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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팬픽] LAS/번역 Advice and Trust (34)

ㅇㅇ(14.6) 2021.05.22 17:08:37
조회 715 추천 34 댓글 13
														

제노사이드 핫산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된다


중간에 나오는 셀베이지는 tva에서 사루베지라고 하는 그거임. 차마 사루베지란 말은 못쓰겠어서 셀베이지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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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7장 10/13




"생각이 있어."


아스카는 호흡도 멈추고 희망에 찬 눈빛으로 신지를 봤다. 레이를 도울 방법이라면 무엇이든, 무엇이든 좋았다.


"무슨 생각이니, 신지군?" 뒤에서 카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르프 본부까지 데려다주시는데 얼마쯤 걸리죠, 카지씨?"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다면 12분 미만. 왜?"


"본부에 에반게리온 한 대가 남아 있어요."


카지와 아스카의 눈이 동시에 커진다.


'맞아!' 아스카는 생각했다. 돌아서서 카지를 바라본다. "맞아요! 3호기! 우리가 제압 했을때도 큰 손상은 없었고 미사토 말대로면 지난 며칠간 수리도 꽤 했대요! 아카기 박사가 3호기 안에 히카리가 있다던데, 무슨 소린진 모르겠지만. 진짜 히카리가 있는거면... 우리가 싱크하는거 도와주거나 그럴 수도 있을거에요!"


"아스카, 난 모르겠다... 3호기는 사도 감염 문제가 있어. 아직 안전한지-"


"제발요, 카지씨! 여기 가만히 서서 레이가 죽는거 보고 있을순 없어요! 뭐든 해야해요. 이건 가능성이 있다고요!"


"아스카랑 저는 예전에 한번 같이 조종해본 적도 있어요. 가기엘 상대로. 합동 공격 훈련 받기도 전에 벌써 성공해봤다고요. 부탁해요, 카지씨. 레이는 우리 친구에요. 미사토씨가 말하길 지오프론트에 사도가 도착하면 세상이 멸망할 수도 있다고 했어요. 할 수 있는 일은 해봐야죠!"


카지의 눈에서 뭔가가 빛났다. "그래. 사도가 터미널 도그마에 접근하게 둘 순 없지. 좋아, 가자."












격납고로 가는 것은 쉬웠다. 총원 전투배치 상황에서 '현역' 에바가 모두 출격한 뒤의 격납고는 텅 비어 있었다. 3호기 엔트리 플러그는 이미 삽입구에 배치되어 있었고, 주변에는 처음보는 '셀비지' 장치가 배치되어 있었다. 다행히 카지가 알고 있는 명령법으로 정리할 수 있었고, 둘은 곧바로 플러그에 들어갔다. 신지는 아스카가 굳이 자기를 조종석에 앉으라고 강권하는 것에 잠깐 당황했다. 당황은 곧 아스카가 목에 팔을 감고 무릎에 올라오면서 풀렸다. 아스카가 기동 시퀀스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3호기는 2호기와 같은 정식 타입으로 조종법도 거의 동일했다. 그 부분은 쉬웠다.


뒤에 이어진 싱크로 과정은... 이상했다. 2호기를 기동시킬땐 한번도 이런 느낌을 받아본적 없었다. 2호기에서 아스카는 언제나 환영받고, 편한 느낌, 어머니와의 행복했던 시절을 연상시키는 느낌을 받았다. 3호기는...적대적이진 않았지만 혼란스럽고, 마치 둘을 두려워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신지가 아스카의 손을 잡고 이스라펠전 훈련때 박자에 맞춰 손을 쥐었다 놨다 해주자 싱크로도 조금 쉬워졌다. 둘 사이에서 히카리와의 싱크로를 주도하고 있는 아스카는 더 명백히 느낄 수 있었다. 둘의 싱크가 안정되자 사고 패턴의 노이즈가 줄어들고 있었다. 어디까지나 히카리가 진짜 이 곳에 있을때의 얘기긴 했지만, 만약 그렇다면 아스카가 싱크로를 주도하는게 맞았다. 히카리는 아무래도 신지보단 아스카쪽과 친했으니까.


히카리에 대해 생각하는게 도움이 된 것 같았다. 싱크로율이 18%, 20%, 27%로 천천히 상승했다. 전혀 좋은 수치는 아니였다. 요즘 둘이 자신의 에바에서 보이는 수치의 3분의 1을 좀 넘는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이동하고 싸우는데는 충분했다. 아스카는 에바와의 연결고리 역할에 집중하면서, 신지는 3호기의 움직임에 집중하라고 정신적으로 밀어보냈다. 발사대로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동안 움직임도 갈수록 쉬워지고 있었다. 아스카는 조금씩 신지를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고 그에 비례해 움직임도 부드러워졌다.


