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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번역) 만화가 인터뷰 모음집 - 시카와 유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1 23:36:19
조회 438 추천 12 댓글 7
														


[시리즈] 만화가 인터뷰 모음집 번역
· 번역) 만화가 인터뷰 모음집 - 이시구로 마사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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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터뷰는 「우울밥」, 「은하의 죽지 않는 아이들에게」, 「버나드 양 가라사대.」 등으로 유명한 시카와 유키 작가

중견인 건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도 훨씬 다작을 했던 모양



요전에 말한대로 사무라 히로아키는 건너뛰었음


사유 : 내가 사무라 만화를 안 읽어봄



기본적으로 정발된 만화는 정발본 제목을 기준으로 번역했고

미정발 만화는 임의로 번역한 뒤 일본어 원제를 덧붙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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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03 ── 시카와 유키


1999년에 「주간 소년 챔피언」에서 연재한 「힘내라 스메시 감옥!!がんばれ酢めし牢獄‼」은 약간 화제가 되었다.

이후 10년 이상 이어진 「사나기 씨サナギさん」나 「숲의 테구森のテグー」 등, 독특한 넌센스 감각이 넘치는 작품을 발표해온 시카와 유키.

그 발걸음을 본인과 함께 돌이켜보았다.


PROFILE

1977년생, 시즈오카현 출신. 1998년에 주간 소년 챔피언 신인만화상에서 「물뱉는 여자와 쟈마젖꼭지水吐き女房とジャマ乳首」가 가작을 수상, 동 잡지에서 연재권을획득. 1999년 「힘내라 스메시 감옥!!」으로 상업지에 데뷔. 4컷 만화를 주체로 해 날카로운 시점에서 일상과 슈르함 따위를 포착하는 작품이 많다. 최근에는 스토리 작가로 임하는 등,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시카와 씨는 10년 이상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계신데요.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좋아하셨던 건가요?


시카와

만화는 어릴 때부터 남들보다 많이 읽었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때는 「주간 소년 점프」를, 중학교 떄는 「주간 소년 선데이」,「 주간 소년 매거진」, 그 외에 「스피릿츠」나 「영 매거진」도 빠짐없이 읽었습니다. 발매일이 가까워지면 하교 귀갓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눈에 들어오는 작품들을 서서 읽기도 하고요. 또, 패미컴 세대이기도 해서 「주간 패미통」에 연재되던 사쿠라 타마키치 선생님의 「행복의 형태しあわせのかたち」에도 푹 빠졌었어요.



──정확히 딱 그 세대시군요.


시카와

제 2권의 발매일이 초등학교의 수학여행 때였거든요. 수학여행을 빼먹고 발매일에 만화책을 사고 싶어! 라고 생각할 정도로 빠져 있었네요. 당시의 패미통은 재밌어서, 그 외에도 스즈키 미소 선생님의 「언터쳐블あんたっちゃぶる」도 있고, 카타야마 마사유키 선생님의 「오오토로 구락부大トロ俱楽部」도 있고, 또 키시다 센샤 선생님이나 아라이 키요카즈 선생님도 연재중이셨고, 게다가 투고 코너(패미통 거리 상회)가 아무튼 엄청 재밌었죠. 투고 코너 만큼은 성인이 된 지금도 가끔씩 읽고 있어요. 「좋아하는 4컷 만화는?」이라는 질문을 받으면 시오아지 덴키나 토가와K 등, 항상 선정되셨던 엽서 장인(*)의 이름을 꼽는데요. 늘 「뭐라고?」하는 표정이 되돌아온단 말이죠.


* 역주) 엽서 장인ハガキ職人 : 라디오나 잡지 등에 높은 퀄리티로 응모해서 계속해서 방송을 타는 사람을 이르는 단어.



──뭐, 그야 그렇겠지요. (웃음) 에세이 만화로「뭐!? 이렇게 그림을 못 그리는데 만화가가 됐다고?え⁉絵が下手なのに漫画家に?」라는 만화를 그리시기도 했는데, 만화가가 되고 싶었던 마음은 원래부터 강하셨나요?


시카와

자기 스스로도 그림이 서투르다는 건 잘 알고 있기에, 이 상태로 프로가 된다는 건 역시 무리겠지, 라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조금씩 대학 공책에 만화를 그리곤 했는데, 익숙해지니 「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역시 그 정도로 하고 싶진 않을지도」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중학교 때 까지는 그린 것들을 친구에게 보여주기도 했었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가니 주변에 만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없어졌죠. 그래서 전과 똑같이 만화를 읽기는 했지만 그리는 일에서는 약간 멀어졌었어요.



