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일이란 '일본보다 나아지자' 대충 그런 뜻으로 하는 말인데,

애초에 일본보다 꼭 나아져야 하나?

일본이 세계 3위 경제대국인데 3위 정도는 해볼 만하다는 건가?

차라리 목표를 높게 잡아서 극미를 하면 어떨까?

아니면 극중은 안돼?

왜 한국은 일본을 꼭 이겨야만 하지? 난 이런 라이벌 의식 자체가 이해가 안감.

물론, 주변국으로서 이상적으로 사이좋게만 지낼 순 없는 건 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한일관계는 너무나도 날을 세우고 대립을 전제로 깔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 본다.

일본을 이겨야 한다면, 뭐 중국에게는 져도 됨? 영국이나 프랑스보다는 못해도 되나?

독일은 유태인한테 사죄했으니까 독일한테는 져도 됨?

애초에 일본이란 걸 극복하거나 넘어야 할 대상으로 상정해놓고 논리를 전개한다는 거 자체가 역겹다.

그게 한국인의 사고의 한계일까?

어디를 넘어서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잘못된 부분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게 중요한 거 아닐까?

누군가를 이기자는 문구 자체가 너무 추상적이다.

어떻게 이길 건데?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who라는 것보다 how에 있는 것 아닐까?

그래 최대로 운 좋아서 일본보다 명시적인 gdp 올라갔다 치자,

그러면 어쩔건데? 국민들 체감 삶은 피폐해 죽겠는데 일본 이겼으니까 이젠 게임 끝난 건가? 아무 것도 안함??

오직 일본만을 이기는 것이 최종목푠가? 왜그렇게 다른 나라 쏙빼먹고 일본에만 광적으로 집착하는건지..?

적절한 라이벌 의식은 좋다.

그러나 국가 경영, 국가 건설이라는 건, 중고딩들 시험 점수 경쟁하듯이 이기면 아싸거리고 끝나는 단기모형의

성격이 아니라 생각한다.

국가 경영에서 중요한 건, 어떠한 국가를 만드느냐이다. 목적이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필요한 부분에 있질 않고,

막연히 누굴 이겨야겠다는 사춘기적 오기와 전의만으로는 선진국의 문턱에 오르기는커녕 헬조선의 연장만을 가속화할 것이다.

중요한 건 일본을 이기는 것이 아니다.

한국이 어떤 나라로 거듭나냐이다.

극일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보통 반일의 대체수단으로써 그 단어를 사용하는 거 같지만,

아무래도 극일 자체도 위와 같은 점에서 한계성을 지니는 단어라 보여진다.

무언가를 생각할 때 일본에 집착하는 관음증부터 버리자.

점진적으로 잘못된 부분, 썩어빠진 부분을 고쳐나가면 자연스레 나아질 수 있다.

명확한 목표도 없이 적대 의식만의 고취를 통해 국민을 통제하고 선동해서는 안될 것이다.

반일의 대안이라고 하는 극일조차도, 결국은 일본에 대한 적개심과 열등감을 내포하는 점에 있어서는

다를 게 없다고 본다.

쓰잘대기없는 전투의식보다는, 실질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