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나는 그렇게까지 하드 팬은 아니고, 요즘 코난은 거의 보지 않은 정도의 팬임. 그래도 극장판 한 번씩은 다 봤고, 원작 에피는 거의 다 보긴 했음.

자막 나만 이상했나? 내가 느낀 부분은 코난 란 전화하는 장면이랑 슈키치 유미 나고야에서 만나는 장면이나 코고로가 란한테 코난 던지는 장면 등. 의역이 좀 과하게 된 듯. 중요한 장면은 아니라서 큰 문제는 없긴 했지만 보면서 자막 이상한 건 확실히 느꼈음. 오프닝 아쉽더라. 올해가 TVA 25주년이라 더 멋있게 낼 줄 알았는데, 순흑은 20주년 기념으로 오프닝 연출 정말 좋게 했는데 이번 건 아쉬웠음.

전반적인 스토리는 세 번의 납치 사건(첫 번째 납치는 언급만 됐지만)->리니어에서 회장 암살 위기&범인 밝히기->폭주한 공범 추격 및 리니어 멈추기로 진행된 것 같음. 영화 보기 전에는 나고야가 메인 배경인 것 같고 리니어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좀 놀랐음. 나고야는 막상 별로 안 나오고, 리니어도 후반부 빼면 큰 비중 없고, 탄환 날리는 것도 결정적인 장면이 아니었음. 아카이도 비색으로 제목에 들어간 것 치고는 22기 아무로급으로 비중 높지는 않았고. 그래서 제목이랑 하이라이트랑 좀 연결이 안 되는 듯. 비색의 탄환보다는 광폭의 열차 쪽이 더 어울리는 것 같음.

연출은 마음에 들었음. 감독이 드라마 좀 제작했던 것 같은데 추리하는 부분이나 통화하는 부분, 코고로가 화낼 때 코난 눈 가리고 안경만 보여주는 부분 등 연출이 트렌디해서 좋았음. 영화가 지루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음.

스토리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었던 것 같음. 좋았던 건 퀸칭이랑 자기부상열차 초전도체로 연결한 것. 범행을 어떻게 구성했는 지 알 수 있었고, 이걸로 범인도 유추가 가능해서 추리 부분은 최근 극장판 중에서는 제일 나았던 것 같음.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서는 진홍보다도 좋았음. 

나쁜 점은 여전히 스토리 완성도가 전성기 수준처럼 좋지는 않다는 것. 스토리가 하나로 이어지지 않고 중간중간 계속 끊기는 느낌였음. 납치 사건이랑 마지막 기차 씬이랑 연결이 안 됌. 납치 사건 진행하다가 급전개로 리니어로 넘어가서 난 별로였음. 특히 야이바 등장씬이랑 슈키치-유미 데이트 때문에 한창 몰입하려고 할 때 분위기 깨뜨려서 더욱 별로였음. 차라리 보라 아버지 납치되는 사건의 규모를 키우던가 우에노발 북두성3호나 미트처럼 기차에서 살인사건 발생해서 호러 서스펜스가 되는 쪽이 더 나았을 것 같은데 애매하게 둘 다 잡으려다 망한 느낌임. 또, 이번 극장판에서 리니어를 평범한 신칸센으로 바꿔도 전개에 큰 문제는 없던 거 생각해보면, 굳이 리니어라는 가상열차를 집어넣으면서까지 내용을 전개할 필요가 있었나는 생각이 듬. 시속 1000km 강조하길래, 시속1000km 고속열차를 이용한 트릭 나올 줄 알았는데 전혀 안 나와서 좀 당황했음.

추리도 어디까지나 최근 극장판 중에서는 좋았다는 거지 여전히 별로였음. 상식적으로 에너그램으로 지 정체를 대놓고 드러내는 범인은 없을 것 같고, 제일 어이없는 건 이렇게 규모를 키워서 범행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는 것. 그냥 퀸칭으로 모두가 잠들어있을 때 죽이거나 납치할 때 죽이는 게 대형 사고 일으켜서 죽이는 것보다는 현실적일 것 같은데. 침묵이나 집행인 범인처럼 비현실적인 범인임. 범인 2명 있는 전개 자체는 신선했는데 딱 봐도 누가 범인인 지 보이는 것도 좀 아쉬웠음. 15년 전 살인사건 관계자를 늘려서 용의자를 늘리면 좋았을 것 같은데, 범인은 남자&신칸센에 여자 범인 안 탄 것 두 개 때문에 누가 범인인 지 바로 감 옴. 떡밥 뿌리기랑 회수도 요즘 극장판들보다는 낫지만 전성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난잡해서 아쉬웠음.