──처음부터 스토리 만화를 그리고 싶어하셨다 들었는데요.


시카와

중학생 때에 아다치 테츠 선생님에게 푹 빠졌었어요. 「사쿠라의 노래さくらの唄」같은 거. 그런 센시티브한 작품, 달아오르는 감정 같은 것들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또, 그런 흐름으로 카린펜 선생님이나 야마모토 나오키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고……. 실은, 제 펜네임도 야마모토 선생님의 「지극히 카모시다極めてかもしだ」에 나오는 무라사키가와에서 따온 거예요. 「무라사키가와紫川」를 잘못 보고 「시카와」라고 읽어버린 게 펜네임의 기원이죠. 그 정도로 좋아했어요.



──시카와 선생님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센티멘털한 요소들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된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 뒤로 개그로 시프트 체인지 한 건 어째서인가요?


시카와

만화보다도 만담을 더 좋아했기 때문이예요. 중고생 때에 「우츠룬데스.伝染るんです。」(키시다 센샤)도 모았고, 심야 라디오도 좋아했고, 무엇보다 다운타운(*)의 직격세대이기도 했죠. 「가키노츠카이야라헨데(**)」같은 것도 엄청나게 봤어요. 이렇게나 재밌는 게 있다니! 하면서.


* 역주) 다운타운 : 마츠모토 히토시&하마다 마사토시로 구성된 일본의 전설적인 오와라이 콤비.

** 역주) 가키노츠카이야라헨데 : 다운타운이 기획하는 인기 TV프로그램. 온갖 기발한 기획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국민 프로그램. 국내에선 '절대로 웃으면 안 되는 24시' 시리즈가 유명.



──확실히, 다운타운의 등장은 충격적이었죠.


시카와

완전히 보는 눈이 바뀌어버렸죠. 물론, 어릴 적에는 드리프터즈도 좋아했고, 그 이후에도 「우리들은 익살족オレたちひょうきん族」이라든지, 톤네루즈도 좋아했어요. 하지만 단순히 「재밌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발상력, 카리스마 같은 부분을 느낀 건 다운타운이 처음이었죠. 게다가 그 뒤에 「멋지다! 마사루(이하 마사루)」(우스타 쿄스케)를 만나게 됐고, 그게 또 충격적이었죠.



──다운타운이나 「우츠룬데스.」 의 등장으로 부조리라고 하는 슈르계 유머가 인지되던 때 돌연 「마사루」가 나타났다.


「마사루」는 후멍─후지야마 오코메츠부라는 츳코미 캐릭터가 있잖아요. 독자의 입장에서 츳코미를 넣어주는 인간이 있고, 게다가 무대 설정은 일상이죠. 일상생활 속에 하나나카지마 마사루라는 부조리한 캐릭터가 있고, 그에 대항해 후멍은 츳코미를 건다. 츳코미 거는 쪽의 리액션을 크게 해서 간격을 크게 잡고 알기 쉬운 개그로 만들었죠. 이른바 부조리계긴 하지만, 이렇게 만든다면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구나, 하고 깨닫고 엄청 감동했어요. 이게 정답이었구나, 하고. 「힘내라 스메시 감옥!!がんばれ酢めし疑獄‼」(이하 스메시 감옥!!)에 「띠잉-ガビーン」(*)을 그려넣은 건 그야말로 「마사루」의 영향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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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주 : 띠잉-



──그랬던 거군요.(웃음) 개그만화를 그려나가기 위한 이정표가 「마사루」에 의해 드러난 느낌.


시카와

개그란 건 예리하면 예리할수록 알기 어려워지니까요. 독자를 배신해야만 하니까. 그에 비해 「마사루」는 부조리한 보케를 감정이입하기 좋은 츳코미로 알기 쉽게 보여주죠. 중요한 건 보케가 아니라 츳코미를 효과적으로 쓰는 구조에 있던 거라는 답을 보여준 거예요. 그러면 독자의 공감을 부를 수가 있다고.



──데뷔에 이르는 경위는 「뭐!? 이렇게 그림을 못 그리는데 만화가가 됐다고?」에서도 그리셨는데, 「힘내라 스메시 감옥!!」의 연재는 5년 정도 이어졌네요.


