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의 화자는 복자이기도 하지만 우아진이기도 함.

즉, 복자가 죽고 

이 드라마가 전개되는 중간중간 형사 앞에서 썰을 풀고 있는 우아진이 등장함.

유쥬얼 서스펙트에서 보면 우린 사건 전개를 따라갔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그냥 유일하게 남은 증인(이라고 쓰고 범인이라고 읽음)의 위증을 따라간 거잖아?

물론 유쥬얼 서스펙트에선 나머진 다 뒤져서 멋대로 이야기를 꾸며대도 형사가 믿은 거고

여기선 관련 인물들이 다수 남아있지만, 

우아진 정도의 머리면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세팅해서 끌고 나가거나

통제 안 되고 폭주하는 듯 보이는 마차지만 알고보니 그 마차의 말을 폭주하게 만든 게 본인이라든가,

아니면 그 마차가 향하는 방향을 은근슬쩍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하는 정도는 가능한 인물이라

주변 사람들이 우아진이 그들이 그렇게 움직이기를 원하는 대로 보고 행동하는 동안 뒤에서 방향 조정쯤 하고도 

정작 주변사람들은 그런 거 당했는지도 모르게 할 수도 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여기서 주목할 점은 원래 우아진이 위기컨트롤 능력이 무엇보다 빛나는 여자라는 점임.

스튜어디스 자체가 품위와 우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각종 위기컨트롤을 해내는 게 필요한 직업이고 스튜어디스로도 인정받던 그녀가

그 능력을 상류층에 와서도 주변 상류층 여자들에게나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십분 발휘해왔던 여자임.

사기꾼 한씨랑 우아진은 접점이 없는데 

가령 한씨가 우아진 플랜에 없던 돌출위기라도 우아진은 처리할 수 있거나,

아니면 비록 전면에 나서지 않고 위기때만 나설 뿐 평소에는 뒤로 물러나 있어도 

기업의 위기가 생기면 회장이 우아진부터 찾을 만큼 우아진이 처리했던 걸 보면 한씨에 대한 정보쯤은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게 맞음.

실제로 위기 당시 복자가 언론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조언해준 게 우아진임을 고려해보면 

기자 한둘쯤은 알고 있고 회사라인과 다른 자기만의 정보라인쯤은 가지고 있기 쉽상이므로 

사교계 사모들 모임과 언론인쪽 루트만 있었다고 해도 한씨에 대해 모르는 게 더 이상함.

그렇다면... 

우리는 최고경영자과정을 복자가 회장을 꼬셔서 자발적으로 들어갔다고 알고 있지만,

우아진이 은근히 복자가 거기 가고 싶어지도록 지나가며 복자에게 흘렸을 수 있음.

거기 가면 나름 굴렀다고 생각하지만 상류층 사회에는 어수룩한 복자를 

잡아먹으려고 기다리는 명함 빠방한 사기꾼들(한씨든 유사한 다른 놈이든)에게 걸릴 거란 것쯤 예상하고 일부러 복자가 거기 가도록 유도 했을 수도.  

솔직히 그 집안은 가망이 없고 아수라장임. 

그동안은 그래도 회장이 있어서 중심을 잡아주고 위기때 우아진이 힘 보태면 그럭저럭 큰 무리는 없이 잘 굴러갔는데

그렇게 밀어주던 회장이 건강을 잃고 나서 나머지 형제들은 노답임.

첫째 아들은 폭력적이고 충동적임. 그 와이프는 역시 멍청한데 본인이 꽤 똑똑하다고 착각하고 있어서 가만히 안 있고 자꾸 일을 벌임.

둘째딸은 노답임. 머리가 텅 비어서 돈 쓰는 거밖에 모르는데 와중에 만족할 줄도 모르고 말이 통하지도 않고 귀는 팔랑귀에 잠시 눈때면 나름 발군인 행동력으로 사고를 침.

남편은 그래도 그나마 형제중에 아버지 쓰러지고 병문안이라도 한번 갈 정도로 완전히 인간말종은 아닌데 역시 머리도 나쁜데 사업에 관심도 없고 정신이 산만하며 귀가 얇아 사고를 침. 

게다가 이 노답 삼형제는 심지어 똥고집이 있어서 말로 타일러도 잘 안 들어먹음. 그간은 시아버님의 권위로 이들의 폭주를 막았는데 아버지가 건강을 잃고 휘청하자 바로 이 덜떨어진 삼형제가 온 사방에서 사고를 치기 시작함.

이 가문에 있어봐야 품만 들고 보람은 하나도 없기 쉽상이니 

적당히 털고 이 집안에서 탈출하려고 한 걸 수도?

(물론 중간에 아빠 없는 아이 운운.. 이것도 가짜라면 말이지.) 

물론 첫째 아들의 아들이나, 안재석썰도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함.

반전이 뭐든 우아진이 정말 우리가 드라마에서 보아온 우아진 그대로 남길 바라게 되기도 하고

우아진조차 뒤집히는 유쥬얼 서스펙트급 반전이기를 바라게 되기도 하고..

암튼 오늘이 막회라니 뭔가 감회가 새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