춤이랑 똑같네. 아스카는 깨달았다. 상대를 읽고, 저쪽에서 실제로 움직이기 전에 먼저 그 움직임을 느끼고, 내 움직임에 대한 상대의 반응을 보고, 계속 반복되는 피드백. 협동공격 훈련때랑 똑같았다. 앞으로 신지랑 춤을 춰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갑자기 아스카를 사로잡았다. 이건...재밌었다.


정말로 재밌었다. 아스카는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는걸 느꼈다. 무리한 계획, 급박한 싸움, 위기에 빠진 친구 같이 좋을거라곤 없는 상황이었지만 아스카는 이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둘은 다시 전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함께, 이대로 인류를 구하거나 죽거나. 진짜로 실패할지도 모른단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그럴싸한 수준의 리스크가 없으면 영광도 없는 법이긴하다. "너와 나, 함께, 사도든 무엇이든 우릴 해치려는 어떤 것도, 세상의 끝까지. 맞지, 바보야?" 발사대에 고정되는 동안 아스카가 속삭였다.


링크된 정신을 통해 신지의 미소가 전해져왔다. "언제나 영원히. 가서 때려잡고 레이를 구하자."


아스카의 미소가 더 커졌다. 서로간에 느껴지는 얼얼한 기대, 끝없이 루프되는 긍정적인 감정, 함께하는 환희.... 아스카는 웃음이 새어나오려는걸 참았다. '이거 완전 정신적 섹스잖아.' 어두운 방에서 막 끝내고 곁에 누워 미소짓고 있는 신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에바와의 링크가 갑자기 부르르 떨리더니... 수치심? 충격?이 전해져온다. 마치 에바가... 얼굴을 붉히고 질문해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순간 싱크로율이 몇 퍼센트 더 상승했다.


'아 젠장, 방금 히카리한테 우리 사이 까발린건가? 히카리, 진짜 여기 있는거야? 너 맞아?' 아스카는 머릿속에 모호하게 느껴지는 에바를 향해 생각을 집중했다. 그러고보면 히카리의 인상 비슷한건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두꺼운 커튼 뒤로 보이는 실루엣 같은 모습으로. 하지만 그 뒤엔 다른 존재도 있었다. 약간 더 멀리 서 있는 것 같은 존재가.


걱정은 나중에 하자. '히카리, 내 말 들려? 신지랑 날 도와줘. 레이가 위험해. 네르프랑 사도 사이에 남은건 이제 우리뿐이야. 싸워야해!'


혼란과 두려움이 전해져왔지만 그 위에는 머뭇거리는 동의가 있었다. 히카리는 함께 싸울 것이다. '방금 그게 동의였길 바래.' 아스카는 생각했다. 신지가 머릿속에서 고개를 끄덕여왔다.


에바로 발진 시스템을 조작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처음부터 유사시 지령실의 통제 없이도 파일럿이 스스로 발진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물건이기 때문이다. 기체가 상승하며 압력이 아스카를 신지의 무릎 방향으로 억눌렀지만 LCL이 대부분은 중화해줬다. 다음 순간 둘은 하늘을 날고 있었다. 네르프 피라미드에 만신창이가 된 초호기가 LCL과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사도의 흑백 거체는 둘의 바로 밑에 있었다. 신지는 어떻게 한건지 이미 둘의 합쳐진 AT 필드를 그쪽 방향으로 정확히 전개하고 있었다.


아스카의 입술이 비틀려 사나운 으르렁거림으로 변한다. 옆에선 신지의 분노도 전해져왔다. 아스카/신지 한 다리를 굽히고 반대편 다리는 쭉 폈다. 에바 사이즈 발로 한번 짓밟아줄 차례였다. 손으로는 다음 공격을 위해 프로그레시브 나이프를 쥔다. '우리 친구한테 손을 댔겠다? 거기 딱 대, Scheisskerl(개자식아)!'


"거기! 바보야!"
















"그거야! 잘했어!" 미사토가 환호했다.


암울해지던 센트럴 도그마 지령실 분위기가 한순간에 일신됐다. 곳곳에서 환호와 고함이 터져나왔다. 신지와 아스카. 숱한 승리를 거둬온 파일럿들이 다시 돌아와 구원에 나선 것이다. 미사토는 이카리 사령관 방향에 승리감으로 가득한 시선을 보내고 싶은걸 꾹 참았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3호기 상태 지금 당장 보고해. 지금 당장이야, 마야! 시게루, 사거리 닿는 모든 무장 사도에 조준하고 잠시도 멈추지 말고 쏴. 레이때처럼 공격을 싱크시킬 수는 없으니 계속 쏘면서 애들이 방어를 뚫었을때 몇개씩 같이 흘러들어가길 기대하는거야. 마코토, 무기 보낼 수 있는거 없어? 지금 3호기 무장은 내장 중인 나이프뿐이야."