시카와

그렇네요. 그 뒤에 곧바로 4달 정도인가? 붕 뜨는 시간이 생겨서 「사나기 씨」가 시작됐죠. 「스메시 감옥!!」은 이른바 부조리 4컷이었는데, 같은 부조리라도 한 캐릭터를 고정해서 그려보자 하고 생각했어요.



──그건 어째서였나요?


시카와

예를 들면, 「IPPON그랑프리」같은 오오기리(*) 방송을 보며 느낀 건데, 소재 자체가 재미있다면 일반적인 대답을 하는 게 가장 재미있어요. 캐릭터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하게 소재만으로 승부가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소재만이라면 상황이 그걸로 끝나버리죠. 게닌들과 마찬가지로, 거기서 캐릭터를 섞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캐릭터를 섞음으로 인해 점과 점으로 떨어져 있는 소재를 선으로 이을 수 있죠.


* 역주) 오오기리 : 만자이의 한 종류. 짧은 주제에 대한 재치있는 애드리브 답변을 겨룬다. 한 때 인터넷에서 유명했던 제목학원(보케테) 시리즈도 일종의 오오기리로, IPPON 그랑프리의 코너를 인터넷으로 옮긴 것.


예시) Q. 이 부인, 마술사랑 불륜하고 있구만……라고 눈치챈 이유는?

A. 세탁물을 널 때마다 일일히 뒷면을 보여준다 (バカリズム、IPPON 그랑프리 中)



──「사나기 씨」는 그렇게 만들어진 캐릭터였군요. 사나기 일행은 중학생이라는 설정인데, 실제로는 그것보다 살짝 어린아이 같은 느낌이죠(웃음).


시카와

중학생은 교복을 입으니까, 그리기가 편했거든요. 말하는 내용은 완전 초딩이지만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유는 제 자신이 어린애같은 성격이기 때문이예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캐릭터는 자신의 투영이니, 어린이로 설정해 두면 그리기 편할 것 같았어요.



──「사나기 씨」에서 시카와 선생님의 센티멘털한 부분이 전면으로 드러난 느낌을 받았는데, 그런 부분은 얼만큼 의식하며 그리셨나요?


시카와

연재를 시작했을 때 즈음에 어째선지 모르겠지만 막연히 '이런 게 가능할 것 같네'하는 이미지는 있었어요. 연재를 시작하고 비교적 이른 타이밍에 사나기씨가 감기에 걸려 학교를 쉬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제 1권에 수록), 세상에 대해 순수한 시야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넣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죠.



──제 2권의 후기에 「신에게 보호받고 있는 느낌」이라는 이야기가 적혀 있는데, 그야말로 「사나기 씨」의 세계관을 정리한 느낌이라 생각했어요.


시카와

기본적으로는 「보노보노」(이가라시 미키오)의 영향이예요. 「어릴 적에 생각하던 것들을 잘 기억하고 계시네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거든요. 예전에 생각했던 것들을 기억해내는 건 절대 아니예요.



──아하하. (웃음) 그런 의미에서 「어린애 같은」거군요. 하지만 그래도 「사나기 씨」의 최종권은 지금 읽어도 눈물이 날 것 같아져요.


시카와

저는 애초에 센티멘털한 것들을 좋아하거든요. 또 「숲의 테구森のテグー」같은 경우는 어른들의 이상 속에 있는 「어린이는 자고로 이래야지」같은 이미지에 대항해 「그건 아니지 않아?」라고 생각한 부분들을 그렸죠. 어린이는 좀 더 깊게 생각하고, 치졸한 부분도 가지고 있죠. 일부러 「어린이」를 연기하는 부분도 있기에 「숲의 테구」에서는 그런 부분들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었네요.



──그렇게 연재를 계속해나가는 도중에, 다른 매체에도 작품을 발표하시게 됐는데요. 「뭐!? 이렇게 그림을 못 그리는데 만화가가 됐다고?」에 수록되어 있는 「그야말로 연애담처럼あたかもコイバナの如く」은 처음 도전하는 에세이 만화였죠.


시카와

그렇네요. 때때로 단행본이나 블로그에도 에세이같은 문장을 썼었기에, 그걸 만화로 그려봤다는 느낌인데……다만, 이 시도에 대해서는 실패라고 생각해요. 자캐에 애교가 없어요. 캐릭터로써 사랑스럽지가 않죠.



