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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아마노 케이타와 로컬 대전 (1)

와타하시☆하루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28 15: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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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텐도의 게임부 권유를 받기 전의 이야기.]


온라인 게임 스토어의 코멘트를 보던 중, 우연히도 나는 완성도 높은 게임을 발견하였다. 첫 인상은 아이들을 위한 닌텐도 3DS 같았는데 말야. 실제론 코로코로 잡지에서 나온 것처럼 신나는 로봇 격투 게임이었다. 아무튼 대단하단 느낌을 받았다.

스토리도 감동적이고 배틀도 몰입되며, 완벽하게 밸런스된 게임성은 무한한 바리에이션을 열어둔다.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겠는걸… 정확하게 내 취향이잖아. 이런 표지와 정보들을 내가 놓쳤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얼마나 부끄럽고 황당한 일인가. 

뭣보다도 제일 중요한 점은, 현재 내가 모든 게임을 끝내버린 탓에 상당히 지루한 상태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이건 신의 선물이 아닐까.

좋아, 그렇담 내가 할 일은 학교를 마치고 게임 숍을 들리는 것뿐이겠지. 재빨리 지갑을 확인해본다. …문제 없어, 돈도 조금은 남아있어. 아마 충분할 거야. 

좋아하는 새 게임과 마주하는 상상을 해보니, 몸이 흥분으로 떨려왔다. 그런 이후, 나는 제일 신뢰하는 리뷰를 열어서 그 흥분을 진정시키려 했다. 

예상대로 온통 호평 일색이던 리뷰는—

<플롯이 훌륭합니다. …아뇨, 실은 튜토리얼을 마친 순간부터 재미는 최고조예요! 아이템과 스킬을 최대한 활용하세요. 그럼 친구들과 협동 전투 혹은 대전을 로컬로 할 수 있어요. 플레이는 이러면 전부 되거든요. 동시에 이 게임의 최고 매력이라고 생각하고요! 모두 꼭 플레이해보시길!>

—나는 조용히 화면을 닫았다.

방을 나와서 계단을 비틀비틀 내려갔다. 그러고는 오래된 운동화를 신으며 풀려있던 끈을 묶었다. 

“어? 형님? 아직 안 나간거야?”

나보다 늦게 등교하는 중학교 3학년인 남동생은, 내가 아직 나가지 않은 사실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는 힘없이 미소를 지어줬다. …그런 뒤에 “이제 나갈 거야.” 라는 말을 남긴 채, 집을 뒤로 한다.

지각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평소와는 다르게 버스에 탑승. 뒤에 앉은 꼬맹이들이 불편한 시선을 던져댄다.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도, 옆에 앉은 여성은 일부러 기침을 시작했다. 이런 불편한 시간을 10분 동안 나는 최대한 참았다.

그 후, 드디어 바라마지 않던 2층 교실에 도착. 곧바로 힘없이 책상에 축 늘어졌다. 

(왜 버스에 타는 10분이 걸어서 등교하는 25분보다 힘든거야…)

정신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어째선지 육체적으로도 피로가 쌓였다. 평소라면 수업 전에 모바일 게임을 최대한 했겠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무리일 것 같다. 

교실을 멍하니 바라보던 중, 실수로 상큼한 미남 우에하라와 눈이 맞았다. 나는 황급히 고개를 창문 쪽으로 돌렸다.

—다크 서클을 낀 외톨이가 창문에 비친다. 

아마노 케이타, 16세, 고등학교 1학년. 혈액형은 A, 별자리는 게자리다. 집에는 4명이서 사는 중. 그리고… 쓸게 없네. 따져보면 나에 대해 기본적으로 쓸게 없다.

히어로로 선택받지 않았다. 츤데레 소꿉친구나 피가 이어지지 않은 여동생이라든지, 명석한 두뇌나 초능력도 없다. …아, 어쩌면 나는 “상상 속 암살자”로 둔갑했을지도. …그렇지만 무슨 능력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아아, 누가 초능력 배틀에 나를 끌어주지 않을려나. …물론, 내 안전은 보장되야 하고. 동시에 초인적인 능력도 필요하다.)

솔직히, 나는 그냥 굉장히 피곤한, 공상에나 빠진 중2병 쓰레기일 뿐이다. 

나, 아마노 케이타는 고교생 1학년이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무지 신경쓰이는 고민이 있으며, 따져보면 굉장히 흔한 일이리라.

그리고 그건—

(…친구와 대전해야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은 사라져버려야 해—)

—외로움.

러브코미디처럼 학생한테 어울리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 원래라면, 이런 배경은 라이트 노벨의 도입부에서 소개되고, 실제로는 아름다운 반장이나 친구들이 자신을 신경써줘야 한다.

아, 혹시라도 내가 외톨이를 가장한 리얼충이라 생각한다면, 그 생각은 당장 멈추시길. 

여기,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있으니까.


고등학교 1학년 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누구도 나와 1분 이상 대화하지 못했다는 것을. 


