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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팬픽) 자살특공대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14 00:06:23
조회 224 추천 7 댓글 4
														

우리가 루미.. 아니, 스카이를 만난 후
그녀는 내게 말해주었던 극단적이지만 차별받는 포니들의 아픈곳을 어루만져주는 그 기이한 사상을 앞세워 주변 도시들을 흡수해나갔다.

셀레스티아는 전쟁중에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불온한 세력을 잠재우기 위해 진압군을 보냈지만,
배치된 지휘관들이 실종 혹은 암살 당하고 진압군 내에서 그녀의 사상에 동조하는 포니들이 생기면서 진압은 실패하게 되었다.


결국 셀레스티아는 스카이의 자치권을 인정해준 후 다른 종족들과의 전쟁에 집중하기로 했지만,
위험한 암말과 그녀의 사상이 포니들과 이퀘스트리아를 집어삼키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셀레스티아는 포니들로 이루어진 정규군 대신 외마부대를 침투시키기로 결심했다.


그 ‘결심’과 스카이와 제일 처음 접촉한 외마부대원들이라는 이유 덕분에 우리가 스카이의 영토에 침투하게 되었다.


“내가 이 고철덩어리로 별걸 다 해보긴 했지만 이런건 처음이네!
정찰중에 페가수스도 아닌 포니를 떨어뜨리라니! 자네 뭐 밉보인것 있나?”
거친 엔진 소리와 휘몰아치는 바람소리를 뚫고 조종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조종사의 말처럼 셀레스티아에게 신속한 투입을 주장한 누군가의 제안 덕분에 무장을 모두 제거한 정찰기를 타고 침투하고 있었다.

정찰기엔 조종사를 위한 좌석밖에 없는데 도대체 어디에 타고있냐고?

당연히 날개다.


나는 구형 기체의 못미더운 날개에 허술하게 용접된 고리와 조금이라도 힘이 가해지면 끊어질것 같은 내 유일한 생명줄을 바라본 후 말없이 조종사를 노려보았고,
그녀는 백미러로 나를 흘깃 바라본 후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곧 도착할거야! 신호하면 프로펠러 반대쪽으로 뛰어내리라고!”

“씨발…”

나는 지금쯤이면 따뜻한 커피를 홀짝이면서 웃고있을 대대장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씨발년, 살아돌아간다면 반드시 그 거만한 아가리에 깜짝선물을 박아줄테다.


“지금!”

“씨발!”

이를 갈던 도중 조종사의 신호가 들려오자 나는 욕설을 내뱉으며 고정벨트를 풀었고,
검은색과 더 검은색밖에 안보이는 지상을 바라보며 30초를 센 후 립코드를 잡아당겼다.


- 팡! -


천둥같은 소리와 함께 낙하산이 펼쳐졌고, 다행히도 우리는 적당한 평지에 무사히 착륙했다.


“소리가 꽤 컸으니 확인하러 올거야. 낙하산 대충 숨겨놓고 이동하자”

“네!”

팀원들이 다 살아있는것을 확인한 내가 낙하산 가방을 벗고 낙하산을 대충 정리한 뒤 풀숲에 던지며 말하자
도착한 팀원들은 각자 자신의 낙하산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낙하산을 숨긴 후 얼마나 걸었을까?
앞서가던 부소대장이 우리를 멈춰세웠다.


“무슨 일인데?”

“위장된 주둔지가 보이네”

“늙은이가 밤눈도 밝아… 잠깐 지도좀 볼게”

나는 그 말과 함께 가방에서 꺼낸 모포를 뒤집어쓰고 지도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스카이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좌표…
부소대장이 본 주둔지가 바로 그곳이었다.


“목표에 도착했어. 이제 저 안에 있는 스카이를 암살하고 철수하면 돼”

내가 랜턴을 끄고 모포를 걷으며 말하자 부소대장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스카이씨가 여기 있을까요?”

“모르지…”

“…”

의무담당관의 질문에 내 머릿속에선 스카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고,
부소대장은 그런 나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내 머릿속을 꿰뚫어보는 듯한 노란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자
나는 고개를 숙이고 소음기가 장착된 소총을 매만지며 고민했다.


글루미 스카이

한때 셀레스티아보다 사랑할 뻔 했던 포니
이젠 마음속에서 천천히 떠나보내고 있는 포니
그리고… 아직도 사랑이라는 감정에 가장 가까운 포니

내가 과연 그런 루미를 쏠 수 있을까?


내 이성은 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


“지금 몇시지?”

“네..? 지금은… 1시 59분이네요”

“… 일단 주변을 돌면서 침투로를 확인해보자고”

고개를 숙인채 총을 매만지던 나는 시간을 확인한 후
부소대장의 시선을 피하며 주둔지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우리는 항공사진으로만 보았던 스카이의 지휘소 입구에 도착했다.

저 문을 열면… 스카이를 만나게 되리라.


지휘소의 문을 열려던 그때 부소대장이 내 발굽을 붙잡고 고개를 가로저은 후 주변을 살폈다.

“뭔가 이상하네”

“뭐가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초병을 보지 못했어”

“좋은거 아닌가요?”

부소대장과 의무담당관의 이야기를 듣자 불길한 생각이 들었고,
나는 문고리를 조심스럽게 놓은 후 뒷걸음질로 문에서 떨어졌다.