──아하하. (웃음)


시카와

카라스야 사토시 같은 캐릭터는 자캐지만 귀엽잖아요. 본인이랑은 전혀 닮지도 않았는데. (웃음) 어쭙잖게 자신의 얼굴을 섞은 결과, 전혀 사랑할 수 없는 캐릭터가 되어버렸죠. 게다가 「연애담을 그려주세요」라는 의뢰였는데, 그런 스토리가 전혀 없어요. 그 때문에 억지로 이야기를 비틀어 나가기만 하고……. 특히 캐릭터에 관해서는 정말 어떻게든 고치고 싶어요. 이제 에세이 만화를 그릴 기회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그리게 된다면 자캐를 바꾸고 싶어요. 자신의 흑역사를 그린 만화기에 외견만이라도 어떻게든 멀쩡하게 만들어주고 싶네요. 그런 점에서는 「우울밥」이 좀 더 낫네요.



──「우울밥」은 픽션이라는 겹을 두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카와 선생님의 컬럼이나 에세이에 가까운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드는데요.


시카와

계속 혼잣말을 하는 느낌이죠. 읽어주시는 분들께 곧잘 「음침한 이야기네요」같은 말을 들어요. 그 때마다 「아니, 그건 아니지!」하고 생각하죠. 확실히 주인공에게는 친구도 없고, 구직 백수라 미래도 불안정하지만, 저 자신도 대체로 이런 생활을 해 왔기에 아는데, 꽤나 이상적인 생활이거든요. 원할 때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거나, 영화를 보러 나가는 것도 가능하고, 누구에게도 잔소리를 듣지 않죠.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고수하는 것 뿐인데 그게 왜 나쁘다는 거지? 싶어요.



──저도 그런 생활을 하고 있기에 아주 잘 이해합니다. (웃음)


시카와

여친이 있는 편이 압도적으로 귀찮다고 생각하거든요. 휙, 하고 혼자서 고기를 먹으러 가거나, 회전초밥집에 가거나 하는 것도 불가능해지고, 방 청소도 제대로 해야 하고, 계속 신경을 써 줘야 하는 경우도 많죠. 주변의 포지티브한 시선도 네거티브한 시선도 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는 거겠죠.



──그런 에세이 느낌의 만화가 있는 한편, 「버나드 양 가라사대.バーナード嬢曰く。」는 이른바 캐릭터 개그 느낌의 작품이죠. 책은 자주 읽으시나요?


시카와

예전에는 잘 읽었는데, 요즘은 전혀요. 이 연재를 시작하고서부터 다시 읽게 되었는데, 아, 책을 더 읽어둘 걸 그랬다 하고 생각했어요. 마지막 즈음에서는 소재가 떨어지기도 했고요.



──거론되는 책에 SF종류가 많은데……


시카와

고등학생 때, 츠츠이 야스타카를 아주 좋아했어요. 츠츠이 야스타카만 읽었죠. 그리고 코마츠 사쿄나 호시 신이치, 필립 K. 딕이라던가……. 츠츠이 야스타카는 딱 절필선언 직전 쯤이었으려나. 좋아하는 건 「허항선단虚航船団」이나 「여행자 라고스旅のラゴス」. 그리고, 단편을 좋아해서 「나의 착한 울프わが良き狼(ウルフ)」는 펑펑 울면서 읽었어요.



──츠츠이의 작품 중에서도 약간 센티멘털한 작풍을 가진 작품들을 좋아하셨군요.


시카와

그렇네요. 그런 작품이라 하면 아라이 모토코도 좋아해요. 「녹환상─그린 레퀴엠 録幻想グリーン・レクイエム」도 펑펑 울면서 읽었네요. (웃음)



──그런 의미에서 「온노지オンノジ」는 시카와 선생님의 SF사랑이 직접적으로 표현되어있는 작품일지도 모르겠네요.


시카와

애초에 「온노지」는 영화 「나는 전설이다」같은 걸 하고 싶었거든요. 「나는 전설이다」의 전반부에서, 윌 스미스가 아무도 없는 거리에서 골프를 하는 씬이 있잖아요. 그런 장면들이 꽤나 많이 묘사되는데, 저도 비슷한 걸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리고 도중에 개가 아니라 플라밍고와 합류하죠.



