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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팬픽] 번역/ 에반게리온 제노사이드 15-27

ㅇㅇ(14.6) 2022.02.27 23:14:21
조회 389 추천 16 댓글 2
														

어제꺼가 감질나게 짧아서 오늘도 제노사이드 한개 더


오늘도 그림이 많아서 그렇지 텍스트는 사실 조따 많고 그렇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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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6화)








"개자식들," 미사토는 전화를 끊고 엘리베이터의 차가운 금속 벽에 기대며 중얼거렸다. 엘리베이터는 작았다. 시설 관리용인 것을 감안해도 작은 한평짜리 금속 상자였다. 앞에서는 층계 표시기가 딸깍거리며 이 엘리베이터가 지하로 내려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사토는 뱃속이 척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협상하자고? 오늘 그런 짓을 해놓고 협상이 가능하다고 자위대는 생각하는걸까? 미사토 자신의 생명은 물론 미사토에게 소중한 사람들의 목숨까지 위험에 빠트리면서 얻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전략자위대는 이미 자신들이 아이들을 상대로 살의를 품고 있는걸 증명해보였지 않은가. 뭘 믿고 협상에 응하란 말인가? 놈들이 원하는대로 해줬다가 배신당하고 모조리 처형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느냔 말이다.


미사토는 이를 악물고 또 욕을 중얼거렸다. 자신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이 상황이 너무나 싫었다. 여태껏 미사토를 기만하고 이용해왔으면서 이제는 미사토가 책임지고 결정하란 것이다. 미사토 위에는 아직 후유츠키가 있었다. 이카리 겐도의 부재하에서 네르프 요원들의 안위를 보장하는 것은 후유츠키의 책임이다. 미사토는 아스카와 신지를 챙기는 것만으로 충분히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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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와 신지의 안전을 위해선, 두 아이의 생명을 노렸던 조직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트려 놓는게 맞았다. 후우카를 따라가면 안전할 것이다. 새 삶을 살아갈 기회를 얻을 것이다.


만약, 만약 아이들이 이곳에 남는다면.. 아니, 미사토가 여기 남는다면...


갑작스런 깨달음에 미사토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전략자위대는 아이들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언급이 없었다. 저들이 원한 것은 미사토 하나뿐이었다.


미사토는 고개를 젖혀 뒤통수를 벽에 대고 눈을 감았다. 15년 전, 남극에서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목숨을 버렸던 순간이 떠올랐다. 이젠 아버지의 얼굴도 기억나지 않았지만 온 몸이 피에 젖어 있었던 것은 기억났다. 해치를 닫고 미사토를 보내는 동안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딱히 말하지 않아도 미사토가 언젠가는 그 이유를 이해할거라 생각한 것이리라. 그리고, 미사토는, 이제 이해했다.


자식을 보내주는 일만큼 부모에게 힘든 일은 없었다. 평소 그렇게 냉담해 보였던 미사토의 아버지조차도 미사토를 위해서는 목숨을 바칠만큼 미사토를 사랑했고, 결국에는 그 결정을 내려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리고 그때, 아버지는 미사토를 보내줬다.


엘리베이터 문이 철컥 열려 미사토의 상념을 깼다. 엘리베이터가 멈춘 것도, 층계 표시기가 0에 도달한 것도 미사토는 전부 모르고 있었다. 


깊게 숨을 들이쉬고, 미사토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은 다음 힘겨운 동작으로 벽에서 떨어졌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마자 지글거리는 열기의 벽이 훅 끼쳐왔다. 무거운 공기에는 이곳 전체가 한번 불타오르기라도 한 듯 연기 냄새가 자욱했다. 앞으로 쭉 뻗어 있는 새카만 복도는 이런 곳에 으레 켜져 있기 마련인 비상등조차 없었다. 미사토는 손으로 코를 막고 복도 끝의 문으로 향했다. 다행히 문은 아직 작동했다. 카지의 옛 신분증을 읽히자 전자 잠금장치가 해제됐다.


미사토는 신중하게, 벽을 등지고 전방엔 총구를 향한 채로 전진했다.


그렇게 들어선 동굴은 정말 악몽 같은 광경이었다.


