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우리를 안내한 곳은
이 여관에 최상층, 3층의 방 하나였다.
편히 쉬라고 배웅해준 목소리는 역시 남자의 것이고, 내가 저지른 무례를 사과하지 않고 끝났다.
……그렇다 쳐도.
「…너무, …칙칙하지 않나?」
더블침대에 서양식 chair, 전기계통은 부서졌고,
유일한 빛은 창밖에서 들어오는 빛뿐이다.
그것도 맞은편 거리에서 흘러들어오는 술집의 붉은 빛이었다.
비를 머금어 참으로 난잡한 빛이다.
방이 좁은 건 뭐라고 말할 수도 없고,
우정을 맹세했던 두 남자가 아침이 왔을 때는 연인이 되어 나가는 것을 상상할 수 있었다.
…카와세와는 이미 그렇게 말하는, 관계로, 있지만.
나는 입구에 선 채로, 깨닫고 보니 습관으로 팔짱을 끼고 있었다.
카와세는 내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방을 빙글빙글 둘러보고 있다.
결벽증 때문에 장갑을 꼈는가 생각하면, 관엽식물이나 침대 주변을 만지기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벽을 콩콩 두드리고 잠시 가만히 그림의 남자를 마주 본다.
내 시선을 눈치챈 카와세는 가볍게 웃었다.
장갑을 벗으면서 침대에 걸터앉는 카와세.
나와는 다른 이유로 긴장한 것 같았는데, 그것도 풀린 것 같아 다행이었다.
「너무 싸서 어떤 방으로 안내하나 했는데. 뭐, 적절하네」
「…다행이군」
「왜 그래? 이쪽으로 와」
「……」
이불을 팡팡 두드리는 카와세.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람에 시선을 방황했다.
「뭔가 꺼림칙해?」
「꺼, 꺼림칙한 건…」
「…아니면 이 관계가 아직 안 익숙해서?」
「!」
나와 카와세의, 관계.
그 후로부터 딱 1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이 관계의, 이름.
내가 아무리 친우라고 말해도,
사람들은 그것을 연인이라고 부르겠지.
나는 총총걸음으로 카와세 맞은편에 있는 chair에 걸터앉았다.
창문 너머의 유흥가를 나는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렇게 바라보는 척하며 카와세에게서 눈을 떼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이케다 저택에 몸을 의탁하고 있다.
같이 살 거지? 라는 자못 당연하게 고한 말로 시작된 동거생활이다.
첫날밤은 같이 잘 거지? 라는 한마디에 나는 침대로 불려갔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은 같이 지낼 거지? 다.
나랑 같이 있고 싶지?
당연히 제국대를 목표하고 있지?
공부할 거지?
계속 붙어있지 않으면 안 되겠네.
그러니까, 같이 살 거지?
……라고.
카와세의 혀는 여전히 예리하고 날카롭게 갈려져 있다.
그러면서도 나를 연인으로 다루니까…… 끌려다니는 채로 놀랄 뿐이다.
「!」
돌연 일어서서, 이쪽을 다가오는 카와세.
팔걸이에 정면으로 손을 얹자, 숨을 마주할 때까지 얼굴을 가까이하였다.
「이이이이이이상한 기분이 되잖아!」
「나는 냉정해. 널 놓치지 않으려고 계산도 제대로 하고 있어」
「놓치지 않으려고 계산한다니……」
이 체제를 말하는 건가.
「너는 아까 무대에서 누구에게 공감됐어?」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어. 뭘 말하고 싶은데」
「정직한 오셀로와 데스데모나랑 욕망에만 정직한 이아고랑」
「내가 바보인 건, 네가 제일 잘 알잖아
…돌려서 얘기하는 건 그만둬」
「오늘 감상권을 준거…누구야?」
「!」
「직접 산 거 아니지? …그런 상등석, 네 용돈으론 부족할 텐데」
나를 응시하는, 검은 눈.
나도 피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았다.
「거짓말하는 게 좋을까?」
「그럴 거면 확실하게 해, 내가 간파하지 못할 녀석으로 부탁할게」
「……」
아아, 틀렸다. 나는 데스데모나다. 정직하게 살 수밖에 없다.
「부인이다. 부인에게 받았어. ……. …미나카미를 경유해서」
「……」
「미나카미한테서 받았다고 하면 너는…, 같이 안 올 거잖아?」
「그렇지」
「뭐…?」
그래서 말 안 한 거야.