개그가 좀 적은 것도 아쉬웠음. 하이바라 개그치는 거 외에 크게 기억에 남는 개그가 없었음. 코난 극장판 묘미가 개그 장면들인데 이번에는 부족해서 좀 아쉽.

배경 활용도 뭔가 적어서 아쉬웠음. 순흑 대관람차급만 됐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초반 미국풍 분위기 좋았는데 어차피 이번 극장판이 도쿄 올림픽 홍보인 거 생각하면 차라리 이번에 넣지 말고 따로 만들었으면 더 좋았다는 생각 듬. 19세기 말 런던 분위기 묘사한 베이커가의 망령처럼 미국 배경(원작에 나온 뉴욕 빼고) 극장판 나오면 재밌을 듯.

하이바라 비중 많은 건 정말 좋았음. 하이바라 비중 높은 극장판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활약한 듯. 귀여운 장면도 많았고, 퀸칭은 확실히 하이바라가 뛰어난 과학자였다는 거 보여주는 장면이었음. 물먹는새도 모르는 바보로 만들어버린 고쇼야 좀 보고 배워라 ㅅㅂ

잼민이 탐정단 조기퇴장도 정말 좋았음. 만약 그대로 있었으면 또 리니어에서 겐타가 사고쳤을 듯. 소노코도 비중 적긴 했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 감청에서 비중이 많았으니까.

란, 코고로, 아가사 비중, 활약 적은 건 아쉬웠음. 그냥 안 나오는 게 낫지 않았나는 생각이 듬. 소노코 가족 급퇴장처럼 등장인물들이 너무 자주 바뀌는 느낌이어서 비중 조절은 약간 실패한 것 같음. 올림픽 회장도 해바라기 찰리처럼 비중 높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총 맞을 위기에서 반격한 거 외에는 비중 없어서 아쉬웠음.

FBI는 왜 이렇게까지 사건에 개입했는지 모르겠음. 아무리 15년 전 FBI와 관련된 사건이지만 사건이 일어난 건 일본이고, FBI는 검은 조직 수사 때문에 일본에 온 거 생각해보면 월권 수준으로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생각이 듬. 다른 수사관들이 와서 해결했으면 모를까 제임스 빼고 해당 사건에 관련이 없는 조디 일행이 사건 해결하는 건 좀 그랬음. 얘네 출연 때문에 경찰 비중이 극악이었던 거 생각해보면 더욱. 순흑 정도의 비중이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 듬. FBI 수뇌부 태도도 별로였는데, 최소한 유가족들한테는 사건 진상을 전부 이야기하는 게 도리 아님? 누설 안 한다는 조건으로 비밀리에 이야기 해주면 사법 거래에도 큰 문제 안 되고, 범인들도 어느 정도 납득했을텐데 FBI가 사건 원인 제공했다는 생각 듬. 마지막에 조디가 범인 제압하는 장면도 그냥 일반인은 닥치고 있어라처럼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별로였음.