급히 숨을 들이키며 미사토는 토가 올라오려는 것을 억눌렀다. 강철 가면을 쓰고 십자가에 못박혀 있는 퉁퉁한 괴물은 예전에 봤으니 큰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은, 거기에 더해, 난자당한 거대한 시체들이 사방에 즐비하게 널려 있었다. 피바다에 떠있는 작은 섬처럼 팔과 잘려나간 살덩이들이 LCL의 바다에 흩어져 있었다. 갈색 살덩이들에 드문드문 달려 있는 하얀 장갑판들 덕에 저것이 에바 시리즈의 마지막 잔해임을 알 수 있었다. 거대한 시체 하나가 갈기갈기 찢겨나간 살점 곳곳에 부러진 뼈가 툭 튀어나온 모습으로 전방의 콘크리트 플랫폼 위에 쓰러져 피의 웅덩이를 만들어놓고 있었다.


그 바로 너머에선 초호기가 이젠 거의 알아볼 수 없는 형태의 2호기를 껴안고, 밖으로 노출된 코어를 맞대고 있었다.


초호기와 2호기의 모습을 본 미사토는 가슴이 철렁했다. 에바 기체들은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두 기체 주변의 공기가 출렁이고 밑의 LCL로부터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2호기의 몸에는 붉은 기운은 거의 눈씻고 찾아봐도 없을 지경이었고 그 살점은 괴사한 상처를 연상시키는 검은색으로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머리도 눈 네개 중 오직 하나만이 멀쩡하게 붙어 있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코어 역시 찌그러져 있고, 초호기의 코어와 맞닿은 곳에 마치 용접한 것처럼 일부분이 녹아 붙어 있는 모습이었다.


사방에서 끔찍한 악취가 풍겨왔다. 연기, 타버린 살점, 죽음의 썩은 악취가 뒤섞였다.


너무나 압도적인 광경이었기에, 미사토는 플랫폼 가장자리에 서있는 창백한 나신의 소녀를 지금에서야 발견했다.


"레이!" 미사토는 총을 내리고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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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토가 레이의 곁에 도착함과 동시에 레이가 고개를 돌려왔다. 평소처럼 무표정한 그 얼굴은 이게 레이임을 감안하고도 놀라울만큼 차분했다.


"어떻게 된거야?" 미사토는 어조를 억누르려 애쓰며 물었다. 곧 레이가 벌거벗고 있다는 사실을 미사토는 깨달았다. "옷은 어디 갔니?"


"불이 났어요."


미사토는 지금 레이를 붙잡고 흔들어야 하는 상황인지 아님 포옹해줘야하는 상황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결국엔 둘 다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어디 다쳤어?"


레이는 고개를 저었다. 그 외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니요. 전 괜찮아요. 전....."


살짝 안도감이 들었다. "사령관은 어딨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전.. 실패했어요." 레이의 시선이 머리 위에서 굳어 있는 두 에바를 향해 흘러갔다. 붉은 두 눈에 미사토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전 이해해보려고 시도 했는데. 실패했어요. 모두 저 때문에 죽은거에요."


그 말과, 그 말이 전달된 차분한 방식이 미사토의 가슴에 깊디 깊은 상처를 남겼다. 지금 느껴지는, 갑자기 가슴 속 모든 것이 씻겨나가는 것 같은 감각에는 무슨 수를 써도 대비할 방법이 없었으리라. 그럴 가능성도 미리 고려해봤다거나, 아니, 두 아이가 군대를 상대하는 상황이면 그쪽이 더 개연성이 높을거라고 이미 생각했던 것은 조금도 상관이 없었다. 조금도, 미사토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초호기와 2호기의 처참한 유해를 바라보는 미사토의 눈에 눈물이 차올라 세상이 뿌얘졌다. 어깨가 움츠러들고 한숨이 흘러나와 가슴 속에 크나큰 상실감만을 남겼다. 미사토는 눈물이 흐르게 냅뒀다. 굳이 연기를 할 의미도 이젠 없었으니까.


어둠과 침묵 속에선 시간도 함께 멈춰버리는 것 같았다. 어떤 움직임도, 어떤 생명의 흔적도 이곳엔 없었다.


갑자기, 레이가 생각지도 못했던 부드러움으로 손을 잡아왔다. 


미사토는 고개를 숙이고... 레이가 미소 짓고 있는걸 발견했다.


"믿음을 가지세요." 레이가 말했다. "다들 잘 할거에요."


미사토는 당황하고,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했다. 레이는 이 상황이 대수롭지 않은걸까? 아스카와 잘 지내지 못한건 안다. 그래도, 신지는? 최근에 둘은 남매 같은 모습이었다. 최소한 신지를 잃은 것에는 반응이 있을법한데. 이 상황에 무슨 믿음 타령이란 말인가.


