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리버스가 발매된지도 시간이 흘렀고 많은 사람이 엔딩을 봤으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엔딩에 대한 무수한 해석을 내놨음

일단 나는 가장 주류라고 할만한 '운명의 문을 넘은 클라우드가 에어리스가 살아있는 세계를 탄생시켰고, 현재 클라우드는 두 세계를 동시에 보고 있다'라는 해석을 지지하는 쪽임. 일단 최소 '에이리스가 죽은 세계'와 '에어리스를 살린 세계'가 현시점에서 섞여있다는 건 분명하다고 봄

솔직히 여기서 엔딩에 대해 더 참신하거나 그럴듯한 해석을 내놓는 건 무리일 것 같고, 내가 주목한 건 현재 세계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가?를 일단 고찰해봤음

우선 잭스와 빅스가 살아있고, 클라우드가 환상적인 트롤링 쇼를 벌인 뒤 가게 된 세계부터 생각해봤음

(어떤 사람은 이 세계도 서로 다른 세계가 아니냐고 하는 데 클라우드가 이전부터 이 쪽 세계의 상황을 종종 보는 연출을 고려해 같은 세계라고 보기로 했어)

일단 에어리스 본인이 자신의 꿈속 세계라고 밝힌 이상 나는 이 세계가 에어리스에 의해 탄생한 세계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음. 내 모든 고찰은 일단 이 전제를 기본으로 깔고 진행되기 때문에 이것을 부정한다면 뒤에 있을 모든 고찰은 다 소용없기 때문에 조용히 뒤로가기 누르면 됨

하지만 그렇다면 이 세계는 언제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던 거지? 라고 물으면 나는 당연히 리메이크 때 주인공 일행들이 운명의 문을 넘었을 때 탄생했다고 생각함

일단 현재 동서양 가리지 않고 공통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주류 의견이 운명의 문을 넘었을 때 새로운 세계가 탄생한다는 건데, 난 여기서 그 세계가 운명의 문을 넘은 당사자의 소망을 투영한 형태로 탄생하는 방식이라고 보고 있음

리메이크 엔딩에서 잭스가 살아서 미드가르로 복귀하는 세계가 탄생한 건 에어리스의 소망(꿈)이 반영된 결과라는 거지. 그렇기 때문에 에어리스가 그 세계를 내 꿈속 세계라고 밝힌 거고

이러면 분명 나를 '에어리스가 진짜 좋아하고 있는 건 잭스다'라고 주장하려는 대깨티라고 욕하는 사람들 있을 텐데, 나도 에어리스가 진짜 좋아하는 건 클라우드라고 당연히 생각함. 하지만 그렇다고 에어리스가 더 이상 잭스는 신경도 쓰지 않는 것도 이상하잖아;; 이 당시 에어리스는 미래의 기억을 가지고 있어도 돌아오지 않는 잭스를 걱정하고 그리워하고 있는 마음도 지니고 있던 미드가르 당시인데 그 무의식적 생각이 반영된 게 아닐까 싶을 뿐

하지만 리메이크 당시 운명의 문을 넘은 건 모든 동료들인 데 어째서 탄생한 세계는 에어리스의 소망이 반영된 세계뿐이냐? 라고 묻는다면 단순히 에어리스의 꿈의 세계만 게임에서 보여준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운명을 넘은 뒤에도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특별한 소질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음

이걸 후자라고 가정하면 그 특별한 소질이란 두말할 것도 없이 고대종 세트라의 혈통임. 원래부터 라이프스트림과 소통하며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었던 세트라 일족의 후예인 에어리스라면 운명의 문을 넘음으로써 그런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음

하지만 그렇다면 위에서 클라우드과 운명을 문을 넘고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킨 것은 뭐냐? 고 물을 텐데 이런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특별한 존재가 하나 더 있다고 보면 됨. 바로 제노바임

(이미 리메이크에서 두통을 겪으며 미래의 일을 봤던 클라우드)

이미 이번 리버스에서 세피로스는 세계들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세계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음. 이 모든 게 가능한 이유는 사실상 제노바 세포 덕분이라고 추측해. 리메이크 세계관에 와서 제노바의 능력이 버프받은 거지