그리고서 빌듯이 목소리를 냈더니, 말하지 말라는 듯 입을 맞추어왔다.
내 마른 입술이, 카와세에 의해 촉촉해져 간다.
…그다음에 카와세가 어떻게 고개를 기울이고, 어디서 숨을 쉬는지…나는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익숙해지지는 않고, 언제나 믿을 수 없는 기분으로 받아들인다.
「!」
갑자기 혀끝을 물려서, 얼떨결에 몸을 뒤로 물렸다.
카와세는 내게 얼굴을 가까이 한 채, 짓궂게 미소 지었다.
「나는 이아고에게 공감해」
「카, 카와세」
「비밀은 잘 숨겨줘.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할지, 알고 있지?」
「……」
내게서 몸을 떼는 카와세.
자신의 넥타이를 풀더니, 조용히 겉옷을 벗기 시작했다.
「여, 여기서 할거냐…?!」
「그런 기분이야」
내 단추에 한쪽 손을 걸친다.
그 손을 잡고 저항하지만, 카와세는 능숙하게 단추를 풀어간다.
「이런 곳에서 하면 옆방에……!」
「네가 참으면 되는 얘기잖아」
「카와세, 기, 기다려……!」
내 가슴을 드러내며, 가슴팍과 쇄골에 입맞춤을 떨어뜨린다.
목젖에 입술을 갖다 대는가 생각하면,
아프도록 격하게 빨아들인다.
…키스 마크 자국은 셔츠로도 숨길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카와세는 몸을 떼고, 남은 자국을 보며 만족한 듯 눈을 가늘게 떴다.
「목걸이 같아」
「심하잖아…!」
「실은 좀 더 심한 걸 하고 싶었는걸」
「안 해도 돼!」
「그럼 평소대로 다정하게 해줄게.
…입, 벌려」
「…,……」
턱을 잡고 고개를 위를 향하게 한다.
망설이면서도 아 하고 입을 벌리면 한숨과 함께 입술을 먹힌다.
…벌써 몇백 번이나 이러고 있지만. 내가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면, 바로 이를 갖다 댄다.
도무지 능숙해지지 않아서, 마치 카와세에게 쓸모없이 길들여지는 기분이다. ……사실, 그렇겠지.
불시에, 카와세의 손이 내 아랫배에 닿는다.
그리고 기어가듯이 아랫도리를 건드렸다.
「!」
나는 나도 모르게 발을 들어, 카와세와의 간격을 멀리 벌렸다.
「…, 끄, 끝났어. 오늘은, 그, 여기까지……」
「비싸구나, 너는」
「어제도 했잖아…」
「……」
「…너는 하시히메가에 너에게 돌아갈 기회를 만들고 싶을 뿐이다.
틀린가?」
「나를 위해서 몸을 열어주는 거야?」
「!」
바지 위에서 엉덩이를 어루만진다.
그리고 내 것을 손바닥으로 감싸서, 모양이 돋보이게 아래위로 움직인다.
나는 될 수 있는 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카와세를 계속 응시했다.
「이런 거 지독하게 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잖아」
「!!」
「왜냐하면, 네 쪽이 더 빠졌으니까」
「!…억울해……!」
「그럼 오늘도 시험해 보자고」
「…!」
중지로, 몸의 밑부분을 간지럽힌다.
…카와세의 이야기 따위 제대로 듣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도 카와세는 허락 없이, 갑자기 내 바지를 벗긴다.
그리고 살짝 안아 올린다고 생각하자,
이번에는 내가 카와세 위에 올라타게 되었다.
「?!」
카와세 자신도 벨트를 풀고, 이미 단단해진 성기를 꺼낸다.
…바로 밑에, 곧게 꽂히는 그것.
「허리 내려서, 스스로 넣어」
「!」
「나를 위해서 말이야」
모든 것이 전부, 카와세의 손안이다.
이럴 때마다, 말을 주고받는걸 계속할 수 없게 된다.
나에게는 이 자리에서 꺼내야 할 말을 알 수가 없는 거다.
……어쨌든 카와세의 다정한 눈빛이 거북하다.
나까지 그런 기분이 되어버려서.
…하지만 카와세가 좋아한다고 하니까.
나는 어쩔 수 없이, 따르고 있는 것이다.
「……」
스스로 목표를 넓히는 이 와중에서도, 카와세는 내 눈을 바라보고 있다.
귀두의 끄트머리와 닿는 순간, 항상 그 크기에 불안해진다.