“이정도로 깊숙히 들어왔는데 초병이 없다는건 두가지야.
놈들이 이미 주둔지를 버리고 도망쳤거나… 아니면 함정이거나”

“눈치가 빠르군”

그때 익숙한 포니가 내게 총을 겨눈 채 어둠속에서 걸어나왔다.


스카이의 마을에서 나를 붙잡았던 험상궂은 포니

그땐 단순히 자경단인줄로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위험한 포니였던모양이다.


“허튼짓은 하지 않는게 좋아. 자네들은 포위됐으니까”

“우리가 오는걸 어떻게 안거지?”

“자네 상관들에게 다음부턴 보안에 신경쓰라고 전해주게”

보안이라… 스마일 출신인 스카이라면 스마일의 취약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을테니
셀레스티아가 자신을 암살하려고 한다는 것 정도는 쉽게 알았을 것이다.


“스카이가 나를 죽이라고 하던가..?”

나는 험상궂은 숫말을 노려보며 말했고,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 내 독단적인 결정이다”

“뭐..?”

“스카이는 자네를 못죽여… 지금보니 그건 자네도 마찬가진가보군”

“…”

숫말의 말에 나는 마음이 착잡해지는것을 느꼈다.

아직도 루미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건 사실이지만
이제야 겨우 그녀를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는 중이었는데…


“소대장님?”

“… 나만 죽으면 되는거 아닌가?”

“… 희생할 생각인가? 영웅처럼?”

의무담당관이 그게 무슨소리나는 듯 나를 바라보았지만 나는 그녀의 시선을 무시하며 험상궂은 숫말에게 질문했고,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는것을 볼 수 있었다.


“소대장님!”

“죽기전에 하나만 물어볼게… 지금 몇시야?”

의무담당관은 내 질문을 듣자 총을 내려놓은 채 숫말의 앞으로 걸어나가는 나를 붙잡았지만,
나는 그녀의 앞발을 떼어낸 후 험상궂은 숫말에게 질문했다.


“… 2시 37분이다”

2시 37분!

그 말을 듣자 나는 미소가 지어지는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우리의 작전을 거의 모두 알고있었겠지만
다행히 나는 그가 모르는 것 하나를 알고있었다.


“… 그거알아?
내 상관인 스카이의 어머니는 나를 죽이고 싶어할정도로 싫어해. 그래서 내가 사소한것 하나만 건의해도 반려해대지”

“..?”

내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대대장에 대해 말하자
험상궂은 숫말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내가 출발하기 직전에 제안한건 정말 좋아하더라고?”

“그게 무슨..?! 설마!”

내가 힌트를 더 주자 험상궂은 숫말이 그제서야 내 말의 의미를 파악한듯 주변을 향해 발굽짓을 하기 시작했고,
내가 조심스럽게 소총을 집어 정신없이 후퇴 명령을 내리고있는 숫말을 겨냥하는 동안 익숙한 소리가 다급한 발소리들을 잡아먹으며 나타났다.


- 부우우웅 -


표적을 향해 날아오는 전투기의 엔진 소리

내가 기다렸던 그 소리를 제시간에 듣게되자 나는 대대장의 발굽에 뽀뽀라도 해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괜히 정찰기로 투입된 것 같아?”

“미친..!”

자신에게 총구를 겨누고있는 내 말을 듣자 험상궂은 숫말은 얼굴을 더 험상궂게 만들며 방아쇠를 당기려 했지만

- 쾅! -

우리 둘다 가까운곳에서 터진 폭탄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충격에 기절한듯한 숫말을 밀어내고 힘겹게 몸을 일으킨 나는 머리가 울리고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내가 할일을 기억해내고 소리쳤다.


“뭐해? 가자!”


그 뒤의 일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숨이 쉬어지지 않을 때까지 달려 올라온 산등성이에선 불타오르고 있는 스카이의 주둔지만이 보일 뿐


“휴… 뒤질뻔 했네”

나는 호흡곤란으로 죽기 직전 도착한 안전지대에서 컥컥거리며 숨을 고른 후 팀원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불타는 유류고를 지날때 깃털이 조금 그을렸지만 살아있는 부소대장,
파편이 튀긴듯 이마에 피를 닦아낸듯한 흔적이 있었지만 살아있는 의무담당관,
폭발을 제대로 보지 못해 볼을 잔뜩 부풀렸지만 살아있는 꼬마

다행히 모두 살아있는 상태였고…
모두 내게 화가 난 상태였다.


“자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나?”

“원래는 스카이 만나기 직전에 당신들 돌려보내려고 했지”

“…”

내가 부소대장의 질문에 대답하자 그는 말없이 나를 노려보았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늑대에게 노려지고 있는 토끼가 이런 기분일 것이다.


그때 누군가의 거친 발소리가 들려왔고 소리를 들은 내가 돌아보기도 전에 뺨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의무담당관이었다.


“… 앞으론 말하고 이런 작전 짜세요”

“… 알았어”

그 말과 함께 의무담당관은 몸을 돌려 걸어가기 시작했고,
나는 그녀의 눈에 고여있었던 이슬들을 떠올리며 그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를 밀어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서로의 마음속에 깊게 새겨진 모양이었다.


… 이번엔 나를 사랑해주는 존재를 상처입히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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