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훈은 일이 잘못 되리라는 것을 짐작했다. 

"서...선조님을 생각했습니다..! 아 사랑하는 소해.. 그대의 이름을 감히 부르지 못하는 나를 용서하시오..!!"

그제서야 금진조는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며 윗옷을 벗고 전명훈의 턱을 끌어 당기며 다시금 물었다. 

"어느 선조를 생각했지? 이름을 말해..!"

코끝을 간지럽히는 금진조의 향기.. 그러나 이것은 달콤한 독과 같음을 일리단을 알고 있었다. 

허리를 숙인 금진조의 가슴팍이 슬며시 늘어지며 탱탱한 젖과 젖꼭지를 비춘다. 

전명훈은 다시 한번 눈을 질끔 감으며 외쳤다. 

"그...금진조님을 생각했습니다..!"

소해에 대한 죄책감이 전명훈을 엄습해온다. 그러나 소해는 죽었다. 새까맣게 타버렸다. 그녀의 생김새. 향기. 이젠 기억조차 하기 힘들다. 눈 앞에서 흔들리는 금진조의 새하얀 젖통을 보며 일리단은 저 젖꼭지는 분명 소금맛이 날거라며 마음을 다잡는다.

철컥. 툭... 난데 없이 공동에 울려퍼지는 둔탁음. 눈을 뜬 전명훈 앞엔 하늘하늘한 속옷만 입은 금진조가 서있었다. 빛 한점 없는 지하감옥이지만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저 피부. 소해와 같은 하얀색 피부. 저 젖꼭지. 소해와 같은 검은색 꼭지. 저 보지. 소해와 같은 검은색 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