진짜 문제는 뇌절 일가. 난 뇌절 일가를 이번 극장판에 투입한 이유를 모르겠음. 아카이 빼면 굳이 이번에 사건에 넣은 이유가 없었던 것 같음. 특히 메리랑 세라. 중간에 아카이랑 싸우는 장면은 정말 황당했고, 후반에 세라가 코난이랑 활약하는 것도 의도적으로 밀어준 것 같아서 별로였음. 아카이보다도 체감 비중이 높은 건 좀 심한 것 같음. 메리는 뭔가 떡밥 더 보여줄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별로 없어서 아쉬웠고. 슈키치는 그나마 제일 나았는데 데이트 씬은 아까 언급한 것처럼 분위기 깨서 별로였음. 쿠키 영상마저도 이 ㅅㄲ들로 채워져있어서 진짜 ㅂㅅ 같았음. 코난이 쿠키 영상에 등장 안 한 건 이번이 처음 아닌가? 도대체 어디까지 밀어줄 생각임? 또, 뇌절일가 집결이라고 예고했는데, 정말 어벤져스처럼 힘을 모아 싸웠으면 모를까, 흩어진 채로 활약해서 집결이라는 느낌도 안 났음. 차라리 아무로를 집어넣는 게 이번 극장판 내용과 어울렸을 듯. 올림픽 준비로 코난과 함께 수사한다는 설정이면 되고, 후반 리니어에서 코난이 세라 대신 아무로랑 함께 활약했으면 더 재밌었을 것 같음. 제일 짜증나는 건 캐릭터가 스토리에 녹아들어가야 하는데 스토리랑 설정이 뇌절일가를 위해 짜맞춘 것. 그 짜맞춘 스토리도 뇌절일가랑 어울리지도 않았음. 다른 인물들 다 지우고, 코난, 아카이, 아무로, 하이바라 4명 주연으로 극장판 내는 게 이번 극장판 스토리에 훨씬 어울림. 어차피 아카이, 아무로 나오니까 극장판 흥행은 잘 될 거고. 아카이랑 코난 브랜드 때문에 극장판 보는 거지 뇌절일가 보려고 코난 극장판 보는 건 아니잖아? 진홍은 헤이지, 카즈하, 모미지가 스토리에 잘 녹아들어서 좋았는데 이번 뇌절은 진짜 별로였음. 원작에서도 이 ㅅㄲ들 나오는 거 짜증나는데 극장판에서도 이런 거 보면 그냥 캐릭터 설정 자체를 잘못한 듯. 덕분에 나는 앞으로도 뇌절 안티일 것 같음^^

결말 뽕맛이 부족한 건 아쉬웠음. 코분이 다른 건 다 짜증나도 액션 뽕맛은 지리게 연출했는데, 기차 급정거가 뭔가 임팩트가 없었음. 액션씬이 너무 빠르게 진행된 것이랑 아가사의 새로운 도구가 안 나온 것, 작화 불안정한 게 주된 요인인 것 같음. 축구공으로 제동하는 건 이미 많이 봤고, 낙하산은 뭔가 임팩트가 부족했음. 개인적으로는 코난 메인 주제가 안 튼 것도 별로였음. 또, 남자 범인 추격씬이랑 기차 급가속 씬이 동시에 진행되어 불필요한 전환이 반복된 것도 뽕맛을 줄였던 원인인 것 같음. 차라리 추격씬을 아예 넣지 말던가 아니면 첫 번째 범인 밝힌 후에 두 번째 범인 정체가 안 드러난 채로 기차 급가속 씬을 넣고, 무사히 도착한 후에 두 번째 범인을 경찰 앞에서 밝히고 도주씬을 넣어서 10기 마지막처럼 막판에 스퍼트 다시 올리는 게 더 좋았을 것 같음. 이렇게 하면 FBI 대신에 코난이 슈키치랑 협력해서 스케이트보드로 범인 추적한하는는 씬 만들 수 있고, 그랬으면 뽕이 더 차올랐을 것 같음. 

그리고 늘상 느끼는 거지만 이번에도 70000야드 탄환이랑 안전벨트로 산 건 선 넘은 듯. 특히, 여자 범인은 총 맞은 상태로 급정거 충격 오면 뒤졌을 것 같은데, 올림픽 회장이 여자 범인 어떻게 살렸는지 묘사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음. 세라랑 코난이 급제동 과정에서 다시 만나서 가방 벨트 매는 장면이 자세히 묘사 안 된 것도 아쉬웠고.

종합적으로 보면, 감청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전성기 급으로 회복하지는 못한 평작이라는 게 내 후기임. 망작은 아니고, 킬링타임으로는 괜찮은, 하지만 여러 번 보기에는 좀 그런 극장판이었음. 스토리나 추리 좀 괜찮아지고 뽕맛 줄어든 이차원 정도? 만약 작년에 예정대로 냈으면 좀 더 후한 평가 줬을텐데, 2년 기다려서 더 엄격해진 것 같음. 작년 하반기 때 내용 좀 고치지. 앞으로 나오는 극장판도 딱 이 정도일 듯. 캐릭터팔이 킬링타임 무비. 어차피 흥행은 계속 잘 될테니 이 노선 버릴 것 같지는 않음. 옛날 3~6기 시절 극장판을 좋아하는 나는 아쉬움. 앞으로도 극장판은 보긴 할텐데 꼭 보라고 다른 사람들한테 추천하지는 못 할 듯.

어쨌든 긴 글 봐줘서 ㄱ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