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돌아온 몬스터버스 후기 시리즈, 이번 차례는 바로 최고의 괴수 디자인과 최악의 인간 파트를 자랑하는 희대의 논란작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


1.좋았던 점


이 영화의 최고 장점은 고붕이들이 다 알고있듯 원작의 이미지를 세련되면서도 멋있는 이미지로 적절하게 각색한 괴수 디자인일 것임.

고질라는 14년작보다 더 벌크업을 해서 근육돼지 느낌으로 돌아왔는데 개인적으로 이러한 모습이 더 좋았고, 모스라는 곤충 형태의 몸통은 아쉬웠지만 날개 디자인은 아름다웠다고 봄.

라돈 역시 개간지나는 데스윙 or 거대 익룡 느낌으로 디자인이 리파인되어서 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 좋았고, 킹 기도라 디자인은 말해봤자 입만 아플 것임. 뭐 기본 베이스부터 사소한 디테일까지 뭐 하나 빠지는 부분 없이 그야말로 완벽함. 오죽하면 인간 파트가 점점 망해가는 와중에도 디자인 하나만큼은 좋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이니..

그 외로 순간순간 짧게 지나가는 장면들의 강렬한 연출도 아주 취저였음. 고질라 첫 등장씬이나 부활씬에서의 연출은 아직도 잊어지지 않고, 라돈 공중제비라든가 기도라를 십자가에 대비시키는 구도라든가 모스라가 처음으로 날개를 펼치는 장면 등등 때때론 간지를, 때대론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연출들이 많아서 좋았다고 봄. 14년작에 이여 거대함과 육중함 표현도 잘 해낸 편이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액션씬 자체의 퀄리티도 나름 준수한 편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괴수 맞붙을때마다 흐름을 자꾸 끊어먹는 ㅈ간 파트만 빼놓고 액션만 모아놓고 보면 퀄은 의외로 나쁘지 않고 오히려 14년작보다 한단계 앞선 느낌이더라.

남극 액션씬은 솔직히 밤이 배경인것치곤 가시성도 나쁘지 않은데다가 괴수들이 싸울 때마다 넘치는 묵직함과 박력 덕분에 재밌게 봤고,  라돈 전투씬은 ㄹㅇ 개꿀잼 그 자체였음. 고질라가 기도라를 수중에서 털어버리는 시퀀스도 괜찮게 보았으며, 보스턴전도 초반까지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

음악은 디자인과 더불어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었고, 세리자와 박사가 희생하는 전개는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건져낸 인간 파트였음. 진심 엠마 러셀의 그렇게나 길고 긴 신파극보다 세리자와가 고질라와 나눈 짧은 작별 인사 한마디가 더 강렬했고 감동적이었다 ㄹㅇ


2.아쉬웠던 점


엠마 러셀 박사와 치매디슨이 나오는 모든 파트.


ㄹㅇ 말도 안되는 개억지 병균 논리부터 시작해서 매디슨 찾아 삼만리, 그냥 헛소리에 불과한 끝판왕 신파극까지 저 둘이 나오는 파트는 뭐 하나 빠짐없이 다 별로였음. 이 후기 쓰기 전까지만 해도 저 둘이 나오는 망장면들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집중 분석해서 다룰 계획이었는데, 분량 문제와 내 필력이 딸린다는 점도 있거니와 그 신파떠는 장면을 생각하니 의욕이 ㄹㅇ 다 날아가서 저 둘 얘기는 이렇게만 하고 끝내야겠다.

앞으로 쟤네 얘기는 다시 꺼내지도 말아야겠음 ㄹㅇ

저 둘이 나오는 파트 이외에도 영화 자체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분량이 너무 많고 심지어는 괴수 전투씬의 몰입감을 헤치기까지 하니 더더욱 마음에 안 들었음. 진심 보스턴전에 와서도 아르고 엉덩이까지만 해도 꾸역꾸역 참았는데, 그 이후부터는 인내심 바닥나서 완전히 폭발해버렸어.


아니 지금 고질라랑 기도라랑 모스라랑 라돈이 한꺼번에 맞붙어서 최후의 사투 벌이고 있는데 자꾸 말도 안되는 헛소리 신파극이랑 매디슨 찾아 삼만리만 보여주는게 말이 되냐고?


심지어 모스라 vs 라돈 액션씬은 막판에 고층 빌딩 옥상에 올라가서 잠깐 투닥거리는 장면 보여준거 빼고는 그냥 산만하게 사방팔방 날아다니면서 불꽃으로 시야 차단하고 휩쓸어버리는게 전부더라.

그리고 계속 돌려보다보니 의문이 드는게, 모스라, 라돈이 고층 빌딩에서 투닥거리는 동안 고질라랑 기도라는 왜 아무것도 안하고 계속 가만히 서있던거임? 한꺼번에 두 싸움을 보여주기엔 산만하다고 생각했으면 차라리 고질라 & 모스라 vs 기도라 & 라돈 협공씬이나 짤막하게라도 보여주던가. 협공씬도 안 보여줄거면 굳이 모스라랑 라돈을 영화에 끼워넣을 필요가 없었을텐데, 뭐 골수팬들 티켓 파워때문에 그런거라면 몰라도.

그 와중에 앞서 호평 문단에서 서술했듯 몇없는 괴수 vs 괴수 1:1 일기토는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의외로 좋았던게 많아서 더 화남. 진짜 그런 거 1초라도 더 보여줘도 모자랄 판국에 재미 1도 없는 인간 파트나 보여주는게 말이 되냐고 이게..

이것말고도 좀 이상한 오르카 설정,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에코 테러리스트 집단, 비교적 떨어지는 CG퀄까지 문제점이 한가득이지만 이많은 단점들을 글 하나에 전부 담아내기엔 무리라서 걍 안 다루고 넘어감.


3.총평


종합적으로 재미있는데 재미없는 그런 정신이 오락가락하게 만드는 이상한 영화였고 디자인과 강렬한 연출, 따로보면 재밌는 액션씬과 음악 등의 장점들이 많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에 맞춰 인간 파트, 난잡한 편집, 날먹 액션씬 등등 단점들도 수두룩하기 때문에 좋게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었던 작품임.


10점 만점에 4점.