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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팬픽] 번역/ 에반게리온 제노사이드 9-6

ㅇㅇ(14.6) 2021.08.15 14:10:34
조회 963 추천 24 댓글 9
														

오늘 9장 마무리짓는게 목표인데 합리적인 일정으로 소화 가능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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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아스카는 엘리베이터 층계 표시기가 천천히 딸깍이며 내려가는 동안 계속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50. 49. 48. 47. 뭐가 이렇게 느려? 학교 엘리베이터도 이거보단 빠르겠네.


한창 수업 도중에 센트럴 도그마로 출두하라는 호출이 온 참이었다. 히카리가 불만 가득한 눈빛을 보내오긴 했지만, 네르프 사안이다보니 선생도 별 말 없이 보내줬다. 히카리도 막상 짜증이 나거나 한건 아니었다. 그냥 천성이 학과 일정에 지장이 생기는걸 탐탁치않아하는 것일 뿐. 아스카는 대충 어깨를 으쓱해보인 다음 신지에게 한번 눈길을 주고 교실을 나왔었다. 학교를 나오자 정보부 차량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스카는 치마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핸드폰을 열고 문자를 다시 읽어봤다. 시뮬레이션 훈련, 2호기, 8호기. 16시 정각. 4 회의실에서 세부사항 브리핑. 반드시 슈츠를 착용 / 담당자 아카기.


시뮬레이션 훈련이면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 공간에서 전부 다 한다는 의미였지만, 그래도 싱크로를 위해서는 슈츠를 입고 2호기 안에 들어가야했다. 2호기에 들어가는건 이제 거의 2주만의 일이었다. 그런식의 본격적인 시뮬레이션이면 들어가는 준비도 보통은 아니었을 것이다.


또 똑같은 느낌일까. 전에는 정말 안좋았는데.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 신입인지 뭔지도 올거니까. 약한 모습 보여선 안되겠지. 정말 귀찮게 하네.


짜증은 조금 났지만 그렇게 놀라운 소식도 아니었다. 신지에게서 새 파일럿 얘기를 들은뒤 이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은 했던 아스카였다. 지금 상태가 온전한건 2호기뿐이었으니 신규 파일럿을 지원하는 역할이 아스카에게 떨어지는 것도 당연했던 것이다. 아스카는 오늘 무기 훈련이나 전투 시뮬레이션 같은걸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련까지 하면 더 좋고.


제발 아니었으면 하는 시나리오는 이 신입이 너무 무능해서 이 모든게 완전한 시간낭비인 상황이었다. 만약 일이 그렇게 흘러가면 아스카는 선배 파일럿 같은게 아니라 그냥 보모 역할이나 해야할 것이다. 만약 그런 일이 시키고 싶은거면 신지도 같이 불러야하는것 아니었을까.


웃기고 있네, 그냥 신지랑 같이 있고 싶어서 하는 생각이잖아.


갑자기 몸이 쭉 긴장된 아스카는 핸드폰을 집어넣고, 팔짱을 끼고 짜증섞인 한숨을 내며 엘리베이터 벽을 걷어찼다. 신지를 그런식으로 생각하는게 싫었다. 그게 사실이라서 더 싫었다. 신지 곁에 있고 싶은게 사실이었다. 어째선지 모르겠지만, 신지와 같이 있으면.. 아스카는 속이 따뜻해졌다. 이상한 일이었지만 이상하기로치면 아스카가 이카리 신지에게 느끼는 감정 전반이 다 이상한 판이다.


신지의 생각을 멈추는게 나을지 아닐지 결정하기도 전에 엘리베이터가 뚝 멈춰섰다. 층계 표시기에 시선을 던져보니 목적지로부터 12층이나 위였다. 아스카는 작게 욕을 중얼거렸다. 퍼스트거나 그런건 아니겠지. 제발 퍼스트만 아니었으면.


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반대편에 서있는 것은 아야나미 레이는 아니었다. 훨씬, 훨씬 심했다. 아카기 리츠코가 평소 입고 다니는 하얀 실험복 차림으로 서있고, 그 곁에는 나가라 게이코가 고개를 푹 숙이고 서있었다. 정말 온 마음을 다해 혐오하는 소녀가 눈에 들어오자 아스카의 입에서 쉿소리가 흘러나왔다.