──아하하. (웃음) 온노지가 플라밍고인건 작중에서도 잠깐 나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하 앨리스)에서 따온 건가요?


시카와

아니요, 그건 나중에 갖다붙인 거예요. 다만, 곳곳에 「앨리스」를 이미지하며 만든 부분은 있네요. 미야코가 나무 아래에서 눈을 뜨는 장면은 그야말로 「앨리스」의 라스트 씬이구요. 다만 플라밍고로 한 건 정말로 아무 이유가 없었어요. (웃음) ……아, 그렇지만 「그야말로 연애담처럼」에서 여자친구와 동물원에 가는 씬을 그렸던 적이 있는데, 거기서 플라밍고를 그렸었어서, 그 때 「이거 귀엽네」라고 생각은 했네요. 거기에서 따온 걸지도 몰라요.



──「온노지」의 훌륭한 점은, 주인공인 미야코는 지구 최후의 인류인데도 불구하고, 뭐랄까, 전혀 휘둘리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시카와

이 절망적인 세상에서 이런 식으로 뻔뻔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굉장히 훌륭하죠. 이것도 「우울밥」과 비슷한데, 그렇게나 불행한 걸까?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이건 이거 나름대로 이상적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부분이 있어요. 그렇게나 비관적이지만은 않지 않나, 하고요.



──클라이맥스 장면이 시카와 선생님의 작품 중에서는 드물게도(웃음) 드라마틱한데요. 이 전개는 얼마나 전부터 준비하셨던 건가요?


시카와

연재가 시작됐을 떄에는 아무런 생각도 없었어요. 도중에 온노지가 나온다, 정도밖에 안 정했거든요. 지금 다시 읽어보면 온노지를 좀 더 빨리 내보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역시 그 친구가 나오는 편이 더 재밌고……. 또 모 잡지에서 「온노지」를 소개해주신 적이 있는데, 거기서 「자학의 시」(고다 요시이에)를 방불케 한다고 써져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라는 건?


시카와

사실 처음에 「온노지」에서는 「자학의 시」같은 걸 하려고 했었거든요. 사후세계라고 할까, 연옥 같은 곳을 계속해서 떠도는 두 사람이 있고……. 「자학의 시」의 후반에는 계속해서 회상 씬이 나오는데, 비슷한 느낌으로 미야코가 조금씩 기억을 되찾아서 자신이 불치병 때문에 병원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돼요. 그리고 마지막엔 그 병에 의해 죽어버리죠. 이 아이디어는 너무 어두워서 그만뒀지만요.



──그렇군요. 되돌아보면 시카와 선생님은 꽤나 많은 작품에 손을 뻗고 계신데, 연재작이 많아지면 소재 때문에 곤란하지는 않으신가요?


시카와

아, 진짜 큰일이예요. 다른 만화가 분들께 「어떻게 하고 계세요?」하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예요. 매번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억지로 짜낸 뒤 「오늘은 어쩌다 얻어걸려서 넘겼군」하는 짓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상태거든요. 만화가인 척 흉내내는 걸 영원히 되풀이하고 있는 느낌.



──그런 의미에서는 현재 진행형으로 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거군요. (웃음)


시카와

저 폭력물 만화를 좋아하는데,「카멜레온」(카세 아츠시)에도 나오잖아요. 어찌저찌 최종회까지 야자와가 약골인게 들키지 않는 거. 그거랑 비슷한 식으로 「휴, 아직 가짜 만화가인걸 들키지 않았군」하는 느낌.



──아하하. (웃음) 마지막으로, 다시 되돌아봤을 때 만화를 그려서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시카와

만화를 그리는 것만으로도 생활이 가능 하다는 점이네요. 힘들기는 하지만, 회사에 나가서 짜증나는 상사와 연락을 주고받아야만 한다던가,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던가, 그런 부분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리고 자신이 해 왔던 것들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남죠. 거의 저 혼자 그리니까 완전히 나만의 것이기도 하고요. 순간순간의 자신을 이런 형태로 남긴다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딱히 이 뒤로의 원대한 목표 같은 건 없지만(웃음), 10년후, 20년 후가 되어서 책장에 늘어진 자신의 책을 보며 「이런 것들을 그려왔군」하고 생각할 수 있는 무언가를 계속 그려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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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발 만화랑 내수 작가가 계속 튀어나와서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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