"레이..."


미사토는 고개를 젓기 시작했다. 레이가 손을 꼭 쥐어왔다. 그러곤 다음 순간 풍덩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미사토는 본능적으로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몸을 돌리고, 레이를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나서며 플랫폼 경계의 LCL 수면에 총을 겨눴다. 


에반게리온들은 여전히 포옹한 모습 그대로, 마치 함께 죽음을 맞은 연인처럼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굳어 있었다. 그 주변에는 어둑한 조명 때문에 몸을 숨기기 딱 좋은 그림자가 곳곳에 져 있었다. 미사토는 어떤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을 기세로 대기했다.


움직임 같은건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기다려." 잠깐의 기다림 끝에 미사토는 레이에게 그렇게 말하고, 조심스럽게 플랫폼 가장자리로 향했다. 한 손으로는 총을, 한 손으로는 좀 더 깔끔한 시야를 위해 눈을 비비는 미사토였다.


플랫폼 가장자리를 따라 노란색과 검은색 사선이 교차되는 경고 표지가 그려져 있었다. 페인트 칠해진 표면이 안쪽의 콘크리트보다 더 미끄러워 발을 조심스럽게 내딛어야 했다. 고개를 쭉 빼고 미사토는 LCL 수면을 둘러봤다. 주황빛 수정처럼 빛나는 평평한 수면엔 군데군데 솟아 있는 양산형기의 잘린 팔다리, 허공을 움켜쥐고 있는 손아귀들, 이빨을 쭉 드러낸채 뇌수와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박살난 머리들을 제외하면 어떤 기복도 없었다. 바다에는 오직 죽음만이 가득했다.


다시 한번 들려온 첨벙 소리는 이번엔 훨씬 가까운 곳이었다.


미사토는 고개를 휙 돌렸다. 한쪽 구석에 LCL 수면으로 내려가는 시설관리용 사다리가 보였다. 맨 아래쪽 받침판에는 반쯤 가라앉은 고무 보트가 묶여 있었고, 손 하나가 뻗어 나와 사다리를 붙잡고 있었다.


그 손 옆에는, 미사토가 절대 못알아볼 일이 없을 푹 젖은 적금발 뭉치가 떠있었다. 미사토는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와버릴 것 같았다.


"아스카!"


극도의 흥분 속에 미사토는 총을 내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전속력으로 사다리 앞에 도착해 주우욱 미끄러진 미사토는 금속 난간을 붙잡고 얼른 몇걸음 내려가 손을 붙잡았다. 쥐어오는 힘이 없었다. 이를 악물고 미사토는 온 힘을 다해 손을 끌어당겼다.


LCL에서 아스카의 벌거벗은 몸이 끌려나오고, 곧 축 늘어지고 똑같이 벌거벗은 신지의 몸이 따라왔다. 아스카가 한 팔을 신지의 가슴에 두르고 온 힘을 다해 끌어안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무색하게 곧 신지의 몸이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아스카, 사다리 잡아." 미사토가 끙끙거리며 말했다. "둘 다 끌어올릴순 없어."


아스카는 도리도리 고개만 저었다.


잠시 후 레이가 옆에 도달해 아스카의 손을 붙잡았다. 미사토는 얼른 아스카의 손을 놓고, LCL이 가슴팍을 적실때까지 몇 칸 더 내려가 신지의 팔을 자기 어깨에 둘렀다. 몸이 좀 차가워 걱정되긴 했지만 최소한 생각했던 것만큼 무겁진 않았다.


"내가 잡았어." 미사토가 그렇게 말하자 신지의 몸을 붙잡고 있던 아스카의 팔에서 힘이 빠져나가는게 느껴졌다. 레이가 힘겸게 아스카를 끌어올리는 동안, 미사토는 신지를 데리고 올라와 아스카의 옆에 뉘었다. 둘의 주변에 LCL 웅덩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가쁜 숨을 내쉬며 미사토는 신지의 곁에 무릎 꿇고, 축축한 어깨를 붙잡아 등이 바닥에 닿게 돌아눕혔다. 눈을 뜨지 않고 다른 반응도 딱히 없었다.


미사토는 손가락으로 맥박을 확인하며 신지의 입에 귀를 갖다대 호흡 소리를 들어봤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한번도 실전에 써볼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던 훈련을 떠올리며 미사토는 신지의 가슴에 손바닥을 얹고, 팔을 곧게 뻗은 다음 힘껏 내리눌렀다. 신지가 재채기를 하며 입에서 LCL을 뱉어냈다. 미사토는 다시 귀를 갖다대봤다.


