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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86-에이티식스- 학원 if 나츠마츠리.뒷이야기 번역

ㅇㅇ(211.204) 2021.06.11 01:10:06
조회 1270 추천 16 댓글 1
														


원본 링크 : https://kakuyomu.jp/works/1177354054885551439/episodes/117735405488658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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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칠석의 여름축제는 하천 부지의 넓은 초지를 회장으로 개최되고 있다. 초저녁의 바람에 야시장과 초롱불과 조릿대와 탄자쿠*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의 그림자.


그 속을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백은색 포니테일을 가진 남보라색 유카타와 밤에 보아도 검은 머리카락과 유카타의 조합에 자꾸만 시선이 가는 것은, 두 사람이 아는 얼굴이기 때문일까. 


"어째서 이 조합인거야?"


그런 것을 멍하니 생각하면서, 활기에서 벗어난 제방의 경사면에서 축제의 명물인-묘하게 문어가 작은-타코야키를 덥썩 물던 아네트가 말했다.


"글쎄. 나도 잘 몰라."


야시장의 정석인, 거의 건더기가 들어가 있지 않고 쓸데없이 맛이 진한 야키소바를 먹던 키리야가 대답한다.


키리야는 신보다 네 살 많은 사촌형이다. 그러한 이유로 신의 소꿉친구인 아네트와도 안면을 튼 사이였다. 집안끼리도 그럭저럭 친하기 때문에. 오늘은 우연히 축제에 가다 마주쳐서 왠지 모르게 함께 온 모양세가 되었다.


아네트는 시원해 보이는 엷은 물색에 금붕어 무늬가 새겨진 입힌 유카타를, 키리야는 짙은 감색의 고풍스러운 유카타를 약간 헐렁하게 입고 있었다. 딱히 사귀는 사이도 아니므로 서로의 차림새를 칭찬하지도 않고 놀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얼굴을 마주했을 때는 어울리긴 하지만 너무 예쁘게 꾸민거 아니냐는 둥 멋없는 말을 고지식하게 내뱉어서 킨챠쿠*로 가볍게 등을 얻어 맞았다. 


두 사람의 시선 앞에 자리한 도라지색 유카타와 검은 유카타의 인영이, 뒷모습으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즐겁게 어슬렁거리며 거닐고 있다.


음식을 파는 상점을 둘러보거나, 이제 와서 키우지도 않을 금붕어 건지기 같은 걸 해보기도 하고, 블루하와이 빙수를 먹은 탓에 혀가 이상한 색으로 물든 레나를 보던 신이 웃음을 터뜨리자, 거기에 레나가 부루퉁하게 반응하거나. 인형낚시에 도전한 레나가 생각지도 못하게 큰 인형을 낚아버려서, 들어주겠다던가 그럼 미안하다던가 하며 아웅다웅하다가, 결국 신이 겨드랑이에 껴안게 되었다. 귀엽지만 왜인지 모르겠으나 군복을 입고 있는 하얀 아기 돼지 인형.


뭐.


뭐랄까.


멀리서 봐도 분명히 알 수 있을 정도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흐뭇하게 돌아볼 정도로 풋풋하고 달달하게 꽁냥대고 있다. 서로 익숙하지 않아서 다소 어색한 구석이, 또 뭐라 말할 수 없이 간질간질하다.


앗, 바보. 인파에서 보호해줬으니까 거기서는 귀엽게 비명지르면서 달라붙어야지 뭐하는거야, 라며 아네트는 생각한다.


사람이 와서 감싸줄 정도라면 처음부터 손이라도 잡던가, 에스코트 하는 법도 모르는건가. 눈치가 부족하구나 하고 키리야가 생각한다.


하지만 시누이냐고 딴죽 걸 사람은 여기에 없다.


"라무네. 마실래?"

"고마워."


타코야키를 다 먹었을 때 타이밍 좋게 내밀어진 특징적인 모양의 병을, 감사를 표하며 아네트는 받아들인다. 기울이면 탄산이 강한, 특유의 청량한 맛이 목으로 미끄러지듯 흘러내린다. 달그락달그락거리는, 병 중간에 걸린 유리구슬.