하지만 카와세의 성기는 이미 젖어있고, 내 체온과 서로 어우러져서, 천천히 하나가 되어 간다.
「…, …!」
그를 삼켜 가면서, 뒤로 젖혀지는 나의 성기.
카와세에게도 들켜 버렸는데.
차라리 욕하고 놀리면서 시들게 해주면 좋겠지만.
카와세는 그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방관할 뿐이었다.
「저, 전부……들어갔어…」
카와세의 가슴에 기대서 눈을 위로 뜨며 그에게 호소한다.
「하지만 눈 색은 변함없네」
「……」
「…스스로 움직이고 싶어?」
왜 그런 걸 물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자, 한심하게도, 나는 이미 허리를 앞뒤로 흔들고 있었다.
카와세의 귀두를 좋아하는 곳에 닿으며.
좋아하는 속도로,
부끄러운 행위라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
…나는 또 대답하는 걸 까먹고, 카와세의 눈을 보지 않고 고개를 끄덕여버렸다.
「좀 더 움직여도 돼」
「그래도……」
「말을 잘 들을 수 있다면」
그 말에, 용서받은듯한 기분이 든다.
카와세가 기대고 있던 상체를 일으키며, 정면에서 손을 잡아준다.
나는 그것을 의지하며 몸을 위아래로 움직였다.
「예쁘다」
「카…카와세……」
「실은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카와세는 시원스러운 표정을 하며 눈가를 빨갛게 붉히고 있다.
나는 무엇보다도 그 얼굴이 좋아서.
좀 더 빨갛게 물들이고 싶어서 움직임을 빨리했다.
그러자 카와세의 성기가 크게 부풀어 오르고, 나 또한 기분이 좋아져서……
아아 결국, 나는 나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카와세…… 가고 싶어」
「참아」
「!」
내 손을 풀어서, 그의 어깨에 두르라고 재촉한다.
쭈뼛쭈뼛 따르자, 몸을 밀착한 채로 일어섰다.
「!!」
그리고 그대로 침대에 떨어뜨린다.
푹신한 감각에 녹아들 것 같은 느낌도 잠시,
카와세는 허리를 더 깊게 움직였다.
「앗……거, 거기…!」
「안돼?」
「아, 안됏……!」
「안되면 그만할까?」
「…!」
「정직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똑바로 말해」
소리 내지 말라고 한 주제에.
견디는 나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흩뜨리지 않는 카와세.
그것은 평소의 미소와 변함없이,
나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있다.
「……좀 더, 해줘」
내가 손을 뻗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가까이해준다.
그 어깨를 꼭 끌어안으면,
카와세도 내 어깻죽지에 여유 없는 한숨을 내쉰다.
「평소보다, 흥분했어?」
「그, 그런 건……!」
「너는 부끄러운 걸 좋아하니까… 가끔은 밖에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
「…?!」
진의를 물을 세도 없이, 더욱더 밀어붙인다.
그 검은 눈에 내려다보이면서 나는 목소리를 떨었다.
「가, 갈 것 같아…!」
「괜찮아, 내보내」
감싸려는 듯 내 성기에 닿은 카와세.
입가에서 터져 나오는 물소리는 내 이성이 녹아드는 소리 같다.
…소리를 내지 않아도. 이 몸에서 울리는 소리는, 분명 옆방에 들리고 말았을 것이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
「가,」
카와세의 크고 부드러운 손바닥에, 나는 열을 내뱉었다.
카와세의 성기는 내 안에서, 남김없이 사정했다.
…습기라고 하며 발뺌할 수 없을 만큼 온몸이 땀으로 젖었고,
카와세도 거친 호흡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 체온이 사랑스러워서, 나는 다리를 감아 몸을 밀착해 버린다.
카와세도 내가 제멋대로 한 행동을 깨달았을 것이다.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피식 웃는다.
그리고 카와세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끈질기다 싶을 때까지 눈꺼풀이나 코에 입맞춤을 떨어뜨려 간다.
내가 졌다며 발은 풀면,
카와세는 몸을 일으켜.
천천히 성기를 뽑아낸다.
나온 지 얼마 안 된 그것이, 내 안에서 흘러넘쳐서.
빼는 것만으로도 또 내 몸은 반응해버렸지만,
들키지 않게 몸을 옆으로 돌렸다.
「카와세…, 들렸을까?」
「……」
「옆방에…」
카와세의 눈을 보지 못한 채, 나는 이불을 꼬집었다.
