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부산시 가덕도 신공항이 뜨거운 감자가 되면서 국민의힘은 무조건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원래 국민의힘이 의제 제시해야 유리한데 현재 국민의힘은 거의 3년 동안 아무것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즉 정부 심판론에만 기대는 것인데, 정부가 일을 잘하니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폭락하는 것은 당연하다. 총선 직후에 40%대를 넘어갔던 지지율이 29%로 떨어진 건 이 때문이다. 안 그래도 국민의힘 의제에 집중해도 모를까 국민의힘은 현재 난장판으로 울산, 경남, 대구, 경북 의원들끼리 가덕도 말고 자기네 지역에 공항 지어야 한다면서 부산 재보궐을 도와줘야 할 판에 오히려 지지율만 더 떨어트리고 있다.

그래서 현재 상황으로는 민주당이 좀 더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민주당 측에서 낼 카드가 한정적인 것이 문제긴 하다. 변성완이 별로 이슈 선점력도 부족하고 인지도와 경력도 부족해서 내보내기에는 무리다. 변성완 외에 내보낼만한 후보가 별로 없어서 문제다. 김해영은 나오면 지지율이 다른 민주당 후보에 비해 무려 10%나 떨어진다는 조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애초에 김해영은 당론 배치되는 발언 너무 많이 해서 진보인지 보수인지도 모르겠고, 행정 능력도 부족해서 시장 후보군으로 부적합하다.

다만 김영춘이라는 하나의 확실한 카드가 존재하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서울시장에서 허덕이는 것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일단 민주당은 김영춘에 올인하는듯한 모습을 보인다. 다행히 김영춘이 출마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영춘은 민주당 입장에서 꽤나 괜찮은 카드다. 부산의 정신적 지주인 김영삼이 가장 아끼는 부하였고, 수도권에서 5선 의원했을 수 있는데도 부산에 와서 혼자서 생고생했으며, 장관까지 지내 행정 능력도 충분하다.

그래서 김영춘을 이기기 쉬운 후보를 찾는 것이 어렵다. 이언주는 지역 기반도 없고, 경험도, 호감도도 없어서 나오면 김해영이랑 뜨지 않는 이상 확실하게 패배한다. 지난 지선 때 경선 출마한 박민식은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무리수다. 하태경이나 조경태도 있지만 아무래도 국민의힘 측에서 굳이 체급이 낮은 사람들을 미리 국회의원 직에서 사퇴시켜 국회 발언권을 낮추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 있다(일단 조경태나 하태경은 나오기만 하면 꽤나 괜찮은 후보군이다).

그래서 서병수가 나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데 문제는 부산진구 갑 재보궐이다. 서병수가 나오면 대부분의 조사에서 김영춘이 지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김영춘도 그렇고 민주당도 그렇고 모험을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병수가 나오면 오히려 김영춘을 부산진구 갑에 공천시키고, 체급이 낮은 김해영이나 변성완, 윤민호 등을 후보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김영춘이라는 인물의 입지를 생각해보면 김영춘이 부산진갑 국회의원 선거 출마하면 당선이 확실해 보인다. 그래서 국민의힘 측에서는 차라리 부산시장 이길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찾고 서병수의 국회의원 사퇴는 만류시킬 것이라는 게 내 예측이다.

물론 부산진갑 재보궐 시 후보군 찾는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국민의힘 측에서는 적당한 후보가 없다. 애초에 부산진갑에 나와서 김영춘 이길 정도의 거물이라면 부산시장 직행 시키는 편이 손해가 적다. 서병수는 시장 시절에 역대 최악의 부산시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을 못했기 때문에 2021년 재보궐에서 반짝 당선되더라도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힘측에서도 확실하게 일 잘할 수 있는 후보군을 찾고, 서병수는 부산진갑에 두는 편을 선호할듯하다.

그렇다면 부산 시장에 나갈 만큼 유력한 후보는 누가 있을까? 김세연은 불출마했으니 김무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하다. 김무성도 김영삼이 제일 아끼는 부하였고, 부산에서 6선해 입지도 탄탄하며 새누리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라 현재로선 국민의힘에게 가장 좋은 카드다. 김무성이 현재 국민의힘이 낼 수 있는 대선/지선 카드로서는 가장 경륜이 많고 정세를 읽는 감각이 좋아서 그나마 국민의힘이 이 사람 내보내면 승리를 장담케할 수 있다.

김무성이 현재 부산시장 선거에 대해 일체 말하지 않고 있지만 일단 신중하게 바라보는 듯하다. 김무성 나이가 내년에 70대라 나이가 걸리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소방수로서 김무성이 나올 확률은 무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김종인이 김무성을 꽤나 싫어하는 티가 역력하기 때문에 김종인이 김무성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이언주를 공천할 가능성도 꽤나 높다.

아니면 김성식이 친야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국민의힘으로 지원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것도 좋은 카드다. 다만 김성식이 인지도가 부족하고 친여 보수 성향에 가까운지라 본인이 욕심을 낼 것 같지는 않다. 안철수가 부산시장에 나오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안철수는 서울 시장을 더 노리는 것 같아서 그나마 김무성이 현재로서는 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다. 다만 상술했다시피 김무성-김종인 관계가 그리 좋지는 않아서 굳이 경선을 거치지 않는 이상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이기는게 어렵고, 설령 이기더라도 국회의원 한석이 김영춘에게 넘어가 이기더라도 이긴게 아닌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암튼 간에 개인적으로는 김영춘이 되는 게 제일 낫다고 본다. 김해영이 나오면 이언주나 서병수가 아닌 이상 국민의 힘이 되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진보 쪽이니까 되도록이면 민주당 지지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