이거, 꺼내려고 한 적도 있었지하며 문득 떠올린다. 소꿉친구인 소년과 둘이 있던, 아직 키도 자라지 않은 어린 시절을.


"후우. 잘 먹었습니다. 역시 축제하면 이거지."

"이제 난 이럴 때는 맥주 같은 게 좋은데. 일단 너도 여자니까."


여자와 함께 있을 때는 술을 마시지 않는 주의같다. 


단 것은 지금도 좋아하지 않는지 미묘하게 눈살을 찌푸리고 있던 그의 옆모습을, 아네트는 흘끗 올려다본다.


신과 키리야는 사촌이지만, 그런 것 치고는 닮은 편이다. 나이도 다르고 눈색도 달라서 헷갈릴 정도는 아니지만.


4년 후에는 신도.


이만큼 건장한 어른같은 남자가 되는 걸까.


아네트에게는 좀처럼 상상이 되지 않았다. 대체로 더 훨씬 어렸을 때부터 알았던 사이로서는 지금의 신도 상상할 수조차 없었는데.


다툰 것도 아닌데, 아직도 친구일텐데. 언제부턴가 함께 있게 된 사람은 자신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사박사박, 가벼운 발소리가 달려오고 있다. 긴 흑발에, 불꽃 모양의 유카타와 나비 매듭으로 맨 *헤코오비. 키리야의 여동생, 프레데리카다.


"키리야. 키리야."

"아가씨. 왜 그래?"


응답하며 일어서는 키리야를 향해 아네트는 수상쩍은 시선을 향한다.


"엇 뭐야 남매 아니었냐고 당신들. 뭐야 그 호칭."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최근 이 호칭으로 불리는데 빠져있어. 이렇게 안 부르면 화내서 귀찮다고."


그렇다해도 그렇게까지 응석부리게 해줘……? 라고, 내심 더욱 질려버린 아네트를 두고, 다분히 자각없는 시스콘 오빠는 달려온 여동생을 껴안는다.


"키리야. 사과사탕 먹고 싶어."

"다 못 먹을거잖아. 살구사탕으로 해."

"됐으니까 빨리."

"네네. ......자, 아네트."


말하면서 키리야는 당연하다는 듯이 아네트에게 손을 내밀었다. 연인인게 아니다. 단지 여동생을 챙기려는 행동.


4년 후에는 분명 신도 이렇게 변하겠지, 어른인 남성의 얼굴로.


"너도 먹을 거잖아."

"......그렇지."


그러니까 아네트는 그 손을 잡지 않고 일어섰다. 그래, 연인이 아니야. 소꿉친구인 그 아이와 나는.


힐끔 바라본 앞에 자리한 사과사탕 포장마차에서 은발과 흑발의 두 사람을 발견하고 수긍한다. 이상하게 프레데리카가 재촉하는 건 저 둘 때문인가.


"하지만 나는 먼저 초코바나나가 먹고 싶어. 쏠테니까 따라와, 키리야."


에에!? 하며 깜짝놀라는 프레데리카를 본 키리야도 사정을 알아차린 것 같다. 응하며 히죽 입꼬리를 치켜올린다.


"알겠어. 아가씨, 어울려주자고*?"


에에~! 프레데리카의 항의가 모든 곳에 울려퍼졌다.




---------------------




*탄자쿠 : 칠석날 소원을 적은 종이. 일본 축제 보면 중간중간에 걸려있는 소원 종이가 있는데 그게 이거임.


*킨챠쿠 : 주머니. 애니에서 유카타 입은 여캐가 들고 다니는 주머니가 이것임.


*헤코오비 : 남자나 어린아이가 유카타를 입을 때 묶는 매듭.


*원본 표현은 ご相伴にあずかる. 일본의 관용구 표현. 사람하고 같이 동행한다 이런 의미임.



시험기간이라 번역도 재밌네. 근데 번역 너무 어려움ㅋㅋ 남의 말을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번역하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워진다.


아직 꼬마인 애가 신이랑 레나 방해하는 것도 용납 못하는 아네트쟝...... 그녀는 대체...

그나저나 키리야도 있었으면 if편처럼 신한테 오지게 훈수뒀으려나


개인적으로 이번 화 포인트는 레나가 뽑은 군복 입은 아기돼지인형이라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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