"내려가는 길이니, 아스카?" 리츠코가 날카로운 가짜 미소를 지어보였다.


"쟤가 여기 왜 있는건데요?" 아스카는 질문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기 질문으로 대답했다. 시선은 게이코에게 고정된 상태였다. 게이코는 아스카를 보자마자 평소보다도 움츠러들고 멍청해보이는 모습이었다. "이게. 대체. 뭐냐고."


"아," 게이코는 아스카의 무릎 근처를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안녕, 아스카."


리츠코는 게이코가 아스카의 이름을 아는것에 놀란 모습이었다. "아, 그렇지. 서로 아는 사이였겠구나."


아스카는 리츠코쪽에 칼 같은 시선을 쏘아보냈다. 뒷감당만 가능했다면 그대로 뺨이라도 때렸을 것이다. 요즘 아스카가 후려갈기고 싶은 것들이 정말 한둘이 아니었다.


"ㄴ-네. 같은 반이에요." 게이코가 아스카 대신 답했다.


리츠코의 모습만 보면 그게 근래들어 들은 제일 중요한 정보거나 그 비슷한거라 생각할 것이다. "아, 맞아. 2-A반. 잊고 있었네. 마침 잘됐어. 진작에 파일에 적어놨어야 했는데."


아스카는 똑똑했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더 설명을 들을 필요도 없었다. 몇 초만에 다 알 수 있었다. 사실 대단한 것도 아니다. 아마 신지조차도 같은 상황이면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그렇게 도달한 결론에 아스카는 분노했다.


"너야?" 날카로운 목소리가 엘리베이터 안에 울려퍼졌다. 아스카는 게이코에게 손가락을 가리켰다. "너냐고?"


"그래," 리츠코가 대신 대답했다. "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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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코가 새 플러그슈츠를 허리까지 끌어올린 다음 이제 흘러내리지 않게 고정한 시점에서 아스카는 이미 자기 슈츠를 착용 완료하고 있었다. 이 짜증나는 옷을 저렇게까지 능숙하게 입는 모습에 게이코는 다시 한번 격차를 실감했다. 아스카는 이 옷을 하도 많이 입어 그냥 셔츠를 입듯이 익숙할 것이다.


게이코가 지금 입고 있는 슈츠는 첫 기동 실험을 엉엉 울며 마치고도 며칠이 되어서야 지급받은 물건이었다. 실험은 정말 힘들었었다.


그래도 실험때 입었던 검은 슈츠보다는 그 뒤에 따로 신체 치수를 재가며 재단해온 새 슈츠가 훨씬 잘 맞기는 했다. 연노랑색 베이스에 팔에는 흰 선이, 허벅지 바깥쪽에는 검은 강조선이 그려진 물건이었고, 확실히 실험때 입었던 슈츠보단 가볍고 다루기 쉬웠다. 목 안쪽에 달린 태그에는 게이코의 이름도 적혀 있었다. 게이코의 플러그슈츠인 것이다. 그게 입는 과정이 그렇게 눈에 띄게 쉬워졌다는 말은 아니라서 문제지.


정말 말도 안돼, 게이코는 30분만에 다섯번째 혹은 여섯번째로 생각했다. 그냥 못한다고 할걸. 못하겠다고 말할걸. 시뮬레이션 같은거 할 준비 안됐다고 할걸. 아스카랑 하는건 더더욱 준비가 안됐는걸.


기동 실험도 끔찍했지만 지금부터 할 일은 정말 믿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와서 겁먹은 아이처럼 물러나는 것도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이게 모두가 원하는 일이었다. 어머니도, 만약 살아계셨다면 게이코가 계속 해나가길 원하셨을거다. 어쨌든 네르프에서 일하셨으니까. 어머니를 실망시킬 순 없었다. 미코도 있었다. 게이코가 파일럿이 됐다는 소식에 미코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모습이던지.