아주 희미했지만 그래도 숨소리가 들렸다.


약간이나마 안도감을 느끼며 미사토는 몸을 펴고 아스카쪽을 돌아봤다. 아스카는 근처에 엎드려 있고 맨 몸에 머리카락이 주황색 담요처럼 붙어 있었다.


그 옆에 넋놓고 서있던 레이를 향해 미사토는 손짓해보였다.


레이가 그것을 보고 아스카의 곁에 무릎을 꿇었지만 손을 내밀자마자 아스카는 레이를 밀어내고, 재채기를 하며 LCL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레이가 아스카의 어깨를 붙잡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며 옆으로 돌아눕게 도와줬다. 잠시 아스카는 그렇게 누워, 한때 자신이 그렇게 괴롭혔던 소녀를 올려다봤다. 그 얼굴에 약간의 후회 비슷한 것이 잠시 떠올랐다가, 눈이 뒤로 돌아가며 의식을 잃었다.


"레이?" 미사토는 다시 걱정이 차오르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스카 좀 어때? 숨 쉬고 있어?"


레이는 의식을 잃은 아스카를 거의 경외감에 가까운 태도로 조심스럽게 다루며 맥박과 호흡을 확인해봤다.


"네."


미사토쪽에서도 아스카의 가슴이 조금씩 움직이는건 보였다. 지금은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내부의 부상이나 오염 여부 같은 것을 확인할 수단이 없는 지금 딱히 미사토와 레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미사토는 신지를 돌아봤다. 눈은 아직 감은 채로 가슴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고 있었다. LCL에 젖은 앞머리가 이마에 착 붙어 있었다. 미사토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앞머리를 옆으로 치워줬다.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감정이 쏟아져들어왔다. 뒤로 물러나 앉으며 미사토는 또 치솟으려는 눈물을 억눌렀다. 지금 와서 운다고 누구에게 도움이 될 것도 아니었고, 레이도 보고 있었으니까. 평정심을 유지해야했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생각을 해야한다.


"카츠라기 소령님." 레이가 속삭였다. "괜찮으세요?"


미사토는 고개를 들어 최대한 차분히 레이의 시선을 받아냈다. "...모르겠어."


레이는 잠시 말이 없었다. 어쩌면 미사토의 말이 이걸로 끝이 아닐거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자신을 먼저 치유하기 전엔 남도 치유할 수 없어요."


"그게 무슨 소리야?" 미사토는 내뱉듯이 말하고 나서야 자기 어조가 얼마나 화난 투였는지 뒤늦게 깨달았다. 미사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속삭이는 것처럼 작은 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 아이들을 치유해주겠단게 아니야. 나한테 그런 능력이 없는건 나부터가 잘 아니까. 보호해주고 싶을 뿐이야. 그런 일은 말만으론 부족하고. 나름 계획도 있었는데, 그 계획대로 하려면 내게 의존하는 다른 모든 사람을 내버려야해. 어떤 선택을 하든 누군가는 배신하게 될거라고."


"그런건 언제나 불가피한 일이에요.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선택하는 것 뿐." 레이는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두 아이에게 고개를 돌렸다. "우린 이미 선택했어요."


그 말이 옳다는걸 미사토는 깨달았다. 아스카와 신지는 자신들의 몫을 해줬다. 이제 미사토가 선택을 할 차례였다. 미사토 자신의 선택이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을 위해서 하는 선택이다. 나중에 미사토를 불평하고 원망하더라도 최소한 살아서 불평하고 원망할 기회는 있을 것이다. 안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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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L 때문에 미끄러운 손가락을 주머니에 넣어, 미사토는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잠시 화면을 주시하며, 혹시 카지가 그때 마지막 전화를 걸었을때 받았던 느낌이 이런걸까 하고 생각해본다. 집에 혼자 있을때 수천번은 돌려본 그 말들이 생각났따.


앞으로 나아가라고.


그러니, 미사토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뒤에 남겨진 자들이 자신을 용서해주기만을 기도하며.


미사토는 핸드폰을 귀에 가져다 댔다. 단 한 번 가는 신호가 영원처럼 느껴졌다. 그러곤, 후우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에요." 미사토의 목소리는 자기 스스로도 놀랄만큼 크고 또렷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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