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다른 하루속에서 꾸준히 나는 균형을 잡기 위해 '어떤 사람'이었는가에 대해서 이전 기록들로부터 찾곤 한다.

같은 장소를 같은 모습으로 찍는다는 것은 그만큼 뭔가 변하지 않았다는걸까. 어쩌면 나는 블랭크 캔버스가 되어버린 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견고한 취향은 어떤 고집으로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2022년 겨울

2023년 여름

지금의 나는 작년보다 더욱 나은 모습으로 나가려고 한다. 예전의 내가 실컷 입은 옷들과는 이제 서서히 이별을 한다. 익숙한 화각, 익숙한 시선속에서 내가 무엇을 찍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완전히 새로운 프레이즈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 예시가 될만한 그림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하자.

2022년 여름

2022년 겨울

지난 사진속에서 나오는 기본 정보들, 단지 그것 만으로는 이 곳을 전부 알 수 없어서 다시 이 장소를 돌아보며 새로운 취향을 찾게 된다.
킨포크 혹은 누군가의 블로그 포스팅으로 남겨진 여행기처럼 주관적이기 그지 없는 나의 시선으로부터 감정은 배제한 채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고자 한다.

그렇게 지난 계절의 사진을 보고서, 나는 다시 그 곳에 찾아간다.

2022년 여름

2023년 여름

나는 언제까지 사진을 찍게 될까.

언제가 되어서야 사진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

적당히 먼 거리에서 느낀 직관이라는 게 사진에 가까울까. 아니면 그때는 몰랐던, 가까이에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사진일까.

어떤 경우든 지금 보이는 대로 본다.

이 작은 도시에서 내 시야는 객관적이고자 한다. 그러나 결국 사람이기에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감정을 배제하려고 하지만 그만큼 솔직한 감정으로 찍는 것이 내 사진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나는 내 사진이 솔직하기에 좋다.

내가 내 사진의 팬이 될 수 있는건 과거의 나도, 지금의 나도 사진 한장으로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알 수 있는 솔직함이 담긴 사진이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