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집이 그냥 평범했다

그냥 우리 동네 기준으로 평범했다는 소리다 내가 살던 동네는 서울 구석 끝자락에 뒷산 넘어가면 경기도인 곳이라 그런가

진짜 심각하게 없이 사는 친구들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초딩 저학년 때 맨날 선생한테 뺨 맞고 혼나는 애 있었는데

나중에 듣기론 집에 엄마아빠 없이 할머니 혼자 기르다보니 촌지를 못찔러줘서 그랬다고 들었다

우리 엄마가 촌지 어떻게든 찔러넣어서 난 편하게 이쁨받고 다닌거 같은데

나중에 좀 배신감 같은걸 느낀것도 같고

벌이가 시원찮은건 아니었지만서도 허튼 곳에 돈을 쓸 수는 없었다

용돈 모아서 그냥 오백원짜리 조립로봇사는게 다였다

어릴때는 종이상자 안에 사탕 두어개 넣고 식품완구인가 해서 파는 그런게 많았다

아주 큰맘먹고 사줬던게 다간인데

우리동네에서 잘 사는 집에 놀러갔더니 거기 다간은 팔다리가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합체분리가 되더라

우리집 다간은 그냥 팔이 360도로 돌아가는건 됐었다

초딩 중간이었나 막바지쯤에 미니카카가 인기였다

동네 문방구 앞에는 트랙까지 설치해놓고 애들이 미니카 굴리는데 그렇게 멋져보였다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걔가 미니카 조립하고

나는 걔네 집 장난감통에서 열심히 건전지를 뒤져서 찾아줬다

아직 살아있는 건전지를 찾으면 친구가 한번정도는 시동을 켜게 해줬다

한번은 엄마가 문방구에 같이 가서 미니카 가격을 물어봤다가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그냥 나왔던 기억이 있다

몇년 전에는 다이소에 미니카가 많이 나왔었다

그때는 그냥 요즘엔 이런것도 파네~ 하고 넘어갔지만

갑자기 미니카를 다시 한번 사보고도 싶다

어렸을 때는 사고 싶어도 못사던게 많았따

게임보이가 한참 인기있을 때는 엄마를 졸라서 같이 동네에 게임샵에 사러갔는데

엄마가 이정도면 사줄 수 있지 하고 보니까 게임팩 하나 가격이었다

게임기는 다섯배 더 비싸더라

또 그때 디지몬도 막 인기있어서

다마고치 비슷한거 엄청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방구석을 뒤지다가 엽서가 한뭉치가 나왔는데

그때는 우체국에서 미리 돈 내고 보내기만 하는 엽서가 나왔었다

그거 가지고 한 50통은 보냈는데 게임기 주는 이벤트로 당첨된게 첫 디지몬 게임이었다

근데 얼마 안지나서 유행 끝남

그러니까 공짜로 뿌렸겠지

요즘엔 할부까지 긁어가면서 사는데도 그때보다 뭔가 재미가 없는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