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도도 괴로움이라는 이설 비판

그리고 바로 이 같은 이치로 말미암아 성도(聖道, 즉 道諦)는 비록 유위일지라도 행고성에 포섭되지 않으니,74)

74)이하 행고(行苦) 즉 무상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라면, 성도(道諦) 또한 인연소작(因緣所作)의 유위법으로 무상하기 때문에 역시 행고성에 포섭되어야 할 것이라는 논란에 대한 해명이다.

열반의 즐거움에 수순하는 것이기 때문으로, 성도는 열반의 득(得)을 인기하기 때문이다. 이치상으로도 필시 마땅히 그러해야 할 것이니, 본론(本論) 중에서도 먼저 3계에 근거하여 세 가지 괴로움의 차별을 분별하였기 때문이다.75)

75)여기서 본론은 『집이문족록』 제5권(대정장26,p.384중). 즉 여기서는 3고(苦)에 대한 네 견해를 전하고 있는데, 먼저 3계에 근거하여 분별하고(제1설), 불가의(不可意)ㆍ가의(可意)ㆍ사(捨, 불가의도 아니고 가의도 아닌 것)에 따라(제2설), 3수의 상응 구유법에 따라(제3설), 노(老)ㆍ병(病)ㆍ사(死)와 같은 소의신의 고수, 가의의 경계에 대한 낙수의 괴멸, 양자를 제외한 그 밖의 유루행법에 따라 분별하고 있다.(제4설) 참고로 제1설을 인용하면 이러하다. “욕계 제행은 고고성으로 말미암아 괴로우며, 색계 제행은 괴고성으로 말미암아 괴로우며, 무색계 제행은 행고성으로 말미암아 괴롭다.”

즉 이 말은 어떤 이가 “성도도 괴로움[苦相]에 포섭된다”고 주장한 것을 막기 위해 설한 것으로, 모든 성도는 이치상 결정코 계(界)에 떨어지는 법[墮界法]이 아니기 때문이다.76)

76)즉 괴로움은 어떠한 것이라도 3계에 계속(繫屬)되지만, 성도는 무루로서 불계(不繫)이기 때문에 괴로움이 아니라는 뜻.

『아비달마순정리론』 57권(ABC, K0956 v27, p.1184b02)

만약 성도는 성자가 애호하는 바이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것[可意]’이라 말할 수 있으며, [따라서 거기서 물러나는 것을] 괴고성이라고 주장한다면, 이와 마찬가지로 성도 [중]에는 애호하지 않는 것도 있기 때문에 역시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 것[非可意]’라고 말할 수 있으며, 마땅히 [그러한 성도를] 고고성이라고 주장해야 한다. 그러나 그럴 경우 성도는 마땅히 고제(苦諦)에 포섭된다고 해야 할 것이니, 세 가지 괴로움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상과 같은 사실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것’에 포섭되는 성도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괴고(壞苦)의 원인이 되지 않는 것이다.

『아비달마순정리론』 57권(ABC, K0956 v27, p.1184c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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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정리하면 고고성(=고수)은 욕계의 몸(소의신)에 의지해서 존재하기 때문에 욕계에서 두드러지고, 욕계를 벗어나면 고고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함.

성도(성자의 흐름, 깨달은 후 얻게 되는 출세간의 흐름)는 그 자체로 욕계, 색계, 무색계를 넘어서 있기 때문에 욕계에 속하는 고고성, 색계에 속하는 괴고성, 무색계에 속하는 행고성으로 부터 동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함.


결론적으로 완전한 해탈을 했다면 고통을 느끼지는 않음. 단, 해탈을 했다고 해서 소의신(욕계, 색계, 무색계 등에 존재하는 몸)이 사라지거나 하진 않기 때문에 그러한 소의신은 고통을 느낄지도? (ex. 몸이 고통을 받는 상태이지만 성자는 그것을 고통으로 인식하지 않고 그냥 알아차릴 뿐인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