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극극초반 1권에서 아라타가 자신에 대한 것이 아니면 꿈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함
이게 45권에서 치토세가 타이치한테 하는 말이랑 좀 겹쳐보여서 분석글 쓰게 됐음 좀 분량있음

정발판 1권에서 나오는 치하야와 아라타의 대화

"언니가 언젠가 일본 최고가 되는 게 내 꿈이야!"
"니 그거 꿈 아이다."
"뭐?"
"남 하는 일 가지고 저그 꿈이라 카믄 안 되는 기라. 얹혀가지 마라. 너그 언니만 불쌍타."

그리고 원서 45권 끝자락에 나오는 치토세와 타이치의 대화 (발번역, 의역 미리 ㅈㅅ.)

"돌아가 주세요. 치하야의 시합을 지켜봐 주세요. 치토세 누나."
"싫어. 날 우러러 보지 않는 동생 같은 거. ("엇.") 존재의미도 없고. ("어엇. 너무해.") 기모노 가져다 준 것만으로도 죽을만큼 감사해 줬으면 하는데. 시합 같은 거 관심 없어. 멋대로 하라지."
"그, 그래도…지금 치하야가 싸우고 있는 건 최강의 퀸이고…."
"나도 알아. 뭔가 동그란 사람이잖아."
"(동그란…?)(<-작은 글씨) 겨우 도달한 자리라구요. 응원 정도는 해 줘도 되잖아요."
"사가에서 내일 촬영 있단 말야!"
"괜찮아요. 내일이잖아요." (<<이거개너무하지않음?ㅋㅋㅋ)
"괜찮지 않아! 대본 읽어야 되지 캐릭터 만들어야 되지, 내 일만으로도 벅차다구! 그럼 마시마 네가 곁에 있어주든가!"
"아니, 제가 있어 봤자…."
"왜 넌 돌아가려는 거야, 남한테 다 떠맡기고!"
「아라타가 이겼으면 해.」
「카루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스오 씨가 졌으면 해.」(문자내용 회상)
'그야 그건 내 역할이 아니니까. 이제…내 차례가 아냐.' (개인적으로는 약간 연극이나 드라마에서 이제 자기 씬이 없다는 듯한 뉘앙스였음)
'아라타. 아라타라면 괜찮을 거라고….'
"괜찮지 않다구…."

얹혀가지 마라 - 남한테 다 떠맡기고! 이 부분이 좀 겹쳐지지 않음?
치하야는 언니한테 '얹혀가는' 데에서 일찌감치 벗어났고 이것 덕분에 치토세도 자기 일에 좀더 진심으로 임할 수 있게 됐는데(이건 다른 장면에 나옴)
타이치는 여전히 자신만의 꿈이 없이 자꾸 누군가에게 의존하려는 듯

여기서 꿈(욕망)이 얹혀지는 대상이 1권에서도 45권에서도 둘다 치토세라는 것도 조금 재미있는 부분. 게다가 두 장면에서 비슷한 맥락으로 얘기하고있는(너의 욕망을 남에게 얹지마라) 아라타랑 치토세가 지금 딱 타이치가 자기 욕망을 대리시키려는 인물들이기도 함


꿈에 대한 아라타이치하의 현황을 살펴보자.

아라타 - 처음부터 자신의 꿈이 확고했음. >>명인<< + 대학면접때 얘기한 걸 봐서는 카루타를 좀더 유니버설하게 만드는 데에도 관심이 있는 모양. (카루타가 남녀노소 관계없는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노인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는 장벽이 존재함)

치하야 - 아라타의 말을 계기로 퀸이 된다는 꿈이 생김. 이건 고등학교 들어와서 시노부랑 처음 시합하고 왕팡 깨진 다음 '진짜 꿈'으로 변함. (+ 고문 선생님이 되고 싶다, 미즈사와를 전국강호로 만들고 싶다 등등 욕심꾸러기 치하야)

타이치 - 도쿄대 의학부를 목표로 하는 것 같긴 한데 그게 진짜 얘의 꿈인지는 잘 모르겠음 뭔가 진짜 노력해서 이루고 싶은? 장래희망이라든지 진취적인 목표가 안 보임
지금 얘가 수험도 놔두고 동분서주하는 걸 보면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결과가 다 타인에게 자기 소원을 맡기는 거임
스오에게 이기고 싶다 -> 아라타에게 이겨달라고 함
치하야 응원을 가고 싶다 -> 치토세에게 가 달라고 함

타이치가 지금까지 쭉 되게 치하야에게 헌신적이어왔던 거 맞음 근데 위의 둘이 현재시점에서 서로를 배제하고도 확실한 자기만의 꿈이 있는 데 반해서 타이치는 그 정도로 확실한 꿈이 안 보임 (딱 현재시점에서만 봤을 때 치하야의 꿈은 굳이 아라타가 곁에 없어도 가능 아라타 역시 마찬가지 근데 타이치의 것은 그렇지 않음 스오의 은퇴가 문제라면 아라타처럼 기자회견장에 가서 1년만더요! 하는 방법도 있을테고 좀 무리수같이 생각될지라도 자기가 간절히 원하면 이룰 방법은 생길것임 근데 여전히 자기가 먼저 스스로에게 한계를 부여하고있는거같음)

이런 면에서 극복서사를 주려고 치하야랑 거리를 떨어뜨렸나 싶을 정도
꼭 자기만의 꿈이 있어야 좋은 인생인가? 라고 생각할수도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뭔가 작가의 철학같은 게 그렇다고해야하나 여러번 비슷한 말이 강조되는 느낌이라서 타이치에게도 자기만의 꿈이 생기는걸 작가님은 타이치서사의 베스트로 보고있는거같음
뭐랄까 치하야와 함께 있으면 타이치는 365일 24시간 치하야 서포터 같은 상태가 돼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잘 돌아보지 못하는 것도 있는 듯 (치하야랑 어느정도 떨어져있는 지금도 이런데;;;)
"마시마는 네가 없어야 더 강한 것 같아"(헤롱이) 대사도 그렇구 이런 부분들 때문에 앞으로 결말이 어찌되고 누구랑 누가 이어지든간에 마시마타이치 개인의 서사를 위해 치하야한테 한번은 차여야했던거같기도함

이제 치토세한테 저 말을 들었으니까 아라타에게 얹혀가지 말라고 들었던 치하야가 자기 꿈을 가지고 성장했던것처럼 마시마타이치도 럽라랑 상관없이 자기 꿈을 가지고 궁극적으로 성장하길 바람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