게이코는 고개를 들어 탈의실 반대편의 아스카가 벌써 목깃을 고정하는 모습을 봤다. 그것까지 마무리되자 아스카는 머리카락을 어깨 너머로 넘기고, 손목의 버튼을 눌렀다. 슈츠가 진공압축되며 아스카의 늘씬한 곡선에 착 달라붙었다. 아스카는 정말 아름다웠다.


"뭘 그렇게 봐?" 아스카가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목소리에는 독기가 가득했다.


"아-아무것도 아냐."


"쳐다보지마. 소름끼쳐."


"미안."


반라의 몸을 내려다보며 게이코는 너무할 정도의 열등감을 느꼈다.


"아-아, 정말. 꼭 그렇게 빌빌대야해? 역겨워." 아스카는 벗어놓은 교복을 사물함에 집어넣고는 쾅하고 문을 닫았다. "그런건 바보 신지만 해도 충분해. 파일럿이 될거면 좀 파일럿답게 행동하란 말이야."


"난 그냥... 이게 얼마나 힘든지 생각하는데.." 게이코는 어떻게든 설명해보려 노력했다. "아스카는 너무 자연스럽게 하니까.."


"그거야 난 타고났으니 그런거지. 막판에 급조된 머릿수 채우기 같은거랑은 다르다고." 아스카는 골반에 손을 가져다대며 얼굴을 잔뜩 찡그렸다. "너 선정은 어떻게 된거야?"


"그냥, 갑자기 집에 사람이 찾아와서 말해줬어." 그때 자신이 얼마나 겁먹었는지도 기억이 훤했다. 미코와 통화해서, 지금 집에 찾아온 사람들이 정말 네르프 요원들이란걸 확인 받았을때도 믿기가 힘들었었다.


게이코는 상체 부분을 입기 시작하다 거미줄처럼 죄여오는 옷에 거의 묶이다시피됐다. 슈츠 안쪽에는 보호용 안감 비슷한 뭔가가 수놓아져 있었는데 피부에 짝 달라붙어서 더이상 몸을 밀어넣을 수가 없었다. 게이코는 거의 몇분을 허우적대다가 심지어 넘어질 뻔하기도 한 끝에 겨우 팔을 다 집어넣고 어깨 주변에 감는 것에 성공한다.


아스카는 말없이 지켜보다 고개를 저었다. "한심하구나..."


"나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단 말이야..!" 기진맥진한 게이코는 벤치에 걸터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슈츠 앞부분이 또 문제였다. 가슴이 조이거나 씹히거나 기타등등 불편하지 않도록 슈츠를 옮기는데는 또 몇 분이 추가로 걸렸다.


아스카에겐 그저 한심하게 보이는 모양이었다. "그럼 빨리 일어나. 우리 더 늦어지면 위에서 수색팀 보낼거야. 입는법 못배웠어? 훈련때 배운거 없어?"


게이코는 마지막 말은 무시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모든 봉인 부위들이 확실히 처리된걸 확인한 다음, 오른쪽 손목을 눌렀다. 슈츠가 몸을 꽉 쥐자 게이코는 눈을 감고 숨을 들이켰다.


처음 슈츠보다 훨씬 낫잖아. 더 잘맞아!


슈츠를 입는 것이 마무리되고 아스카가 살벌한 눈빛을 보내오자, 게이코는 문으로 걸어갔다. 고무로 된 신발 부분이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고 잘 맞는게, 온 몸에 짝 붙는 옷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유연하고 움직이기 편한게 놀라울 지경이었다. 정말 온 몸 구석구석까지 착 달라 붙는 옷이었다. ...은밀한 부분들까지도. 지금 자신의 뒷모습이 어떨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게이코가 출구까지 도착하자 아스카가 갑자기 걸어나오며 팔을 뻗어 길을 막았다. "좋아. 확실히 해두자고." 아스카가 말했다. "난 네가 싫어. 한번도 좋아한적 없고 이젠 아주 특별히 싫어. 오늘 내가 이 일 하는 것도 순전히 명령 때문이야."


