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스플랜은 실패했음

실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당연히 많겠지만 내 기준에 선 아무리 봐도 양쪽 다 실패했음.

방송적으로 성공하려면 불특정다수 대중에게 지지를 받는 서사가 있어야하고

서바이벌적으로 성공하려면 대중을 존중할 생각이 없는 이레귤러 플레이어가 있어야함

데블스 플랜은 둘 다 없음

궤도갤에 쓰면 썰릴거 뻔해서 여기다 씀.

방송적으로 살아남을만한 캐릭터는 하석진 혼자임, 익숙한 페이스에 방송에서의 스탠스가 어때야하는지 알고 있는 캐릭터, 이미 편집만 봐도 제작진이 하석진과 이시원의 서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부터 하석진이 그렇다는 걸 뒷받침함.

그러나 하석진도 한계가 있음, 겉도는 모습과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 그에 따른 게임들에서의 한계점 표출이 좀 아쉽다고 생각함.

동재가 탈락했을때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16강에 탈락하는 거랑 다를 게 없다는 말이 현재 데블스플랜의 전체 문제지점을 꿰뚫어 버리는 촌철살인의 말임. 개인적으로 1-9화까지 출연진 대사중 가장 명대사

또, 서바이벌로서의 한계가 느껴지는것도, 이레귤러의 무존재임.

동재가 그런 캐릭터로 비쳐보였지만 결과로 봤을 땐 조기탈락, 오히려 실제로 배신을 안 한게 아쉬울 정도. 물론 이 경우는 대중을 신경쓴게 아니라 합숙으로 오는 공동체 생활에 대한 의식을 좀 많 이 한게 아닌가 싶음. 공고한 다수연합이 게임이 끝난 뒤에도 같이 밥먹고 같이 자니까.

다른 이레귤러 후보는 거의 없는데, 굳이 꼽자면 서동주 한 명 정도?

보여준 장면은 기억의 조각, 올타임 레전드로 꼽힐만한 명장면을 연출했고, 해당 장면은 엄청난 개인능력을 당연히 필수로 해야됨. 근데 그 개인능력이 그 상금매치 이후 표출된 적이 일절 단 한 번도 없어서 아쉬움. 추후에 궤도와 갈라서게 됐을 때 보여줄 정치력과 심리전을 통해 이레귤러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남은 유일한 플레이어인듯. 기대는 별로 안됨, 있다면 그나마 얘일거라는 말.

다들 알겠지만 그냥 다들 너무 물렁함, 방송인 출신들은 방송을 격하게 의식하고 있고, 비방송인은 특출나지 못함. 유튜버를 비방송인으로 본다면 이 부류가 제일 문제임. 왜냐고?

얘네는 방송 유경험자지만, 자신들을 좋아해주는 사람들만 보는 방송을 제작하는 사람들이라 불특정다수 대중들이 보는 방송에서 본인들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음. 틈만 나면 나오는 궤도의 어불성설들과 곽준빈의 헛다리가 그런 사례라고 봄. 데블스 플랜은 개인 유튜브 채널이 아닌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플랫폼에서 방송된다는걸 알고 방송을 의식했으면 대중들에게 좀 불쾌감을 덜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사실, 데블스플랜 1은 이미 기대감에 한참 못 미치는 예능임, 출연진의 팬덤이 아니고서야 방송적으로 서바이벌적으로 결국 다른 프로그램의 아류작 수준이고, 그냥 고도의 편집기술로 흥행몰이에는 가까스로 실패하고 있지 않은 정도라고 보임. 너무 내려치는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훨씬 더 내려칠거 이만큼 참은거임.

데블스플랜 나오기 전에 높여놓은 기대감을 생각해보셈 ㅋㅋ

출연진 하나 둘 사람의 문제가 아님, 전작과는 다르게 애매했던 제작진의 스탠스와 출연진의 병크가 합쳐져 졸작이 탄생해버렸다고 생각함. 그냥 기대치와 편집 덕분에 흥행이 가능하게 된 부류.

사실상 좀 많이 럭키한 검은양게임 수준인듯.

기대 엄청 하고 연휴 틈타서 1-9화 전부 한번에 싹 몰아보고

사람들 생각은 어떤가 하고 갤 갔다가 념글이 좀 이상해서 댓글 보고 여기까지 흘러와서 쓰잘데기 없는 글 한번 써봄. 아마 정종연식, 그러니까 짓 좋아했던 사람들은 어느정도 공감할 대목들이 많을거라 생각함

그리고 데블스플랜 면접 갔다왔었는데, 또 지원하게 시즌 2했으면 좋겠다.ㅋㅋ 근데 반응이 정종연이 원하던 반응이 아니라서 나오기 힘들어보이기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