그렇기 때문에 그 제노바의 세포를 이식받은 다른 솔져들도 세피로스와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음. 위에서 클라우드가 리메이크 시점부터 이미 미래의 일을 볼 수 있었던 것만 해도 원작과 달리 제노바 세포에 의해 뭔가 더 특별한 힘이 생긴 거라고 해석할 수 있음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클라우드가 에어리스를 죽이려는 세피로스를 막으려는 순간 손에 무지개색 빛이 발생한다)

(세피로스의 칼을 튕겨내는 순간에도 동일. 이렇게 무지개빛이 발생한 이후 에어리스가 살아남은 세계가 탄생)

(잭스가 호조 박사를 ㅈ쳐서 클라우드를 구해내겠다고 선택한 순간 발생한 무지개빛. 이 순간 새로운 세계가 탄생했을 것이라고 추정)

(잭스가 빅스를 말리러 가는 선택을 했을 때도 새로운 세계가 발생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감자칩 봉지. 잭스의 선택에 따라 다른 세계가 만들어진다)

위의 장면들을 봤을 때 나는 현재 제노바의 세포를 이식받은 솔져들도 의지만 충분하다면 운명의 문을 넘어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보고 있고, 그랬을 때 나타나는 게 위의 무지개빛들이라고 생각함. 다만 잭스가 운명의 문을 넘은 듯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은 게 맘에 걸리지만...

(일단 에어리스가 살아있는 세계를 만들어낸 건 클라우드가 해낸 게 맞다는 걸 증명하는 세피로스의 말. 자신처럼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키고 그 세계로부터 건너온 것으로 보이는 에어리스와 공투하며 자신에게 맞서는 클라우드를 보며 널 얕잡아 봤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것도 연기라면 할 말이 없지만)

아무튼 이렇게 고대종 세트라와 제노바, 세트라의 후예인 에어리스와 제노바의 자식인 세피로스, 그리고 제노바 세포를 이식받은 솔져들은 운명의 문을 넘음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게 내 엔딩 고찰의 핵심임

그리고 이제 세피로스의 목적에 대해서 고찰해보려고 하는데, 솔직히 이번 리버스에서 세피로스가 대놓고 밝혀서 많이 고찰할 게 없었음

그냥 대놓고 원작에서 본인 부활을 위해 리유니온 했던 걸 넘어 세계 단위로 리유니온해서 완전한 승리를 쟁취해내는 게 목적임

여기서 세계의 리유니온이란 게 뭔지 밝혀지는 게 3편의 내용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세계를 수없이 나누어 수많은 세계를 창조해 여러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낸 뒤, 그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것들만 가져와서 재통합(리유니온)하는 것'이라고 생각함. 이게 리유니온이라는 단어의 뜻에 그대로 부합하기도 하고

근데 이러면 결과적으로 클라우드와 잭스가 여러 세계를 만들어낸 게 세피로스한테 도움이 되는 일일 수도. 일단 3편이 나오면 명확해지겠지

그래도 여러 세계를 다시 통합하는 게 목적이라는 것 만큼은 모두 같은 의견일 거라고 생각해

아무튼 이런 목적을 가진 세피로스에게 맞서는 방법은 이미 리버스 최종전에서 보여줬지

마지막에 에어리스와 함께 싸운 것 자체가 세피로스에게 맞서는 해법이라는 거임

세피로스와 같은 힘을 가질 재능이 있는 클라우드가 세피로스 처럼 죽은 자들이 살아있는 세계에서 그들을 불러와 함께 싸우는 것

그리고 마지막에 그들 모두가 살아있는 세계를 만들어 재회(리유니온)하는 것

이게 현재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리메이크 3부작 결말 예상이기도 하고

나도 상상만 해도 뽕이 차오르는 것 같고 가장 그럴듯하게 느껴지긴 함

하지만 이게 옳은 걸까?

이게 맞다면 클라우드는 결과가 다를지라도 아무튼 세피로스와 똑같은 짓을 저지르는 건데?