덧붙이자면, “학교 밖에서 여친이나 친구가 있다” 같은 진부한 설정도 아니다. 그냥 말 그대로 외톨이. 외톨이인 이유도 그냥 외톨이라서. 친구가 0명이란 사실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선생님이 알아서들 조를 짜라고 하는 순간도 공포스럽다. 혼자가 익숙하다. 쉬는 시간에 교실에 있는 시간은 불편하고, 화장실에 있는게 훨씬 편한게 나다. 

뭐, 가끔씩은 누가 와서 잡다한 걸 물어보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평범함이 한계치에 달한 내 얼굴이 역겹다고 다들 말한다. 이러는 탓에 나는 사람과 대화하는게 더 어렵고, 결과적으로 수상한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는 만큼, 이 이상 사람들한테 반감을 살 수도 없어졌겠지. 

그래도 다행인 점은 행여나 내가 초능력 배틀에 휘말려도 안전하다는 점이다. 심하게 따돌림을 당해서가 아닌, 내가 내 분수를 지독하게도 잘 알고 있어서다. 동시에, 나 자신을 “외톨이 자식”으로 심하게 자학하지도 않고. 그래서 나를 지나가는 사람으로만 다들 여긴다. 

그런 나에게, 게임은 내가 계속 살아가는 이유면서 유일한 흥미다. 그러니까…

(….큭, 로컬 대전 게임 따위 폭발해버려라…!)

아침에 일어난 일을 다시 떠올리곤 침울하게 중얼거렸다. 아니, 살짝 추가하자면. 실은 나랑 게임을 같이 할 만한 사람이 있긴 한데. 

…….

…남동생.

둘이 같은 게임을 산다면, 로컬로 배틀을 벌일 수 있겠지만… 중산층 가정으로서, 형제가 똑같은 게임을 2개씩 산다는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은 용납할 수 없다!

“?”

책상을 실수로 내리쳐서 그런가? 왼쪽에 앉은 여학생이 나를 쳐다봤다. 서둘러 “아무것도 아냐” 하고 내가 말하자마자, 그 여학생은 뭔가에 감탄한 척, 고개를 휙 돌렸다.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상당한 거리감이. …울고 싶다.

아, 아무튼!

물론 2개를 살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형제끼리 각자 다른 포켓몬 버전을 사기도 하니까. 그것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그치만 우리 가족이 굳이 그런 행동을 할 것 같지 않는걸. 나만큼 게임을 좋아하지 않아서 말야. 그냥 “형님이 하는 게임 재밌어 보이네. 나도 한 번 해볼까.” 정도가 전부다. 추가로, 동생은 하던 게임 중 90%를 도중에 관두는게 일상다반사고. 내 세이브 데이터도 몇 번 날려버린 적이 있다. 

요약하면, 동생을 위해서 같은 게임을 산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은 없음. 그만큼 돈이 많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격투 게임이나 협동 콘솔 게임이면 좋아하는 것 같던데.)

온라인 게임도 하는 나에게는 ‘모노’와 ‘노베’가 내 유일한 온라인 상대이다. 

‘모노’랑 나는 대화를 거의 나눈 적이 없는만큼 모바일 게임에서도 크게 가까운 사이는 아니다. 

정신나간 프리 게임 제작자 ‘노베’로 말하자면, 굳건한 신도의 일방적인 소통일 뿐이다. (평가하는게 재밌기도 하고.)

이렇게 차분히 생각하는 동안은, 바깥 세상에서 동떨어진 기분을 받는다. 더 중요한 건…

(어쩐지 행복하달까, 구제불능인 상황인데도 말야…)

아침의 로컬 대전 게임이 아니었다면, 친구가 없다는 사실도 자각하지 못했으리라.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 탓에 창문에는 김이 생겼지만, 곧바로 사라졌다. 

“8번째…맞지?”

나는 학교 수업을 마친 후, 평소처럼 생각에 잠겼다. 

…게임이 출시될 날까지 학교를 얼마나 가야 하는 거지? 외톨이 고교생 게이머의 길은 험난하다. 내가 학교에 계속 올 수 있던 것도 게임 출시일이 불러오는 기대 덕분인데. 

친구 없는 소년이 게임으로 현실도피 중이다. 이런 도피 행위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싫어할지는 모르지만, 내 관점에서는 게임이 내가 현실을 살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노트북와 교과서로 정리되어 들어있는 학교 가방을 메고, 귀가할 준비를 한다.

—그때 갑자기.

“타스쿠, 아케이드에서 놀다 가자!”

“아, 아구리? 왜 여기 있는 거야? 창피하다고…”

활기찬 여학생이 문틈으로 고개만 쏙 내밀고는 학급의 중심, 우에하라 타스쿠를 불렀다. 

그의 친구들이 가볍게 놀려대며, 우에하라는 그 여학생—여자친구와 새빨개진 얼굴로 떠났다. 

나도 뒷문으로 나가 우에하라에게 이목이 집중된 사이에 2층 교실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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