그런 나의 어깨나 옆구리에 자국을 남기는 카와세.
내 물음에, 낯간지러운 소리를 뱉는다.
「들렸을지도 모르겠네」
「그, 그래도. 조용한 건 잔다는 거겠지?」
「그랬으면 좋겠어?」
「당연하지! 그, 그렇지 않으면……」
정신을 차린 지금, 불을 내뿜고 싶을 정도의 수치심이 드는 것이다….
카와세도 당사자인데 잘못을 비는 기색은 없다.
「들렸으면 어떻게 할래?」
「…」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여서, 여기의 소리를 듣고 있는 녀석이 있다면」
「읏, 기분 나쁜 소리 하지 마…」
「그러니까 직접 물어보자」
「어…?」
침대에서 내려와 옷을 줍는 카와세.
재킷 안에서 장갑을 꺼내면서 어째선지 벽으로 다가간다.
「어, 어이…?」
벽에 걸려있는 한 폭의 그림.
엄격한 표정의 그 귀족은 마치 데스데모나의 아버지・브라반시오같다.
그 그림을 쉽게 떼어내어, 내게 건네준다.
그림치고는 가볍다. 가짜인가?
그리고서 창가의 불빛으로 가지고 가면 이상하게도 그림의 눈이 붉게 빛나 보였다.
「응? 눈에 구멍이 나 있어」
「엿보기 구멍이야」
「?!」
카와세를 바라보자, 벽에 난 구멍에 시선이 틀어박혀있다.
어, 어떻게 된 일이냐는 거다.
엿보기 구멍이라니.
이 벽에서, 그림을 통해서. 누군가가 보고 있었다면…….
벽을 걷어차는 카와세.
그러자 벽의 사방에서 둔탁한 소리와 함께 먼지가 흩날린다.
「설명해, 카와세!!」
「바닥의 모양이 여기서 부자연스럽게 끊겼어. 게다가 이 벽만 나무판으로 되어있지.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렇다는 건 카와세…너, 처, 처음부터……」
벽을 받치던 근간의 무언가가 빠지는 소리가 난다.
카와세가 벽을 가볍게 밀어내자, 그건 천천히 옆방으로 쓰러졌다.
「!!!」
아무것도 없는 방.
그러나 방구석에는 접수대에 노인이 서 있었다.
그리고 곁에는 검은 기계가 놓여있다.
…이 상황을 이해 못 하는 자가 두 명. 나와 노인이다.
넘어뜨린 벽 위에 올라가 천천히 노인에게 다가가는 카와세.
지금, 카와세만이 이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거, 미첼 촬영기야. 꽤 괜찮은 것으로 찍어줬네」
「……!」
「…어떡할까? 경찰 불러버릴까?」
「그것만은…!」
「하지만 나쁜 녀석은 심판해야지」
노인을 더욱 벽에 몰아넣으며 소리 지르지도 않고 몰아세운다.
그 조용한 공방에 나는 현기증이 나서 또다시 침대에 누웠다.
…아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카와세랑 있으면 항상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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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신세를 지는 건 이번이 6번째였다.
그리고 신문에 카와세의 이름이 실리는 것 또한 똑같이 6번째이다.
「……」
나는 도착한 신문을 다 읽고 우울한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
오늘은 그 밤으로부터 2일 후.
신문 기사에 밝혀졌다, 너무나 중대한 사건에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우선 그 노인은, 그밖에 수백 개의 영상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한밤중에 근처의 있는 활동 사진관을 대여해서
아는 사람만 아는 상영회를 열고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돈은 받지 않았다는 것이 더 기분 나쁘다.
그 노인은 돈벌이가 아니라 취미로, 그저 성벽으로,
그런 짓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한다.
사귀고 있다면 남녀를 불문한다니 더욱더 알 수 없다…….
「……」
하늘은 파랗게 개었지만, 햇볕은 따갑지 않았고.
장마의 끝과 여름의 시작.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다.
이런 일요일은 공부를 쉬고 주니카이에 놀러 가는 게 좋겠지.
이 하늘을 봤을 때, 상쾌하게 그런 생각을 했지만…….
그럴 때가 아니다.
나는 신문을 말고 방을 나와, 1층 거실에 있는 카와세의 곁으로 향했다.
…카와세는 사건을 불러들인다.
사건이 해결해달라고 말하는 듯이 녀석이 있는 곳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요전에는 길을 걷다가, 녀석을 뭐하고 하며 불러세웠나.
탐정 씨, 다.