물론 세피로스는 본인 혼자 잘 살자고 일을 저지르는 거고, 클라우드는 억울하게 죽은 친구와 동료들을 되살리는 거니 둘을 동일선상에 놓는 건 억울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게 맞는 걸까? 최종보스가 하려던 행위를 주인공에게 유리한 결과로만 바꿔서 거의 그대로 실행하는 이 결말이?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나는 다른 관점에서 이 문제를 고찰해봐야 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세피로스가 세계를 창조하고 나누고 섞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는지를 생각해봤음

단순히 그걸로 나쁜 짓 하려는 거니까 문제인 걸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그냥 그 행위 자체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은 없는지를

그렇게 생각해보니까 한 가지 가설이 떠올랐고, 리메이크의 내용부터 찬찬히 훑어보니까 분명 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어

바로 마황, 라이프스트림이란 자원은 유한하다는 문제가 있었지. 이게 왜 문제인지 이제부터 천천히 설명해볼게

리메이크에서 클라우드 일행이 아발란치로 활동하면서 가장 강조됐던 게 마황을 쓰는 것은 별의 수명을 줄이는 일이라는 거였잖아?

그런데 이번 리버스에서 세피로스는 우리의 별은 무수한 세계를 가지고 있고, 그 세계들은 어떤 것은 오래 지속되고 어떤 것은 금방 사라지면, 사라진 세계는 별로 돌아가 별의 생명을 이어준다고 말했음. 즉, 별 하나에 무수한 평행세계가 이어져 있는 거지. 그리고 파판7에서 별이란 사실상 라이프스트림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나는 생각하거든?

즉, 평행세계마다 각자의 라이프스트림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평행세계가 하나의 라이프스트림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는 게 옳다고 생각함. 여러 세계가 만들어지고 사라지면서 라이프스트림이 순환하고 있는 거지. 즉 라이프스트림의 순환 속에서 여러 세계가 존재하고 있는 거임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본래 라이프스트림의 순환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의지로 인해 갑자기 평행세계가 탄생하면 어떻게 될까?

그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갑자기 라이프스트림이 부자연스럽게 소비되면서 세계의 순환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내가 이 가설을 떠올리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에어리스의 백 마테리아 때문이였음

리버스에 존재하는 의문 중 하나는 에어리스의 백 마테리아가 갑자기 왜 힘을 잃고 투명해졌을까지. 내가 기억하는 게 맞다면 이게 마지막까지 제대로 설명 안 됐잖아? 하지만 다행히 클라우드가 에어리스의 꿈의 세계로 넘어가 그곳에서 에어리스에게 백 마테리아를 받고 돌아온 덕분에 당장 홀리를 발동시키는 것에 문제는 없어졌지만. 이러면 에어리스의 꿈의 세계가 존재한 덕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이지

하지만 이게 반대라면 어떨까?

에어리스의 꿈의 세계가 존재하게 되면서 본래 세계의 백 마테리아가 힘을 잃었던 거라면?

위에서 말했듯 내 가설은 모든 평행세계가 하나의 라이프스트림을 공유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함. 그런 상황에서 본래의 세계에서 또 다른 세계가 분기해 탄생하면 어떻게 될까?

우선 본래의 세계의 라이프스트림이 새로운 세계로 빨려나가지 않을까? 그 새로운 세계를 잠시라도 유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마테리아란 원래 라이프스트림을 사람이 쓸 수 있게 가공한 물건이지, 그렇다면 새로운 세계로 라이프스트림이 빨려나가는 과정에서 마테리아도 힘을 잃고 소실되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무엇보다 에어리스가 그 세계를 탄생시킨 주체이기에 우선 그 에어리스로부터 라이프스트림의 힘을 압수해 간다는 건 논리적으로도 말이 되는 것 같잖아?

