘을 더 실었다.


마침내 나의 주먹과 산적의 주먹이 맞부딪혔을 때



꽈아아아아아아앙



큰 소리가 났고


산적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나는 멍때리며 중얼거렸다.


"내가.. 이렇게 강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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