사신에게라도 홀린 것이 아닌가.
계단을 빠른 걸음으로 내려가서, 역시 빠른 걸음으로 카와세에게로 향한다.
당분간 외출은 삼가해!
그렇게 전하려고 생각했는데.
「……?」
거실의 커튼은 닫혀있고 방의 전등은 꺼져있다.
이상하게도 낯선 기계가 책상 위에 놓여있었다.
그리고 더욱 이상한 건 산조 군이 묵묵히 기계를 만지고 있는 것이다.
「산조 군?! 왜?!」
「몰라! 어째서 그 사람이 여기에…!!」
당연히 산조 군과 나의 관계는 동양시네마의 점원과 손님이다.
그 점원이 왜 여기에 있는가. 그리고 왜 영상기를 만지작거리고 있는가……
문득 이쪽을 알아차리는 산조 군.
언제나 동그란 눈은 분하다는 듯이 치켜 올라가 있었다.
「상태는 어때?」
「!!」
커피의 김을 뿜으면서 내 옆을 지나쳐 가는 카와세.
산조 군의 눈도 카와세에게 향해있고,
어쨌든 간에 나는 무시당하고 있는 상태였다.
「네. 좋습니다. 나머지는 그쪽 씨가 해주세요」
「수고했어」
다가와서 산조 군에게 무려 1엔 지폐를 5장이나 건네는 카와세.
구두쇠・산조 군은 순간 눈동자를 금화 색으로 빛냈지만 크흠 기침하며 정신 차렸다.
그리고 나선 이잇하며 이를 드러내고는 거실을 뛰쳐나갔다.
「안녕 타마모리 군. 낮까지 자다니 팔자 좋네」
「어…어떻게 된 거냐, 카와세」
휘청휘청 창가로 다가가 커튼의 틈으로 목을 내밀었다.
창가에선 정원이 보이고 산조 군이 뛰어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문밖에는 비정규연대가 모여있었다.
산조 군이 그 무리에 뛰어가자, 소곤대는 그들.
그리고 담장 너머로 숨는가 하면, 껑충껑충 뛰는 얼굴만 보였다.
「왜 저놈들의 동료를 집에 들여보낸 거냐……!」
「영사기를 손에 넣은 건 좋은데 도무지 움직이지 않아서 말이야.
그라면 잘 알 거라고 생각해서」
「있잖아. 제도 안이 너를 hero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까 그 녀석들은…! 라고」
커튼에서 얼굴을 빼내고 짜증스럽게 뒤돌아본 그 순간.
벽 한 면에 내 망측한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어…어……!!!」
「이 필름만 몰래 받아왔어」
「어, …어째서……?」
「아까워서」
「바, 바보, 냐……?!」
「제법 예쁘게 나왔네. 창문의 불빛으로 윤곽이 선명해」
「멈춰!!! 지금 당장 꺼!!」
정지시키려다가 팔을 잡혀 툭 하고 의자에 앉혀진다.
「…!!」
그 노인. 내 얼굴을 확대해서 찍어댔다.
그리고 핥는 것 같은 유선으로 전신을 비춰간다.
…이건 장인의 기술이다.
촬영기로 찍는다고 생각되지 않는, 사람의 시선 그대로의 움직임이다….
내게 일어설 기력은 두 번 다시 남아있지 않았다.
「자, 잘도 태연히……커피를 마시는군」
「네 몫도 있어. 설탕 한 사발 넣은 녀석이야」
「냐하하……」
「저기 타마모리 군」
「뭐냐…」
「촬영기, 살까?」
「뭐?! 냐하하…?! 좋아. 도대체, 어디에 쓸 셈이냐……?!」
이제 어떻게 카와세가 궤변을 늘여놓는지가 구경거리다.
카메라를 돌리고 그 자리에서 가져온다.
하지만 카와세가 그걸로 만족할 것인가.
그 노인 같은 짓을 누군가에게 요구하게 되지 않을까.
이 문명에 이기를 어떻게 모욕하겠는가.
이렇게 카와세의 말에 기대한 적이 없다.
「푸른 하늘을 찍어보고 싶어졌어」
「!」
그렇게 말한 카와세는 내 무릎을 베개 삼아 눕는다.
예를 드는 게 불순한 것이라고 해도 그것을 똑바로 응시하는 눈동자의 아름다움이란.
「타마모리 군. 예뻐」
「……」
나는 시선을 방황하다가 빙그르르 허공에 눈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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