게이코는 불편하게 움츠럭거렸다. "알고 있어. 미안-"


"관심 없어." 아스카는 손을 뻗어 게이코의 뻣뻣한 슈츠 목깃을 붙잡고 끌어당겼다. 잔뜩 커지고 떨리는 갈색 눈동자에 얼음장 같이 파랗고 차가운 눈동자가 얽혔다. "난 용서하는 습관 같은거 없어. 널 용서해줄 이유는 더더욱 없고. 그러니까 미안하다고 사과해봐야 아무 소용 없어.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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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진짜 미안해." 게이코의 목소리는 말이라기보단 훌쩍거리는 것에 가까웠다. "진짜야, 난 이카리군이랑 네가 그런-"


"알겠냐고!" 아스카는 게이코의 멱살을 잡고 앞뒤로 흔들어보였다.


"아-알았어!"


원하는 것을 얻어낸 아스카는 게이코를 놓아주고 몸을 돌려 걸어갔다. 거의 본능적으로 게이코는 손을 들어올려 눈물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켜보지만 잘 되지 않았다.


아스카가 게이코를 도와줄 일은 없을 것이다. 게이코는 이 일을 혼자 헤쳐나가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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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 일러스트)











"변명 들으러온거 아닌데, 마야." 리츠코가 팔짱을 꼈다. "몇시간 전에 진작에 끝났어야 할 일이야."


"그래도 전압이 너무 높습니다." 어떻게든 해명해보려는 마야였다. "시뮬레이션에서도 겨우 수용치 안인데, 새로 적용한 설정 때문에 오차범위도 아직 정확히 정립되지 않았어요. 실제 상황에서는 선을 넘어버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리츠코는 물러날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정도면 사소한 수준이야. 실험 예정대로 진행해. 일정 차질은 용납할 수 없어."


둘이 논쟁하는 것을 미사토는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 너머로는 두 에반게리온, 2호기와 8호기가 서로를 마주보는 각도로 구속되어 서있었다. 격납고의 수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아 주변 시설은 아직도 상당부분이 급조된 물건들이었다. 기술진들도 작업복 차림으로 주변에서 개미처럼 몰려다니고 있었다.


마야도 이번엔 쉽게 접을 기세가 아니었다. "일정 문제는 이해하지만, 그래도 파일럿들의 안위가 우려됩니다. 전압이 갑자기 치솟기라도 하면..."


"페러데이 케이지가 대부분은 처리해줄거야. LCL이 방벽 역할을 해줄거고. 뭔가 새 논점이 제시되지 않는 이상 이 대화는 끝난걸로 간주하겠어. 그대로 진행해."


그걸로 끝이었다. 더이상 논쟁해봐야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은 마야는 방금 목구멍까지 올라온 반박을 되삼키고 의자에 풀썩 주저앉았다.


기초적인 싱크로 테스트와는 달리 가상 훈련은 더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지금 미사토와 리츠코, 마야 세 명 외에도 주변의 콘솔과 관측 기구들에 기술진과 조종 요원들이 여럿 붙어 있었다. 중앙의 메인 터미널에는 휴우가와 아오바가 자리잡고 있었다. 양 측면에 배치된 모니터가 각각의 엔트리 플러그 내부를 비추고 있었다. 오른쪽에는 자신만만한 아스카가, 왼쪽에는 당장이라도 토할 것 같은 얼굴의 게이코가 떠있었다.


불쌍해, 라고 미사토는 생각했다. 이 일 자체에 거부감과 죄책감이 있었던 것에 더해, 저번 테스트에서 게이코가 8호기를 제대로 걷게 만들지도 못했다는 것 때문에 미사토는 이 테스트가 정말 일정대로 밀고 가야 하는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 어째선지 리츠코는 그런 애한테 전투 시뮬레이션을, 그것도 아스카를 상대로 시키고 있었다. 게이코는 지금 파일럿 1주일차도 안된 상태다. 무슨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든간에 아스카가 바람 한번만 훅 불면 게이코는 끝이었다.