"확인해보겠습니다!" 휴우가 중위의 손이 키보드 위를 바쁘게 움직였다. "해당 지점에 보낼 수 있는건 팔렛 라이플 둘 뿐입니다. 포지트론 무기도 없고 그 외에 다른 무기들은 효과가 없었습니다."


"N2 폭뢰 하나 보조 공급선으로 옮겨. 에바 두대면 만약 사용할 상황이 와도 여파는 최소화할 수 있다."


"3호기 상태는 최소한의 원격 측정만 가능한 상탭니다, 소령님!" 마야가 보고했다. "엔트리 플러그에서 신호가 두개 관측됩니다. 신지와 아스카 둘 다 있는 것 같습니다! 전원은 2분 남은 상탭니다!"


"엄빌리컬 케이블 재설정해. 빨리! 통신은 가능하고?"


"아직입니다. 시도는 하고 있습니다. 레이는 통신이 열려 있으니 전달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레이는 날아갈 것 같았다. 전신의 고통 속에서도 입가엔 미소가 떠올랐다. '친구들이 왔어. 난 혼자가 아냐.'


친구들이 온 이상 승리는 확정된거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레이도 도와야한다. 사도의 전술과 숨겨놓은 공격법에 대해 늦기 전에 경고해야한다. 다행히 에바의 통신 시스템 대부분은 엔트리 플러그에 장착되어 있어서, 만신창이가 된 현 상황에서도 작동은 할 것이다. 현 상황에서 다른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잔류 전원 2분 미만, 팔과 다리는 각각 하나씩만 작동 가능.. 아직 프로그레시브 나이프를 거치대에 갖고 있는 상태였지만 꺼낸다한들 제대로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정보를 무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스...소류, 이카리군. 들려? 사도는 눈에서 빔 공격을 하기 전에 AT 필드가 순간적으로 약화돼. 눈에 빛이 모이는걸 보고 공격하면 공격을 차단하고 AT 필드를 더 쉽게 관통할 수 있어. 빔 공격은 최대한 강하게 전개한 AT 필드로만 막아낼 수 있어."






"레이! 괜찮아?" 소리쳐 묻는 아스카의 목소리에 안도감이 묻어났다. 레이가 아직 살아 있었다. 목소리가 좀 많이 안좋긴 했지만. "힌트 고마워. 바보 신지랑 내가 지금부아아악젠장!"


레이의 경고가 늦었다. 사도는 급작스런 충격에 넘어진 직후 그르렁거리며 고개를 쳐들었다. 갑자기 눈이 번쩍하고, 눈이 멀 것 같이 밝은 빔이 아스카/신지의 가슴을 향해 찔러왔다. 아스카는 신지가 정신적으로 자신을 밀쳐내고 에바의 링크로 나서는걸 느꼈다.


빔이 급히 강화한 AT 필드를 가볍게 뚫고 흉부에 직격했다. 아스카는 가슴이 급작스런 열에 끓어오르는 고통을 느끼며 올라오려는 비명을 억눌렀다. 감각의 공유가 더했던 신지쪽이 고통도 더 심했다. 엔트리 플러그에 신지의 비명이 울려퍼지는걸 들으며 아스카는 심장이 찢어질 것 같았다.


3호기의 흉부장갑이 연기를 뿜으며 녹아내렸지만 끝끝내 버티는데 성공했다. 아스카는 고개를 들고 연인을 바라본다. "신지! 괜찮아?"


신지의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작은 구체로 맺히더니 LCL로 녹아들어갔다. 호흡은 가빴지만 아스카의 손 밑에서 조종간을 잡고 있는 손아귀 힘은 여전했다. "그-그딴 것도 비-빔이라고. 더-더 심한 것도 맞아봤어!" 더듬더듬 소리치는 신지. "끝장내버리자, 아스카!"


"내가 피해를 좀 주긴 했지만 코어에는 전용 추가장갑이 있어. 직접적으로 공격 받을때만 노출돼." 레이가 통신창에서 말을 이었다.


"어떻게 하든 빨리 끝내야해." 아스카가 말했다. "지금 소비하는 출력으론 전원이 2분도 못버텨. 그렇다고 전원을 아껴쓰면 AT 필드로 저거 막는 것도 못할거야. 방금처럼 몸으로 받아내보겠다 같은 소리는 하지도 말고 바보야!"


"나도 그러긴 싫어, 아스카." 신지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라미엘만하진 않아도 다시 맞긴 싫어." 그 말과 함께 3호기는 프로그레시브 나이프를 들어올리며 사도를 향해 돌격했다.


사도는 가만히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수천톤의 질량과 달려오던 모멘텀으로도 AT 필드를 단번에 뚫는 것은 불가능해 3호기는 마치 돌벽에 부딪친것처럼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팔을 내밀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사도의 해골 얼굴이 비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아스카/신지는 프로그레시브 나이프를 더 밀어붙이며, 천천히 사도의 AT 필드를...


