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바로 지존쎈 두프트몬을 일컫는 말이다. 1.0에 출시 후 메인스트림은 커녕 예능용으로도 존재감이 미미했던 두프트몬이 어떻게 지강덱이 되었을까?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하자.

1. 윈플랜

두프트몬 덱은 투 트랙의 윈플랜을 가지고 있다. 황주연-레오몬을 활용한 레오몬 비트와 고릴라몬-두프트몬을 활용한 횡전개.

레오몬 비트야 워낙 뻔하고 직관적이니 생략하고, 비교적 생소한 고릴라몬과 두프트몬에 대해 얘기해보자.

bt1 메탈가루몬과 두프트몬, 카이저네일 등 청색은 디지몬을 진화원에서 쉽게 등장시키는 효과가 많았기 때문에 범용성 좋은 등장 시 효과를 가진 성숙기 이하 디지몬이 특히 적었다.

때문에 고릴라몬은 처음으로 나온 범용성 높은 등장 시 효과를 가진 성숙기 디지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마침 두프트몬의 광역 재밍 부여와 고릴라몬의 횡전개가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전략적 가치가 높다.

두프트몬으로 고릴라몬을 등장시키면 고릴라몬이 성장기도 등장시킨다. 턴이 넘어가겠지만 이 필드가 남아있다면 재밍으로 2체크 후 성장기를 진화시켜 키메라몬으로 조그레스, 1타를 더 치고 다시 두프트몬을 올려 다시 고릴라몬과 성장기를 뽑아낼 수 있다.

고릴라몬 진화 > 두프트몬 진화 > 고릴라몬 등장 > 키메라몬 조그레스 > 두프트몬 진화 > 고릴라몬 등장을 반복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횡전개는 아토믹 블래스터, 홍염 뿐만 아니라 듀크몬, 샤크라몬, 래피드몬 등 필드 싸움이 강한 디지몬에게 취약하다. 그래서 ex2보다 이들이 사라진 지금이 활약하기 더 좋다.

2. 세부 구성

디지타마

- 둥실몬 : 두프트몬의 부담되는 진화 코스트를 경감해줄 수 있다. 청색의 범용 디지타마라면 우파몬이 있지만, 육성 존버 메타인 지금은 우파몬 각도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좀더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둥실몬을 채용했다.

성장기

- 파피몬 : 두프트몬이 최선, 황주연이 차선이라면 파피몬은 그 다음 정도 된다. 플레이가 애매할 때는 이만한 성장기가 없다.

- 투베타몬 : 알파몬에게 데크스도루그레몬을 강제할 수 있고, 청색의 시큐리티를 안심하고 때릴 수 있다.

- 파닥몬 : 턴 종료 시 조그레스로 키메라몬을 올려 베르스타의 임프몬 같은걸 치우는 용도로 넣었는데, 원하는 디지몬이 있다면 다른 걸 써도 좋다.

성숙기

- 고릴라몬 : 덱의 핵심. 진화원에서 튀어나와 빠른 횡전개를 해준다.

- bt1 레오몬 : 황주연의 등장 시 효과로 나와서 시큐를 달린다. 횡전개를 해주는 것도 아니고 블로커도 아니기 때문에 성숙기에서 자리를 줄이고 싶다면 이 레오몬을 줄인다.

- ex2 레오몬 : 블로커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다. 내 플레이를 하고 황주연을 내면서 턴을 넘기면 상대의 위니 공세에 제동을 걸 수 있어 베르스타나 디브리 상대로 전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 차크몬 : 막타용 하이브리드. 키메라몬을 많이 채용하기 때문에 차크몬을 늘려서 레오몬 1타, 차크몬 1타, 키메라몬 1타의 3타 킬각을 자주 보는 것도 방법이다.

완전체

- 키메라몬 : 고릴라몬이 펼친 횡전개를 활용해서 조그레스로 1타를 추가하며 다시 두프트몬으로 진화해서 펼칠 수 있다. 초안에서는 키메라몬이 4장이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4장은 과한 것 같아서 줄였다. 트래시에서 어떤 카드를 진화원에 추가하여 등장시킬지 고민해야 한다.