물론 미사토 자신의 책임도 크다는 사실은 인정해야했다. 파일럿들에게 휴식 기간을 주자는건 미사토의 발상이었고, 8호기의 작업 기간이 필요했던 리츠코도 거기 동의했던 것이다. 8호기의 작업을 하면서 2호기와 초호기의 테스팅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할 인력은 없었기도 했다. 그래서 모두에게 좋을 일일거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의도치않게 게이코를 더한 나락으로 밀어넣은 모양이었다. 이제 게이코는 훈련 일정이 그만큼 더 빡빡해졌고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것을 소화해야했다.


"파일럿 모두 준비 완료됐습니다." 아오바가 보고했다.


리츠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뮬레이션 시스템에 플러그 연결해. 신경 연결 활성화. A-10 싱크로 안정화시키고."


"주 연결 시작했습니다, 신경 연결 완료."


"휴우가, 2호기 상태는 어때요?" 방금 보고한 휴우가에게 물어보는 마야였다.


휴우가가 재빨리 확인에 들어갔다. "전 시스템 문제 없음. 생체 신호 안정적. 신경 연결도 문제 없고, 싱크로율은 55.5% 고정."


"8호기는요?"


이번엔 아오바가 대답했다. "시스템 양호. 신경 연결이 살짝 불안해. 상층부에 파장 불안이 있어. 싱크로율은 21.6%" 아오바는 리츠코쪽으로 몸을 돌렸다. "박사님, 파일럿의 심전도가 거의 한계치입니다."


"긴장한거야." 마야가 중얼거렸다.


겁에 질린쪽에 가깝겠지, 라고 미사토는 생각했다. 차마 입으로는 옮길 수 없는 생각이었다.


"그건 좋지 않은데." 리츠코의 목소리가 차가웠다. "파일럿 양쪽 다 통신채널 열고 시뮬레이션도 동시에 연결해. 마기 그래픽 시스템 시작하고 모든 정보 에바 주 시스템에 송신."


"로딩 중입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진 미사토는 리츠코에게 다가섰다. 조용히. 주변에서는 의견충돌을 짐작하기 힘들게. "왜 꼭 이렇게 해야하는지 다시 설명해봐. 이것보다 더 쉬운 시나리오들도 있잖아."


리츠코는 얼굴을 찌푸렸다. "신지군 처음 왔을때 우리가 제일 먼저 시킨 일이 뭐였지?"


"전투에 내보냈지." 불만스러운 어조로 대답하는 미사토였다. 당연히 기억하고 있는 일이었다.


"신지군은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놀라운 기술과 재능을 선보였어. 아마 우리 파일럿 중에 제일 선천적으로 재능을 타고난게 그일거야. 하지만 통상적인 훈련 과정을 통했다면 지금의 능력을 개화시켰을 가능성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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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토가 의심했던 바로 그런 종류의 발상이었다. 미사토는 전혀 동의할 수 없었다. 게이코는 신지와 달랐다. 신지와 초호기 사이의 유대에는 다른 파일럿들이 흉내내지 못하는 특이한 무언가가 있었다.


"그렇다고 진짜 위험한 일 시키는 것도 아니잖아." 리츠코가 말을 덧붙이는걸 보니 아마 얼굴에도 그대로 드러났을 것이다.


미사토는 관측창 너머로 시선을 돌렸다. 2호기와 8호기는 자리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게 거의 평화롭게까지 보였다. "그래, 가상의 위험이지."


"왜 그렇게 불만이 많아?" 그건 불평 같은게 아니었다. 아카기 리츠코는 불평하는 일이 없었다. 관찰하고 묘사할뿐. "난 아주 현실적으로 행동하고 있어. 둘을 그대로 밖에 내보내서 싸우게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단거 잊지 마. 이쪽이 훨씬 안전하고 값싸니까 만족해둬."


"돈만 따지면 그렇겠지. 난 사람도 생각하거든." 몸을 돌려, 관측실을 둘러보고 미사토는 빈 의자를 찾아 앉았다. 리츠코는 창가에 남아 주머니에 손을 꽂고 서있었다.


"그래, 넌 사람 생각은 할지도 몰라." 리츠코가 중얼거렸다. "결과에 신경을 안써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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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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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두개쯤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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