즉, 리메이크에서 주인공 일행이 운명을 문을 넘었을 때 에어리스의 소망이 반영된 세계가 탄생한 결과, 본래의 세계로부터 새로 탄생한 세계로 라이프스트림이 빨려 넘어가는 과정에서 에어리스의 백 마테리아도 넘어가 버린 거지

그리고 위의 가설이 맞다고 가정했을 때, 본래의 세계로부터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행위는 본래 세계에서 중요한 무언가를 새로운 세계에 빼앗기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음

실제로 클라우드가 에어리스의 세계에서 백 마테리아를 다시 되찾아오지 않았으면, 본래의 세계는 흑 마테리아의 메테오에 맞설 홀리를 발동시킬 수 없기 때문에 멸망이 확정됐을 거고

즉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키는 행위는 본래의 세계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악행이라고 볼 수 있음

세피로스의 목적은 무수한 평행세계를 탄생시키고 그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과정과 결과만 쏙쏙 빼와 재조립하는 리유니온을 통해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머쥐고 완전한 존재로 거듭나는 거라고 위에서 추측했지

하지만 분명 그 과정에서 라이프스트림은 무수하게 탄생한 평행세계를 감당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힘을 잃고 별은 그만큼 수명을 잃어버리게 될 거라고 생각해

물론 리메이크에서 세피로스는 자신의 목적이 세계와 별의 멸망을 막는 것이라고 했지만 이 새끼가 거짓말 하는 게 하루이틀임?

(아니면 자신의 행동이 무슨 결과를 초래할 지 제대로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상황을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는 세피로스의 성향을 생각하면)

그리고 이렇게 되면 주인공 일행과 적대하는 다른 조직인 신라하고 악행의 결이 같아지기에 주제 의식을 좁히기에도 더 효율적일 거야

하지만 이렇게 되면 문제가 결국 클라우드가 탄생시킨 '에어리스가 살아있는 세계'가 마지막에는 소멸해야 한다는 문제에 직면함

하지만 어쩌면 그걸 받아들이고 현실로 살아가는 게 리메이크 3부작의 결론이 아닐까?

원작에서 클라우드가 솔져라는 영웅이 되는 환상속에 갇혀 살았다가 진정한 자신을 되찾은 것처럼

리메이크 3부작에서는 죽은 자들이 살아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그들이 죽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아야만 한다는 결말이 나오지 않을까?

애초에 '에어리스가 살아있는 세계'를 보고 있는 클라우드의 눈에 비친 하늘이 갈라져 있던 것만 봐도 그 세계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기도 함

근데 이러면 또 결국 마지막에는 티파엔딩이라고 주장하려는 대깨티가 에어리스는 죽어야만 한다고 억지를 쓰고 있다고 욕할 사람들 많을 거임

그리고 솔직히 내가 티파를 더 좋아하는 것도 사실임

근데 이건 내가 엔딩과 설정들을 계속 고찰해보다가 도달한 결과일 뿐이고

무엇보다 내가 이 결말을 못 받아들일 거 같음

내가 이렇게 지금까지 써놓고 뭔 개소리를 하냐고 그럴텐데

나도 이 고찰을 끝내고 다시 한 번 내용을 천천히 읽어보니 이대로 결말이 나면 결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음

애초에 클라우드의 손으로 에어리스를 살려낸 듯한 희망을 보여줘고 다음작에서 그걸 부정하고 결국 에어리스를 죽이는 건 에어리스 팬들을 죽이는 행위일 뿐더러

자신의 소망을 투영한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키는 건 본래의 세계에 있어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내 추측은

어떻게 보면 원작이 버젓이 존재하는데 팬들이 마음대로 새로운 세계 창작(2차 창작을 내거나 에어리스 살려내라고 목소리를 내는 것)하는 건 잘못된 짓이라고 제작진이 훈계하는 게 아니냐! 라는 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음

아무튼 에어리스 좋아했던 사람들은 크게 상처받을 엔딩이 될 게 분명해서 이렇게 나오면 안된다고 생각해

근데 이러면 진짜 리메이크 3부작은 어떤 엔딩이 나와야 하는 걸까. 진짜 모두가 만족할 엔딩이 있을까. 진짜 모르겠음

뭔가 마지막에 참 이상한 말만 하다가 끝난 거 같은데, 아무튼 이게 내 고찰이었고, 내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싶거나 반론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댓글 달아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