- 바스테몬 : 바닐라라고 해서 구려보일 수 있지만 의외로 핵심이다. 이 덱은 기본적으로 공격적이면서도 궁극체를 올리는 정규 진화 덱이다. 궁극체를 올리면 템포가 늘어지고 공격성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괴리를 바스테몬이 메워줄 수 있다. 낮은 진화 코스트로 템포를 당겨주며, dp가 높아 시큐리티 압박도 수월하게 줄 수 있다. 다른 정규 진화 덱처럼 "터지면 사고니까 안정적으로 궁극체 올려야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터지면 사고나서 지는 게 아니라 시큐를 안 치면 이길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 워가루몬 X항체 : 키메라몬을 쓰던 자리에 투입된 유일한 9탄 카드. 진화 시 액티브 하나만 보고 쓴다. 고릴라몬을 등장시킨 상황이라면 성장기를 진화시켜 키메라몬으로 조그레스 하는 것이 당연히 더 좋지만, 레오몬은 그럴 수 없다. 레오몬으로 시큐리티를 치고 살았다면 워가루엑을 올려 1타를 더 치고 두프트몬을 올려 다시 레오몬을 뽑는 역할을 해준다.

궁극체

- 두프트몬 : 덱의 주인공. 고릴라몬이든 레오몬이든 꺼내서 재밍을 주면 역할이 끝난다. 재밍 유지하겠다고 사리지 말고 죽을 때까지 시큐리티를 달리자.

- 메탈가루몬 : 어택을 해야 등장시킬 수 있기 때문에 템포가 늘어진다. 하지만 1턴에 상대가 보정 테이머를 냈을 때 2코 성숙기 2코 완전체 3코 메탈가루몬을 육성 에어리어에서 올려버리는 전술은 꽤 강하다. 바꾸겠다면 두프트몬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st9 황제드라몬 드래곤 모드가 적절하다.

초궁극체

- 오메가몬 : 안 쓰면 섭섭한 막타용 진붕이.

테이머

- 최산해 : 산해를 안 내고 몰아쳐서 이기는 게 최선이긴 하지만 그런 게임은 몇 판 안 된다. 좀더 과감하게 플레이하고 싶다면 해머스파크나 메모부로 바꿀 수 있다.

- 황주연 : 등장 코스트가 높은 레오몬을 쉽게 내준다. 시큐리티에서 튀어나와 뜬금 없는 킬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옵션

- 얼음 빙벽! : 인권

- 메모리 부스트 : 필요한 파츠를 찾아줄 수 있다. 상대가 시큐리티를 칠 것 같은데 패에 레오몬이 없다면 메모부로 ex2 레오몬을 찾아서 시큐리티의 황주연을 기다리는 것도 유효한 전술이다.

3. 운영 팁

- 근본적으로 어그로덱이기 때문에 8k로 시큐리티 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치고 터지면 사고가 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질 게임이었던 것이다. 두프트몬 덱은 물론 경쟁력이 있지만 티어덱들과 비교하면 명백하게 언더독이다. 언더독에게 안정성은 사치다.

- 4k 레오몬과 차크몬이 둘 다 체크 후 살아서 키메라몬으로 막타 치는 게임 은근히 많이 나온다. "아니 확률이 너무 낮잖아"라고 생각하면 이길 게임을 지는 것이다.

- 키메라몬으로 조그레스 할 때 너무 고릴라몬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블로커 레오몬을 세워야하는 때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 베르스타몬, 디브리 등 저렙 횡전개를 펴는 덱 상대로는 블로커 레오몬 하나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어쩌다보니 상대가 쓰는 덱을 알게 됐다면 멀리건에서 찾는 것이 좋다.

- 대회에서 만나게 될 티어덱과의 매치업에서는 서로 비슷하게 풀리면 이길 수 없다. 무조건 상대보다 반 걸음이라도 앞서 나가야 이길 수 있기 때문에 "다음 턴 드로우 한 장 더 볼까" 같은 선택은 하지 말고 필요한 카드는 뽑아서 쓴다는 마인드로 서커스를 해야 이길 수 있다. 내가 잘 풀리고 상대가 조금이라도 휘청이면 그 한 턴으로 상대를 물어죽일 힘이 있는 덱이다.

4. 마치며

사실 대회 참여 여부를 많이 고민했다. 내가 애정을 갖고 있는 덱이고, 성적도 냈으며, 진심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믿는 이 덱을 '딕'이라고 내 스스로 폄하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갤 대회에 참여율도 높일 겸, 최근 불거진 '티어덱vs비티어덱' 논쟁에 메시지를 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고민 끝에 참여를 결정했다.

같은 기준에서 판단했을 때 티어덱과 비교하면 두프트몬 덱의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확률의 놀이판인 카드 게임에서 '공격적인 언더독'이 갖는 날카로움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난 이게 덕 정도는 된다고 믿기 때문에 딕 자랑대회에서 페널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1비추 누르고 시작한다.

청 두프트몬

총 전적 : 8승 6패

주요 입상 : 도곡 비공인 3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