"숙여!" 둘은 동시에 상대에게 소리쳤다. 사도의 시선 밑으로 몸을 숙이고 1초도 되지 않아 빔이 훑고지나갔다.


아스카는 초조한 눈빛으로 전원 타이머를 확인했다. 1분 47초. 빨리 공격해야했다. 둘은 손으로 땅을 밀치고 뛰어 일어나, 온 힘을 다해 사도의 AT 필드를 찢기 시작했다.


AT 필드는 확실히 중화되고 있었다. 아스카와 신지가 함께 전개한 AT 필드는 둘이 각각 따로 활동했을때에 비해 훨씬 강했다. 둘은 천천히 사도의 AT 필드를 찢은 다음, 동시에 소리치며 뛰어들었다. 레이가 사도의 어깨에 내놓은 깊은 상처에 나이프를 쑤셔넣자, 어깨 전체가 찢어져나가기 시작했다.


사도는 고통에 울부짖으며 다른쪽 팔로 3호기의 손을 쳐냈다. 프로그레시브 나이프가 멀리 날아갔다. 아스카는 분노에 차 욕설을 내뱉으며 방금 올라온 사도의 팔을 붙잡고, 다른 손으론 찢어진 어깨를 붙잡아 완전히 몸에서 떼어내기 시작했다.


사도는 그대로 몸을 앞으로 내던졌다. 3호기는 중심을 잃고 뒤로 몇걸음 물러났다. 하지만 사도의 어깨를 붙잡은 손은 놓지 않은 상태였고, 3호기가 땅에 넘어지면서 사도의 어깨도 같이 찢겨나왔다. 사도가 다시 울부짖었다.


아스카/신지는 나이프 방향으로 몇 걸음 달리다 앞으로 굴러, 사도 방향을 보며 다시 일어섰다. 손에는 다시 나이프를 쥐고, 사도와 레이로부터 꽤 떨어진 지점. 사도의 눈에 빛이 들어왔지만 이번엔 이쪽에서도 대비할 시간이 있었다. 막대한 노력이 필요했지만 어쨌든 AT 필드는 버티는데 성공했다.


아스카는 다시 타이머를 확인했다. 1분 9초. '젠장, 길게 생각할 틈이 없어. 돌격!' 아스카의 생각을 읽은 신지도 같이 움직였다. 둘은 다시 사도를 향해 달리며, 빔 몇 방을 몸을 던지고 틀어가며 피했다. 네번째엔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둘이 같이 전개한 필드도 이번엔 모자랐다. 3호기의 왼손과 어깨 한뭉텅이가 깔끔하게 잘려나갔다. 둘은 함께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둘의 돌격을 멈출 수는 없었고 거리는 이미 좁혀진지 오래였다. 사도의 AT 필드는 방금 공격 이후 아직 회복되지 않았고, 이번엔 더 빨리 침식할 수 있었다. 둘은 함께 코어를 향해 나이프를 휘둘렀다.


회색 장갑 두쪽이 코어의 위아래에서 튀어나와 꽝하고 닫혔다. 프로그레시브 나이프는 장갑의 경사진 장갑을 뚫지 못하고 불똥을 튀기며 튕겨났다.


"젠장! 너무 빨라!" 아스카가 말했다.


"이거 말곤 방법이 없어!" 신지가 다음 공격을 위해 팔을 휘두르며 말했다.


"레이가 떨어트린 팔렛 라이플은?"


"저기 사도 뒤쪽에 있는거? 그러으아아악!"


사도는 다음 공격을 허용할 생각이 없었다. 남아 있는 팔이 내질러지는걸 간신히 얼굴 앞에서 쳐냈다.


아스카는 다시 타이머를 확인했다. 33초


'뭔가가 필요해, 빨리!'










레이는 억지로 초호기를 일으켰다. 너덜너덜해지고, 고장난 부위가 아닌 부위보다 많았지만 레이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했기에 결국 움직이는데 성공했다. 레이는 팔렛 라이플이 떨어져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빠르게 기어갔다. 사도를 공격하고 친구들을 도울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었다.


초호기의 손이 라이플을 붙잡고, 몸 쪽으로 끌어당겨 엎드려쏴 자세를 취했다. 레이는 사도의 등을 조준했다.







아스카/신지는 갈수록 더해가는 절박함 속에 공격을 반복했다. 한번도 먹히는게 없었다. 코어에 적중한 공격은 모두 제때 튀어나온 장갑에 막혀버렸다. 그나마 사도의 얼굴 절반을 썰어내 눈 하나를 없애고 빔 공격을 약화시켰지만, 남은 시간은 9초 밖에 없었고 플랜 B도 없었다.


"히카리, 도와줘!" 아스카가 절박하게 외쳤다.


타이머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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