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남들보다 훨씬 오래 살겠지?"

"몇 천 년은 살겠지."

"그러면 우리 주변에 있는 생명체들은, 전부 우리보다 먼저 죽겠네?"
가을은 봄의 대답을 기다렸다.

잠시 고민하던 봄은 가을의 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살다보면 누군과 만나고, 관계가 깊어지고, 그러다보면 반드시 이별하는  날이  오겠지."

"안 할수도 있지 않을까?"

"이별이 없으면 만남이 의미가 없어지는거야. 이별을 피할 수는 없어."

"상처입지 않으려면 아예 멀어지기전에 거리를 두는건 어떨까?"

"마음에 오랫동안 남아 자꾸 상처를 입히는건 이별 그 자체가 아니야."

"그럼?"

"후회야. 후회는 상처를 넘어 마음에 장애를 남겨. 과거는 돌이킬 수 없으니까 마음 한켠에 사무친 후회는 사라지지 않아."

가을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물었다.

"그럼 후회는 어떻게 해야 생기지 않는건데?"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는거지. 솜사탕만큼 부드럽고 불꽃놀이보다 찬란하게."

"아직 잘 모르겠어..."

"천천히 알아도 괜찮아. 우리들한테는 시간이 아주, 아주 많이 있으니까."

가을은 방금의 대화를 가슴속에 세겼다.
영원히 잊혀지지 않도록.





깐부드립 자제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